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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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해서라면 무슨 책이든 읽는 잡식성 취향이었다.

읽을 책이 없으면 팜플렛이나 전단지 따위 글자만 있으면 주워 읽었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눈도 희미해지고 주의력도 산만해지면서 제일 먼저 걸러낸게 자기계발서였다.

그 다음은 수필이나 평론집 따위.

눈이 희미해지면서 에고가 강해져서 그런가 타인의 취향에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 책은 저자 페크 님이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서 나온줄 알게 되었고,

이러저러 기회가 닿아 사서 읽게 되었다.

 

가끔 페크님의 알라딘 서재에 들러 글을 읽었던 터라 님의 글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있었다.

글을 생각나는 대로 휘리릭 쓰고 교정도 잘 안하는 나와는 다르게,

페크님의 글은 단단하다.

글은 단단하지만 사고는 유연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이게 칼럼의 힘이겠지만 대안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사고가 유연하다 함은 나로썬 생각해보지 못했던 소재인,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을까

질투하는 이유

결혼 전 숙지사항 일곱 가지

해서는 안 될 말

남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차별과 편견은 당연한가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

 

따위에 대해서,

중년의 나로서는 소재라고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칼럼을 써내셨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언어로써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물고기나 참새에 비해 훨씬 쉬워 보인다. 그러니 실제로 이성 관계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기란 물고기나 참새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만큼이나 어려울 때가 있다. 자신은 상대에 대해서, 상대는 자신에 대해서 오판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는 일이 꼭 필요하다.(25쪽)

 

알라딘 서재 이곳은 많은 이웃들과 언어, 의미를 축소시켜 글로써 마음을 떠걸고 소통하는 곳이다.

저 내용은 '남녀간의 의사소통' 꼭지에 나왔으니 '이성 관계'로 표시되었을 뿐이고,

이성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자신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만약 대화에 있어서라면 얼굴표정이나 어조 따위로 말의 셩격을 가늠할 수 있다지만,

글에서는 군더더기로 자세한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면 마음은 물론이고 감정을 읽어내기도 어려울 때가 있다.

나이 차이가 나거나 학연, 지연 따위가 다르다 보면 불통은 더 공공연하다.

 

언젠가 나도 어떤 알라디너의 글에 댓글로 비슷한 실수를 한적이 있다.

나는 '글이 참 좋다'는 의미로 쓴 댓글이었는데,

'이 글이 좋은것입니까(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남~--;)' 하고 물음표 형식의 글에 물음표라는 문장부호 까지 붙여서 나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볼썽사나운 문장이 되고 말았었다.

 

암튼,

그리하여,

칼럼은 수필과는 결이 좀 다른 것같다.

휘리릭 쓰고 교정조차 보지 않고 돌아서는 나로서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많은 시간과 형식을 따지다보니 글이 좀 딱딱해지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게 똑부러지는 문장을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잘 읽었다.

건투를 빈다.

 

(나는 책 제목을 어떻게 뽑았느냐, 내용을 앉히는 방식이나 페이지의 도안 따위 편집에 관한 부분 까지를 책이라고 생각하는 고로,

책의 편집적인 부분이 내 기준으로 많이 아쉬워서 별 하나를 더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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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17: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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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17: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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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12-02 2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마무꾼 님은 꼭 책을 내셔야 합니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짧은 글에도 포스가 느껴집니다.

양철나무꾼 2020-12-04 09:06   좋아요 1 | URL
책을 낼 생각도 없고 그럴 깜냥도 아니지만,
칭찬처럼 느껴져 기분 좋은 것이 하루를 경쾌하게 시작하게 되네요~^^
 
명리 명강 - 하나의 원리로 실전까지 통하는 사주역학의 정석
김학목 지음 / 판미동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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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반야심경을 쓴다.

소리내어 읽기도 하지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흥얼거림은 소리를 잃는다.

제목까지 쓰고 270자를 채워갈 무렵이면

뭔가 뿌듯한듯 하면서 공허하기도 하다.

반야심경에는 없을 무無 자가 21번 나오고,

빌 공空 자가 6번,

아닐 불不 자가 8번 나온다.

삶은 결국 별것 없고,

텅빈 것 같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정의 언어 같지만,

지금 여기 내가 숨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오롯이 느낄 때에야 그런 부정을 마음 깊숙이 담아 둘 수가 있다.



요즘 읽은 책의 흐름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시리즈 4권이랑,

'총알 개미 시리즈'를 읽다가 돈아까워 죽는 줄 알았고,

내용도 내용이지만,

요렇게 성근 책을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팔다니 하고 한번 툴툴거려주시고,

'이정호의 새롭게 보는 사주이야기'를 읽다가 육친의 내용이 없어 중간에 어버버버 하다가 집어던지고,

이 책 '명리명강'을 집어들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사주 명리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 봐도 좋겠고,

수양을 하는 사람이 봐도 좋겠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무조건 외우라고 하는게 아니라,

원리를 설명해주고 외우라고 하고,

사주에 적용하면 신기할 정도로 잘 맞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이해되지 않는 것(180쪽, 신살)은 언급하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사주 명리 관련 책을 읽으려고 시도했던 사람이라면 경험해봤을텐데,

저자가 육친에 자신이 없으면 육친은 언급하지 않고 지나가고,

12운성이 자신 없으면 12운성은 공부하지 않아도 좋다고 한다.

(이 글을 읽은 지인이 육친이나 12운성에 자신 없는 사람은 없다고함.

 인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그러다 보니까 깊이 연구하지 않는다고 함.)

그런데 명리에서 육친과 12운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주를 풀어나갈 방법이 없는 것이다.

철학을 전공하신 분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주를 누구에게 사사하신게 아니라 스스로 독학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책들과는 접근 방법이 좀 달랐고,

그런 것들이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다.

 

사주 명리와 윤회를 연결시켜 얘기하는 것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부분은 전체를 대표한다는 프랙탈이나 역사의 반복 현상 이 모두가 되풀이이고 어찌보면 윤회이니까 말이다.

이런 당부도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명리를 익히는 독자들은 명심하길 바란다. 명리를 알면 알수록 인과응보의 고리가 아주 질기고 처절하게 얽혀 있음을 깨닫곤 한다. 그러니 명리를 통해 좋은 것을 찾아가고 나쁜 것을 피해갈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여 수행으로 극복해야 한다. 내 운명이 이 삶을 택했다면 그것을 아름답게 승화시켜야 다음 생에서 현재의 삶을 반복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181쪽)

아들이 그렇게 되고 가장 괴로웠던 건 사람들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만 하는 것이었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는데,

이미 벌어진 이 상황들을 내 잘못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접어서 한쪽으로 치우고 할 순 없었다.

부정하는 순간 이 땅에서 존재했던 것마저 잊혀질까봐 힘들었다.

 

수행으로 극복하든지 승화를 시키든지,

일단은 인정을 하고 받아들이는 것(지금 여기 내가 숨쉬고 있을 뿐이라는 것)에서 출발을 할테니까 말이다.

이생에서 비극은 이미 경험했고,

다음 생에서 이 생에서의 삶을 반복한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간혹 다른 누군가의 사주를 봐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사주 명리'에 매달리냐고 하는데,

내가 사주명리를 공부하는 이유는 마음의 평수를 좀 넓힐 요량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쉴 곳이 없다.

 

지금까지 2번을 읽었고 앞으로 여러번 더 읽을 것이다.

마음의 평수를 넓힐 요량으로,

내지는 삶에 위로가 필요할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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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8 14: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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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8 2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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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1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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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밥 됩니까 - 여행작가 노중훈이 사랑한 골목 뒤꼍 할머니 식당 27곳 이야기
노중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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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듣는 아침 라디오 방송 채널이 TBS로 바뀌고,

토욜 아침마다 듣던 '노중훈의 여행의 맛' 대신 '라디오를 켜라'를 배경처럼 듣게 되었는데,

어느 수요일 '노중훈'이 나와서 방송을 하고 있는 거라,

완전 반가울 수밖에...

그 방송 끄뜨머리에 '노중훈'의 새 책 광고를 듣고 휘리릭 주문했다.

 

 

이 책의 '들어가며'에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맛집'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도,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이 책에 나온 식당들을 찾아가 음식 품평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11쪽)

이 책이 나에게 안성맞춤인 이유이다.

 

맛이라면 귀신 같은 아들이 있을때는 맛집을 찾아다니는게, 식도락이, 가족의 취미였는데,

지금은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하지만. 노중훈이나 몇몇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다보면 밥을 안먹어도 이내 가슴이 뜨뜻해지고 배가 불러오는지라,

책은 어떨지 궁금했나 보다.

말은 재밌게 하는데 글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글은 수려한데 수줍어하는 등의 이유로 말은 그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노중훈은 말솜씨 만큼 찬란한 글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직유를 이렇게 정직하게, 그러면서도 노래하듯 리듬을 실어 적절하게 구사하는 이를 본적이 없다.

ㆍㆍㆍㆍㆍㆍ어머니의 음식은 맑은 샘물 같고, 나긋한 살랑바람 같고, 가붓가붓한 새털구름 같고, 느슨한 면바지 같고, 보송보송한 차렵이불 같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고 먹어도 먹어도 속이 거북하지 않다.(31쪽)

빼어나고 맛깔스럽다.

 

이런 구절도 좋았다.

나날이 고단했고, 매일매일 매웠으며, 하루하루 고됐다.(100쪽)

 

주요리로 젓가락을 옮기자, 두툼한 비계를 달고 두툼하게 썰린 돼지고기 수육은 탄탄하기 이를 데 없다. 나태하고 물렁한 부분이 없어 저작의 기쁨이 충만하다. 그 자체로 완결성을 띠지만 어머니의 김치, 어머니의 장, 어머니의 젓갈과 상봉하면 그야말로 천의무봉이다.(104쪽)

 

"나는 여기서 술을 마시지 않아. 여긴 내 삶의 현장이야."

"싼 걸 먹는다고 저렴한 사람이 아니야. 사람마다 가치가 있어."

나는 성원식품의 단골이 되어 기쁘다.(116쪽)

 

"국물은 차분하고 단정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어요. 맑은 계통이지 걸쭉한 국물이 아녜요. 하늘거리는 면발은 기계가 뽑아낸 듯 굵기가 똑같아요.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손 자주 들고 발표 잘 하고 목소리 크고 액션 큰 그런 친구들이 아니라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자리를 조용하게 지키고 있는 학생, 그러면서 자기 일 옴팡지게 잘하는 친구, 뭐 그런 느낌이에요.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문양의 옷이 아니라 수수한 리넨셔츠 같은 칼국수죠.(208쪽)

위 대목은 노중훈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인데,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라디오로 들으면서 무려 감격을 했었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에 게스트와 함께하거나,

누군가의 프로에 게스트로 나가 대담식으로 진행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게다가 이 책을 읽으니 웬걸,

'할매'라고 하는 어르신들에게 어떻게 말을 붙이고 섞여 가는지를 여우(?)처럼 잘 알고 있었다.

'들어줄 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습성을 알고,

어느 대목에서 추임새를 넣어야 하는지, 적절한 타이밍을 용하게 알고 있었다. 

 

예전에 언젠가 넷상에서 프로필 사진을 봤을땐,

수더분하고 두루뭉술할 줄만 알았다.

프로필 사진이 모자를 써서 눈이 가려져 알 수 없었는데,

눈을 보게 되니 또 다른 느낌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말하는 모습을 보니,

라디오를 통해서 듣던 목소리와는 또 다른 울림이 느껴진다.

뱃속 깊숙한 동굴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슴에서 생각하던 것을 오래 둥글려 입안에 모았다가 비교적 가볍게 툭 내뱉는 느낌이었다.

이 가벼움이란 것이 건들거리는 가벼움이 아니라,

심각해지고 자칫 무거워지는 것을 경계하는 가벼움이었다.

상대의 말을 자르지 않되,

귀를 열고 듣고 있다는 호응의 추임새를 적당히 넣을 줄 아는,

낄.끼.빠.빠.를 정확히 안다.

 


마침 본 유튜브가 '1박2일 전북여행-금산여관'편이었다.

금산여관을 소개하는 것도 좋았지만 끝부분에 누군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거기 화음을 쌓는 걸 보고 다시 한번 그의 배려를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데 화음을 쌓아 올리는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아래로 깔리는 화음을 받쳐주는 것은 더 더욱 쉽지않은 일일 것이다.

나서서 스스로 빛나는 별도 좋지만,

판을 깔아주고 빛날 수 있도록 배경이 되어주는 것도 충분히 멋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고,

 

나도 이쁘고 아름답고 똑 떨어지는 말이나 글을 구사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주고 누군가가 쓰는 글을 찬찬히 읽어주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소박하지만 융숭한 대접을 받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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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0-20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부분 읽는데 정말 읽는 맛이 나네요. ㅎㅎㅎㅎ진짜로 먹고 싶어져요.
잘 지내시죠, 양철나무꾼님!
오랜만에 오셨어요~~~~~~~*^^*

양철나무꾼 2020-10-21 09:41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 읽고 다시 저 인용글 읽는데,
아우~ 배고파요.
오늘 아침 라디오에 나와서 또 한참 ‘썰~‘을 풀더라구요~^^

님도 잘 지내시죠?
반갑습니다, 꾸벅~(__)

2020-10-21 0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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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1 09: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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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1 18: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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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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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재밌게 시작했다.

빌 브라이슨의 '바디'라던가,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이라던가, 아들러, 프로이트, 융,

끝에가선 내가 좋아하는 '헤닝만켈'까지 인용을 하니,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읽으면서 점점 흥미를 잃었고,

중반부로 넘어가면선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자괴감이 들고 말았다.

 

정신건강의학과 ㆍ신경과 전문의에다가,

명리와 주역까지 공부하고,

주역과 정신의학으로 논문까지 쓰셨다고 하니,

그러니 이런 책까지 내신 것일텐데,

당신의 말처럼 '독자들과 편안하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19쪽)면,

혼자만 알게 나열할게 아니라,

먼저 기본적인 설명을 하고 예를 들었어야 했을 것이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재미없었을 것이고,

이런 쪽의 책을 좀 읽었던 사람이라면 예가 적절한가 하는 의문을 가질만한데,

부연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사주와 역학의 구분은 제대로 하면서 '명리'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리는 것인가 싶기도 했고,

 

가장 의아했던건,

'재미로 보는 프로이드와 융의 사주'라지만,

생년월일시의 기준이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달랐을 것이고,

북반구냐, 남반구냐에 따라 날씨도 정반대일텐데,

사계절과 환절기까지 넣어서 치밀하게 사주를 뽑는 마당에,

날짜와 시간 상의 차이는 어떻게 접근했는지가 궁금했다.

 

암튼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건 알겠는데,

이 책만으로는...심리학 내지는 정신의학과 명리학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는 도통 모르겠다.

 

이 책은 '단테'를 인용하며 끝을 맺는다.

하지만 그러한 미래는 아직 요원하고, 내가 보기에 하느님은 아주 조금씩만, 그저 우리가 뜻밖의 함정을 만나 느닷없이 추락하지 않을 정도로만 앞길을 인도해줄 뿐이다.

ㆍㆍㆍㆍㆍㆍ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무엇보다도 '변화에 대한 희망'을 얻길 바란다. 그리하여 단테가 다른 사람들은 자기 식대로 말하라고 내버려두라. 당신은 다만 자기의 길을 가라"라고 말한 것처럼 용기 있게 자기 삶의 여정을 당당하게 걸어갈 있기를 바란다. 나 역시 그 말에 힘입어 이 책을 쓸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처럼.(292~293쪽)

중간에 하느님도 등장하고 정신의학과 명리학도 등장하는,

이 내용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열린 결말 쯤으로 생각하려 한다, ㅋ~.

 

오히려 책 뒤에 나오는 참고자료가 숨은 보물인듯 여겨져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갈무리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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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16: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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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1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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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17: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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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6 14: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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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19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다운 리뷰를 잘 쓰신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확 풀어 주셨네요. ^^

양철나무꾼 2020-10-19 14:14   좋아요 0 | URL
저는 생각나는대로 타다닥 올리는 글이어서,
웬만하면 오,탈자가 있어도 교정을 잘 하지 않는터라,
리뷰다운 리뷰라는 말에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책을 망설이는 분들의 궁금증은 다소 해소하실 수 있지 않을까~=3=3=3

2020-10-19 1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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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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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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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17: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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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0 1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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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0 03: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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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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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중 컴퓨터를 켜면 즐겨찾기 해 둔 블로그를 들른다.

그날 기분에 따라 이리저리 클릭질을 해대는 터라 순서는 뒤바뀔때도 있지만,

빼놓지 않고 찾는 블로그가 '스머프 할배의 만화방'(<=링크)이란 곳이다.

정치적인 견해도 다르고 현 사안에 대해서 얘기하는 목소리도 나와는 많이 달라 동조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빼놓지않고 찾는 이유는 그로부터 삶을 배우기 때문이다.

거창하게...삶의 스승이라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때,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하루를 살아내며, 어떻게 잠들지 모르겠을때,

숨 고르기를 배우듯,

삶을 배운다고나 할까.

 

아파트 경비원인 그의 블로그를 보면서 막 살고 싶다는 의지가 샘솟지는 않고,

적어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는 하다.

 

그리고 이 책 '임계장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내가 모르는 일상들이, 삶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나 한명이 살기 위해서, 내가 의식을 했든 하지않았든 간에.

은연 중에 배경으로 존재하는 일상들이 있고,

나 또한 누군가에겐 그렇게 은연 중에 배경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어루러져 사는 것일 거다.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인 '임계장'.

이 분도 처음부터 임계장은 아니었고,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며,

서울대 출신이다.

 

버스 회사 배차 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경비원을 거쳐,

버스터미널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쓰러져 해고 되었다.

7개월간의 투병생활 이후 지금은 주상복합건물에서 경비원 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단다.

 

내가 그의 이력을 옮겨적으며,

'서울대출신'을 적어넣은 이유는,

 "아빠, 저 경비 아저씨, 참 힘들겠네."

아빠가 대답했다.

 "응, 많이 힘들 거야. 너도 공부 안 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 그러니 공부 열심히 해야 돼."(103쪽)

 

적어도 공부를 안해서 경비 아저씨가 된 것은 아니란 말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학력이라는 이유로 '임계장' 같은 일을 마다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계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또 한군데 슬펐던 지점은 여기였다.

눈물을 흩뿌린 이유를 설명하려들면 또 눈물 바람을 할 것 같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이 사람 경비원 되려면 아직 멀어쑨. 그렇게 꽃잎만 쓸다가 다른 일은 언제 하나. 꽃은 말이야, 봉오리로 있을 때 미리 털어 내야 되는 거야. 꽃이 아예 피지를 못 하게 하는 겆;. 그래야 떨어지는 꽃잎이 줄어들거든. 주민들이 보게 되면 민원을 넣게 되니까 새벽 일찍 털어야 해."

ㆍㆍㆍㆍㆍㆍ

"선배님, 세월호 참사가 가슴 아팠던 건 미처 피지 못한 꽃들이 봉오리인 채 져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찌 보면 꽃잎을 머굼은 봉오리가 활짝 핀 꽃송이보다 더 값지지 않겠어요? 우리 몸이 고단하더라도 꽃잎이 싫다고 봉오리를 쳐내서야 되겠어요?"(181쪽)

 

어디선가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2~3세가 된다는 얘길 들은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100~120세까지 살 것이라는 말도 들은 것 같다.

60세에 정년 퇴직을 한 사람들은 82~3세 평균수명을 다할때까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운이 좋거나 혹은 (해석하기에 따라) 운이 나빠 100세, 120세까지 라도 살게 되면 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책과 연관되었을 수도 있고,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는데,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하겠는 나날들이다.

 

이곳에 글들을 쓰고,

이웃 서재에 마실을 다니고 했었을 때의 내가 대견하기까지 하다.

이곳에 글을 쓰는 것도,

이웃 서재의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코멘트를 남기는 것도,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한없이 할일 없이 허허로워 보이겠지만,

나름 내 안의 나와 고군분투 중이다.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격려하는 것이다.

 

또 다시 명절이다.

조상님 따윈, 조상님의 은덕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고 하고 싶지만,

(조상님이 있다면 그렇게 쉽게 데려갈 이유가 없을테니까,)

누군가는 보름달 보고 소원은 빌어볼 수 있는,

또 누군가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기간이니,

내겐 소원이나 희망은 요원하겠고...

주문이라도 외워봐야겠다.

메리 베리 해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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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9-29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먹먹해지네요.

양철나무꾼 2020-10-06 17:32   좋아요 1 | URL
유튜브에서 임계장 조정진 님이 얼마전 경비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코멘트 하신 걸 보다가 울컥하여,
한참을 눈물바람을 했어요.

사실 먹먹해하거나 눈물바람으로 끝낼게 아니라,
변하고...행동으로까지 이어져야겠지만,
쉽진 않네요~--;

hnine 2020-09-29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이렇게 오랜만에라도 들러주시니 손이라도 덥석 잡고 싶어요. 자주 생각했답니다.
이책 읽어보겠어요. 역시 임계장으로 있는 제 사촌오빠 생각이 나네요.

양철나무꾼 2020-10-06 17:36   좋아요 0 | URL
님의 서재에 들러 가끔 님이 올려주신 글을 읽곤 합니다.
때론 머물러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지만,
때론 어둡거나 감성적인 글을 만날때면...그렇게 침잠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이 마냥 싫지만은 않고,
내가 아직도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어,
귀하게 여긴달까요.

늘 그 자리에서 그렇게 손내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__)

2020-09-30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20-10-06 17:39   좋아요 1 | URL
어느 대목에서 눈물이 났을지 짐작은 하지만,
그냥 무심한듯 지나가기로 하고..., ㅋ~.

임계장 이야기, 저 참 재밌게 읽었어요.
님도 읽어보셔요~^^

2020-10-0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