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다가오고 하여, 못 뵌지 오래된 스승님께 '보고 싶어 죽겠어요.'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산에 가면 들 보고 싶을까요?'하는 답문자를 보내오셨다.
이 분의 언어 유희를 어느 정도 아는지라,
'들에 가면 산이 보고 싶고 말이죠~^^'하고 맞장구를 쳐드렸다.

주말에 홍천의 비발디파크에 다녀왔다.
놀토가 아니어서 아이의 결석문제를 가지고, 아이의 담임 선생님과 통화를 할 일이 있었는데... 
헐~(,.) 아이의 담임선생님...사람의 말을 들을 줄 모르더라. 

대단히 난해하거나 중의적인 내용도 아니고,
'가족 모임이 있어 학교를 결석하겠다'했더니,
'알겠다, 결석시켜라. 진료확인서가 있으면 병결 처리된다'라고 대답하길래 그런 줄 알았었다.
토요일 오전 9시에 전화를 해선 '훌륭한 강사님을 모시고 진로 특강을 하니 꼭 등교를 시켜야 한다.'고 하길래,
'그러냐, 벌써 출발을 했는데...꼭 되돌려야 하냐?'고 했더니,
'알겠다, 좋은 특강인데 아쉽다.'고 하시더라.
그 후로,
'어디냐? 온다는 얘기 아니었냐?'
비슷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이틀에 걸쳐 무려 열 몇통의 전화를 받다보니, 짜증이 났다.

상대가 못알아 듣는 말을 구사한 것도 아니고,
사투리나 외래어를 섞어 쓴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어디를 향하여 출발을 했는지까지 명확히 했건만,
제대로 듣지 않아 실수를 하고도...고칠 생각을 안하다니.
나중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눈치없게 못 알아들은게 아닌가...엉뚱한 생각까지 했었다.
어른인 나와도 이런데, 아이들과는 눈높이를 어찌 맞출지 심히 걱정스럽다.

그 와중에 심보선을 읽었다. 

 
 
  
 눈앞에 없는 사람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8월
 
 
  
 나는 말하죠. 오늘 밤, 당신은 나와 너무 닮아 낯설군요.
 당신은 말하죠. 아니, 당신은 너무 낯설어 나를 닮았어요. 
                                                   - 심보선의 <눈 앞에 없는 사람>뒷표지 발췌

나와 닮았다는 건 적어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이런 경우 어긋나도...짐작하는 동안 즐거우니 그걸로 된거다. 

개인적으로 심보선의 <눈 앞에 없는 사람>보다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좋아한다.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나 '평범해지는 손' 따위를 좋아한다.
'눈 앞에 없는 사람'이 사랑이나 사랑의 쓸쓸함에 대해 얘기했다면,
'슬픔이 없는 십오 초'는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허허로움에 대해서 얘기했다 하겠다.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
                            - 심 보 선 -
1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래
이 집 안에 더 이상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푸른 형광등 아래
엄마의 초급영어가 하루하루 늘어갈 뿐

엄마가 내게 묻는다, 네이션이 무슨 뜻이니?
민족이요,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던 단어였죠
그렇구나
또 뭐든 물어보세요
톰 앤드 제리는 고양이와 쥐란 뜻이니?
으하하, 엄마는 나이가 드실수록 농담이 느네요

나는 해석자이다
크게 웃는 장남이다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해도
나는 정확히 해석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장남으로서, 오직 장남으로서
애절함인지 애통함인지 애틋함인지 모를
이 집 안에 만연한 모호한 정념들과
나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2

바람이 빠진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천변을 달릴 때
풍경의 남루한 진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꽃이 피고 지고
눈이 쌓이고 녹는다
그뿐이다
그리고 간혹 얕은 여울에서
윤나는 흰 깃털을 과시하며 날아오르는 해오라기

오래 전에 나는 죽은 새를 땅에 묻어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다친 새들이 툭하면 내 발치로 다가와 쓰러지곤 하였다
지저귐만으로 이루어진 유언들이란 얼마나 귀엽던지

한쪽 눈이 먼 이름 모를 산새 한 마리
이쪽으로 뒤뚱대며 다가온다
지저귐, 새의 발랄한 언어가 없었다면
그것은 단지 그늘 속에서 맴도는 검은 얼룩이었겠지만

3

나는 엄마와 가을의 햇빛 속을 거닌다
손바닥을 뒤집으니 손등이 환해지고
따사롭다는 말은 따사롭다는 뜻이고
여생이란 가을, 겨울, 봄, 여름을 몇 번 더 반복한다는 거다

가을의 햇빛 속에서
다친 새들과 나와의 기이한 인연에 대해 숙고할 때
세상은 말도 안 되게 고요해진다
외로워도 슬퍼도 엄마의 심장은 디덤디덤 뛰겠지만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린 한 자살자는
몸을 던지는 순간에 점프! 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의 심장은 멈추기 직전까지
디디덤 디디덤 엇박자로 명랑하게 뛰었겠지만

그늘 속에 버려진 타인의 물건들
그 흔해빠진 손바닥과 손등들
냉기가 뚜렷이 번져가는 여생을 어색하게 견디고 있다
견뎌낼 것이다, 그래야만 하기에

4

내게 인간과 언어 이외에 의미 있는 처소를 알려다오
거기 머물며 남아 있는 모든 계절이란 계절을 보낼 테다
그러나 애절하고 애통하고 애틋하여라, 지금으로서는
내게 주어진 것들만이 전부이구나

아아, 발밑에 검은 얼룩이 오고야 말았다

햇빛 속에서든 그늘 속에서든
나는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
지금으로서는
내게 주어진 것들만이 전부이기에
지금으로서는
          평범해지는 손
                    - 심 보 선 -

하얀 손 창백한 손
흐린 초점으로 보면
사라지는 은하계 같은 손이
여자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여자는 소파 위에 반가사유상처럼 앉아 있다
오랜 윤회 끝에 한 천 년 만에
이 자세를 되찾았다는 듯이 누구에게도
이 자세를 빼앗길 수 없다는 듯이
손의 주인이 말을 한다 고마워
너를 만나고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어
남자의 손은 여자의 얼굴에서 피어난 연꽃 같다
여자의 얼굴은 연못처럼 고요하다
둘에서 셋 아니면 셋에서 넷이 되었겠지
그 정도겠지
왠지 이 방의 가구들은 하나하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듯하다
부처가 방금 걸어 나간 적멸보궁 같다
이제 당신도 그만 나가보지
남자가 문을 열고 나가자
여자는 바로 늙어가기 시작한다
그 자세 그대로
소파 위에서 이별을 반가사유하며
영원히 늙어가겠다는 듯이
남자는 떠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남자는 사랑을 일용하였으나
생의 터럭 한 올조차 포기한 적 없다
가장 뚜렷한 손금인 줄 알았는데
깊이 파인 흉터이듯이
무엇을 쥐었다 베었던가
생각은 안 나지만
손이 아주 아팠던 기억은 있듯이
그렇게 남자는 여자와의 사랑을 되돌아볼 것이다
숭고한 영감이라 부르든
가혹한 저주라 부르든
사랑을 무어라 부르든
상관이 없었다
그 정도였다
이별하고 나서 남자의 손은 점점 평범해져갔다
환속한 중의 이마가 빛을 잃어가듯이

그리고 정철훈의 '이도백하(二道白河)를 읽었다. 

           이도백하(二道白河)

                               - 정 철 훈 - 

옛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를 견뎠을까
지금처럼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도 못했을텐데
이 강을 어떻게 건넜을까 

귀밑머리 가늘게 떨리는 세월의 강가에서
돌을 주워 솥단지를 걸고 청솔가지 꺾어 불을 지피며
건너가야 할 강 너머를 바라보던 아득한 시선들 

지금도 강가에 가면
그 옛날 불을 지피던 검댕이 돌들이 뒹굴고 있다 

가로지른다는 것은 여기서는 안 보이는 틈새를 가까스로 빠져나가는 일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태우는 일
강을 건넌 사람들에게서는 연기 냄새가 난다 

태워간다는 거
사랑하는 일이 돌을 주워오고
청솔가지를 꺾는 일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어두운 주방에 쭈그리고 앉아 사부작사부작
슬픔을 삭이는 소소한 움직임이 강을 건너는 것이다
안으로 삭여 스스로 흐느끼지 않으면 강은 건널 수 없다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나면
강가에 지핀 장작불은 유난히 거세게 타오르고
뜨거운 바람이 소스라치며 하늘로 빨려올라간다 

광주리며 보따리를 머리에 인 채
아이들 손목을 잡았다지만 더러는 물에 빠져죽고
더러는 물속을 걸어 건넜던 것이다
아무 소리도 없이 강물만 사부작사부작 

파랗게 파란 채 죽은 것들이 강이었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칠흙 같은 어둠 속
휘영청 달 하나가 어머니고 아버지였다

               시집<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중에서,

이 시를 읽으면서,
사람만이 외로워서 죽을 수도 있는 존재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기할 수 없는 것도 슬픔이지만,
아무리 사랑한다 얘기한다 하더라도 얘기가 안 통한다면,
공허한 울림이나 메아리에 불과하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들어줄 사람을 위해 얘기를 하는거고,
읽어줄 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닐까, 

그래야 겠다.
내가 해석되고 싶은 대로,
내가 해석되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의 말에, 글에 귀기울이고 집중해야겠다. 

다행히도...나는 옛사람이 아니어서,
사랑한다사랑한다 얘기할 수 있으니,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면서 나이를 건너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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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6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9-06 17:15   좋아요 0 | URL
그건 아마도 심보선님의 경우,
범인 같은 삶을 살고...삶이 녹아나는 시를 쓰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진짜로 영어를 쓰라는 유언을 하셨고,
같이 유학을 갔던 아내와 이혼을 하기도 했다죠.

저희 아들은요~
한때 제가 야단치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더니,
이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죠~

저도 명랑, 쾌활,긍정적,희망적이기만한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제게도 이토록 위안이 되는 걸 보면요~^^

글샘 2011-09-06 16:01   좋아요 0 | URL
충청도 분이신가요?
산에 가면 드~을(덜) 보고싶을까? 저는 이렇게 들리걸랑요. ㅋㅋ 충청도라...
이건 충북 영동을 '이응동(이응은 이중모음을 짧게 발음)'으로 읽을 줄 알아야 들리는 말이에요.

가족 모임은... 체험학습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보고서만 제출하면...
뭐, 저도 한번도 해준 적은 없지만요.

이도 백하(백두산 아랫마을)처럼 옛날모습이 남아있는 마을에 가면, 시간이 천천히 흐른단 생각이 들죠.
일이 많아 숨쉬기가 어렵고,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몸은 녹초 강산이고...
어디 바위 밑에 앉아 연못이나 바라보며 한숨 좀 쉬고 싶은 오후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9-06 17:23   좋아요 0 | URL
그분은 대전 분이신걸로 알고 있고, 전 서울 토박이예요.
대전이 행정구역 상 충청도인가요?
샘은 부산이잖아요, 부산은 경상도 아닌가요?

전 쌀을 살이라고 발음하는 남자들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요~^^

제가 은파라는 예쁜 이름의 호수는 아는데...
일 대충 해치우시고, 은파로 세월이나 낚으러 가죠~^^


글샘 2011-09-06 17:56   좋아요 0 | URL
제가 태생은 충청북도 산골이에요. ^^
충청도 5년, 부산 15년, 서울 10년, 다시 부산서 한 15년 이렇게 살고 있네요. ^^
그래서 온갖 지방 말을 대충은 잘 알아듣는 편이랍니다.

은파에서 한잔 하고 싶긴 하네요. ㅎㅎ
좀있다가 부페가서 술먹는 자리가 있긴 합니다.

차좋아 2011-09-06 18:19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시를 읽어 보려고 양철 나무꾼님의 페이퍼를 출력을 했어요.(처움에 양철 페이퍼라고 적고 혼나 낄낄거렸어요ㅋㅋ 아 눈물나...)
본론으로 돌아가서,
심보선의 시 저도 좀 읽고 싶은데 너무 안 읽혀서 답답함 토로하러 다시 왔습니다. 원래 시에 집중 잘 하지 못하지만 정도가 심해졌어요. 아무래도 주위가 산만해 진듯, 마음이 산란스럽고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심보선의 시 다들 공유하는 어떤 감정, 정서 탐나는데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네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산이 보면 들이 보고싶어져요^^ㅎㅎ 엄다산 엄다야 제 아이들이에요~

아이리시스 2011-09-06 18:39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합니다 :)

아, 저 너무 사랑한다는 말 남발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토 아닌데 학교 안간 꼬맹이 부러워요. 우리 엄마는 왜 날 학교에 안 가고 가족모임 가도 된다고 말해주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남들 학교에 있는 시간에 나만 다른 곳에 있는 기분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거든요. 언젠가 고딩 때 너무 아파서 조퇴를 하고 버스를 탔더니 어른들이 다들 질 나쁜 애가 학교 탈출한 것처럼 쳐다보길래 더 재미났었어요. :)

답답함을 토로하는 페이퍼인데 혼자만 재미나 해서 죄송해요.ㅎㅎㅎ

순오기 2011-09-06 23:46   좋아요 0 | URL
저는 애들을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빼먹게 했어요, 사진 붙여 보고서 써내면 되니까요.
때론 보고서 안내도 된다면서 그냥 재량껏 봐주신 선생님도 있었는데, 그 선생님은 좀 답답하시네요.ㅜㅜ

충청도 말을 아는 저도 언어유희를 알아먹었어요.^^
심보선의 시~~~~~~~~~는 그냥 읽고 또 읽는 것으로 대신해요.

알케 2011-09-07 02:36   좋아요 0 | URL
정철훈...시 참 좋군요. 이 새벽에 가슴이 찌릿합니다. 저는 근래 집 이사에 새 일터에..겹치고 겹쳐
넋빼고 사는 요즘입니다. 명절 잘 보내시길 미리 인사드립니다

무스탕 2011-09-07 09:25   좋아요 0 | URL
시인들의 시보다 나무꾼님의 글이 시 같네요 ^^
가끔 애들이 학교가기 싫다 그러면 '가지마. 엄마랑 놀자' 그래도 억지로 가방 떠메고 학교가는 애들을 보면 뭐가 저 애들을 저렇게 세뇌시켰을까.. 싶기도 해요

2011-09-07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1-09-07 22:27   좋아요 0 | URL
ㅎㅎ 선생님이 마치 사오정 같으세요^^ 저리 말귀를 못알아 들으시다니 학생들도 좀 답답할듯....^^;;;

햇빛눈물 2011-09-13 20:58   좋아요 0 | URL
ㅋㅋㅋ...읽으면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근무하지만 가끔 '사오정'같은 분도 더러 계십니다. 학교란 곳이 '묘'한 곳입니다. 나이듦과 젊음이 이상시리 공존하는 곳이죠. 얼마전에 헌책방에서 오규원 시 전집 2권을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구입한 오규원의 <날이미지와 시> 앞부분을 다시 들추어보니(전에 읽다가 포기했는데 다시 읽어봐도 무슨말인지 어렵네요...ㅋ) 이런 말이 있네요. "은유는 유사성에 의한 선택과 대치라는 우리들 사고의 한 축이며 환유는 인접성에 의한 결합과 접속이라는 한 축"이다. 혹시 그 담임 선생님 국어 교사인가요? 아니면 진짜로 사오정일수도 있을 것 같네요. 즐거운 한주되시길~~
 

아침부터 박상천을 읽는다. 

시작은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였지만, 읽다보니 여럿 더 읽게 되었다. 

 

난 담을 높이 쌓아놓고 살았었다.
언제부턴가 담은 조금씩 허물었지만,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더 견고해진 것 같다.
영화를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신문을 보다가도 꺼이꺼이 잘 울지만... 

돌이켜보면 내 자신의 일로는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주 작은 곳에서라도 한번 새어나오면 감당할 수 없이 허물어질 것 같아서였다.

어제 남동생이랑 다퉜다.
저녁을 먹기 위한 모임이었는데, 남동생이 자꾸 이런 저런 딴지를 거는 거였다.
이렇게 저렇게 받아주는데도 딴지를 거는 게 뭔가 할말이 있는 데 하지 못하는 거 같아, 그냥 놔두었더니...
결국 이런 말을 했다.
"난 누나가 그런 거 못한다 하고 야무지게 넘어갈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뭐냐? 얼마나 힘들면 보름만에 이렇게 살이 빠져?" 

남동생이 말한 그런 거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의 간병까지 하는 날 두고 하는 말이다.
급기야 날 고생시키는 남편과도 한바탕 할 태세였다.

언성은 높아지고 분위기는 험악해졌었지만,
난 어쩜 남동생이 고마웠는지도 모르겠다.
동생아, 고맙다. 

오랜만에 무장해제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울 수 있게 해주어서... 

 

아무 일 없었던 듯 출근을 해서 박상천을 읽다가, 

툭. 

균열이 있는 듯하여 가다듬고 재정비하려고 앉아 있다.
 

 

나의 누이들에게 

 

 
너희들은 날 걱정하고 있겠지.

오늘도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어두운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며
바람에 흔들리는 풀꽃을 보았다.

그들은 척박한 땅에 가냐른 뿌리를 내리고,
분노같은 꽃을 피워 놓고 있었다.
왜 그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메마른 땅에라도 뿌리를 박아야 하고
분노같은 꽃들을 피워 놓아야 하는 지 생각해야만 했다.

어둠 속에 빛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가슴에 칼이라도 품을 만큼 독하지 못한 그들이
그렇게 아름답게 빛나야 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너희들은 또 날 걱정하고 있겠지.

오늘 밤에도 술을 마시며
바르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러한 윤리주의자가 아니다.

뜻대로 살 수 없다 해서 혹은 그와 유사한 이유로
밤마다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나는 패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풀꽃들이,
왜 이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을 견디고
어둠을 이기면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꽃을 피워야 하는지
왜 그 꽃은 분노 같아야 하는지.

독하지도 않고 쓰러지지도 않고
이 땅에서 아름답게 사는 풀꽃들을 생각했다.

나는 오늘도 술을 마시며
왜 사느냐고 자문하며 허무해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아 있음이 내게 감당키 어려운 만큼의
아름다운 무게로 전해져 왔다.
아, 나는 풀꽃의 아름다운 저주를 보듯
우리의 생을 본다.

너희들은 밤마다 술을 마시는 나를 걱정하고 있겠지.

 

 그리움 


 그대를 만나고서도,
 쓴 약을 한입에 넘기듯
 그립다는 말을 삼켜버린다
 물없이 넘긴 약처럼
 그리움이
 울컥 목에 걸린다

 

 헐거워짐에 대하여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감당할 만한 거리

 

멀리서 보는 단풍은 아름답다.
욕심을 부려 가까이 다가가
잎잎을 보면
상하고 찢긴 모습을
만날 뿐이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단풍든 잎잎의 상하고 찢긴 모습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가까이 다가가는 일에
겁을 낸다.
적당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

감당할 만한 거리에 서 있으려고 한다.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앞에 가는 자동차 번호판 숫자를
바꾸고 싶을까
5679는 5678이나 4567로 순서를 맞추고 싶고
3646은 3636으로, 7442는 7447로 짝을 맞추고 싶을까
5679, 3646, 7442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카세트 테이프는 맨 앞으로 돌려서 처음부터 들어야 하고
삐긋이 열린 장롱문은 꼬옥 닫아야 하고
주차할 때 핸들은 똑바로 해두어야 하고
손톱은 하얀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바짝 깎아야 할까
테이프와 장롱문과 핸들과 손톱이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시계는 1분쯤 빨리 맞추어 두고
컴퓨터의 백업 파일은 2개씩 만들어 두고
식당에서는 젓가락을 꼭 접시 위에 얹어 두어야 하고
손을 씻을 때면 비눗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손을 헹구어야 할까
시계와 컴퓨터와 젓가락과 비누가 나를 불안케 한다.

그래도 나는,
나를 불안케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간다,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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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0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05-30 11:42   좋아요 0 | URL
같이 직장 댕기는데, 사실 전업주부도 집이 직장인거죠..한사람에게 너무 과도한 짐을 지우는건 좀 그렇습니다~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하거나 형제 간에 순번을 정하는건 어떨까요? 사실 돈을 걷어서 간병인을 붙이는게 흉이 아닌겁니다..정말 이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너무 힘든 일입니다.정신적소모도 심하고 체력적으로-_-;

양철나무꾼 2011-05-30 22:30   좋아요 0 | URL
이래서 효자 남편을 데리고 살면 괴로운거 같아요.
남편이 너무 잘 해서 보고 있음 저도 본받고 싶어져요.
근데 따라 실천하려면 체력이 딸린다는~ㅠㅠ

2011-05-3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5-30 12:33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누이를 걱정해 주는 남동생의 모습이 이쁘네요. 잘 살아가고 계심,을 믿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2:52   좋아요 0 | URL
직장을 그만 두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남동생이 속상해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메롱이지만,
이쁘게, 잘 살아야죠~^^

2011-05-30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2:54   좋아요 0 | URL
Thank you so much~!!!

2011-05-30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5-30 14:00   좋아요 0 | URL
병원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양이군요. 직장까지 다니시면서 간병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장기전이 될 것 같으면 무엇보다 양철댁님의 건강이 우선이란 생각을 하셔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네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09   좋아요 0 | URL
제가 잽싸진 않지만 엉뚱한 걸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긱했었는데, 엉뚱한것도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인가 봅니다.
언젠가봤던 후와님의 그 페이퍼들이 생각나서 잠시 숙연해졌었어요.

잉크냄새 2011-05-30 15:30   좋아요 0 | URL
어디서 들어본 시인인가 했더니 "헐거워짐에 대하여"를 쓴 시인이군요.

나이듦이란 이런 헐거워짐이구나 하는 맘을 갖게해준 시인이군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12   좋아요 0 | URL
나이듦이란 헐거워지는 걸 받아들이게 되는게 아니라, 자연스레 헐거워지기도 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얼마큼 더 놓고, 무뎌져야 하는지 말이죠, 에효~ㅠㅠ

프레이야 2011-05-30 20:06   좋아요 0 | URL
헐거워짐에 대하여, 무척이나 공감되는 시에요.^^
마음도 좀 헐거워져야하는데 아직도 너무 들어차 있고 빡빡하니 언제쯤이면 사람구실 좀 할까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22   좋아요 0 | URL
헐거워짐이어도 좋고 빽빽함이어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말이죠, 실은 5679는 나를 불안케한다...부류예요~

섬사이 2011-05-30 21:34   좋아요 0 | URL
누이를 생각하는 동생의 마음이 짠합니다.
잘 견뎌내시라는 말도, 힘내시라는 말도,
그 어떤 말도 정말 물없이 넘긴 약처럼 목에 걸리네요.
시들이 참 서늘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3:25   좋아요 0 | URL
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동생이 제 빽이고 비빌 언덕이죠.^^

2011-05-30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5-31 11:37   좋아요 0 | URL
동생 분이 대박이네요. ^^ 저도 위로 누님이 한 분 계시는데 어렸을 때는 서로 원수처럼 이를 악물고 싸웠는데 30대를 넘기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해주는 사이가 되더라구요. 서로 쑥쓰러워서 표현은 잘 못하지만 저도 누님이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

양철댁님과 동생 분과의 관계도 그럴 것이라 생각 되네요. 나이 먹어서 누님과 싸울 때는 서로 잘 되라고 잔소리하다가 싸우는 경우가 참 많아요. 서로 고생하고 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강해지더라구요. ㅋ

양철나무꾼 2011-06-04 18:10   좋아요 0 | URL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가 참 자유분방하게 사세요.
전 그런 아빠를 가슴 짠해하며 이해하는데...남동생은 무슨 그리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만날 툴툴거리고 잔소릴 해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가족 중에 누군가 바른생활 한명 정도 있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아요.^^

따라쟁이 2011-05-31 16:07   좋아요 0 | URL
제게도 남동생이 있어요. 그 남동생은 칠월에 제대하면 아이폰을 사달라고 토요일마다 전화를 해요. 그런 녀석도 제가 결혼할땐 축가를 해주겠다고 기타를 둘러매고 나타나더라구요. 점점 멋지게 자라줘서 그저 고맙더라구요. 왠지 짠해졌어요. 양철댁님이 고르신 시들은 죽 그냥 저를 짠하게 하네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19   좋아요 0 | URL
적금 드셨을까요, 아님 여름 휴가 상여금을 헐어 장만하실까요?
그 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저 고마운 그 마음...
저를 비추는 거울 같아서, 다잡고 착하게 살아야지 다짐하게 돼요.


꿈꾸는섬 2011-05-31 22:38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요새 많이 바쁘고 힘들게 살고 계시군요. 낮에 일하시고 밤에 간병하신다는 글 보고 너무 놀랐어요. 어째요. 그래도 양철댁님 위하는 남동생이 있어 다행이다 싶긴하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박상천님의 시, 참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21   좋아요 0 | URL
꿈섬님이다~^^
반가워라, 와락~
잘 지내시죠?

박상천 님, 참 좋죠~^^

lo초우ve 2011-06-01 15:52   좋아요 0 | URL
다들 열심히 책과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군요 ^^
날이 많이 더워졌어요 ^^
양철님도 쉬엄 쉬엄 건강챙기면서 책 보세요 ^^
올만에 다녀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04 18:24   좋아요 0 | URL
ㅎ,ㅎ...오랫만이예요.
님도 잘 지내시죠?

거제는 여름이 한창이겠죠~^^
 

               노   숙   
                      -김사인-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네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아침부터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을 읽다가, 시집의 이 시 '노숙'을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옛날에 읽었지만, 그냥 지나쳤던 시가 다가오는 걸 보면...봄을 제대로 타나 보다.
시인의 관조를 미루어 내 자신을 관조한다. 

주말에 화원에 다녀왔다. 
참 많은 꽃들이 있었는데, 내 맘에 들었던 건 수선화, 
수선화도 종류가 참 여러가지인데, 내가 좋아하는 건 노란 입술연지 수선화이지만...암튼,,, 

채 봉오리가 벌어지기 전에 업어왔는데...따뜻한 집안에 이틀 있더니 활짝 피다 못해 흐드러졌다.
어제 퇴근 길 화원을 지나다 보니...밖에 나와 있는 애들은 아직 수줍게 오므리고 있는데 말이다.
왜 '화무십일홍'이 생각나는 건지 모르겠다.   

골목에 꽃이 피네
 정외영 지음 / 이매진 / 2011년 2월

 이 봄 참 잘 어울리는 예쁜 책 한권을 만났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꽃샘추위 쯤은 두렵지 않은건지도 모르겠다.
'꽃밭을 만들랬더니 스스로 꽃이 되버린 사람들'이란 추천사 제목도 너무 예쁘다.   

내가 먼저 손내밀고 다가갈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꽃이라고 착각하고 산건 아니었나 되돌아 본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툴툴거리며, 파분난화하고 산으로 돌아갈 궁리나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시를 읽다가 따뜻한 차가 생각났다.
어떤때는 차보다 노래 한곡이 더 따뜻한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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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나온반달 2011-03-09 14:16   좋아요 0 | URL
저는 얼마 전에 죽은 화분을 정리했어요.
화분을 돌보면서 죽게 만든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요번 겨울에는 뭐에 정신이 팔렸는지 두 개나 그리 되고 말았어요.
모종삽으로 흙을 뜨다가 손가락도 조금 다치고.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어디 있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제맘이 요즘 그래요.

양철나무꾼 2011-03-10 22:54   좋아요 0 | URL
봄은 그야말로 여러 사람을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어디 있는지 모르겠기도 하게...만드는 것이 마법사 같아요.

저는 한번에 여러가지를 못 키우겠더라구요.
골고루 나눠주는게 잘 안 돼요.
수선화도 벌써 지고 있어요~ㅠ.ㅠ

차좋아 2011-03-09 18:16   좋아요 0 | URL
주말에 프레지아를 샀었어요. 노란 수선화를 보니 생각나네요. 인사동 거리에서 샀어요. 한단에 천원이라서 한 단 주세요, 했더이 두 단부터 팔아요, 라고 하길래 두 단 사서 집에 들고 갔어요. 아내에게 주니까 좋다 말다 별 말없이 가만히 좋아하는 모습, 너무 이뻤어요^^
피아노 위에 예쁘게 있는 프레지아가 생각나네요^^

양철나무꾼 2011-03-10 22:57   좋아요 0 | URL
노란색이 사진 찍으면 젤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졸업 사진 찍을 때...노란 프레지아랑 안개랑 잔뜩 섞어서 꽃다발 만들었던게 기억나네요.

실은 저는 무슨 날이라고 꽃다발 선물 주면 툴툴거렸어요.
그랬더니 남편은 작은 화분을 하나씩 사오더라구요~^^

글샘 2011-03-09 20:58   좋아요 0 | URL
알아주는 이 없어도 화내지 않아야 군자라고...
그러기 전에, 공부하고 책읽고 때때로 리뷰쓰고 이러면 기쁘다고,
양철님 글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러면 즐겁다고...

어떤 책에서 열심히 말했잖아요. ㅎㅎ
유자차도, 수선화도 참 예쁘잖아요.

전 이즈음 워낙 바쁘단 말을 입에 달고 다녀서...
묵은 허브 가지를 빈화분 몇 개에 잘라 놓고는 향내맡으며 삽니다.
꽃은 엄두를 못내겠어서요.
멋진 난 화분 하나 얻어다 뒀는데, 꽃대가 3개나 올라와 있습니다.
다드음 주면 새초롬한 꽃이 피겠지요.

어떤가 몸이여~ 이랬는데 눈물이 주루룩 흐르셨다면,
봄타는 게 아니라 몸이 많이 힘들어 하는 거 같은데요. ^^
유자차나 한 잔 드시고... ^^ 기분 푸시길...

양철나무꾼 2011-03-10 23:03   좋아요 0 | URL
저런 군자의 덕목은 공자나 맹자가 하는 말이구요,ㅋ~.
'나는 나니까'하고 살라시던 분이 말이죠.

네, 요즘은 유자차도, 수선화도, 글샘님도 참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느린산책 2011-03-09 21:18   좋아요 0 | URL
얼마전 지나다가 노란 프리지아가 눈에 확 들어오던데 ㅎㅎ
순간 살까말까 고민,,,
노래만큼 맘 풀어주는 약은 없는 거 같아욤


^^

양철나무꾼 2011-03-10 23: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노래만큼 맘 풀어주는, 돈 안드는 약은 없는 거 같아요.

근데요, 님 궁금한게 있어요.
김창완이랑, 이상은 들으시잖아요.
근데 왜 저녁엔 배철수를 들으신데요?
주파수 고정인줄 알았더니만...^^

느린산책 2011-03-11 09:08   좋아요 0 | URL
제가 챙겨듣는 라됴는 딱 그 셋이여요~
sbs김창완, mbc이상은 배철수 ㅎㅎ

양철나무꾼 2011-03-11 11:33   좋아요 0 | URL
아~이상은도 MBC군요.
전 님이 SBS에 주파수 고정인 줄 알았다는~^^

잘잘라 2011-03-10 00:06   좋아요 0 | URL
시,가 너무.. 애잔해요.
수선화,는 참 명랑하구요.
골목에 꽃이 피네,는 기쁨이 알록달록 ^ ^
유자차,를 한 잔 마셔야겠어요. 저도..

양철나무꾼 2011-03-10 23:08   좋아요 0 | URL
댓글이 한편의 시 같아요.
아~좋아요.

저도 유자청 많이 넣어서 유자차 마실래요.
유자차 들으면서요~^^

cyrus 2011-03-10 09:55   좋아요 0 | URL
노란 수선화 정말 이쁘네요. 캠퍼스에도 얼른 봄 기운이 찾아와서
이쁜 꽃들이 피우면 좋겠는데 말이죠. 오늘도 여전히 날씨가 춥네요^^;;
오늘 같은 날에 집에서 따뜻한 유자차 한 잔 마시면 참 좋을거 같네요 ^^

양철나무꾼 2011-03-10 23:11   좋아요 0 | URL
요즘 대학 캠퍼스는 좁고 삭막한 곳도 제법 있던데...
님 다니시는 곳은 캠퍼스가 예쁜가 보네요.

옛날에 학교 자판기에 보면 유자차라고 해서...레몬 가루 같은 거 풀어놓은 차가 있었는데 말이죠.
어떠세요, 학교 생활 몹시 바쁘시죠?^^

마녀고양이 2011-03-10 11:19   좋아요 0 | URL
오호? 나두 주말에 화원 가서 빨간 꽃이 가득 핀 화분 샀어요.
추운 봄날에 그 꽃 보면서 손을 호호거리는 중.

노숙이라... 어제 아침에 워낙 슬프고도 끔찍한 노숙자 뉴스가 있었지. ㅠㅠ
시가 그걸 연상시키네. 아흑.

양철나무꾼 2011-03-10 23:13   좋아요 0 | URL
빨간 꽃 가득 핀 화분 이름이 뭐예요?
난 빨간 열매 같은 게 달린 화분을 샀는데 이름이 '천리향'이라던가 그랬던거 같아요.

내가 탐낸던 화분은 '앵초'인데, 원래는 '바이올렛'이라고 불리우는 거래요~^^

그쵸, 저도 그 뉴스 보다가 또 후두둑이었어요~ㅠ.ㅠ

꿈꾸는섬 2011-03-10 14:44   좋아요 0 | URL
봄인가 싶은데 아직도 추워요.
노란 수선화가 정말 예쁘네요.

양철나무꾼 2011-03-10 23:16   좋아요 0 | URL
입춘도 지나고 경칩도 지났으니, 봄은 봄인데...아직 춥네요.
님은 많이 바쁘신가 보죠?
바쁘시더라도 건강 챙기시구요.
제가 종종 그리워하고 궁금해해요~^^

세실 2011-03-11 00:13   좋아요 0 | URL
노오란 수선화가 봄을 느끼게 해주네요.
요즘 봄옷 입고 달달 떨면서 다녀요. 더 춥게 느껴지네요.
전 자료실을 화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햇살 가득한 창가에 난이랑, 다육이랑, 스킨다비스 쪼로록 놓아두고는 물 주면서 행복해 합니다. 물당번 자청했어요^*^

양철나무꾼 2011-03-11 01:17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해엔 3월만 되면 겨울 옷 세탁소로 보내버리고 달달 떨면서 다녔는데, 올해는 게으름을 부려 볼려구요.
님이 계시는 곳, 님이 지나시는 곳은 환하고 따뜻할 거 같애요.
저도 배우고 싶어요~^^

아이리시스 2011-03-11 02:00   좋아요 0 | URL
꽃놀이 가는 사람 되게 냉소적으로 보는 편인데 꽃이 예쁜 건 숨길 수 없네요.
화원......... 말만 들어도 설레요.
오렌지색, 노란색 자켓이 너무 예뻐보이고, 그거 입고 수목원에 가고 싶어요.
구질구질한 냄새나는 곳 말고 산뜻한 향기가 나는 세상으로~ 고~고~

양철나무꾼 2011-03-11 02:09   좋아요 0 | URL
님은 꽃을 향하여 얼마든지 냉소적이셔도 돼죠~
님 자체가 한송이 꽃이니까요~^^

전, 제가 키우는 건 자신 없구요.
(제 자신 하나 간수하기도 버거운지라~^^)
꽃구경 가는 건 참 좋아해요.
허브박물관, 식물원, 이딴 데 가끔 가요.

참, 봄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꽃 사다 심는 건...꼭 해요~

감은빛 2011-03-11 15:07   좋아요 0 | URL
시도 좋고, 꽃도 좋고, 음악도 좋네요.
봄이 되면(지금 같은 가짜 봄 말고, 진짜 봄!)
시를 자주 읽어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3-15 22:24   좋아요 0 | URL
김사인도 좋지만, 골목에 꽃이 피네도 좋더군요.
진짜 봄이 되면 시를 읽지 말고, 직접 시를 써보세요.
진짜 봄이 되면 님 서재 더 자주 들락거려야 겠는걸요, 어떤 시집을 끼고 다니실까요?^^

따라쟁이 2011-03-14 13:15   좋아요 0 | URL
봄은, 여기저기를 빠쁘게도. 그리고 제법 영향력 있게 돌아다니고 있네요

양철나무꾼 2011-03-15 22:28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을 보다가...마지막 잎새 생각이 났어요.
폐렴을 의인화하여 영향력 있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했던게 생각났어요.
님의 봄은 바쁘군요?^^
제 봄은 아직이예요~ㅠ.ㅠ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 엄 원 태 -                                   

염낭게나 집게, 아무르 불가사리나 바지락은 갯벌의 모래를 씹어서 유기물을 빨아 먹고 깨끗해진 모래만 다시 뱉어낸다. 그들은 갯벌의 청소부들이다. 가령 누군가의 말을 씹어서, 오물거리면서, 맛을 보고, 자양분을 섭취한 후, 다시 뱉어낼 수는 없을까.

민물도요나 알락꼬리마도요는 갯벌에 미동도 없이 서 있다가, 염낭게나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가 구멍 밖으로 나올 때 날쌔게 잡아채 먹는다. 도요새들에겐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다만 마음의 어떤 집중이 필요하리라, 마음에도 정신적인 측면이란 게 있다면. 아마도 마음의 육체적 측면, 즉 말이 미처 되지 못한 생각은 거기도 고요와 침묵의 뒤범벅으로 붐빌 테지만.

주꾸미의 모성은 눈물겹다. 오십여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제 새끼들 곁을 지킨다. 다시 말하지만, 주꾸미는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이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40센티미터 정도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두었던 손을 내밀어 뻗치게 되는 그 거리를 40센티정도로 봤었던 것 같다.

상대를 향해 바짝 다가갔다가 물러나는 방법은 보슈가 이 작은 취조실에서 거의 1만 시간 가까이 경험을 쌓으며 터득한 기법이었다. 상대를 향해 다가가서, 상대가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40센티미터 남짓의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가 원하는 것을 얻은 뒤 뒤로 물러나는 것. 이건 잠재의식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경찰서 취조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진술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건 진술의 뉘앙스를 해석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은 것들이 더 중요할 때도 있었다. 
                                                  마이클 코넬리 '블랙에코' 중에서

 

마녀고양이 님의 '50cm떨어져서 함께 하기 연습'이란 페이퍼에 이런 댓글을 달았었다.
50센치미터는 넘 멀다, 공감의 교집합이 없잖아.
30센치는 안 되겠니?^^
 
하루종일 나를 붙잡은 생각이 있었는데,
사람과 사람은 어느 정도 이상 가까워질 수가 없다.
40센티미터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다.
그 선을 명확히 할 줄 알아야 우리는 서로에게 가까운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럼, 내게 가까운 사람이란 누구일까? 
내가 땅을 사도 배 아파하지 않는 사람, 아니 적어도 배 아픈 맘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같이 걱정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나는 이 모든 것들에 우선하여, 내 영혼을 간섭하려 들지 않는 사람을 꼽고 싶다.
내 영혼이라는 것이 반짝거릴 수 있는 별이라면,
내 영혼이 반짝여 빛날 수 있도록 적당히 떨어져 적당한 밝기를 지니고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비밀은 털어놓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도 벅찬고로... 

내 생각에, 가까운 사람과 평생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지켜야 할 비밀 따위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는 일이다. 
이런 논리로라면 비밀은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게 그럴듯 하겠다,ㅋ~.

곁에 있는 가까운 사람과는 그저 차나 한잔 마실 일이다. 
이쯤 되면 외로움이나 고독이, 끈적거리는 애증보다 더 사치스러운 감정이 아닐까?   


고상하게 '회사를 관두고'가 아니라, 회사를 때려치우고 '작은 북카페 하나' 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어릴적 내 막연한 희망은 '작은 북카페'도 아니고, '헌책방'이나 '만화가게' 였지만 말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회사를 관두면, 또 언젠가 은퇴할 나이가 되면 큰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그러면서 적당히 폼도 나는 '작은 북 카페 하나' 하고 싶다는 사람. 이 책은 그런 희망사항을 나보다 먼저 현실로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4인의 북 카페 주인장으로부터 북 카페 오픈부터 운영까지 현실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꼼꼼히 배울 수 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나만의 서재.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북 마니아 8인의 책 공간을 통해 나만의 서재를 꾸미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미를 일로 승화시킨, 일을 또 다른 사업으로 확장시킨 10인의 개성 강한 북 숍 주인장의 운영 노하우와 함께, 32개 책 공간에서 뽑은 139권의 눈에 띄는 책 정보도 엿볼 수 있다.  '알라딘 책 소개'인용

 엄원태의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를 읊조리고 앉았더니,
중2 되신 아드님(?)이 '갯벌에서 살아남기'라는 초딩용 만화책을 사달란다.
그렇담 난 또 가만 있을 수가 없지...'대한민국 갯벌문화 사전'을 슬그머니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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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1-05 21:28   좋아요 0 | URL
에이, 그게 뭐야...
이건 가까운 사람이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이잖아..
비밀도 안 털고 솔직하지도 않고 차나 한잔 마실거라면..
그리고 그건 자기가 가깝고 싶어서 그냥 유지하는 사람인거지,
상대 입장에서는 전혀 가까운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을듯 한데?

하지만 글은 참 이쁘네요... ^^
음... 북카페에 대해 말하라면,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거지. 큭큭.
장사는.......... 장사더라구염.

양철나무꾼 2011-01-05 21:54   좋아요 0 | URL
히히히...반어법의 미학이라는 게 있잖아요~?^^

북카페에 대해서 뭔가 더 아는 듯한 분위기?
일단은 저 책으로 급한 궁금증은 해결 보고,
언제 날 잡아 쫒아가야 겠다, 일산으로~

세실 2011-01-05 23:21   좋아요 0 | URL
대학로에 북카페라고 해서 들어가 보았지만 정작 어두컴컴해서 읽을수 없었어요.
전 북카페 직접 차리기는 싫고 친한 벗이 해서 언제든지 스스럼없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님이 청주에 열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단골 커피숍에 책이나 좀 가져다 줘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37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청주를 경유하기는 했어도 가 본일이 없는 것 같네요.
저도 말만 저렇게 하지,
그동안 책을 좀 아껴서 남 빌려주지도 잘 못하고 도그지어도 못했던 위인이라...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님의 단골 커피숍에 바람처럼 함 나타나면 돼죠~^^

잘잘라 2011-01-06 00:39   좋아요 0 | URL
좀 더 가까이, 찌찌뽕~~~~ 땡! 치러 왔어요.

저는 사실 북 카페 보다는 라면 가게(또는 만두 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이 책은 책 수납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서 보려는 건데.. 혹시 모르죠.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재밌는 일이 생길지두요? ^^

님이 북카페를 여신다면,,, 저는 우선 익명으로 한 번 가볼거예요. 그날이 어서 오기를~~~

양철나무꾼 2011-01-08 03:39   좋아요 0 | URL
이 책 어제 받았는데...님처럼 건축이나 디자인 쪽, 수납 아이디어를 얻을 요량이 아니면 샘나고 부러워서 영혼이 황폐해질 것 같아요.

저 만두 엄청 좋아하는데...만두 먹으러 가야겠다~^^

프레이야 2011-01-06 02:38   좋아요 0 | URL
40센티미터요? 아항 그렇구나..
내 영혼을 간섭하려 들지 않는 사람, 나를 진정 사랑한다면
그런 조건을 갖춰야 하겠죠. 정말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이지 말이에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49   좋아요 0 | URL
전에 <번지고 스며...물든다>에서도 잠깐 얘기했었는데...

혼자 번지고 스며서는 물들지 않는다.
물들고 싶은 대상도 내어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옮아 가고 닮아 가는 것이다.
본질이나 본성을 잃게 되면,그건 물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나 개혁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본질이나 본성을 존중해 주자는 얘기지요~^^

hnine 2011-01-06 04:49   좋아요 0 | URL
예전에 남편이 혼자 지내던 집은 학교에 딸린 집이고 카페는 아니었지만 오다가다 아무나 들러서 커피 한잔 하고 얘기도 하다 가고, 그런 집이었더라고요. 남편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대신 집이 엉망진창이던 말던 개의치 않고 그냥 오는 사람 막지 않았던 것이지요. 반면 제가 혼자 지내던 방은 역시 학교에 딸린 기숙사 방이었는데 친구는 물론이고 손님이 참 없는 방이었어요. 별로 어지럽혀져 있지도 않았음에도 누가 제 방에 방문하는 것이 부담가고 신경 쓰이고, 제 공간이 침범 받는 것 같고, 그렇게 뾰족했었거든요. 그 성격이 지금까지도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네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제 집을 저렇게 카페처럼 개방하고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것보다도 제 마음이 그만큼 열리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 책 표지가 참 사람을 끄는군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5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중적이예요.

직업적으로의 저는 남편 분이랑 가깝고, 원래의 저는 hnine님이랑 가까워요.

또 책은 엄청 아껴서 도그지어나 밑줄 긋는 것도 힘들어 하는 고로...
잘 성사될지는 미지수예요~

저 책 표지가 좀 그렇죠?
화보가 참 많이 나오는 데 매력적이예요.
사진이 자석 같아서...절 자꾸 잡아 끌어요.

머큐리 2011-01-06 09:24   좋아요 0 | URL
쿨하신 양철님도 북카페의 로망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3:54   좋아요 0 | URL
네, 말 그대로 로망이요~ㅋ,ㅋ.

다락방 2011-01-06 09:47   좋아요 0 | URL
사람과 사람이 어느정도 이상 가까워질 수 없다는 양철나무꾼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친하거나 가까워지고 싶다는 명목으로 우리가 그들곁에 가까이 다가가는건 거의 대부분 침범일 때가 많죠. 다 너를 사랑해서야, 라는 말로 허울좋게 감싸고 말이지요. 사람마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 같지 않은데 자기 기준으로만 판단해서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고 할때는 정말 답답하죠.

비밀을 털어놓는건요, 양철나무꾼님.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비밀을 들은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니까요. 만약 누군가에게 비밀을 말했는데, 상대가 그걸 언제든 발설할 것 같은 낌새를 보이는 사람이라면, 비밀을 말한 나는 전전긍긍하게되죠. 이 사람에겐 무얼 말해도 밖으로 새나가지 않지, 이 사람은 내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나를 쉽게 가질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아,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사람은 참 드물어요.

제가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요 양철나무꾼님,
내가 하는 말을 모두 들었으되 그걸 꼬치꼬치 캐묻지 않으려는 사람이고, 내가 말하기 전까지 기다려주는 사람이에요. 전 차를 마셔도 그런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싶어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조금쯤은 거리가 있기를 원해요. 그들이 그걸 굳이 거리라고 생각한다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57   좋아요 0 | URL
전 대나무 숲을 갖지 못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외치고 싶은데 그럴 수 없게 되면 미쳐버릴지도 몰라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조 위 프레이야님 댓글에서도 잠깐 얘기했었는 데 말이죠.
그가 가진 본질이나 본성을 존중해주자는 그런 얘기예요.

전호인 2011-01-06 11:08   좋아요 0 | URL
비밀을 털면 털리나요? ㅋㅋ
좀 더 가까이를 좀 더 가까이 두고 읽어봐야 겠어요.
퇴직후라는 말에 급땡김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1-08 04:03   좋아요 0 | URL
비밀은 모르고요, 비밀 금고는 털면 털리던데 말이죠~^^
(마이클 코넬리를 넘 읽은 후유증인가 보다,헤에~)
비밀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순간 비밀이 아닌거죠.

글구, 저 고상하게 퇴직 후라고 안 그랬어요.
'직장을 때려치우고'라고 했거든요~^*^

차좋아 2011-01-06 12:15   좋아요 0 | URL
사실의 기술만으로 시가 될 수도 있네요.

아드님과의 독서 배틀에 웃음이 배어나오네요^^ 일곱살 아들은 아직 놀기 바빠서ㅋㅋ 저도 나란히 앉아서 책읽는 날이 곧 오겠죠?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4:06   좋아요 0 | URL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이 시 좋죠?
부자지간에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말이죠,
모자지간에는 입만 열면 잔소리인 순간이 많아서...
이 시의 정서가 필요한 순간이 아주 많답니다~^^

순오기 2011-01-06 23:50   좋아요 0 | URL
님 북카페 열면 전 고객이 될게요~~~~~~~~ 물론 영혼을 간섭하지 않는 고객으로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4:07   좋아요 0 | URL
이렇게 열화가 같이 성원해 주시니,
북카페 차릴 돈을 벌기 위하여...때려치우지 말고 눌러 앉아 있어야 하는 건가요?^^

라로 2011-01-07 01:01   좋아요 0 | URL
님 북카페 열면 전 고객이 될게요~~~~~~~~2 하지만 영혼을 간섭하지 않는 고객이긴 힘들거에요,,,전.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간섭하고 싶어하거든요...뭐랄까 소유욕 비슷한 것일까요???^^;;
암튼 열어요, 열어!!
그나저나 저 책 정말 탐나네요,,ㅎㅎㅎ

저는 어제 중고샵에서 멋진 책을 건지면서 사실 아이들 책도 함께 주문을 했어요.
5학년인 아들(올해 6학년이 될)에겐 [갯벌에서 살아남기]와 [고구려에서 보물찾기]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고민하다가 고구려,,,를 주문했는데 주문하려고 보니까 초등학교 3~4학년 추천도서!!^^;;
그러면서 으이구 이 N군,,,이랬는데 중2도 이런 책을 좋아하는군요,,하하하
맘 편안하게 N군에게 사주게 되었어요,,,물론 저는 그렇다고 고구려에 대한 다른 책을 고르진 않았지만요,,,(님에게 한 수 배웁니다.^^)

늘 제 서재에 불 밝혀주시고
제게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작년,,,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님과 좋은 관계, 서로의 영혼을 아주 조금, 1cm정도?, 간섭하는 한해가 되면 어떨까요??
저는 님의 간섭을 받는게 좋더라구요~~~.^______^
우리 같이 올해는 아프지말고 좋은책 많이 읽으면서 책이야기 풍성하게 나눠봐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4:15   좋아요 0 | URL
전 가볍게 쓴 페이퍼에 이렇게 길고 멋진 댓글이라니...
좀 진지해져 볼까도 싶지만요,,,암튼~.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위에 다 언급해 버렸네요.

님에게서는 막 좋은...포지티브한...기운이 샘 솟는 거 같아요.
그래서 님께 넘치는 것들만이라도 모아 갖고 싶어서요~^^

같은하늘 2011-01-07 02:50   좋아요 0 | URL
우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저도 양철나무꾼님께서 북카페 열면 고객이 될께요~~~
근데 살아남기 시리즈가 재미난가봐요? 저는 아이에게 만화책은 안 사주는데, 아이들이 엄청 좋아한다 하더라구요. 중학생도 볼 정도라면~~~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4:17   좋아요 0 | URL
일종의 교과서 학습 만화 같은 거예요.
주위에 보면, 만화는 절대 불가 이러는 엄마들도 있던데...
저는 제가 키들거리면서 보니 말이죠~^^

2011-01-08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8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낮에나온반달 2011-01-08 13:11   좋아요 0 | URL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을 주세요>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 진실만을 말한다,라는 규칙을 정하고 편지를 주고받는 남녀가 나옵니다. 근사하지요? 책의 앞 부분에서 이런 규칙을 만드는 걸 보고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규칙이 끝까지 지켜졌는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진 건 아닌지...는 직접 보시기를.

저도 나무꾼님하고 같은 생각입니다.
비밀은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요.
가끔 기차를 타고 가다가 만난 옆자리의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도 하지요.
인생의 가장 깊숙한 비밀까지 다 쏟아낼 수 있는 누군가를 곁에 가질 수 있는 삶은
기적일 겁니다.

살다 보면 때로 기적이 생기기도 한다고....저는 믿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16:57   좋아요 0 | URL
저 '양윤옥'님이란 번역가를 '쫌' 좋아해서...읽었던 거 같은 데, 잘 기억나지 않아요~ㅠ.ㅠ

다시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

저도 낮달님처럼 믿고싶어요~!!!

아이리시스 2011-01-08 16:35   좋아요 0 | URL
북카페에 투영되는 제 이미지는 사실 스스로가 책보고 차마시고 와플이랑 과일 먹으면서 평화로워지고 싶은 거예요. 그냥 집에서 혼자 하면 되는데 그걸 또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게 사람 욕망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사람들은 정말 누군가가 무조건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너무 극단적이예요, 나랑 상관 없거나, 잘되길 바라지만 나만큼은 아니었으면 좋겠거나. 저는 좀 못됐어요. 흑흑. 비밀을 나눌 사람 얘기를 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가까운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배신당할까봐 전전긍긍하기보다 차라리 익명의 누군가에게(근데 익명의 누군가도 사실 만나기 쉽지 않아요.)늘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이렇게 외로운가 봐요.ㅠㅠ

양철나무꾼 2011-01-08 17:01   좋아요 0 | URL
전 이 북카페 얘기를 지극히 현실적인 누군가에게 했더니 글쎄...
'라잇 나우~'이러는 거예요.

지금도 늦었다는 거죠.
뭐라더라?
직장 때려치우고는 북카페 얼굴 마담을 제대로 해줄 수 없다는 거죠.
호호 할머니가 앉아 있는 북카페, 상업성을 보장할 수 없다나 어쨌다나~ㅠ.ㅠ

비로그인 2011-01-08 22:37   좋아요 0 | URL
^^..

너무 가깝지 않고, 너무 멀지도 않고.. 지구와 달같은 관계의 누군가가 있으시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막 새로 산 라디오 음반장 옆에 두고, 원래 있던 스피커 옮겨 노트북에 연결해서 인터넷 라디오 다시 듣기 하고 있는데 막 좋아하고 있습니다. ㅎ

차분한 목소리, 세상의 많은 음악들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인데 왠지 양철님 방하고 잘 어울리네요~ 아 근데 오늘도 새벽에 또 활동하시나요? 왠지 토요일이라 그러실듯한.. ^^

양철나무꾼 2011-01-10 00:36   좋아요 0 | URL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로 지구와 달을 비교하시다니...역시 스케일이 한 비범하시군여~^^
전 점 9개를 선3개로 연결시키는 그 방법이 설득력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한동안 직장에서 음악 못 듣던 그때가 연상되어서 웃음이 납니다.

우와~쪽집개시다, 제 목소리가 또 한 차분한데...^^
일요일은요? 낮에 낮잠 자고 빈둥거렸더니 말이죠~^^

비로그인 2011-01-09 22:35   좋아요 0 | URL
[좀 더 가까이-북 숍+북 카페+서재] 너무 갖고 싶어요. 멋진 책장 사진만 봐도 침침한 마음에 햇살이 반짝하고 비칠 듯 해서요. ㅎㅎ
이사에, 밀린 회사 일에, 연금저축도 알아 봐야하고, 아 스트레스 만빵이에요. ㅜㅜ

양철나무꾼 2011-01-10 00:39   좋아요 0 | URL
이 책, 잡지나 화보집 수준인데 말이죠~
근데, 근데...사진이 참 좋아요.
자석을 붙여놓은 것 같지 뭐예요, 막 끌어 당겨요.^^

감은빛 2011-01-12 05:04   좋아요 0 | URL
갯벌문화사전 강추입니다!
교보에서 김준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
말씀도 정말 잘하시더라구요!

저는 가까운 사람이란,
어떤 얘길 해도 다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아직 못 만나본 것 같기도 하고.....

양철나무꾼 2011-01-13 01:58   좋아요 0 | URL
진짜 제법 겹치는군요~^^

저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못할 말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말의 경중을 떠나서 제가 아끼는 사람에게...그 경중을 감당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더 적절한 듯 하기도 하구요.
 

11월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늦가을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입동이나 소설 등의 절기를 생각하면 초겨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하긴 마음 가난하기로 따지면,초겨울도 아니고 한겨울이지만 말이다.

왜 한정옥을 꺼내들었는지 모르겠다.
한정옥의 시들은 내게 버겁다. 
<내 몸에 가시>이 시집은 나무에 관한 연작시집인데,
비록 두께는 얇지만 갈피갈피,구절구절,연마다,행마다 멈춰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

격렬함에 대하여 
----나무 10

그리움이 깊으면 애 마르고
생각이 깊으면 사무쳐서
배롱나무에까지 불이 붙었다
꽃이라 해도 가슴만 할까
잘 탄다는 말은 부질없는 분별이라
무엇이 되고자 하는 마음조차 놓자
궁하면 통하는가
불덩이처럼 솟았다
쪽빛 하늘 터졌다 
몸을 쓰니 주변이 환했고
마음을 쓰니 하늘에 닿았다

  

옹이 박힌 슬픔 
----나무 19 

그립다 하기 전에 마음 먼저 떨리어
언제 한번 슬픔 만만했던가
맺힐 때 보석이요 흐를 땐 이미 슬픔이어서
논바닥 쩍쩍 갈라져도 소리내어 울지 못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서는 그리움
노염도 집착도 아름다웠던 힘
풀어져 잠이 올 땐 누울 일만 남았다고
옹이 박힌 슬픔 호되게 이마를 치니
둠벙에 비친 버짐나무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산이 울었다
----나무 34

몸이 아프면 약으로 다스리지만
마음이 결릴 땐 옴짝도 못한다
자주 깨니 꿈길도 토막
혓바닥에 눈물이 고였다
슬픔은 마음을 울리게 한다
울리는 대로 골짜기로 들어가 보니
골짜기에는 놀랍게도 계절이 바뀌고
툭 터진 하늘 하루 길어
갈꽃 다 보았다
어혈이 풀리는 듯
산이 울었다
숲에 물이 빠지고 있었다
산은 말이 없지만
마음을 움직인다 

Wynton Marsalis 한곡 들으며 숨고르기를 해야겠다. 
11월엔 내 템포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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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1-01 11:31   좋아요 0 | URL
한정옥 시인의 이 시집이 너무 좋은데요.

덕유산에서 '물푸레나무'를 몇 번씩이나 살펴보다 왔는데, 한정옥 시인의 '한마디'에도 그 나무가 등장하네요.
* * * * *
나무는 스타일이 없다. 내게도 그것을 일렀다. 나무는 실바람에도 몸을 떨었다. 내게도 그것을 바랐다. 나무는 썩어서 사라졌다. 내게도 그것을 원했다. 어제의 믿음으로 오늘을 살 수 없듯이 어제 본 나무를 말할 수 없었다.

말을 하자면 빛이 들어간 필름처럼 노출된 영혼이 하얗게 질렸다. 눈깜짝할 새 이파리 하나 솟고 눈돌리면 이파리 우수수 졌다. 내 생각에 싹이 트고 내 눈길에 이파리 지는 것을 알아채고는 숲속에 불을 질렀다. 삭정이 솔가지 훌렁 태우고 도끼자루로 쓸 단단한 물푸레나무 기둥 하나 남지 않도록.

양철나무꾼 2010-11-02 11:19   좋아요 0 | URL
그쵸?
님이 적어주신 이 시도 좋구요.
님 블로그의 덕유산 자락들도 다 좋았어요~^^

쟈니 2010-11-01 12:21   좋아요 0 | URL
어제 동네 뒷산에 올랐는데, 여기저기 나무들이 월동준비를 하는 듯 잎을 떨어내고 있었어요. 나무에 기대어 도시를 바라보니, 맘이 짠하더군요. 도시인의 삶.. 직장인의 삶.. ^^ 산 가까이 살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 듭니다. 나무는, 언제 보아도 언제 느껴도 참 좋아요.. 나무에 관한 시라니 더욱 궁금해집니다.

양철나무꾼 2010-11-02 11:26   좋아요 0 | URL
집 뒤에 산을 두고 한번도 안 오르고,
출퇴근길 가로수 단풍든 걸 보면서,세월무상함 따위를 느끼긴 하지만,
나무가 고맙다 이런 신통한 생각까지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뭐~ㅠ.ㅠ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거랑 같겠죠~

이 시집 좋은 데,좀 아파요~

순오기 2010-11-01 14:13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꾸님, 시를 참 많이 알고 소개를 잘 해줘서 좋아요~~ ^^
인용된 시가 다 우리네 아픈 인생을 얘기하니 버겁기도 하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11-02 11:30   좋아요 0 | URL
시를 많이 알지는 못하고,시집은 좀 읽어요~^^

'우리네 아픈 인생'이란 표현 딱인걸요.
어쩜 인생이란 말,삶의 굴곡이랑 동의어 일지도 모르겠어요.
웃고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노래 가사처럼요~^^

hnine 2010-11-01 14:35   좋아요 0 | URL
따라 읽어보니 리듬이 느껴져 ('운'이라고 해야하나요?) 더 좋아요.

산은 말 없이도 마음을 움직이는군요.
11월은 참 시리고도 따스한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철나무꾼 2010-11-02 11:33   좋아요 0 | URL
님 말씀듣고 따라 읽으니,그러게요~
리듬감과 운이 느껴지는 걸요.^^

벌써 너무 시렵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 2010-11-01 15:04   좋아요 0 | URL
늦가을이라도 좋고 초겨울이라도 좋아요.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에요.^^

양철나무꾼 2010-11-02 11:34   좋아요 0 | URL
우와~
너무 예뻐요.
한편의 시 같아요.

2010-11-01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린산책 2010-11-01 20:04   좋아요 0 | URL
시월도 가고..
이제 낼부턴 겨울인가봐여 ;ㅅ;

양철나무꾼 2010-11-02 11:37   좋아요 0 | URL
저 아침에 얼어죽는 줄 알았어요,아웅~;ㅅ;

마녀고양이 2010-11-01 21:10   좋아요 0 | URL
11월 첫날 하늘이 파~~~~~~~아래. 진짜 파아~~~~래.

11월은 특징이 없다고, 무시당하는 달이라잖아.
그런데, 11월이 난 좋아.
11이라는 숫자가 너무 단정해서 좋아. 그지그지?

올려준 시집은.. 한방에 훅가서.. 그냥 장바구니로. 땡큐!

양철나무꾼 2010-11-02 11:39   좋아요 0 | URL
11월말까지는 몬 사는 거 아녜요?^^

난 어제 11시11분에 디지털 시계를 보면서 희열을 느꼈는데,말이죠.
11월11일날 한번 더 경험할 수 있으려나?

비로그인 2010-11-02 01:10   좋아요 0 | URL
11월, 그리고 게다가 첫 주.

양철님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오늘을 포함해서 이번 주엔 좀 의미 있는 일을 해볼까 하는 참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0-11-02 11:41   좋아요 0 | URL
전 요번 주 뿐만이 아니고,11월엔 제 페이스를 찾으려구요.
그러지 않아도,연말이면 시간들이 몇배속으로 흘러가잖아요.
바람결님도 잘 보내고 계시죠?^^

같은하늘 2010-11-02 01:3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그리고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도 남겨요.
너무 정신없는 일정 때문에 다른분들 서재 방문도 못하고, 필요한 리뷰만 남기고 사라져도 꼭 들려주셔 댓글도 남겨주시고... 앞으로는 좀더 자주 뵙도록 할께요.^^

양철나무꾼 2010-11-02 11:45   좋아요 0 | URL
네,저도 자주 뵙고 싶어요.
님의 글들 덕분에 밤시간이 행복해져서 저도 감사한걸요~^^

세실 2010-11-02 09:06   좋아요 0 | URL
제 몸도 마음도 가난해요. 한겨울이예요. ㅠㅠ

양철나무꾼 2010-11-02 11:47   좋아요 0 | URL
실은 어제가 유재하 기일이었어요~
시랑 유재하의 노래를 올리려다가 너무 가난 모드로 가는 것 같아서,행진곡 모드로 바꿨구만~~~
이 노래 들으시면 좀 위안이 되실지도~~~

세실 2010-11-03 16:48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해요 님. 땡큐~~~~
따뜻해요^*^

양철나무꾼 2010-11-03 22:30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