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에 서쪽을 빛내다 창비시선 317
장석남 지음 / 창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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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밥만으론 살 수 없다는 말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자칭...감수성 충만,로맨티스트인 꽃중년인 우리 남편은 요즘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며 살까 싶었었다. 
남편이 흘리고 다니는 생각과 고민 한자락을 주워 엿보게 됐다 하더라도,
이게 이 시대 중년들의 보편적인 생각과 고민일까 궁금해 어떤 기준을 갖고도 싶었었다. 

이 기준이란 것이 사회적이거나 도덕적이 아닌 적당히 비겁한 이 시대 꽃중년의 그것이었으면 좋겠다 싶었고,그런 의미에서 그의 전작 <왼쪽 가슴 아래께의 통증>정도의 Feel이면 딱이겠다 싶었다. 

시인이 될 순 없으나 시인을 따라 살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누가 나이가 먹으면 반대 성의 호르몬이 우세해 반대 성화 된다고 하였나?
이 시인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오지랖 넓은 아즘의 마인드를 터득하여 그 마인드를 적절하게 잘 운용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런 그에게 오지랖을 보태며 참견하며 이 시들을 읽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이 분의 열성 팬이나 스토커를 자처하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동지>에는 시를 짊어지고 바위를 한번 밀어보러 가주셔야 하고,
'한덩어리의 밥을 찬물에 꺼서 마시고는'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알아내야 한다.
(싸리 꽃은 주로 절 뒤란에 흐드러지게 피는데,신부전에 주효인 싸리꽃과 절의 스님과의 상관 관계까지 알고 있어야 이 시가 깊어질 수가 있겠다.)

<말린 고사리>한뭉치의 무게도 곰살맞게 가늠해야 하고,
<묵집에서>묵을 먹으면서 사랑도 생각해야 한다. 
<허공이 되다>에선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고,
<문 열고 나가는꽃 보아라>에선 작약꽃밭에서 할머니와 손주 훈수도 두어야 한다.
<겨울 시금치밭>에서 '내 그림자를 포개 나누며 섰'기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불을 끄면>이 좋았는데,경험이 베어난 시는 이래서 읽는 이에게도 울림을 주나보다.
<나의 하관>이나 <변기를 닦다>에선 도덕적인 반성의 기미 씩(?)이나 엿보인다.

                                    

나의 가슴이 요정도로만 떨려서는 아무것도 흔들 수 없지만 저렇게 멀리 있는,저녁빛 받는 연(蓮)잎이라는가 어둠에 박혀오는 별이라는가 하는 건 떨게 할 수 있으니 내려가는 물소리를 붙잡고서 같이 집이나 한 채 짓자고 앉아 있는 밤입니다 떨림 속에 집이 한 채 앉으면 시라고 해야 할지 사원이라 해야 할지 꽃이라 해야 할지 아님 당신이라 해야 할지 여전히 앉아 있을 뿐입니다
 나의 가슴이 이렇게 떨리지만 떨게 할 수 있는 것은 멀고 멀군요 이 떨림이 멈추기 전에 그 속에 집을 한 채 앉히는 일이 내 평생의 일인 줄 누가 알까요 
                                                                - <오막살이 집 한 채 >전문 -

 

불을 끄면 모두 눈을 달고 살아나서 무서웠지 
눈 감았지 

철이 들면서 불을 끄면
다 보이지 않으니 좋다,
웃음이 솟아도
눈물이 불쑥 와도
좋다,
그렇다가도
끝내 다시 불을 켜서
한꺼번에 서른도 마흔도 또 쉰도 먹는 날이 있었지 

불을 끄면
그대로 새벽포구와도 같아져서
미끄러지는 미명들을 받아안고
맥박을 세지
 

                                             - <불을 끄면>전문 -

  성북동에 가면,'쌍다리길'이라고도 불리우는 그의 집이 있고,그의 집 바로 밑에는 '덴뿌라'라는 촌스러운 이름이 붙은,탁자가 단 두 개뿐인 선술집이 있단다.
그 동네 주민도,딴따라도 아니지만...
시대가 하수상하고 어지러워 내가 가진 불이 흔들리고 꺼진다 싶을 때...
조용히 그를 찾아나서야 겠다. 
그가 가진 불이 밝혀져 있다면 방향을 잡는 등대로 여기면 될 것이고,
그의 불도 흔들리고  꺼진다 싶으면...심지를 돋우고 곧추설 수 있을 만큼만 잠시 바람막이로 서 있다가 돌아와야 겠다. 

'뺨에 서쪽을 빛내'는 일뿐만 아니라,
날이 어두워지고 다시 '날이 새는데도 너무 많이 훔치는 바람에 그만 다 지고 나올 수가 없'다면...
그의 시집을 헛 읽은 것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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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9-13 12:38   좋아요 0 | URL
전 시를 읽지 않은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
팍팍하게 사는 나날입니다, 그려. 훌쩍
<불을 끄면>은 마지막 단락이 쿡 다가오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3 22:28   좋아요 0 | URL
전,시는 좀 읽는 데 다른 쪽으로 편식이 심해요~
고전이나 사상서를 멀리해요.
본디없는 경향이 있어요~^^

장석남의 시들이 다 그런 것 같아요.
어느 한 대목이 쿡 다가와요~^^

2010-09-13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3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14 01:30   좋아요 0 | URL
어제 이 글 읽고는 추천만 드리고 댓글을 드리기가 시간이 좀 모호했어요.. 양철나무꾼님. ~~ 고전 사상사 안읽으시는 듯 싶어도 또 뵈면 그렇지도 않으시잖아요 ㅎㅎ

성북동은 가을이나 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요.. 꼭 한번 가을엔 다녀오시면 좋으실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


글 속에서
"<말린 고사리>한뭉치의 무게도 곰살맞게 가늠해야 하고,
<허공이 되다>에선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고,
<겨울 시금치밭>에서 '내 그림자를 포개 나누며 섰'기도 해야 한다."

저는 이 부분들이 참 좋네요..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심정은.. ㅠㅠ 이 시집은 조만간 읽어보아야겠어요.. ~~

양철나무꾼 2010-09-14 01:42   좋아요 0 | URL
하,하,하~
바로 조 위 점점점 님 댓글에,고전사상서는 안 읽게 된다고 댓글을 달았는데,겸연쩍은 걸요.

제 가을은 좀 분주해요.
어러다 저러다 보면 후딱인게죠.추석도 챙겨야 하고...

아,그러고 보니 장석남 이분의 시가 성북동의 가을을 닮은 듯도~~~^^

lo초우ve 2010-09-14 08:42   좋아요 0 | URL
이 글 보니.. 굉장히 정감이 가네요 ^^
내년봄에는 작은 텃밭하나 꾸밀 생각이거든요 ^^
거기에 상추도 , 고추도, 시금치도 심어봐야징 ^^

양철나무꾼 2010-09-15 00:08   좋아요 0 | URL
참~조 위의 박칼린의 그 합창대회가 거제도에서 진행되지 않았나요?
님도 텔레비젼을 잘 안 보시는구낭~^^

저도 요즘 상추를 키워볼까 심각하게 고려 중이예요.
글쎄,상추값이 한 10배는 뛴 것 같아요~

yamoo 2010-09-14 23:02   좋아요 0 | URL
전, 고전이나 사상서는 많이 읽는 데 다른 쪽으로는 편식이 심해요~
특히 시를 멀리해요...--;;
본디없는 경향이 있어요~^^;; 헤헤~

양철나무꾼 2010-09-15 00:09   좋아요 0 | URL
전 이제 편식하지 않으려구요,불끈~^^

lo초우ve 2010-09-15 13:21   좋아요 0 | URL
거제도에서 박칼린 합창 대회가 있어요?
남자의자격 팀 나오는건가요?
언제 하는데요?
ㅡ,.ㅡ;;
갈 시간이 되어도.. 못갈거에요
왜냐하면 박칼린 관심 없거든요.. ㅡ,.ㅡ;;
차라리 찬진이람 몰라도. ^^;
아님..캐슬이라든지.. 유익종이라든지..ㅋ

양철나무꾼 2010-09-15 17:07   좋아요 0 | URL
찬진은 누구예요?캐슬은 또 누구구여?
유익종은 알아요~^^

전 먼데이키즈요~
그리고 요즘 그 누구냐,밥만 잘 먹더라,그 친구들 하고요.

실은 저도 텔레비젼을 잘 안봐서 이 이상은 잘~ㅠ.ㅠ

꿈꾸는섬 2010-09-16 16:10   좋아요 0 | URL
아, 이 시집을 사야지 하고는 여태 미뤄두었었네요. 여기서 보니까 참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6 17:47   좋아요 0 | URL
꿈섬님 하면 시집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죠.
이 시집 읽으면서 꿈섬님은 어떻게 느끼실까 한번쯤 궁금했습니다여~^^
 
100인의 책마을 -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김용찬.김보일 외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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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달리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고,이것은 인간의 삶과도 닮았다. 

"적어도 달리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를 듣지 않아도 된다.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24쪽)" 

라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인용하는 김보일님의 글로 이 책은 시작한다. 
(물론 '추천사'와 '책머리에'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게 책을 골라 읽는 것은,또 음식을 골라 먹는 것과도 비슷하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책도 있는데,나는 먹기 싫은 음식은 잘 안 먹는다. 
읽기 싫은 책을 읽을때는 힘주어 영혼의 편식을 피하고 산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뷔페음식이 아니라,솜씨 고운 이가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잘 차려낸 상차림 같다. 

보통 어떤 사람의 서평집을 읽게 되면,그 사람의 독서편력을 꿰뚫어 알게 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 사람의 취향 중 나와 비껴가는 부분,이를테면 내가 먹기싫어하는 음식을 일부러 먹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신선하고 새로운 음식이지만,각자의 개성을 고스란히 살려냈고,그 개성들이 잘 어울려 맛깔스럽다. 

다시말해,이 책은 나의 독서편력에서 과감히 뛰쳐나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고,그 프로포즈는 아주 매력적이다.

또 하나,책을 읽는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하게 되는...앉아서 책만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충분히 느끼고,느낌을 권하고 나누고,실천에 옮기라고 까지 얘기한다. 

물론 마라톤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왜냐 저질체력이니까~
 
stella09님처럼 편지글 쓰기는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분의 글들은 삶이 배재되지 않아서 좋다.  
편지글이라는 것이 그렇다. 
추상적인 대상이라도 있어야 쓸 수 있는 것이 편지 글이고,
때문에 편지글의 대상은 소통이나 솔메이트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울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자서전은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반성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교본이 아닐까?
노대통령의 자서전<운명이다>를 놓고,'눈물로 읽은 자서전'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나도 울컥하였음을 창피하지만 밝힌다.

'그런 것을 보면,어쩌면 인간 심리 저 밑바닥엔 언제든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솔 메이트를 진정 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91쪽)' 
라는 구절을 건너뛰었다고 하더라도,
이분의 반짝거리는 영혼을 엿보고 싶어지고...충분히 되돌아오는 울림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

실천하시는 감은빛님께는 다시 한번 '건강하세요.응원합니다.'따위의 말들을 건네고 싶어진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을 읽으면서,가장 큰 깨달음은 '인간 중심의 독선'을 반성하게 해준 것이다.
그동안 내게 있어 독서는 '인간성 회복'-다시말해,나의 내면을 말끄러미 들여다보고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자 하는 과정이었다.
 
박은영님은 그런 의미로 '소로'의 <월든>과 <모모>을 인용했다.
 '남과 보조를 맞추는 일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는가를 생각하면,너무나 위안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32쪽)' 
'그래서 이 책들은 우리에게 다 때려치우고 빈손으로 숲으로 들어가 원시인처럼 살라고 말하는 것일까?그렇지 않다.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그저 남의 걸음에 맞추려 종종거리다 웃음을 잃어버리지 말고 제 걸음오로 걷자는 것이다.시간의 꽃을 차지하려고 입에 문 시가를 놓쳐 자멸하는 회색 신사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자는 것이다.(35쪽)' 
는 문구가 살아나서 내 마음을 쓰다듬었다.

김보일님은,'나탈리 앤지어'의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예를 들며,인간이 생태계의 중심이라는 오만한 제국주의적 사고를 반성하게 하였고,
<만들어진 전통><민족주의는 반역이다><한국의 민족주의를 말한다><세계의 역사 교과서>와 같은 책을 인용하며,'나'에서 '탈아'로,'인간'에서 '생태'로,'아'에서 '비아'로,민족주의에서 보편주의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쇠똥구리,잡초,지렁이를 말해주는 책들 역시 인간이라는 편협한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은연 중에 촉구하고 있었다.(271쪽,272쪽에서 인용)

책을 앉힌 품새도 맘에 든다.
쪽수가 옆 1/3자리에 적힌것.인용된 책들이 들어갈 위치에 대한 배려 등등이 무엇 하나 소외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져 책의 격을 높인다.(표지는 좀 산만한 느낌이다~ㅠ.ㅠ) 
이렇게 간단하게 리뷰를 쓰고 치워버리는 게 아니라,옆에 두고 필요하거나 생각날 때 마다 참고서처럼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암튼,좋은 글쓰기의 교본을 보는 느낌이었다. 
생각이나 느낌을 발전시켜 한편의 글로 만들어 내는 힘을 배웠다.
나는 그중에서 실천가의 글쓰기,실천가의 독서법을 제일 앞에 놓고 싶다.
그들은 내게...책을 읽고 읽은 느낌을 글로 쓰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실천으로까지 옮기라고 조용하지만 단호히 설득한다. 

오랫만에'아~좋다'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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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9-09 13:20   좋아요 0 | URL
나두 아! 리뷰 좋다... 라고 절로 나오는뎅.
다들 부지런하네, 난 아직두 앞에만 찔끔 읽고 있는데. ㅠㅠ

그런데, 수정 권한이 있다면 띄어쓰기 해주고 싶다. 큭큭큭.

양철나무꾼 2010-09-10 10:31   좋아요 0 | URL
앗,감사~
기억해 두겠습니다.
수정권한을 넘겨드릴 수 있다면,1순위가 마고님 이십니다여~

책가방 2010-09-09 13:24   좋아요 0 | URL
전 이제 겨우 1/3정도 읽었을 뿐이고~~~
(일곱번째 파도)와 (범죄수학)을 함께 읽고 있을 뿐이고~~~ㅋ

책도 좋지만 리뷰를 보면서 나와 같은 느낌, 내가 생각지도 못한 느낌, 나와 다른 느낌등을 엿볼 수 있어 재밌네요.
부지런한 나무꾼님~~~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33   좋아요 0 | URL
저 부지런한 건가여~?헤에~^^

제가 좀 생각이 넘나들며 널을 뛰는지라,
리뷰에 고스란히 드러나나 보죠~?^^

stella.K 2010-09-09 14:13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자상하고 멋진 리뷰를 써 주시다니...!
저의 부분은 좀 쑥스러운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9-10 10:35   좋아요 0 | URL
쑥스러우시다뇨~
저 있는 그대로,느낀 그대로 썼을 뿐입니당.

근데,편지 보내면 답장 주실거죠?^^

yamoo 2010-09-09 14:51   좋아요 0 | URL
추천!

양철나무꾼 2010-09-10 10:36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감사!

세실 2010-09-09 14:52   좋아요 0 | URL
왠지 김보일님이 맘에 드는데요.
요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읽고 있거든요.
이책 얼른 구입해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09-10 10:37   좋아요 0 | URL
저도 김보일 님에게 feel이 팍 꽂혔어요~

또 한명 있는데,건 비밀이구여~^^

2010-09-09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41   좋아요 0 | URL
인간 중심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게,
인간 중심의 독선에서 걸어나와 자연으로,생태로...눈을 돌리게 해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깨달음을 준 책이었습니다.

여전히 비 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따뜻하고 향 좋은 차 한잔 드시고 계신거죠~?^^

blanca 2010-09-09 22:4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양철나무님, 이런 책은 꼭 한 번씩 읽으며 자신이 독서 경향과 궤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잘 읽고 갑니다.^^ 비가 넘 많이 오는데 오늘 회동은 재미나셨는지 궁금합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45   좋아요 0 | URL
blanca님의 박완서와 스피아민트도 좋았는걸요~^^

비가 넘 많이 왔지만,어제 회동은 나름 재밌었답니다~

감은빛 2010-09-11 01:17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받고 나서야 다른 저자들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다 읽어버렸답니다. 김보일 선생님의 마라톤과 달리기에 대한 글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마침 추천사를 써주신(마라토너인) 김연수 소설가의 말씀에도 달리기에 대한 비유가 있었죠.

마라톤을 하고 있는 지인이 재작년부터 저에게 같이 뛰어보자고 권하곤 했는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물리쳤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진작에 한번 뛰어보았다면 이 글을 읽을 때 더 공감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외에도 하나하나 다 좋은 글들이 너무 많아요.(사실 제 미흡한 글만 빼면 다 좋은 것 같아요!) 책상 머리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펼쳐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0-09-12 01:41   좋아요 0 | URL
전,님의 글도 많이 좋았어요.

마라톤을 멀리하는 것도 같다면서 좋아하려고 했는데...
저질체력 때문인 저와는 달리 바쁘셔서 군요~

전 마라톤을 바로 옆에서 꾸준히 지켜 본다고 할 수 있는데,
마라톤은요,한번 뛰어보는 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시작했다하면 중독의 길로 접어듬이라고 봐야하죠~^^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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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배철수가 '나이 마흔이 넘은 사람은 세상을 욕해서는 안 된다.그 나이쯤 되면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된 것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언제나 청춘일것만 같았던 나도 마흔이 되었다.
방황하는 청춘들과 시대를 나누어 쓰는 중년이 되었건만,
나는 시대가 이 꼬라지가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기는 커녕,
나 자신의 자아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고 버거워 하는 상황이다. 

나의 청춘은 아날로그로 기억된다.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핸드폰 대신 전화나 공중전화를 이용 했고,
E-mail이 아닌 학보에 레포트지를 둘러 편지를 보냈으며,
블로그가 아닌 갈색노트에 일기를 썼다.

이렇듯 이 소설은 나의 청춘을 관통하면서 쓰여져 백배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었지만,
정작 이 시대의 청춘인 그들이 읽으면서 이 책의 시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윤,명서,미루,단)과 윤교수는 또 다른 나와 내 주변의 모습이기도 했다. 

민주화운동,독재에의 항거,명동성당에서의 단식투쟁,연이은 사람들의 실종사건,군대간 이들의 의문사,최루탄과 화염병,교수들의 시국선언과 퇴직과 사표...이 모든 것들을 나는 고스란히 겪었다. 
아니 이것들이 나를 통과하였다.
 
사랑에 실패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읽었을 땐 칼날에 베인 듯 가슴이 아렸는데,
다 읽고 되뇌니 그런 청춘들을 이끌었던 윤교수의 분투기로도 읽힌다.
 
그래서였을까?
사랑에 실패한 영혼을 바라보는 게, 가슴 아픈 일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의 상처를 보금어 안을 수 있었던 윤교수에게 무한 애정을 느꼈고,
급기야 나도 윤교수처럼 늙어가야 겠다 싶고,
이 시대의 청춘들도 윤교수 같은 중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라게 되었다.  
.
하지만,마냥 희망적이지만도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기도 했는데,
"오오~그러는 거 아냐.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 끼리 그러는 거 아냐~"
이 말은 해주고 싶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깻잎을 떼어 올려놔 주는 장면에서 였는지,아욱국을 끓여 셋이 함께 밥을 먹는 그 장면이었는지는 모르겠다. 

8년만에 전화해서 '내가 그리로 갈까?''내가 그리로 갈게.'라고 얘기하는거나,
100여년 된 시인의 글귀,
천오백년 전 사람들이 돌로 박아 그린 그림 등,
이런 시간을 넘나드는 질문과 화답은 어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비행기가 너무 빨라 몸이 먼저 집에 왔을 뿐이라고.영혼이 비행기의 속도를 따르지 못해 지금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 몸살을 앓는 것일 뿐이니 영혼이 뒤따라 도착하면 나을 거라고.' 


 

'머릿 속 생각을 손이 방해하지 않을 정도는 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그냥 바라보면..."따위는 '초코파이'선전할 때나 가능한거라는 걸 알겠다.
염화시중 처럼이나 난해하다.

'좋아해,정윤'
'윤미루 만큼?'  
'작은 참새를 손에 쥐고 있을 때...그때의 그 기쁨만큼...' 
'윤미루만큼?' 
'형들이 참새를 구워서 돌려줬을때...그때의 그 슬픔만큼...' 
'윤미루만큼?'
'친구들과 처음으로 참새구이를 먹었을때...그때의 그 절망만큼...'

이 구절이 이 책을 통틀어 가장 기뻤고,슬폈고,절망스러웠다.

나는 그럼에도 손을 내밀 것이고,
누군가가 내미는 손이 있다면...
그 손이 얼음처럼 차가와 화들짝 놀란다 하더라도,그 손을 맞잡을 것이다.
관계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소통은 따뜻함의 다른 이름이다.

작가의 말을 통하여,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언젠가'라는 말에 실려 있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꿈이 읽는 당신의 마음속에 새벽빛으로 번지기를.....(378쪽)."

 라고 말해주어...나는 이책이 고맙다.
 

이 시대의 청춘들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청춘보다 앞서간 이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줌으로 내가 따를 수 있게 해주어서...이 책이 고맙다.작가가 고맙고,윤교수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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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8-30 22:53   좋아요 0 | URL
'외딴방'이후에 신경숙이 쓴글들은 무언가 힘이 빠져 버려 읽지 않고 있는데...이 소설은?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요??

양철나무꾼 2010-08-31 11:06   좋아요 0 | URL
<다시 쓰는 그날 그 거리>때...인정하셨던 것 같은데~
우린 지금 '윤교수'들이라고요.

전 이 분의 글들이 한결같습니다.
외딴방 이전,이후 경계 그어 낼 수 없는...'시.종.일.관'

머큐리 2010-08-31 19:04   좋아요 0 | URL
오..이 강력한 확.신.이라니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8-31 22:59   좋아요 0 | URL
'외딴방'이전의 제 평점은 궁금하지 않으심?^^
이건 반올림한거 라니까요~

프레이야 2010-08-30 22:59   좋아요 0 | URL
배철수가 저런 말을 했군요. 작가가 써준 글귀일지도 모르지만
의미심장하네요. 부끄럽기도 하구요.
이 책, 미루고 있는데 양철님 리뷰 보니 읽고싶어집니다.
선물 받아둔 책인데요. 청춘보다 앞서 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니..

양철나무꾼 2010-08-31 11:09   좋아요 0 | URL
어떤 오락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인 거 같아요.
그러니 라디오 프로그램 멘트는 아니고,
그의 본심이었던 듯~!

읽으시고 리뷰도 올려주세요~
님이 말랑말랑함을 만나면 어떻게 해석될지 궁금합니다.

세실 2010-08-31 09:00   좋아요 0 | URL
음 이 책을 읽어볼 생각 안했는데 님 리뷰 읽어보니 동시대를 겪은지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마흔은 제2의 성장통을 겪는 시기라고 하던걸요~~

양철나무꾼 2010-08-31 11:10   좋아요 0 | URL
마흔이 제2의 성장통을 겪는 시기라고여?

오홀~멋지구리 한걸요?
나무꾼 어록에 적어놔야 겠어요,ㅋ~.

yamoo 2010-08-31 11:48   좋아요 0 | URL
아, 신경숙 신간이가 보군요...이 책의 리뷰가 많이 올라올라와서 눈에 계속 밟히긴 하네요..ㅎㅎ

신경숙은 멀리하는 작가라서뤼~ --;;

나무꾼님한테는 괜찮았나바여~ 고맙다고 하시니^^

2010-08-3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1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31 11:49   좋아요 0 | URL
아욱국 먹고 싶다......... ㅠㅠ. 배고파여.

양철나무꾼 2010-08-31 11:54   좋아요 0 | URL
전,어제 한시간 기다려서 돈까스 먹은 게 끝이었어요.

아들이 수련회를 가서 핑계 김에 늦잠 잤어요.
전,잠이 고팠나봐여~^^

lo초우ve 2010-08-31 11:59   좋아요 0 | URL
저도 이책 알라딘에서 구입했어요 ^^
아직 읽어야 할책 밀려있기에
밀린거 본후에 보려구요 ^^

양철나무꾼 2010-08-31 22:55   좋아요 0 | URL
하얀안개섬님~
대문 사진 계속 바꾸시나봐여?

어디서~하나 같이~그리도 예쁜 걸 구해신대요~?
(저도 대문 사진을 바꾸고 싶어서리~'왕궁금')

2010-08-3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1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9-01 00:53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리뷰가 너무 좋잖아요.ㅜㅜ
전 급하게 쓰느라 정리도 제대로 안되었거든요.ㅜㅜ
몰라요. 너무 멋진 리뷰 쓰신 님이 너무 좋아요.^^

아참, 전 그시절을 고스란히 관통해서 살아오진 않았지만 그 시대적인 상황들이 받아들여지던걸요. 그 시대에도 분명 우린 살아왔고 또 지금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때의 그 시절이 그냥 그렇게 살짝 살짝 곁들여지는게 전 오히려 좋더라구요. 이건 청춘의 성장통에 대한 얘기인 것 같아서요. 물론 윤교수는...정말 멋지죠.^^

양철나무꾼 2010-09-01 11:02   좋아요 0 | URL
ㅎ,ㅎ,ㅎ...멋진 리뷰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심 듬뿍 담긴 리뷰였거든요.^____________^

혹~님도...?
기간이 8월30일까지 였었던 걸 보면,아닌가?

그쵸?전 윤교수가 참 멋졌어요.
'구두가 커서 윤교수의 발이 훌렁거렸던 것이다.'
큰 구두가 윤교수가 이끌고 가야할 버거운 영혼처럼 느껴져서 말이죠~^^

꿈꾸는섬 2010-09-01 11:4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전 젊은 남녀가 더 좋아요.^^

같은하늘 2010-09-01 01:14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예요. 양철나무꾼님보다 늦게 세상을 살아왔지만, 그 시절을 느낄수는 있는 나이였기에 신경숙님의 작품을 좋아해요.^^

양철나무꾼 2010-09-01 11:07   좋아요 0 | URL
후훗~그렇군요.

솔직히 님은 아동도서 리뷰가 많으시잖아요.
이렇게...또 생일 페이퍼의 그 책들을 보면서,님의 성향도 엿볼 수 있어서...
그것도 좋습니다~^^
 
나는 반대한다 -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진실 보고서
김정욱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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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의 '출발'이 맞을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는거다'란 구절이 나온다. 

책을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이 주문하였고,
땡큐하게도 '당일배송'되어 내 손에 쥐어졌다. 

책은 재생지를 사용하여 내 마음과 눈도 배려하였다. 
책표지 디자인도 깔끔했고,책 속 내용이나 자료 하나 하나 꼼꼼하고 충실하다.
내 마음만 날림이어서 살짝 창피했다. 

여름휴가 때 얘기를 해야겠다.
되게 오랫만에 주어지는 넉넉하고 한가로운 휴가였고,
이 동네의 누군가와 인증샷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남편과 나는 아랫지방으로 도로와 강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사진이 예쁘게 나올 곳에 차를 세우라고 했고,
남편은 포크레인과 흙더미가 보이는 곳에서 멈추었다.
남편은 강바닥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과 논밭을 바라보며 혀를 끌끌 거렸고,
나는 교묘히 피해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만을 찍어댔다.
새만금 근처의 어디였다. 

일상으로 돌아와 그 사진들을 바라보니, 
마을과 논밭이 잘려나간 하늘은 공허하기만 했다. 

어제 표지 사진을 봤을때,중국의 황하를 보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 4대강인데 황하를 얘기할 리가 없지...했었는데,
이 사진이 '낙동강과 남강의 합류 지점'사진이고,4대강 토건공사로 낙동강 본류의 탁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을 보고는...황하라고 오해했을 때보다 더 슬펐다. 

이 책은 언성을 높이거나 흥분하는 일 없이...조곤조곤 하고 싶은 얘기를 찬찬히 한다.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가?왜 약자를 못 살게 굴어서는 안 되는가?왜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 되는가?이런 주제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나라다.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이런 문제는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직감의 문제고 도덕의 문제이다.(17쪽)' 

내가 이 책을 내 감상 위주로 훑어나가는 경향이 있는데,이 책은 논리정연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자의 양심을 엿보았다고 얘기하고 싶지만,
그는 우리의 생명과,우리의 국토와,우리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겸허하게 일침을 놓는다. 

이 책을 읽기 전,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웠던 부분도,명확하게 짚어준다.
<4대강 살리기>에서 '살리기'는 우리가 주장하는 자연과 생명의 동의어인데...
정부가 갖다 붙인 '살리기'도 같은 뜻으로 쓰였는가? 

저자 '김정욱'은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아름다운 말로 포장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며,올바른 언어는 사물의 진실을 제대로 알게 해주며,진실을 반영하는 언어는 올바른 실천을 이끈다'고 얘기한다.
'4대강 살리기'의 올바른 이름은 '4대강 토목건축','한반도 대운하 토건공사'라고 못박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이름을 당당히내놓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한다. 

2장에서는 '정부의 일곱가지 주장이 허구'라고 하고 있는데, 
이를 거창한 정의나 논리로가 아닌,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학과 상식만으로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진실을 알리는 보고서여서만이 아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고,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것,
다시말해,그들의'4대강 살리기'를 반대하는 것과 강을 죽이지 말라고 외치는 것이다. 

저자 '김정욱'은 맺음말에서 '땅을 정복하라'는 기독교 정신이 오독되고 있다고 얘기한다.'정복하라'는 히브리 원어에서 '가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맺음말의 다른 구절들은 생략한다. 
너무 예쁘고 깊은 깨달음을 준다. 
리뷰로 다 풀어내려니까,아까워서 살짝 심술이 난다. 
사서 일독하시기를~
충분히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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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26 01:27   좋아요 0 | URL
이런 리뷰는 사정없이 추천을 해야 해요~! 쾅~!!^^

양철나무꾼 2010-08-26 01: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 리뷰가 아니라,'나는 반대한다'에 작은 힘을 보태는 것으로 해석하겠습니다여~^^

2010-08-26 0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26 10:52   좋아요 0 | URL
진짜 사진이 황하같네...
황하 라는 단어, 참 까칠하고 삭막하지요?
모래로 노랗게 뜬 강이라, 맘껏 마실 수도 없는 물이며,
인간의 오염 물질과 뒤덮혀서 더욱 죽음의 강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퍼득퍼득 드네요.

전에 엘신님 서재에서도 한번 주장했지만,
인간 종족은 너무 많은 지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6 10:27   좋아요 0 | URL
음,소지로의 대황하는 좋았는데 말이죠~^^

황하라는 단어는 그래도 추상적이었는데...
님이 이렇게 나열하시니,구체적이예요~

에효~ㅠ.ㅠ
오늘 아침에 보니,여주 쌀을 가지고 또 뭐라고 하더라구여~
그치에게 통할까요?

"그러는 거 아냐~"

꿈꾸는섬 2010-08-26 10:00   좋아요 0 | URL
아, 읽어보고 싶어요. 아름다운 것들은 다 제자리에...좋네요.
4대강 살리기...그쵸. 살리기가 아닌거죠. 단어의 뜻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ㅜㅜ

양철나무꾼 2010-08-26 10:31   좋아요 0 | URL
네,꼭 읽어보세요~^^

그리고,'4대강살리기'라는 이름으로 거행되는 것들...
그게 진정 '4대강 살리기'가 맞는지...앞뒤전후 상황 따져서 판단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ㅠ.ㅠ

같은하늘 2010-08-26 17:33   좋아요 0 | URL
이런이런~~ 정말 제대로 된 책이군요.
후세의 자손들이 뭐라 얘기할지 정말 걱정됩니다.ㅜㅜ

양철나무꾼 2010-08-27 01:13   좋아요 0 | URL
네,제대로 된 그릇에서 제대로 된 책이 나와줬더라구여~^^

쟈니 2010-08-26 23:46   좋아요 0 | URL
4대강 공사현장의 사진을 접할때면 가슴이 금즉... 합니다. 우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하는 걱정.. 얼마전 종영한 구미호-여우누이뎐 의 마지막회를 보며, 우리 인간이 참 나쁘다 라는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7 01:17   좋아요 0 | URL
그쵸~
이게 4대강사업을 찬성 또는 반대 하는 사람들만의 얘기가 아니죠.
말 못하는 동식물,
말 없는 자연,
이들에게 우리는 가해자가 되는 '금즉'한 상황이더라구여~ㅠ.ㅠ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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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묵혀 둔지 한참 되었는데,<잘린머리처럼 불긴한것>이 내 수중에 들어와 서둘러 읽게 되었다.
이렇게 괜찮은 책을 이제서야 읽은 게 아쉬울 정도이다.
'엘러리 퀸'과 내가 좋아하는 '로스 맥도널드'가 짬뽕된 느낌,미스터리물의 정석을 보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보고 싶고,또 봐야 할 책들이 넘쳐,내가 읽는 속도가 못 미친다.
어떤 때는 리뷰를 쓰느라고 소모하는 시간이 아깝다 싶기도 하지만,
적당한 되새김질은 꼭 필요하다.

'유일무이한',' 독특한'이란 뜻의 'unique'라는 단어가 있다. 

일본 장르소설을 읽을 때 부딪치는 문제가 있다. 
우리랑 정서가 비슷하다 싶어 감정이입하여 읽어볼라치면,
뭔가 독특하다 싶고 거슬리는 구석을 만난다. 
그게 결혼 관련문제가 아닐까 싶었었다.
예를 들어,이 책에서처럼 동생이 언니의 남편과 바람을 필 수 있는 것이며,
언니가 그런 동생의 남편과 재혼을 할 수 있는 걸까?
물론 이 나라에서도 도덕적인 손가락질은 받는다. 

이쯤에서 또 엉뚱한 생각으로 널을 뛰었는데, 
학교다닐 때 주입되었던 '우리는 단일민족 국가다.'하는 
출처 불명,사실 불명확한 자긍심 관련해서이다.  

그런데 진짜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 맞는걸까?
그리고 단일민족이 자긍심을 가질만한 것인가?
단일민족이라는 건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형제자매끼리 결혼하게 된다는 게 아닐까?
적어도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엉뚱한 자긍심을 갖지 않던지,
일본의 결혼체계에 대해서 혼혈 운운 해가며 비난을 하지 말던지 해야 할것이다.
그냥은...뭔가 억지스럽고 모순이다. 

물론 장르소설에나 나올법한 상상이지만,
지금은 국제결혼의 시대이고,우리나라도 다민족 다문화가정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여 메트릭스에서처럼 외계인과 결혼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떤 잣대나 기준을 만들고,거기에 꿰어 맞추다...안 되면 이리저리 잘라내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일본'에 장애인이나,유색 인종,다문화 가정 등을 대입시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지금보다 훨씬 젊고,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더라면,린타로는 분명 그 순간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37쪽)'

'마치 약산성 수용액에담근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빛깔이다.(46쪽)'
 
같은 문장표현도 맘에 들었지만,

'도카이 지방에 태풍이 몰려오고 있어서인지 아침부터 하늘은 끄무레했다.기세등등한 늦더위에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며칠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이렇게 어중간하게 습할 바에야 차라리 본격적으로 비나 쏟아지는 편이 나으련만...(70쪽)'
날씨에 대한 견해도 요즘 나의 심기랑 많이 닮아 애착이 갔다.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다는 표정을 자주 사용하지만,에치카의 경우에는 뻥 뚫린 구멍이라기 보다는 볼링공처럼 무거운 응어리를 갑자기 껴안게 되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았다.(92쪽)'

'소재나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대상을 보는 눈 그 자체가 일그러진 것 같거든요.(97쪽)'

'대중들이 원하는 건 예술적인 일관성이 아니야.마음의 갈망을 치유해 줄 이해하기 쉬운 대중가요지.(246쪽)'

'헛수고라고 해도,발로 직접 뛰어서 하나하나 확인하는 게 수사의 기본이다. (378쪽)
가슴에 뻥 뚫린 구멍과 볼링공처럼 무거운 응어리를 갖는게,어떻게 다른지 알고 표현해 낼 수 있는 작가가 엄청 멋져보였던 부분이고,
역지사지의 입장이 그의 내공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눈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뜬 눈을 만들어낼 수 없어서,고뇌하는 예술가의 자화상을 본 듯도 하다. 
감은 눈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선그라스로 대신하는 거나,
목없는 조각상,
거기서 메두사의 머리를 상상해 내는 것 등 다 기발하다. 

'치밀한 구성,세밀한 복선,시간의 경과에 따른 서술이라 반전은 없다.'라고 하지만,
진정한 반전은 독자들의 오해이다.

역자후기의 한 구절은 이렇다. 

'...미스디렉션을 유발했던 '동생'이란 단어의 원문운'의제'입니다.일본에서는 남편의 동생,여동생의 남편,의붓동생 등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없는 인척을 지칭해 폭넓게 쓰이는 말이지만,어쩔 수 없이 동생으로 표기했습니다.' 

이 모두를 의붓자매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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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23 18:27   좋아요 0 | URL
unique, 유일무이한, 독특한.
그거랑 단일 민족이랑....... 비슷한 심상인가요?
차라리, 일원화, 몽땅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똑같이 만들려는...
머 이런 용어 없을까여? 난 우리나라가 이런 논리인거 같애염~

양철나무꾼 2010-08-24 10:01   좋아요 0 | URL
역쉬,울 마고님 개떡 같이 말해도 콩떡 같이 알아들으신단 말야.
(아냐,아냐~난 개떡이 더 맛있더라~^^)

증말 오랫만에 읽은 괜찮은 미스터리물인데...
제가 중언부언하는게 스포일러가 될까봐 우려가 되어,
생각을 쭉 풀어서 애기할 수가 없었어요.

암튼,콩떡을 알아 차리신 마고님 자꾸 좋아질라구 하구요~
일독을 이 리뷰어 강력히~ 권합니다.^^

마녀고양이 2010-08-24 11:24   좋아요 0 | URL
일단 장바구니로~ ^^

어제 자면서 알맞은 단어를 생각해냈는데,
감기 걸려서 아침에 홀랑 날아갔어요.. 내 단기 기억 메모리여!

양철나무꾼 2010-08-25 00:46   좋아요 0 | URL
오늘 잘 자고나면 다시 생각날거예요~
'코~~~~'
'Z~~~~~'

2010-08-23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4 10:13   좋아요 0 | URL
네,네...꼭 다음 리뷰들도 지켜봐 주세요~

음~위 리뷰는요,한참 더 길었던 내용인데...
중간에 스포일러가 된다 싶어 날려 버렸어요~
그걸 간파해 내신 님,정말 멋지십니다.

두가지 가르침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제목을 주제가 잘 드러나도록 붙여라.
불필요한 부분을 가지치기 하고(아웅~필요한 부분도 벌써 엄청 가지치기 했구만~ㅠ.ㅠ)적당한 접속사를 넣어줘라.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꾸벅~^^

비로그인 2010-08-24 02:32   좋아요 0 | URL
요새 .. 양철님의 심기가 그러하시군요 !!
지난번 이후로 어떻게 되어가고 있으신지 살짝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4 10:17   좋아요 0 | URL
지난번이라 함은...'백프로 퓨어'그 처자 사건을 말씀하시는 건가여?
저도 바람결님처럼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는 1人입니다여~^^

저절로 2010-08-24 11:11   좋아요 0 | URL
난, 콩떡!

아놔, 이 책 아껴읽으려 꼬불쳐놨는뎅.뎅.뎅...양철댁이 또 선수쳤엉!!<미버!!>

마녀고양이 2010-08-24 11:25   좋아요 0 | URL
난 개떡이 더 맛나던데... ㅋㄷㅋㄷ

양철나무꾼 2010-08-25 00:47   좋아요 0 | URL
오홀~개떡 두표!!!

pjy 2010-08-25 00:36   좋아요 0 | URL
아, 저는요, 스포일러 필요한데요^^; 사놓고 언제 읽을지는 모르지만 대기중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5 00:49   좋아요 0 | URL
아웅,스포일러 날렸어요~ㅠ.ㅠ
음,'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상을 받은'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보다 훨 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