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여행 산문집
김연수 지음 / 컬처그라퍼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읽은 책을 탈탈 털면 죽을때까지 讀萬卷書는 가능할 것 같은데, 

行萬里路는 어림도 없지 싶다.

한동안 외국에 머물렀던 적은 있으나 학업을 위해 삶을 살았던 것이니 여행의 개념은 아니었고,

지금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어디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가롭게 머물며 책을 읽는 걸 즐긴다.

나의 이런 행태를 여행이라고 해야할지 쉼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울때 이 책을 만났다.

김연수 님의 마인드는 나의 그것과도 좀 닮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여행이냐 쉼이냐, 를 놓고 편가르는 것은 부질 없으니,

많이 보고 액티브하게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게 여행을 하면 될 것이고,

나처럼 익숙하고 길들여진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쉬는 게 좋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이동 시간이 이처럼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면, 우리는 여행의 목적을 더 잘 알게 되리라. 여행의 목적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는 데 있다는 걸. 그러므로 여행자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바뀐 풍경은 낯설다. 새롭고 또 신기하다. (255쪽)

그걸 이 책에선 이렇게 얘기한다.

 

이 책을 좀 힘들게 읽었다.

김연수 님이 좋았던 단정한 문장과 격에 맞는 단어의 사용, 맞춤법 따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당히 가벼운 문체, 

PPL마냥 적재적소에 배치된 물건들(그건 때론 맥주일때도, 음식일때도, 음악이나 영화일때도, 통신기기나 런닝 관련용품일때도 있다)도 한몫 단단히 했다.

그런데 이 책은 뭐랄까,

일단 올드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글이 쓰였을 당시에는 유행하는 민감한 사안들이었을지 모르지만~--;)

글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아서 감상이랄것도 없었고,

여행기나 기행문이라고 한다면 그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없을 뿐더러 이미지도 없어서,

왠지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론리플래닛이라는 잡지에 연재된 글을 추려낸 것이라고 하니 그럴 법도 한데,

이 글들만으론 이걸 여행기나 기행문으로 분류하기보단,

그냥 기분을 따라 써내려간 산문집이라고 해야 겠다.

사진이나 정보가 없는 여행기나 기행문은 날개 없는 비행기나 바퀴 없는 자동차 느낌이니까 말이다.

 

암튼,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이 기획된 의도를 엿볼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에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한참 들춰봐야 했을 것이다.

 2011년에 보낸 메일에서 허태우 씨는 내게 "작가가 아니라 여행자의 입장에서 가장 순수한 여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을 적어 보냈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알람브라 궁전을 두 번 갔습니다. 나중에 혼자서 돌아보니 전에 여럿이 볼 때와는 달리 알람브라 궁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나와 같은 인간들이 살고 사랑하고 증오하다가 죽어간 생활 공간으로 버이더군요. 아마도 혼자이고 외로웠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가장 순수한 여행의 경험은 그렇게 여행지에서 나와 같은 인간을 만날 때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아마도 나는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는 다시 낯선 사람이 될 테지. 그리고 그 낯선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겠지.

 언젠가, 아마도. 누군가를 만나리라는 것. 그게 나의 여행이라는 것.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7쪽)

 

책을 통들어 의미있게 다가왔던 구절이 있었는데,

 캄보디아의 한 스님이 쓴 책을 읽다가 불교의 팔정도를 설명하면서 '바를 정 正'을 흔히 해석하듯이 '올바르게'나 '똑바르게'가 아니라 '능숙하게'로 해석하는 걸 보고 동감했다. 예를 들어, 정견을 '올바르게 보기'라고 옮기면 그러지 못한 사람은 '그릇되게 보는'게 된다. 반면에 이를 '능숙하게 보기'로 옮긴다면, 그러지 못한 이는 '서투르게 본다'는 의미이다.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그릇되게 보는 사람보다는 서투르게 보는 사람이 낫겠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20대란 뭘 해도 능숙하게 할 수 없고, 그래서 어떤 일에도 오래 매달리지 못하는 나이, 즉 서툴러서 쉬 싫증 내는 나이다.(38쪽)

라고 하는 구절이었다.

난 여기서 '능숙하게'를 '익숙하게'로 바꿔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행이라는 것은 이런 '익숙함'을 깨고 '서투르고 낯섬'을 받아들이는 것이니까 말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난 어렸을때 '서투르고 낯섬'이 좋아서 신발을 좌우 바꿔신기도 하고, 옷의 앞뒤를 뒤바꿔 입기도 했었다.

어른들이 그걸 틀렸다고 바로 잡으라고 해서 바로잡아 입고 신고는 했지만,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음은 물론,

지금도 가끔 일탈을 꿈꾼다.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저녁을 먹고나서 리슬링을 마시노라면, 노을에 비낀 대성당 첨탑 위 하늘로 새가 선회하는 것이 보였다. 최면술사가 눈앞에서 흔드는 추처럼 선회하는 새들을 바라보노라니 점점 취기가 올라왔다.

 괜찮아, 다 괜찮아, 혼자 리슬링 1병을 마셔도 다 괜찮아."

새들은 내게 속삭였다. 그러면 그런가 싶어서 또 1잔 마시면, 속삭임은 더 커졌다.

 "인생은 모두 너의 것이고, 그게 외로움이라도 마찬가지야. 네 것인 한에는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야. 우리라면 그걸 즐길 거야."(57쪽)

 

난 자주 외롭다고 툴툴거리지만,

가끔은 오롯이 외로움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외로움이 좋은 것은 타인을 신경쓰지않고 내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건물 하나가 통째로 문구점이니, 거기에서 내가 살 물건은 그 건물 전체였다고나 할까. 모든 게 다 사고 싶어서 하나도 못 사는 결정장애자가 있다는 말이 실감났다. 모든 것을 살 수 없다면, 그럼 무엇을 살 것인가? 그건 마치 인생의 질문처럼 느껴졌다. 모든 삶을 살 수 없다면, 그럼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그래서 나는 연필을 사기로 했다. 연필은 내가 가장 겸손하면서도 가장 큰 변화를 이끄는 도구이기 때문이다.(67쪽)

이런 글이 있는 꼭지의 제목은 '모든 삶을 다 살 수 없으니 나는 연필을 사겠다'이다.

10억원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차리겠다는 제주도 협재의 문구점 '필시'는 생긴다면 꼭 가겠다.

가서 시 한 편을 지어 팔아 연필 한자루와 맞바꾸는게 꿈이다, ㅋ~.

 

크리스 보티의 보스턴 공연 실황 앨범은 나도 애정한다. 난 그 중에서 Sy Smith를 제일 좋아한다.

그동안은 look of love였는데,

이런 동영상이 있길래 업어왔다.

 

표지 그림은 산뜻하고 이뻤지만 안에 나오는 많은 그림은 글쎄올시다 였었다.

백번 양보하여 일러스트레이터만의 큰 뜻이 있다고 해도,

133쪽의 이 그림은 이유를 모르겠다.

여행의 서툼이나 낯섬 등을 표현하려 했을까?

 

혼자 떠난 여행에서 혼자가 된다는 건 당연한 일일 테고, 또 어쩌면 그런 이유로 혼자 떠난 것일 텐데, 막상 낯선 곳에서 혼자가 되면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불안해지는 건 왜일까? 혹시 인류가 멸망해서 나 혼자 살아남은 게 아닐까? 지금 나는 꿈속에 갇힌게 아닐까?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런 착각을 교정하자면 역시 다른 인간의 존재가 필요하다. 굳이 말을 나누거나 친해질 필요도 없다. 그저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근처에 존재한다는 사실만 확인하면 되나. (199쪽)

 

이건 비단 여행에서만이 아니라, 난 살면서 종종 느끼는 감정이다.

어울리는 번잡함이 싫어 혼자를 택했지만, 혼자는 또 싫다.

말을 안 하고 어울리지는 않더라도,

거기 그렇게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경험한다.

 

난 좀 힘들게 읽었지만,

여행 잡지의 한꼭지다...생각한다면 달리 읽혔을 것도 같다.

준비 중이시라는 소설을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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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27 14:54   좋아요 1 | URL
그림은 쫌 ㅋㅋ

양철나무꾼 2018-08-27 15:51   좋아요 1 | URL
저 혼자 만의 생각이 아니었군요.
짧은 댓글이 큰 위안이 됩니다, 감사~^^

비로그인 2018-08-27 14:54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작가고, 읽고 싶은 책인데, 이런 평을 보니.... 역시 읽고 확인해야겠어요 ㅎㅎㅎ
양철나무꾼님 덕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을 수 있겠네요~~

양철나무꾼 2018-08-27 15:55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이고 읽고싶은 책이었는데,
제가 상상하던 색깔이랑은 달랐어요.
이 책의 광고 방향을 제가 지레짐작한 것일 수도 있구요.
찬찬히 작품소개나 다른 분들의 리뷰도 보시고,
원하는 작품인지 확인하세요.
아니다, 직접 읽으시고 확인하시는 것도~^^

2018-08-27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27 16:02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사진이 몹시 고팠습니다.
아니, 그림 한점이라도 말예요.
그런데, 책에 등장하는 그림이라고는 저런 그림 뿐이고,
대략난감이었습니다.
급기야 저 그림에 색을 입히면 좀 나아질까?
아님 추상화 기법을 살려볼까?
혼자서 엉뚱한 생각들을 좀 했습니다.

꽃할배 시리즈를 가끔 보는데,
아무리 좋은 풍경이고 장소여도 버거워 하는 걸 보고 좀 우울해졌었습니다.
저도 머지않아 저렇게 나이먹을텐데 싶어서 말예요.

여행자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라잖아요.
님은 충분히 누리실 수 있을 거예요~^^

책읽는나무 2018-08-27 20:37   좋아요 1 | URL
앗!!
저도 일요일에 읽었어요.
어쩜 똑같은 시간에 읽었던 것 아녔을까요?^^
여행 산문집이라 그런지,여느 여행서보다는 조금 신중하게? 읽느라 진도가 좀 더디긴 했습니다.
나무꾼님이 인용하신 대목들에 저도 오랫동안 눈길이 머물렀었어요.
그래서 전 이 책 별 다섯 개를 줬어요.
오늘 낮에 꽃할배 재방송을 보면서 이 책에서 본 지명이 있었던가?하고 눈이 똥그래질만큼 쳐다 보면서,여행은 혼자 가는게 옳을까?저렇게 친구끼리 가는게 옳을까?뭐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저는 주로 우리 가족끼리만 몇 번 다녀봐서 혼자 여행하거나,친구랑 다니는건 상상이 잘 안가네요.

참,
저도 한 두어 번 삽화 그림을 보고서 뭐지?갸웃했었어요ㅋㅋ
약력을 보니 개인전도 많이 했던데~~순간 내가 너무 예술을 모르는건가?헷갈렸었다는~~
아마도 글을 읽을때 집중 잘하라고 부러 단순하게 그림을 그렸나 보다!!뭐 그렇게 해석했습니다.
책표지 그림의 색감은 단순하면서도 따뜻하여 여행자의 설레임도 살짝 엿보일 정도더니만~~저도 저 그림에서 딱 정지!!!
뭐지??
했었네요ㅋㅋ


양철나무꾼 2018-08-28 14:12   좋아요 0 | URL
하핫, 이렇게 반가울 수가~^^
같은 책을 읽고 이렇게 느낌을 나눌 수 있는게,
알라딘 서재의 무한매력인것 같습니다.
전 일요일엔 안 읽고 토욜에 2/3 정도 읽고,
어제 오전에 나머지를 읽었어요.
전 아들이 어렸을때는 체험학습 과제용으로다가 여행을 좀 다녔었고,
남편 친구들 모임에서 예전엔 캠핑도 다니고 했는데,
말도 많고 이젠 다들 나이가 들어 불편함은 감수하려들지 않아서,
가족끼리의 여행만 다니게 돼요.

님은 저자 약력까지 찾아보셨군요.
그림에 대한 님의 해석도 그럴듯한걸요.

그나저나,
프로필 사진이 바뀌셨네요.
자세히 보러 들러야겠어요~^^

북극곰 2018-08-28 09:08   좋아요 1 | URL
저는 이상하게 김연수 님 소설이 잘 읽어지지가 않더라고요. 몇번 시도하다가 성공을 못했네요. 김영하도 그래요 사실. 그 두명이 괜히, 이상하게 늘 헷갈렸는데 김영하 소설도 못 읽어봤다는요.ㅎㅎ

저는 붙여주신 음악이나 듣고 갈게요. 히~~

양철나무꾼 2018-08-28 14:18   좋아요 0 | URL
저는 김연수 님이랑 김중혁 님을 헷갈려 하는데요~--;
하긴 김영하님도 ‘읽다, 보다, 말하다‘만 각인되어 있어서 그리 특이점을 떠올리진 못하네요~--;

헤헷~^^
사이 스미스는 저 곡도 좋지만,
The look of love가 죽음이죠.
이 곡은 전에 포스팅했던터라~^^
 
여백을 번역하라 - 원서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글맛을 살리는 번역 특강
조영학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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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번역가들의 이런 책을 좀 읽어왔다.

한때 장르소설을 엄청 좋아했었고,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이 날림으로 번역되는 걸 보고선,

젊은 날의 치기로 '그럼 내가 번역을 해봐?' 했었지만, 실력부족을 깨닫고 접었다.

 

외형적으로 놓고 보면,

책을 좋아하고,

언어습득 능력이 빠르며,

엉덩이가 무겁기도 하다.

실력은 배우면 느는 것이니 도전해 볼 수도 있었을텐데,

중간에 깨끗이 접어버린 것은 박한 번역료 때문이었다.

 

엉덩이가 무겁다는건 굼뜨기도 하다는 뜻.

웬만큼 해서는 산입에 거미줄 치기가 딱이겠다 싶었다.

 

마이클 코넬리나 로버트 크레이스, 빈스 플린의 저자 후기를 보다보면 이런 사람들은 자기 관리와 시간 관리에 철저하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가들의 고군분투 하는 이런 책을 읽다보면,

번역가들도 시간을 정해놓고 철두철미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겠다.

 

이들 모두가 번역에 대해서 남다른 소신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

왜 그같은 날림 번역을 하냐,

여기에 대해서 조영학 님은 자신의 예를 들며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늘 마감에 쫒기고,

요즘은 불황으로 번역료마저 깎는 판국이니 더 많은 텍스트를 번역해야 하는 고통의 악순환에 대해서 얘기한다.

바로 전에 "번역가의 오역, 오류를 용서해주세요"라고 징징댔지만 그렇다고 오역과 오류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강조하는 말이 하나 있다 "번역가가 되고 싶다면 이제 권리는 잊고 의무만 생각해야 합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생계조차 꾸리기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사회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번역서를 내놓아야 할 의무마저 저버릴 수는 없다. 오역, 오류를 최대한 줄이라는 요구다. 지망생들이 배우러 오고 내가 가르치는 이유다.(60~61쪽)

조영학 님은 책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한다.

 

조영학 님은 얼마 전에 읽었던 정영목 님과는 또 다른 입장이다.

정영목 님이 저자의 언어를 존중해주자는 입장이었다면,

조영학 님은 독자를 존중해주자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책이 지향하는 번역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최대한 우리말 체계와 언어습관에 가까운 번역. 번역은 작가가 아니라 독자를 지향한다. 독자의 언어로 번역하라.(119쪽)

 

조영학 님은 초창기에 장르소설을 주로 번역하셨단다.

내가 초창기에 좋아했던  스티븐 킹 부터, 로버트 해리스,

내가 열광하는 데니스 루헤인의 주옥같은 작품들,

간간히 마이클 코넬리,

자살의 전설의 데이비드 밴,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 등 나의 장르소설 독서 이력은 조영학 님과 일정 부분 교집합이 있다.

 

이제 조영학 님의 스타일을 알겠고,

손이 빠른 번역가 라는 말 속에 숨은 뜻도 충분히 알겠다.

 

그렇지만, 조영학 님의 번역본에서 오역이나 오류를 만난다면,

난 어김없이 툴툴거릴 것이다.

 

나는 조영학 님의 전작주의를 꿈꾸며 설렁거리며 읽었지만,

번역을 공부하거나 번역이나 출판 관계 일을 꿈꾸는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조영학 님은 이 책에서 번역은 기술이라고 했는데,

난 이 책의 제목을 인용하여 여백까지 번역하는 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감정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일.

번역이 기술이기만 해서는 아우를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멋지게 번역을 했더라도,

독자가 몰입할 수 없고, 읽지 않는 책은 종이뭉치일 뿐이니까 말이다.

 

 

260쪽에 김석희, 정영, 이종인 등인데 ==>정영목 의 오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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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22 17:08   좋아요 1 | URL
장르소설은 좀 와일드한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경우 이 분이 현장감을 살려서 욕을 섞어 번역을 하신대요.
그래서 이 분의 별명이 욕쟁이 번역가래요.

게다가 이 분이 번역 속도가 좀 빠르신가봐요.
어떤 땐 엉뚱한 번역도 좀 있어요, ㅋ~.

그나저나 아픈 건 좀 나으셨습니까?
건강 잘 돌보시길~!^^

북극곰 2018-08-28 09:06   좋아요 1 | URL
장르 소설 번역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서 (우리) 글맛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나봐요. 특성상 술술 읽혀야 하는데 우리말이 거칠면 툭툭 걸려서 거슬릴테니까요. 그 속도에 따라다가보면 번역가도 막 몰입돼서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버린 오역이 나오기도? ㅎㅎ
저는 의외로 정영목 님의 에세이를 읽고는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 많았어요. 직역이라고 해서 어법이 틀리거나 번역투를 용납한다는 뜻은 아닐테니까요. 사실, 정영목 님처럼 저자의 언어를 번역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울 거라고는 생각해요. ^^;;

나무꾼 님 잘 지내시져? 그 험난했던 여름도, 겨우들 살아냈네요.
바람이 살랑살랑해지니 가슴이 쿵 내려앉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8-08-28 14:03   좋아요 0 | URL
정영목 님은 작가의 언어를 존중했다면 조영학 님은 독자의 언어를 존중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중간쯤 어디서 타협을 볼 방법은 없는 걸까요?
조영학 님의 이 책 읽으면서 님 생각이 좀 났어요.
님도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해요~^^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네요.
˝바람이 살랑살랑해지니 가슴이 쿵 내려앉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라는 표현이 좋아,
저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입니다.^^
 
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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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님의 책은 좀 읽었다.

아니 빼놓지 않고 찾아 읽은 것 같다.

공부하듯 읽지는 않았지만, 설렁설렁 곶감 빼어먹듯 읽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젠 좀 식상한다.

무슨 얘길 하려는질 알겠고,

그가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참고자료를 보지 않아도 알겠다.

그걸 1년반 동안 '농민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는데서 근원을 찾는다.

서문을 보면 이렇게 얘기한다.

신문 연재를 오래 하다 보면 단점이 있다. 간혹 예전에 썼던 글과 겹치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어찌 되었든 겹치는 주제가 있다는 게 독자들에게 죄송하다. 그러나 같은 주제라도 글 내용은 약간 다르다. 서술 방식을 달리 했다.(13쪽)

 

이런 겹치는 글쓰기가 내게도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은 그가 하는 얘기를 따라가기 바빴다면,

이젠 그가 어떤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겠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알겠다.

그를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

내 자신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실은 내 자신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단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지만,

내 자신에게 감정을, 쓸데없는 연민을 싣지 않는다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이름붙여주고 싶다.

 

책 날개 안쪽을 들여다보면 책의 그림을 그린이로 '박방영'화백이란 분이 등장한다.

다른 상찬은 차치하고라도 '추사의 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좀 과하지 싶다.

이분이 좀 큰 작품을 그리는 분이지 싶은데,

큰 화폭에 큰 붓으로 '섬세한 붓놀림'이란 단어는 대치된다.

책에서는 생략을 많이 한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

어찌보면 판화 같기도 한 것이,

섬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용은,

1장 천시, 우주의 시계로 나의 위치를 가늠하다.

2장 지리, 길은 늘 사방으로 열려 있다네.

3장 인사,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갈 것인가.

로 나뉘어 있고,

부록으로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이 나와 있는데,

한번쯤 되새길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 그의 저서들을 읽을 때는 몰랐던 것을 느꼈는데,

글을 끝맺을때 '~좋을 것이다', '~않았나 싶다',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라고 하면서 주장을 내세우는게 명확하지 않다.

입말은 또 어떨지 몰라도 글을 이렇게 끝맺으니 나까지 흐리멍텅해지는 느낌이다.

 

암튼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얘길하는데,

문사철을 언급하며 '당시 300수', 사마천의 '사기', '주역'을 꼽는다.

나도 이것들을 한번 이상은 읽었는데, 해설서의 형태가 아니고는 힘들었다.

이것들을 해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읽을 수 있기를 꿈꿔본다.

 

이 책이 내겐 '인생독법'이나 '내 운명 사용법'이 아니라, 조용헌 님이 자신에게 들려주는 자기위안서처럼 읽혔다.

그래서 조금 서글펐다.

부록으로 나와있는 '운명을 바꾸는 여섯가지 방법'은 다른 책에서도 여러번 봤던 내용들이라 감흥이 덜 했다.

 

270쪽 여덟째줄의 '끝발'은 '끗발'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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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카인드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난 여기까지다. 이만하면 됐다.

존 코널리는 '모든 죽은 것'을 시작으로,

'무언의 속삭임'은 내용이 기억도 나지 않는 걸로 미루어 간신히 읽었던 것 같고,

나머지는 버거워 스킵했었다.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서 '다크 할로우'를 읽으면서 옛날 버거웠던 감각이 되살아났는데,

'킬링 카인드'를 끝으로 존 코널리는 마감하려 한다.

10여권 그의 작품들이 있다고 하는데, '안.물.안.궁.'이다.

 

책은 무조건 읽고 보는 편이라 취향 따윈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취향은 아닌가 보다.

그동안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나 '프레드 바르가스' 따위의 책들을 좀 읽었던지라 단련이 되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책의 뒷표지를 보면 '워싱턴 포스트'를 인용, '내가 읽은 가장 불안하고 기묘한 이야기'라고 나오는데,

불안하고 기묘한 것을 뛰어넘는,

나는 뭐라고 표현하기 복잡, 힘든 감정들을 추스리기가 힘들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아픔과 고통과 분노 같은 어두운 감정들이 모여 있는 저수지 같은 곳이 있다.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거기서 그런 감정들을 끌어낼 수 있다. 굳이 그 속까지 깊이 들어갈 필요도 없다. 거기에 살짝 발을 발을 담그기만 해도 대가를 치러야 하고, 매번 그럴 때마다 자신의 선하고 고결하고 품위 있는 일부를 조금씩 잃게 되니까. 매번 그걸 이용할 때마다 그 암흑 속에 더 깊이 들어가게 된다. 기이한 생물들이 돌아다니는 그곳은 인간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빛을 받고, 오직 살아남고 죽이고자 하는 본능만이 그곳의 연료가 된다. 그 웅덩이에 뛰어들어 검은 물을 마시다 보면 언젠가는 너무 깊이 들어가 다시는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거기에 굴복하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135쪽)

 

악에 맞서 싸우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에 침몰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찰리파커는 뭐랄까, 실수가 많은 사람 같다.

정의를 외치지만 적당히 정의롭고,

어린 시절의 치기를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른다.

아내와 딸을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고 하지만,

너무도 쉽게 애인을 만든다.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도,

계속 조심하지 않고 사건 사고를 만든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이 나같지는 않을 터.

암울하지만 문장도 아름답고 박산호 님의 번역도 훌륭하다.

 

한가지 생각해볼 것,

우리가 흔히 '로스 맥도널드'라고 알고 있는 그를 '로자'라고 번역한 것과,

'라비'가 '랍비'를 영어식으로 부르는 거라는 건 알겠는데,

내겐 랍비가 더 익숙해서 어색하게 느껴졌다.

 

정영목 님의 글에서도 읽었지만,

이럴 경우 원작을 따라야 하는지,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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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할로우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책 겉표지를 보면 '찰리파커 시리즈'를 두고 이렇게 표현한다.

"시적 언어로 표현된 질감 있는 이야기, 고독과 슬픔의 탐정 찰리 파커 시리즈"

 

존 코널리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모든 죽은 것'은 읽은지 너무 오래되었고,

(그리하여 기억에서 하얗게 잊혀졌고~--;)

이 책의 배경이 미국의 북쪽에 위치한 다크할로우와 그린 빌이라길래 미국작가인가보다 하고 읽었는데,

읽다가 곳곳에서 '아일랜드'적인 정서와 마주치게 되는거라,

혹시나 하고 찾아봤는데 그렇더라, 아일랜드 출신이더라.

아일랜드 출신이라고 하니 그간 어긋나거나 비껴간 것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맞물려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난 존 코널리의 시적이고 아름다움 문장들은 좋지만,

암울하고 어두운 정서가, 복수를 하고 말겠다는 불타는 의지가 버겁다.

입장 바꾸어 내가 소중한 것들을 잃는다면,

그렇다면 나도 복수의 칼을 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나였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 같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데,

복수 정도는 그렇다쳐도,

나는 수많은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악을 물리치려다가 악에 침잠하는 얘기들을 너무 많이도 읽었나 보다.

 

읽으면서도 힘들었고 다 읽고난 후에도 힘들어서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런데 왜 자꾸 존 코널리의 책을 읽느냐고 묻는다면 위로받고 싶어서라고 하겠다.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그렇고 그런 가벼운 위로 말고,

깊고 뜨겁게 다가오는 그런거,

복받친다고 해야할까 오열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걸 느끼고 싶었나 보다.

 

엘렌은 찰리 파커의 딸을 종종 돌봐주던 윌터 콜의 딸이다.

아내와 딸을 잃었을때,

엘렌이 찰리 파커를 위로해주는 이런 장면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같이 장례식장을 나왔을 때 아주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나는 엘렌의 차에 같이 앉아 며칠 만에 처음으로 울었다. 엘렌의 가슴 속에 있는 깊고 조용하고 차분한 무언가가 마치 내 마음의 상처를 절개한 것처럼 그 안에서 고통과 상처와 슬픔을 끌어냈다. 엘렌은 날 다시 안아줬고, 잠시 구름이 걷혔고, 나는 다시 살아갈 수 있었다.(92쪽)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법도 전형적이지가 않다.

엘리스는 마치 누가 털에 돌돌 만 볼링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서 포치 위로 올라왔다. 그는 볼링공이 움직이는 속도의 절반 정도도 낼 수 없어 보였고, 자기 목숨이나 남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정도로 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나 엘리스는 뛰어다니는 일을 하는 게 아니었고, 어쨌든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엘리스는 뭐든 허투루 보는 법이 없고 생각도 깊은 데다 질문을 하고 관찰하고 또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그는 어느 것 하나 그냥 보아 넘기는 법이 없었다. 엘리스는 포크로 수프를 떠먹으면서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을 그런 사람이었다.(107쪽)

 

이 구절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 그 사람은 고통을 겪었어, 참 대단하시네. 살면서 그 정도로 힘들어보지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고통을 당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야, 너도 알잖아.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도 고통스럽게 살고 있고, 그중에 또 일부는 너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이해하는 거야. 연민의 본질은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야. 그건 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고,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건, 네가 아무리 운이 좋건 불운한 인간이건 상관없이 게속 사람들은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거야. 네가 거기에 대해 뭔가 할 수 있다면 하는 거고, 그렇게 할 때 징징거리거나 세상 사람들 다 보라고 네가 지고 있는 그 빌어먹을 십자가를 휘둘러선 안 돼. 네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야. ㆍㆍㆍㆍㆍㆍ(321쪽)

이 구절을 많이 생각한 이유는,

내 주변에도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나 또한 그 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얘기를 한 사람이 청부살인업자와 강도로 짝을 이루는 루이스와 앙헬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보복이나 악행을 저지르면서 그렇게 하는 이유가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하다니,

청부살인자나 강도의 멘트라고 하기엔 너무 아이러니컬 하다.

오히려 보이도록 휘두르는 사람은 상처가 덧나거나 곪지는 않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3권 '킬링 카인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마저 읽겠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캐릭터가 명확하고 앙헬과 루이스 콤비가 보여주는 조화도 좋지만,

왜, 이토록 잔인해야 하는지,

피튀기도록 잔인한 방법을 이렇게 자세히 묘사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잔인함의 근원을 찾으려면,

계속 거슬러 파헤쳐야 하는데,

악을 파헤치다가 악에 침잠해버리는 책들을 많이 본터라 두려움이 앞선다.

 

암튼 악이 파멸하게 되는 것은 잉과응보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주연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조언들이 죽어나가야 한다지만,

엘렌의 남친으로 나오는 심리학 전공자 리키가 왜 죽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부디 사람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면서,

복수를 하기도 하고,

악을 물리치기도 하고,

그런 방법은 없는 걸까?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도 있고, ㅋ~.

영매가 등장한다던가,

예지몽을 꾸고,

귀신이 등장하는 것 정도는 애교로 넘어갈 정도의 내성이 생겼다.

하지만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그들을 영원히 곁에 잡아두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갈 곳으로 보내줘야 하리라.

 

우리는 흔히 좋은 만남을 해야 하고,

첫인상이 중요하고 따위의 얘기를 하지만,

헤어짐을 잘 하는 것,

죽음에서 뿐만 아니라,

살다가 헤어지는 수많은 순간들에서 헤어짐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뒤끝없이 쿨하게 헤어지는게 말처럼 쉽지않아서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리뷰는 쿨 하게 끝맺어야 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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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8-08-08 20:43   좋아요 1 | URL
앞의 주정뱅이 책에서도 그러시더니 이 더운 여름에 읽기 힘든 책들을 계속 읽으셨군요.

저는 더위와 바쁨을 핑계로 책을 안 읽고 살고 있어요.

아주 가끔 조금 읽다가 말고 또 한참 후에 다른 책을 조금 읽다가 그만두는 게 요즘 일상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09 09:55   좋아요 0 | URL
제 삶도 그리 녹록한 것은 아니어서...술 먹는 사람들을 알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에서처럼 아내와 다툰 후 술을 먹는 사이,
아내와 아이가 살해된다면 상실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복수를 꿈꾸게 되는게 인지상정이긴 한데,
복수는 또 다른 복수로 이어지는게 문제죠~--;

이런 책은 말 그대로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읽을 수 있는 것은,
위로가 되기 때문이죠.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등 두드려주는 느낌.

덥지만 바쁘게 잘 지낸다고 읽혀서 마음이 놓여요.
전 덥지만 그렇게 바쁘지는 않아서,
마음이 번잡한 것도 아니라서,
주로 책 속으로 피난을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