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노경실. 단비어린이.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노경실. 단비어린이.

숙종 임금님은 아버지 산소에 갔다 궁궐로 돌아가는 길에 병들고 어린 아기 고양이를 발견 했어. 치료한 고양이가 건강해지자 임금님은 인자한 아버지처럼 웃으셨어.

“금 금. 자손 손”

금빛 고양이라는 뜻을 지닌 금손이라 이름도 지어 주셨어. 금손이는 임금님과 늘 함께 했어.

왕비, 왕자, 공주, 신하들은 부러워 하기도, 시기 질투하기도 했어.

“금손아, 너는 내 친구이자 자식 같구나. 네가 있어서 내가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단다. 금손아, 부디 평생토록 함께 지내자꾸나.”

어느 날, 금손이는 상감마마가 드실 고기를 훔쳐 먹었어. 궁녀들은 금손이를 임금님께 데리고 갔고, 깊은 산 속에 있는 절로 보내졌어.

임금님은 금손이가 있는 절 쪽을 바라보며 걱정했고, 금손이도 임금님이 계신 궁궐 쪽을 향해 자꾸 울었어. 사실 금손이는 임금님의 음식을 훔쳐 먹지 않았어. 다른 고양이가 한 행동이었는데 말을 하지 못해 누명을 쓴 거야.

숙종 임금님이 돌아 가셨어.

금손이가 있는 절에도 슬픈 소식이 들려 왔어. 하루 종일, 날마다 운 금손이는 나뭇가지처럼 말라갔어. 거의 죽을 지경이 된거야.

대비마마는 금손이를 궁궐로 데려오라고 했어. 금손이는 임금님의 영정을 모신 방 앞에서 울기만 했어.

하루. 이틀. 사흘.

결국 두 눈을 감았어.

숙종 임금님이 돌아 가신지 13일 만에 숨을 거뒀어. 임금님의 사랑을 생명으로 보답한 금손이는 충신과 같았어. 비단옷을 입은 금손이는 장례를 치르고 임금님 산소인 명릉 옆에 묻혔어.

이제 임금님과 금손이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이익의 ‘성호사설’, 김시민의 ‘동포집’, 이하곤의 ‘두타초’에도 실려 있어.

사소하게 소소하게 챙겨 주고, 힘들 때 도와 주는 사람이 있니?

난 있어.

은혜를 평생 잊지 않으려고 해. 진심은 통하는 법이거든.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잖아. 사람 마음은 변화 무쌍하기 때문에 어쩌면 조금은 거리감이 필요할지도 몰라.

말 못하는 고양이 금손이도 은혜를 갚을 줄 알아. 하물며 사람인 우리는 이익과 이해 중에서 가끔 선택의 시소놀이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워.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숙종 임금님에게 사람 향기가 나. 어쩌면 권위 있고 품위 있어 보이는데 사실은 보이는게 다는 아니란 말이지. 성품과 인품을 본 받아야 한다고 봐.

슬픔을 이기지 못하다 같이 따라간 금손이에게 애틋함과 짠한 마음이 들었어. 가슴 뭉클하고 먹먹한 여운이 오래 남았어. 몇 번이나 울컥, 울컥 해서 어찌나 눈물을 참기가 힘들던지 기억에 오래 남는 책이 될거야.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한 적이 있니?

그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랑하면 돼. 사람이 진심으로 다가 올 땐 나도 진심으로 대하면 돼. 거리감 둘 사람 따로, 진심으로 대할 사람 따로인데 사실 진심으로 대할 사람이 참 많았으면 좋겠어.

그럼, 들불처럼 온 세상이 환해 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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