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꽃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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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관찰사 이귀산의 처 유씨가 지신사 조서로와 간통했다'는 한줄의 기록을 바탕으로 탄생한 소설이 <불의 꽃>이다. 전작에 이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 여성의 억압된 삶을 재현해놓은, 사랑이야기보다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고 감탄하며 읽은 책이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의 이름이 바뀌던 때, 불행한 시기를 함께 나눴던 어린 친구가 있었다. 가족처럼 친구처럼 키워온 사랑은 평생의 한 사람을 위한 고귀한 사랑이었으나 오랜 이별 끝에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는 죽음의 죄목이 되었다.

 

 

홀로 남은 여자아이에게 녹주라 이름을 지어준 서로. 녹주와 서로에게 잔잔히 번지는 어린 마음이 안타깝고 애절한데 분명 내게도 그래야 했는데 것보다는.. 한글의 멋과 맛이 더 마음을 울렸다. 책을 읽으면서도 또 덮고 나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했던 게 녹주와 서로의 사랑이 아닌 게 정말 아쉽다. 불륜이란 윤리적 문제 때문이 아니고, 정말 대단한 표현력이었지만, 계속 되는 과한 수식어와 비유가 몰입을 방해했던 것 같다. 악질적인 어머니 때문에 멀리 헤어져야 하는 연인들의 감정을 슬프다고 괴롭다고 글자 그대로, 곧이 그대로 표현해주었으면 확 와 닿았을지도 모르겠다. 녹주의 시점에서 그대로 전하고 그대로 보여준 마지막 장면이 제일 슬프고 좋았던 걸 보면.

 

 

고려가 무너지고 여성의 자유가 사라지던 암울한 시기에 불의 꽃 같이 피어난 사랑을 그렸으나, 내게는 꾸며 쓴듯한 로맨스보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던 여성의 불행이 더 기억에 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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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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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 속 묵은지 중 묵은지 로마인 이야기 1권... 분명 처음 꽂아두었을 때는 어서 읽고 한권씩 해서 얼른 15권 모아야지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몇 년이 지났다. 2권을 사고픈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펼쳐 읽기 시작했다.

 

 

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중해를 낀 거대 제국으로 성장하기 이전의 로마를 다루었다. 라틴족 출신의 이탈자들이 일곱 개의 언덕에 세운 조그만 도시가 어떻게 유럽을 넘어 아시아로 아프리카로 세력을 뻗치게 되었는지, 그 기반이 된 어릴 적 모습이 재미나게 담겨 있었다.

 

 

영웅과 무리들이 주변 부족들을 평정하여 나라를 건국하였다는 신화를 소개로 하여 로마의 초기를 자세히 읽는데, 역사 소설을 읽는 것처럼 생생함이 묻어났다. 어느 정도의 상상력이 덧붙여졌겠지만, 어쨌든 간에 로마는 독특하고 신기한 나라였다. 강력한 왕권이 세습제가 아닌 시민들의 투표로 시작되어 원로원의 조언으로 완성되었다는 사실은 다른 어떤 고대국과도 차별되는 점이었다. 7명의 왕의 자리 또한 라틴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로마의 시민으로 편입된 다른 부족들에게도 열려있었다는 것 역시 개방성이란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이렇듯 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패배한 족속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기에 부족한 인구와 기술력을 충당하여 도시적인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후 로마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은 한 번의 위기에서였다. 기존의 정치 체계가 위 세력들에 의해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공화정이란 정치 개혁이 시행된 것이다. 종신제의 왕정을 버리고 2명의 집정관이 다스리는 공화국이 된 로마는 여러 번의 내부적인 과도기를 거친 후 정치와 법의 제도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게 되었고 결속력을 단단히 키우게 되었다. 그들은 밖으로 여전히 개방적인 외교 방식을 고수해서 누구든지 로마에 속한 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기회를 제공하여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이탈리아 반도의 주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라 딱딱하지 않았고, 덧붙여진 살이 많아 흐름을 천천히 읽는 게 지루하지 않았다. 

재밌게 소설 읽듯이 로마사 읽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솟은 흥미를 부채질해서 이번에는 15권 독파를 꼭 하고 싶다. 한 나라가 성장해 가고 변화해 가는 모습, 그리고 쇠하는 모습까지.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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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연주자 (책 + 송솔나무 플루트 베스트 CD 1장)
송솔나무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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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저녁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찬찬히 읽고 있으니 작년에 읽었던 천재 첼리스트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사랑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음악 소리를 듣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소녀의 이야기로, 소설이지만 큰 감동을 받았었다. 그 책을 덮고는 이런 얘기가 실제로 정말 있을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가 그와 같았다. 저자의 이름부터 책에 나온 모든 것이 아름다운 소설과 같았다. 하나님께서 공들여 짜놓으신 삶과 계획이 이 책에 펼쳐져 있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연주하시는 플루티스트다. 어두운 화장실에서 홀로 괴로움에 허덕일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찾아오셨다. 그리고 음악으로 위로하시고 친구가 되어 주셨다. 잘하는 것 없고 부족하여 혼나는 게 일상이었던 그가 마음을 적시는 연주자로 완전히 변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직접 연주하셨기 때문이었다.

 

 

지금 저자는 뒤따르는 모든 명예와 성공을 버리고 하나님의 길을 걷고 있다. 고장 난 악기를 사용해주신데 감사하여 온전하지 못한 몸이고 부족한 재정일지라도 쉼 없이 달려간다. 하나님이 가라고 하신다면 어디든 가서 플룻과 휘슬로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하나님께서 쓰시는 연주자다.

 

 

읽기 전의 답답함이 사라졌다. 인생의 목표가 예수님과 늘 함께 하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신앙 고백만이 마음에 남았다.
"복음은 눈치 보며 전하는 것이 아니다", "복음답게 전하는 것이다" 고백하며 매일매일을 순종하는 자세가 무엇인지를 마음에 새겨주는 책이다. 쉽지 않지만 행복한 순종을 하는 송솔나무 집사님이 정말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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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 134센티미터 국제사회복지사 김해영의 희망 멘토링
김해영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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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영 사회복지사의 신앙서를 읽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그녀의 삶이란 한 권의 책에 다 담아내기에는 부족한 파란만장한 삶이다. "나처럼 살아온 사람 있으면 나와 봐" 하며 덤벼드는 세상을 향해 이렇게 외칠 수 있기까지 얼마만큼 참고 견뎠는지.... 더 듣고 싶었다.

 

청춘에게 보내는 희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꿈을 잃고 방황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목표가 없는 청년들에게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는 걸 경험한 멘토로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이후 참을 수 없게 된 끔찍한 가난에 내몰리듯 돈을 벌러 나가야 했고, 힘겹게 배운 편물 기술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성공한 인생이 된 듯싶었지만,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는 손길은 거대했다. 그녀는 어떻게 했을까. 놀랍게도 그 손길에 순종했다. 하나님의 계획이라 믿고서.

 

나를 필요로 하는 그곳은 월급이 없는 쪽이며, 황무지이며, 가장자리이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고 하는 곳이며,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길이며, 장래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곳이다. 인생에는 다른 문들도, 기회들도 많다. 하지만 거기로 가면 나는 살아날 것이다. (p112)

 

제2의 인생은 보츠와나에서 시작되었다. 편물교사로 선교하고 봉사하는 삶, 거기서 느낀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사실이었다. 밑 빠진 독처럼 끝없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진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와야 했고, 그녀는 자신의 젊음을 거기에 다 내바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미국으로 건너가 최고의 교육을 받은 후에는 자신의 모든 걸 더 많이 베풀고 나누는 국제 사회복지사로서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게 되었다. 

 

'배움으로써 어려움을 이기고 배움으로써 꿈을 찾고 배움으로써 비전을 세우며 배움으로써 삶을 나눈' 저자의 이야기는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각각의 삶에는 각각의 길이 있을 거란 흔한 위로를 조금 더 긍정하게 되었다.

 

과연 나는 어디로 가야 살아날 것인가, 물어도 또 물어도 눈앞이 막막해지긴 마찬가지지만, 포기를 모르는 이런 인생을 알고 나니... 내 상황도 별것 아닌 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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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의 거짓말
김형국 지음 / 포이에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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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렇지 않게 쓰고 듣던 말의 힘이란...! 거리낌 없이 흘러나오는 말이 사실은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게 하고 진실을 왜곡시키며 잘못된 신앙으로 이끌고 있다니, 이게 모조리 거짓말이라니.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켜 받아들이는 인간의 생각은 성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로 이 책은 이 오해의 말에서 시작되는 교회의 위기를 다룬 책이다.

 

예수 믿으면 복 받아요, 구원의 확신이 있으세요, 믿고 기도하면 응답받아요, 제가 아직 덜 죽어서요,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그 교회 부흥하네... 이런 흔하게 통용되는 말을 그저 쓰는 대로 받아들일 때의 문제는 그 말 안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는 데에 있다. 믿음의 크기를 재고 따지면서 그것을 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때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닌 기복적인 종교로 변질된다. 예수 믿으면 받는 복은 물질적으로 자랑거리가 되는 복이 아닌 하나님과 함께 하는 복이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삶을 살아가는 복이고, 구원은 내가 덜 죽고 열심히 믿지 않기 때문에 얻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 안은 물론 교회 밖까지 거짓으로 물들어 버리게 하는 이런 말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서도 흔히 듣는 말이니 그저 넘기고 말았다면 이 책으로 말의 파괴성을 반드시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까지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믿음의 첫단추, 구원의 참 의미, 교회의 역할을 바로 알게 한다. 성경 속의 근본을 제대로 짚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한다. 하나님마저 마음 가는대로 생각하고 해석해버리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건강한 신앙을 위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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