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의 비밀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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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라는 낱말에 이뻐가 숨어있다는 걸 이안 님의 동시집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들 중에 이렇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더 멋지고 예쁜 말이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찾아보고 싶네요.

아이들에게 동시집을 골라 읽히려고 시집을 고르다 보면, 한 글자 한 글자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한 동시지만 때때로 도시 아이들의 정서로는 그려보기 어려운 일상생활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기뻐의 비밀은 꽃 한 송이든 나무 한 그루든 씨앗 한 알이든 마음속에 쓩 다가와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동시의 글감을 생각해 보자고 하면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고르거나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고 계속 망설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한번쯤은 달려라 사자벼룩왕이나 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열매처럼 대상을 바꿔서 생각하거나 쉽게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시선을 넓혀보면 더 재미있는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겠어요.

심보영 님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나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길러내지 못한 재능을 그리워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안 님, 심보영 님 모두 제 마음 속에 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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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남동윤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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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서 소개를 보았을 때 그림책인 줄 알았는데 책장을 넘겨보니 만화책이어서 놀랐다. 한 컷 그리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이렇게 다양한 한 컷 한 컷들이 모여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함께였다. 원래 만화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서 화려한 그림과 빠른 속도감에 낯설기는 했지만 내용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었다.

이 책은 동전이 필요해’, ‘이상한 인형 나라의 보람이’, ‘집으로 가는 길등 세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구점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돼지저금통과 주인에게 버려진 인형들의 이야기에서는 우리의 관심 밖으로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고, 마녀의 마법에 걸려 우산이 된 제비의 가족 찾기에서는 여러 장르의 이야기가 뒤섞인 듯한 상상의 시간이 좋았다.

아이들이 접하기 어려운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을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어 접근성을 높인 인기 학습만화도 좋지만,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 소재를 통해 아이들의 시선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도 활용성이 높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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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숙제
김다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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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숙제는 주인공 이랑이가 유학 간 학교에서 새 친구를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이다. 이랑과 마야와 폴은 생김새도 국적도 언어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를 쌓아가며 친구가 된다. 쇼핑몰에서 유색 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으로 몰리게 된 이랑은 점원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세상의 일부가 바뀌는’(93) 노력을 한다.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갈등 상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지혜와 불편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시공간적인 제약을 넘어선 친구 미래와 현욱, 새로운 절친이 된 마야와 폴.... 그들 젤친이 있어서 이랑이의 비밀 숙제는 더욱 풍성하고 따뜻한 결실을 얻는 것 같다.

 

* 책 속의 한 문장

- 너희가 몇 명의 사람들만 설득해도 세상의 일부가 바뀌는 거란다.(93)

- 만약 누군가가 참아서 얻어야 하는 평화라면, 그런 게 진짜 평화인가요?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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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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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용감한 소녀 에이프릴. 에이프릴이 아니었다면 북극권에 있다는 스발바르베어 아일랜드를 검색창에 넣어볼 생각도 그러한 곳이 정말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갔을 것 같다.

기상학자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에이프릴은 아빠를 따라 노르웨이 북단의 베어 아일랜드에 가서 짧고도 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에이프릴은 눈의 천국인 그곳에서 아빠와의 즐거운 시간을 꿈꾸지만 영국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빠는 일에 파묻힌 채 좀처럼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 에이프릴은 섬 이곳저곳을 다녀보던 중 섬에 홀로 남아 상처 입은 북극곰을 만나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둘의 우정이 깊이 쌓여갈 무렵 에이프릴은 스발바르 섬에 북극곰의 무리가 있음을 알고 북극곰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한 모험을 감행한다.

처음 책에 대한 소개를 접했을 때는 지구 온난화의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관련 소설로만 단순히 생각했는데 에이프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아빠가 일에 집중함으로써 홀로서기를 견디는 동안 열한 살 에이프릴이 감당해야했을 외로운 시간들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 에이프릴에게 북극곰과의 우정은 관계의 치유와 회복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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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사전 슬기사전 3
박효미 지음, 김재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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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사전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는 나쁜 말의 범위가 너무 협소했다는 생각을 했다. 욕설, 비속어, 은어 등을 선뜻 떠올렸던 예상과는 달리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나쁜 말의 범위는 직업과 성별에 따른 차별, 세대 간의 갈등, 잘못된 구습의 유지, 인권 문제에까지 확대되고 있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다양한 영상 매체 속 공익광고에서 다름에 대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한 존중을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나쁜 말때문에 앓고 있는 것 같다.

나쁜 말 사전에 추가하고 싶은 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면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사용하는 많은 말들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리를 모아두는 공간이 있다면 나쁜 말도 그곳에 담아두면 좋겠다. 시간이 된다면 아이와 함께 나쁜 말 사전을 완성한 주인공에게 염라대왕이 내린 결정이 무엇이었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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