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지음, 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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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원래 웰튼 아카데미 출신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톰 슐만의 영화 <Dead Poets Society>를 소설가 낸시 클레인바움이 각색한 영화소설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톰 슐만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1990년 아카데미 최우수상과 음악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여기까지는 책의 도입부에 설명된 그대로를 옮겨본 것이다.




전통 명문고인 웰튼고등학교에서도 잘 나가는 모범생들이다.

아이비리그 진학율 최고를 자랑하는 학교답게 웰튼고교는

전통, 명예, 규율, 최고 이 네 가지의 덕목을 앞세워 아이들의 숨통을

바짝 쥐고 흔들어 대고 있다.

부모가 정해준 탄탄대로의 길을 의심없이 걷던 이 아이들 앞에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를 들이대며 키팅선생이 국어교사로

부임해온다. 


"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신있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말과 행동, 스스로 내린 판단과 결정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누가 어떻게 지껄이든 말과 생각은 이 세계를 바꿀 만한 힘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 어떤 누가 이 말에 매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점점 자신이 원하는 것,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 와중에 연극을 너무나도 하고 싶어했던 닐은 아버지 몰래

연극에 참가했다가 들킨 후 강제로 전학을 가게 되자

더이상 아버지의 독선을 참을 수 없었던 터라

권총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사고로 <죽은 시인의 사회> 멤버들 중 키팅선생님으로부터

자신감을 되찾게 된 토드를 제외한 모두는 키팅선생님의 사주였다는

거짓 서류에 강제로 서명을 하게 되고 키팅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 유명한 장면이 연출된다.

토드를 위시해서 아이들 전체가 책상 위로 올라가

떠나는 키팅선생님에게 그 나름의 인사를 보내는 것이다.


하필이면 왜 책상위로 올라가는 인사를 했을까?

답은 키팅 선생님이 수업 중 던진 이야기 속에 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가 휘트먼의 시에서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소리를 내게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편견이나 습관, 외부의 압력 따위로부터

어떻게 우리 각자를 해방시킬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건 끊임없이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교탁 위로 뛰어올라왔을 때는 뭔가 중요한 까닭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조금 전에 말한 대로 나는 여러 분이 다른 각도에서 끊임없이 사물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좀더 높은 곳에서 보면 세상은 달라 보이거든."


선생님의 가르침을 우리는 분명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달리 보겠습니다. 우리의 꿈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참다운 인생을 살겠습니다.

뭐, 이런 등등의 약속인 셈이다.


사실 이 책은 그다지 매력은 없는 책이다.

영화를 만들고 그 뒤에 각색한 소설이기 때문인지

문장도 매끄럽지 못하고 읽는 중간 중간에 감독이 외치는

컷!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런 지경이라면 오히려 영화를 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다 읽은 것은 무엇보다

키팅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컸기 때문이고 편집부가 밝혀놓은대로

'교사들에게는 진정 참된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참된 가르침이라..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다 읽은 지금 그것을 알겠느냐? 묻는다면

글쎄올씨다..머리를 긁적이게 된다.

끊임없이 사물을 다르게 보는 시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를

가르쳐야 되고,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을 따르게 하려면

사물을 보는 눈부터 가르쳐야 되고,

생각하는 방법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걸 가르치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적절할 지는

아직 구체적인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바란다.

아이들이 인생의 참맛을 맛보며 살 수 있게 되기를..




나는 숲으로 갔다.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다....

나는 인생의 참맛을 마음 속 깊이, 그리고 끝까지 맛보며 살고 싶다. ...

삶이 아닌 모든 것들을 털어 버리기 위해 ...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이 끝났다고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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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 Mr. Know 세계문학 15 Mr. Know 세계문학 15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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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미의 이름을 처음 만난 것은 숀 코네리가 법의자락을 멋지게

펄럭이면서 등장한 영화에서였다.

다른 무엇도 생각나지 않고 그 두툼한 눈썹을 꿈틀거리며

시자에게 이야기하던 부분만 기억나니

나는 영화를 배우로 기억하는 모양이다.

왜 그랬을까?

정확한 기억이 없는데도 나는 그 영화가 참 재미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점에 진열된 책을 보았을 때도 굳이 다시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으니 (이래서 우리나라 책읽는 인구가 줄어드는 모양이다)



장미의 이름은 7일에 걸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1시과니 2시과니 만과니 종과니 하는 것들을 시간을

외우려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내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도 않거니와 글을 따라 읽으면

자연스럽게 터득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실을 말하자면 외우는데 소질이 없으므로..


나와 다른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참고 듣는 데 한계가 있는 법이다

교황 누가 선출되고 황제가 어찌 되었으며 성자인 누구는 어떻게 추앙을 받고..무슨 회, 무슨 회 종파에 따라 나뉘어지고 그들의 교리가 어떻고..

사실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그나마 끝까지 읽어낸 것은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수녀님들과

지내던 버릇이 있었기에

점심시간마다 삼종기도를 올리던 버릇이 있었기에,

게다가 종교시간마다 성당에 가서 장엄한 분위기에 압도당한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게다.


나는 원래 이야기에 치중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 책도 그렇게 읽었다. 꼭 초등학생처럼.

아이들하고 수업을 하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반드시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게 뭘까?

라면서 주제를 집어내길 원하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하려는 얘기가 뭘까에 대한 답을

콕 찝어내지 못하고

뒷꼭지에 달려있는 역자의 해설이나, 강유원박사가 쓴 해설을 보고

아하..맞다 이렇게 맞장구나 치고 있는 바보스러운 나를 발견했다.


난 뭘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아마도 굉장한 책, 인류의 종말을 다룬 또다른 책이거나

그리스도의 탄생을 둘러싼 또다른 비밀의 책,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들에 대한 사실을 다룬 책

이런 것들을 추측하고 있었을 테니 이런 놀람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어쨌든 움베르토 에코는 대단한 사람이다.

어느 한 군데 삐걱거리는 부분 없이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7일 동안의 일정, 요한 묵시록과 어울린 살인 사건, 장서관의 불로

마무리짓기까지...

수도원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나, 그들이 갖고 있던 보물에 대한 장광설, 종교적 사실에 대한 치밀한 조사들은 닮고 싶은 부분이다.


'우리에게서 사라지는 것들은 그 이름을 뒤로 남긴다.

이름은, 언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존재하다가 그 존재하기를 그만둔 것까지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라나..그래서 이런 말을 한 것일 게다.


'지난 날의 장미는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뭐든 그런 게 아닐까? 장미가 단순히 장미 뿐이랴..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 사람들, 사물들, 사건들, 시간들...

인생무상이라던가..돌아보면 다 헛되고 헛되도다.

이렇게 보면 또 불교와 닮아있다. (완전 엉터리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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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그마씨 2006-06-1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님이 그 숨기려던 2장 얘기를 해서
완전 허탈해졌는데요 -_-
후우우 뭡니까?

미류나무 2006-06-2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빼놓는다는게 그만..죄송합니다..수정했어요 ㅠㅠ
 
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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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토 파실린나.

이름조차 낯선 이 작가는 핀란드 태생이다.

이 사람 뿐만 아니라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입안에서 쉽게 발음을 허락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라우노 코르펠라, 야를 하우탈라, 타랴 할투넨,

매키 바울라, 래세이쾨이넨, 텐호 우트리아이넨 등등..

 

보통은 책을 읽어가면서 작중 인물들의 이름 쯤은

자연스럽게 외워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하긴, 내가 일본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와 비슷하다만)

이름이 절대로 외워지지 않아 곤혹스러웠다.

그나마 주인공 격인 켐파이넨 대령과 헬레나 푸사리 정도는

이제 꽤 익숙해졌는데 이야기는 끝이 났다.

 

자살여행.

나도 어릴 때에는 서른 살까지만 살아야겠다고

그 나이 이후로도 살아있다면 자살을 감행하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러나 삶은 누구도 예측을 못하는 것이다.

꽤나 꼴 사나운 자살 소동이 끝이 난 후로

난, 여전히, 이렇게, 살아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죽기를 원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사랑에 배신을 당해서, 시험에 떨어져서

다양한 비관적인 이유들이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핀란드 사람들의 가장 고약한 적은 우울증이다..

라고 이 책의 첫머리는 시작된다.

망한 세탁소 주인인 온리 렐로넨이 자살하려고 자신의 헛간으로

다가가는 순간 헛간 안에서 목을 매려던 헤르만니 켐파이넨대령을

만나게 된다.

죽음의 순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되고

급기야는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모으자고. 그래서

 

"여럿이서 단체로 심리 치료사를 초빙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인생의 마지막 며칠을 즐기며 보낼 수 있을 지도..

가족에게 남기는 이별의 편지를 서로 보고 베끼거나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서 유언장을 작성할 수도..

등등의 이유를 내세워 신문에 공고를 내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모인 자살자 모임은 결국 한꺼번에

집단 자살을 하기 위한 여행으로 바뀌게 되고

호화로운 버스를 타고 다니며 자살할 장소를 물색하는 도중

자신들도 모르게 삶에 대한 애착을 지니게 된다.

몇몇의 죽음도 생겼지만

대부분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어떠한

문제가 생겨도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아주 잘 살고 있다..

라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자살에서 실패한 이후에 온니가

" 어쨌든 우리는 아직 살아 있잖아."하는 말과

앞으로의 삶은 이를테면 선물 받은 것, 공짜로, 덤으로 받은 것이었다.

그 선물 받은 삶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다.

라는 부분이 작가가 해주고 싶은 말이었으리라..

 

나는 아직 살아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물 받은 삶을 충분히 누리면서 신나게,

마음껏 이용해야 한다.

내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야겠다.

아. 우선은 잠을 좀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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