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 하자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지음,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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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책은 우리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국작가 중 한명인 앤서니 브라운이다.
딸도 책표지를 보더니 "어, 앤서니 브라운이다."한다.

너 "앤서니 브라운 알어?" 내가 물으니...울 딸은 "그럼, 돼지책이랑 고릴라랑 우리는 친구랑..." 그러고보니 울집에 그의 책이 10권도 넘게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집뿐 아니라 아이가 있는 많은 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의 책은 어른들에게 늘 부끄러움을 안겨주고 동화가 단순한 동화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안겨준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와 내가 동시에 좋아하는 부분은 마치 그림 안에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도 책을 받자마자 우리집에서 잠자기 전 읽은 책이다.
표지부터가 너무 예쁘다.
그리고 상상이 된다. 노란 꽃을 건네며 하는 말 "우리 친구하자"가 아닐까?


책으로 들어가면
스미스 씨는 딸 스머지, 강아지 알버트를 데리고 산책을 가고
마찬가지로, 스미드 부인도 어린아들 찰스, 강아지 빅토리아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두마리의 개들은 목줄을 풀자마자 공원을 뛰어다니며 친구가 된다. 서로 쫓아가며 달리기를 하다보니 마치 한마리처럼 보일 정도로 함께 금방 친구가 된다. 
 

  

그러나 벤치의 끝에 앉은 두명의 어른은 무심하게 앉아있고,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관심을 표현한다.

이 그림 속에서도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숨은 그림 찾기가 있다. 왼쪽 그림이다. 무엇일까? 자세히 살펴보면 특유의 재치가 보일 것이다.  그냥 말해버리면 재미없으니까 나도 패스~~

아이들은 그네도 타고, 구름사다리도 오르면서 금방 친해진다. 추운 겨울 외투를 껴입던 아이들은 외투를 벗는다.

그리고 야외 무대에 모두가 모여 즐겁게 논다. 그때의 세상은 무지개빛으로 행복해보이고...
그러나 벤치의 어른들은 끝까지 무심하다.

표지의 그림처럼 찰스는 스머지에게 노란 꽃 한송이를 건넨다.
그렇게 산책은 끝났지만 노란 꽃 한송이는 스머지가 유리병에 꽂아 소중하게 간직한다. 

 
일상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장면인데 그걸 동화로 표현하다니 작가의 관찰력은 대단하다.
관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능력 또한 대단하고...

나도 아이와 함께 놀이터를 종종 나가면 모르는 아이들끼리도 금방 친해진다. 그네를 한번 같이 타고, 자전거를 같이 타고, 미끄럼틀을 같이 타면서...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지만 대부분의 나는 그냥 지켜보고 있다. 그런 모습을

어릴 적에는 그냥 놀면 바로 친구가 되는데...지금의 나는 무엇때문에 그렇게 친구되기가 어려울까?

정말 작가의 시선처럼 동물들이 그리고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수많은 시간동안 어른인 나는 친구되기가 어렵다.

성인이 된 이후에 만나는 친구라고 하는 직장동료나 선후배, 아이 친구의 엄마들, 그 외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또한 마음 터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얼마전 남편과 한 대화가 떠올랐다.
이번에 새로운 모임에 가면 절대로 나이를 묻지 않고, 어느 지역 출신인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물어보지 않겠다고... 우리는 성인이 된 후 너무 외적인 것을 먼저 파악하고 가늠하면서 그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고...

그러나 그날 조금 늦은 남편, 이미 그 자리에선 위에서 나온 많은 것들이 서로서로 파악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그림 속 재미만 느낀 것 같다.
책 끝까지 다 읽은 다음에는... "그래서?" 라고 나에게 묻는다.
맞다. 그럴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친구란 그렇게 어렵게 만나는 존재가 아니라 놀면 쉽게 친구가 되니까... 그래서 책내용이 뭐야? 라고 되물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부끄러운 나의 모습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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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따뜻한 그림백과 22
재미난책보 지음, 채희정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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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백과」는 기존의 20권의 책에서 이번에 '사회 · 역사편'을 추가하여 무언가를 배우러 가는 『학교』, 무언가를 사고 파는 『시장』 아프면 가는 『병원』과 일을 하러 가는 『일터』, 또 이곳들을 오가려면 꼭 지나가야 하는 『길』을 다루고 있다.
매일매일 이곳저곳으로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가는 곳들에 대해 이 책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사실 백과사전하면 딱딱한 긴 글밥에 설명이 많고, 주로 사진 위주의 정보지식 전달책으로 예전에는 우리집에도 한질을 갖춰놓고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기도 하고 또 내가 궁금한 것을 살펴보는 정보습득의 차원이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워낙 발달하고 사회가 급변하다보니까 굳이 백과사전류의 책을 갖추어놓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고, 그러나 인쇄화된 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대부분의 백과사전을 표방한 책은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비해 이번에 만난 이름도 낯설게 느껴지는 '따뜻한 그림백과'는 서너살부터 예닐곱살까지,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게 지식정보를 담고 있으면서 한장한장이 이야기책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내가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은 그 중에서도 '시장' 편이다. 아직도 '시장'하면 재래시장을 생각하는 나에게 두부장수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골목 손님을 찾아오는 곳도 하나의 시장이라고 말해준다.
즉,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라는 시장의 개념을 요즘 시대에 맞게 개념잡아 준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아이는 재래시장 나들이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오히려 차를 타고 시장에 나가야 하는 요즘 시대에 아파트에 서는 장, 마트나 수퍼에서 보는 시장, 가끔 교회나 여러 기관에서 주최하는 바자회까지 모두 넓은 시장의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물건을 셀 때 붙이는 말도 다 다르고 소금과 간장은 그릇에 담아, 고기는 저울에 달아 무게를 가늠한다는 것까지 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아직도 '단위'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둘째에게 도움이 되었다.

'흥정'이나 '에누리' 개념이 나올 때는 초등1학년인 딸도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잘 안쓰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워낙 정찰제가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할때는 마트를 이용하거나 나는 자주 인터넷으로 장보기를 하니까...이런 것도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리고 현대의 시장 개념과 함께 등짐장수나 보따리 장수와 함께 전래동화에서 자주 접해 그나마 아이들에게 친숙한 옛 장터의 모습도 소개하고 세계 속에 각기 다른 시장의 모습도 소개되었다. 

 이 사진을 보니 딸은 몇년 전 태국에 갔을 때 수상시장이 기억난다고 했다. 나도 잊고 있었는데...그때 배에서 빵을 사서 물고기들에게 나눠주었던 생각이 나는가보다. 
 

 


 

마지막으론 시장에서는 무엇이든 사고팔수 있지만 사고팔아서 안되는 것, 사람을 병들게 하는 약이나 생명을 빼앗는 무기 등 불법거래품목까지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내가 「따뜻한 그림백과」을 택한 이유는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이 정말 말 그대로 따뜻했다. 일반적으로 백과사전하면 딱딱한 사진을 전달하지만 이 책은 정성들여 그린 따스한 감성이 묻어있는 동화책처럼 느껴져 어린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시장과 아이들이 바라보는 시장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3살부터 7살까지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인 우리 딸과 함께 보니 더욱 이야기거리가 풍성해졌다. 

그건 아마도 내 잘못이 있는 것 같다. 큰 애랑은 일부러 재래시장, 수산물시장, 농산물시장까지 데리고 다녔는데 둘째까지 생기면서 점점 그런 나들이(?) 자체에 스스로 피곤함을 느껴 찾지 않았던 것을 느꼈다. 
덕분에 오늘은 아파트 장터에서 만두와 어묵을 먹었다.  

 「따뜻한 그림백과」에서 우리 아들에게 익숙한 책들을 찾아봐야겠다. 아이가 좋아하는 길이나 노래, 밥, 운동편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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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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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고은규 장편소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 문학에디션 뿔
 

이번에 읽은 책은 오랜만의 소설이다. 아마도 1월의 마지막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겨우 4권밖에 못 읽었다니 아쉬움도 있지만... 아주 오랜만에 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 읽었다.

트렁커는 멀쩡한 집 놔두고 트렁크에서 자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왜 집을 놔두고 차의 트렁크에 숨어들 수 밖에 없을까...책을 손에 잡고서는 도저히 그냥 놔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딸은 옆에서 "엄마, 트렁커가 그렇게 재밌어?" 묻는다.
재미?? 재미로만 설명할 수 없는 아픔들이 책에 고스란히 있다. 

성장과정에서 부모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된 두명의 주인공 온두와 름이 주인공이다.
요즘 소설에서는 참으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실 막장 드라마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책에서의 인물들은 더 막장 같은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온두는 이런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 기억을 일부러 지웠다. 단편단편 떠오르는 기억의 단상도 실제인지 아님 만들어낸 허구인지 모를 정도이다.
그런데 비해 상처가 작지 않은 름은 아버지에게 당했던 자기의 삶을 너무나 담담하게 표현해낸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커다란 상처를 온두에게 말하면서 어쩌면 치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두 사람은 공터에서 만난 트렁커들이다. 도저히 멀쩡한 집에서 잘 수 없는 그들은 트렁크에서 조금이나마 편한 잠을 잘 수 있다.
그들에게는 유일한 안식처라고나 할까?

름이 만들어낸 치킨차차차를 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과거의 상처를 고백하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해낸다. 

서진이가 글씨를 알기에 이 책을 읽으려 할까 걱정될 정도로 극단적인 가족의 삶의 단상이었다.
그러나 나는 완전한 허구로만 이 책이 읽히지 않아서 더욱 아팠다.
그런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디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스토리와 함께 상황을 설명하거나 인물이 내뱉는 톡톡튀는 대사가 참으로 소설가다운 모습으로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고은규씨의 다음 작품은 조금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면 좋겠다. 

 
내 안에 있는 기억하지 못하는 혹은 기억하기 싫은 과거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번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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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 일기
이향안 지음, 배현주 그림 / 현암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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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힌 것이 얼마만인지...

다행이 서진이가 할머니네 가 있을 때 이 책을 내가 받아서 먼저 읽었다.

안그러면 내가 우는 걸 보고 서진이는 얼마나 날 놀렸을 것인지...자기도 울면서 말이다.

 

팥쥐일기, 사실 난 배현주 작가의 그림을 보고 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설빔과 도서관 아이에서 만난 작가의 그림은 참으로 따뜻했다.

저학년 책이라고 나온 문고판 그림은 안타깝게도 그림이 강조되지 않은 것이 많다. 물론 출판사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난 저학년까지는 더 많은 그림책을 보고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사실 문고판 책을 조금 멀리하였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너무나도 좋은 그림을 항상 선사해주기에 아무 사전 정보도 없이 팥쥐 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책 안의 표지를 열면 환경조사서가 나온다. 사진으로 찍어도 너무 흐려서 보여줄 수 없지만...


그렇다. 요즘 흔하다고하는 재혼가정이다.

학교에 있는 나 역시 환경조사서를 받았을 때 아빠와 성이 다른 아이들을 드물지 않게 보았지만 그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누구나 상처를 안고 있다.

사실 아빠와 성이 다른 것보다 자기 형제와 성이 다를 때 더욱 난감해 한다. 아마도 아빠 이름을 물어보는 경우는 덜하지만 친한 친구라면 누구나 형제자매의 이름까지는 서로 알기 때문일 것이다.

명아주라는 예쁜 이름 대신에 아무 의미 없는 채아주라는 이름을 갖게된 스스로 팥쥐라고 생각하는 아주...참으로 마음이 짠~했다.  

아빠이름은 채민호, 언니이름은 채송화, 내 이름은 명아주에서 채아주로 바꿔져 있다.

오똑한 코, 커다란 눈, 갸름한 얼굴에 큰 키를 닮은 엄마와 송화, 불행하게 아주는 작은 키에 단춧구멍 눈에 찐빵 볼을 가졌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착한 콩쥐 같은 송화, 그렇지만 아주는 평범해서 오히려 팥쥐라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안타까운 건 송화와 아주는 같은 학년이라 아이들의 비교를 늘 받게 된다. 나이가 같다면 당연히 쌍둥이일텐데 너무 다른 외모와 행동으로 당연히 아주는 못난 동생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내가 팥쥐이면 엄마가 팥쥐엄마여야 하고 나를 위해 물불을 안가려야 함에도 동화 속 엄마와 달리 엄마는 늘 콩쥐편이다.

콩쥐와 친한 엄마를 둔 팥쥐의 마음은 정말 어떨까?

 

그나마 팥쥐가 못생긴 얼굴과 성격, 뭐하나 잘하는 것이 없어도 늘 자신감 있었던 든든한 엄마가 있었다는 사실인데....

 

하지만 아주에게는 그나마 재혼하였고 조만간 아빠 마음 속의 자리를 나 대신 채워줄 동생마저 생기지만 송화는 엄마가 돌아가셔서 영영 볼 수 없다.

그 사실에 조금은 마음의 문을 열어간 아주...

하지만 재혼가정을 바라보는 주의 시선, 콩쥐를 괴롭히는 팥쥐와 팥쥐 엄마의 시선을 알아버린 아주, 늘 그럴 때는 아무도 나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는 생각, 나만 없으면 평화로운 가정이 될꺼라는 생각에 가출을 결심하는데...

그날 교통사고로 송화와 아주는 새엄마, 새아빠가 아닌 엄마, 아빠로 그리고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는 해피 엔딩이다.  

해피 엔딩이였지만 내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맨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온전히 팥쥐의 시선으로 슬픔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게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혼 가정이 아니라도 우리는 콩쥐일 때보다 팥쥐일 때가 더 많았을지 모른다. 

이렇게 온전히 팥쥐의 마음으로 헤아려본 경험이 얼마나 될까? 항상 어떤 일이든지 두꺼비나 참새, 심지어 선녀까지 나타나 도와주는 콩쥐와 달리 팥쥐는 특별히 잘하는 것 없이 얼굴도 못생겼다고 비교받으니 성격까지 모나졌던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과연 이 시대나 과거에 팥쥐 엄마는 오롯히 동화처럼 대놓고 팥쥐의 편을 들 수 있었을까? 

짧은 동화지만 여러가지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 시대의 많은 명아주, 아니 채아주들은 실제에서도 해피할 수 있을까? 

사실 이혼을 알까 싶어 서진이에게 물었더니 다른 책에서 본 모양이다.
재혼은 처음 듣는다고 해서 설명을 해주니 "엄마, 아빠는 이혼도 재혼도 안할꺼지?"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고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도 서진이는 걱정스러운 시선을 떨치지 못한다. 아마도 아직 주변에서 일어난 경험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선뜻 읽기 힘들어했다. 하지만 서진이 역시 마음 아프게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오늘은 이 책을 두고 이야기 하기가 힘이 들겠지만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역시나 배현주 작가는 그림 표현이 좋다. 가족 사진 한장에도..송화와 아주의 감정 표현도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팥쥐의 시선을 던져준 이향안 작가의 내용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또 앞으로 눈여겨 볼 작가 한명이 더 늘어났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동화책,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하고 따뜻한 책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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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여우 씨 동화는 내 친구 48
로알드 달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논장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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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알드 달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해본다.

"어린이들이 책을 보면서 절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책은 아이들을 억눌러서는 안 되며 재미와 호기심이 넘치고,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한 그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게임 대신 책을 들게 했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우리에게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너무나 유명해진 로알드 달이 일곱살 때 홍역으로 죽은 첫딸 올리비아를 위해 쓴 책이 바로 '멋진 여우씨'이다.

사실 영화가 유명하고 서진이 역시 영화를 봤지만 그 날 나는 엄마들과 모임을 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7살 때 자막 영화라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서진이는 너무나도 재밌게 보고 또 재미만 느낀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책도 사놨지만 꽤 글밥이 많아서 아직 책 읽기는 미루고 내가 먼저 읽어야지 했는데...그것 또한 미루다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여우씨'를 발견하고 딸과 함께 손을 떼지 못하고 읽었다. 사실 오랜만에 남편마저 그자리에서 우리의 반응을 보고 읽어내렸다.

 
우리 가족에게 한꺼번에 재미를 선사한 이 책의 매력은 뭘까?

현대 동화에서 '가장 대담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어린이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로알드 달과 그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사실 내가 사놓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책도 살펴보니 같은 퀸틴 블레이크의 그림이었다.) 화가의 그림이 한데 어우려져 우리를 재밌는 반전의 모험 속으로 빠져들게 한 것 같다. 

어찌 보면 가장 간단한 구조이다. 세명의 사람 주인공 보기스, 번스, 빈...권선징악의 구조에 맞게 이 세명은 모두 부자이고 고약하고, 비열해서 마을에서 악당으로 불리운다.

이 세명의 악당에게는 영리한 여우씨가 모두 골치거리이다. 그들의 암탉, 오리나 거위, 칠면조를 자주 훔쳐가기 때문이다. 총까지 들면서 지켜봤지만 모두 번번히 여우씨를 잡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공짜로 남에게 나눠주기도 싫어하니 도둑맞는 것은 얼마나 싫었겠는가?  

그림에서 표현되어지는 것도 상당히 위트있고 그러면서도 성격을 잘 나타내준다.

흑백의 흐린 펜 선으로 그려져 있지만 화려한 그림에서 느낄 수 없는 손맛이 느껴진다. 

 
참다 못한 이 세명의 악당은 여우의 가족을 소탕하기로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조금 잔인해 보이는 총까지 동원하여~

여우굴을 찾아내고 삽으로 언덕을 파내려간다. 그걸 알고 여우의 가족 역시 있는 힘을 다해 아래로 아래로 굴을 판다.

삽으로 안되니까 굴착기까지 동원하여...

이 그림이 정말 재미있다. 언덕이 어느정도로 파헤쳐졌는지 하나의 산을 깎아내는 듯한 모습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과 동물을 마음대로 훼손하고 파괴하는 요즘의 모습을 꼬집어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음~~ 4대강의 개발 논리로 강에 사는 동물들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그러고보니 처음에 재미로만 접했던 그림에서 좀 씁쓸한 장면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렇게 파헤쳐지니 멋진 여우씨 가족 또한 며칠동안 먹지도 못하고 지쳐있다. 나갈 수 있는 구멍도 108명의 농장 일꾼을 동원하여 밤낮으로 무장하여 지키게 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무식해보이는 방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동원하는 세 악당들...

 
진한 아내를 옆에 두고 여우씨는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특이한 쪽으로 굴을 파내려간다. 바로 보기스네 1호 닭장이다.

108명의 사람들은 여우굴을 지키고 굶어죽기 전에 나오는 여우를 소탕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우는 반대로 농장으로 가는 것이다.

또 한번 굴을 파는 도중 만난 오소리, 여우로 인해 땅 속에 사는 동물들마저 모두 굴에 숨어 지쳐가고 있단다. 그러나 여우씨와 함께 오소리도 동참하여 번스의 거위와 베이컨, 빈의 멋진 사과주를 갖고 와서 함께 굴 속의 잔치를 벌인다. 
 

과연 세명의 악당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짐작도 되시겠지만...그건 책 속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멋지고 영리한 여우씨가 세명의 농장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세명의 악당은 나눌 줄 모르고 자기 배만 불리는 사람이니까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마 로알드 달의 생각인 것 같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어느새 우리는 인간이지만 여우씨의 편이 되어 이 책을 읽게 된다.

아마도 그건 여우씨 또한 자기 가족만을 위하는 것 뿐 아니라 자기로 인해 피해받은 굴 속의 모든 동물들과 나눌 줄 아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결말이 사뭇 궁금했기에 재미는 보장된다.

또한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파괴되는 것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마도 자기의 것을 나눠줄 줄 아는 세명의 주인공이었다면 우리가 당연히 그들의 편이지 여우의 편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반드시 모든 책이 도덕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도둑이라는 설정을 두고 어린아이에게 맞는가 안맞는가를 판단하여 책읽기를 미뤄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 또한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믿음이 있기에...

 

오랜만에 딸과 엄마, 아빠까지 흥미진진하게 한권의 책을 같이 읽었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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