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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 하자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지음,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 만난 책은 우리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국작가 중 한명인 앤서니 브라운이다.
딸도 책표지를 보더니 "어, 앤서니 브라운이다."한다.
너 "앤서니 브라운 알어?" 내가 물으니...울 딸은 "그럼, 돼지책이랑 고릴라랑 우리는 친구랑..." 그러고보니 울집에 그의 책이 10권도 넘게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집뿐 아니라 아이가 있는 많은 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의 책은 어른들에게 늘 부끄러움을 안겨주고 동화가 단순한 동화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안겨준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와 내가 동시에 좋아하는 부분은 마치 그림 안에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도 책을 받자마자 우리집에서 잠자기 전 읽은 책이다.
표지부터가 너무 예쁘다.
그리고 상상이 된다. 노란 꽃을 건네며 하는 말 "우리 친구하자"가 아닐까?
책으로 들어가면
스미스 씨는 딸 스머지, 강아지 알버트를 데리고 산책을 가고
마찬가지로, 스미드 부인도 어린아들 찰스, 강아지 빅토리아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두마리의 개들은 목줄을 풀자마자 공원을 뛰어다니며 친구가 된다. 서로 쫓아가며 달리기를 하다보니 마치 한마리처럼 보일 정도로 함께 금방 친구가 된다.
그러나 벤치의 끝에 앉은 두명의 어른은 무심하게 앉아있고,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관심을 표현한다.
이 그림 속에서도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숨은 그림 찾기가 있다. 왼쪽 그림이다. 무엇일까? 자세히 살펴보면 특유의 재치가 보일 것이다.
그냥 말해버리면 재미없으니까 나도 패스~~
아이들은 그네도 타고, 구름사다리도 오르면서 금방 친해진다. 추운 겨울 외투를 껴입던 아이들은 외투를 벗는다.
그리고 야외 무대에 모두가 모여 즐겁게 논다. 그때의 세상은 무지개빛으로 행복해보이고...
그러나 벤치의 어른들은 끝까지 무심하다.
표지의 그림처럼 찰스는 스머지에게 노란 꽃 한송이를 건넨다.
그렇게 산책은 끝났지만 노란 꽃 한송이는 스머지가 유리병에 꽂아 소중하게 간직한다.
일상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장면인데 그걸 동화로 표현하다니 작가의 관찰력은 대단하다.
관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능력 또한 대단하고...
나도 아이와 함께 놀이터를 종종 나가면 모르는 아이들끼리도 금방 친해진다. 그네를 한번 같이 타고, 자전거를 같이 타고, 미끄럼틀을 같이 타면서...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지만 대부분의 나는 그냥 지켜보고 있다. 그런 모습을 
어릴 적에는 그냥 놀면 바로 친구가 되는데...지금의 나는 무엇때문에 그렇게 친구되기가 어려울까?
정말 작가의 시선처럼 동물들이 그리고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수많은 시간동안 어른인 나는 친구되기가 어렵다.
성인이 된 이후에 만나는 친구라고 하는 직장동료나 선후배, 아이 친구의 엄마들, 그 외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또한 마음 터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얼마전 남편과 한 대화가 떠올랐다.
이번에 새로운 모임에 가면 절대로 나이를 묻지 않고, 어느 지역 출신인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물어보지 않겠다고... 우리는 성인이 된 후 너무 외적인 것을 먼저 파악하고 가늠하면서 그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고...
그러나 그날 조금 늦은 남편, 이미 그 자리에선 위에서 나온 많은 것들이 서로서로 파악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그림 속 재미만 느낀 것 같다.
책 끝까지 다 읽은 다음에는... "그래서?" 라고 나에게 묻는다.
맞다. 그럴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친구란 그렇게 어렵게 만나는 존재가 아니라 놀면 쉽게 친구가 되니까... 그래서 책내용이 뭐야? 라고 되물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부끄러운 나의 모습과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