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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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생일 선물로 구양에게 받은 선물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생일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이 책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침대 옆 책꽂이에 늘~ 꽂혀있었지만 제대로 이 책에 꽂힐 때 읽고싶었기에...

그런날이 어제 새벽..워낙 짧은 책이기에 한숨에 읽어버렸고 그래서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제작년에 비어헌터의 유럽맥주 견문록에 비해서는 정보가 부족했고 술고픔도 부족했지만.. 그런 정보를 위해 쓴 글이 아니기에 하루키의 책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의 말처럼 혀에 스르르 감기는 위스키 한모금 정도의 느낌~ 아직 위스키는 나에게는 조금 먼~ 술이지만...

맥주에 관한 책을 읽을 땐 꼼꼼하게 메모해가며 나도 꼭 유럽에 가면 이런저런 맥주를 마셔봐야지 했는데...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만을 여행하며 쓴 책이기에 그런 면에 있어서는 조금 느낌이 떨어졌다.
다만 그의 말처럼 나도 여행에 있어 테마를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코쿠에 갔을 때는 매일 죽으라 하고 우동만 먹었고, 니이가타에서는 대낮부터 정종을 실컷 마시기도 하고, 미국 횡단 여행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팬케이를 먹었다는 그(일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팬 케이크를 질리도록 실컷 먹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먹고 마시는 것만이 아니라 독일과 중국 여행에서는 동물원만 보고 다녔다고 한다.
이런 테마여행... 아직은 여행 경험이 부족해서 한 곳에 가면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이일도 하고 저일도 하고 싶은 나이지만 한번쯤 꼭 기억했다가 실천해보리라. 흠~

이 책에서는 다만 내가 수업시간에 설명했던 Irish Whisky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몇번 마시지 않은 위스키지만 사실 스카치와 버번만을 마셨기에... 그 느낌은 언젠가 이 글의 수정판에 달리겠지. 그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짜르르한 위스키의 목넘김을 느끼고 싶고, 책에 소개된 물과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느낌도 가져보리라.
 

p.37
"맛 좋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가 코앞에 있는데, 왜 일부러 블렌디드 위스키 같은 것을 마신단 말이오? 그건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려는 순간에 텔레비전 재방송 프로그램을 트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소?"

p.62
"우리는 장례식에서도 위스키를 마시지"하고 아일레이 섬 사람은 말한다. "묘지에서 매장이 끝나면, 모인 사람들에게 술잔을 돌리고 이 고장에서 빚은 위스키를 술잔 그득 따라주지. 모두들 그걸 단숨에 비우는 거야. 묘지에서 집까지 돌아오는 춥고 허전한 길, 몸을 덥히기 위해서 말야. 다 마시고 나면, 모두들 술잔을 바위에 던져서 깨 버려. 위스키 병도 함께 깨 버리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 그것이 관습이거든."

아이가 태어나면 사람들은 위스키로 축배를 든다. 그리고 누군가 죽으면,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위스키 잔을 비운다. 그것이 아일레이 섬이다.

p.76
"대부분의 사람들은 싱글 몰트는 햇수가 오래될수록 맛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렇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서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게 마련이거든. 증류를 해서 더해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덜 해지는 것도 있어. 그건 다만 개성의 차이에 지나지 않아."

라프로익에서 받은 팸플릿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든 공정이 끝나고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차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참나무통 속에서 위스키는 10년에 걸쳐 숙성된다. 그 형뻘이 되는 15년 된 위스키는 다시 5년이 더 걸린다. 모두 오랜 세월이다. 그러나 기다릴 만한 가치는 있다."
 

p. 130
내가 경험한 바로는, 술이라는 건 그게 어떤 술이든 산지에서 마셔야 가장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그 술이 만들어진 장소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물론 와인이나 정종도 마찬가지다. 맥주 역시 그러하다. 산지에서 멀어질수록 그 술을 구성하고 있는 무언가가 조금씩 바래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흐히 말하듯이,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는" 법이다.

p. 132
여행이라는 건 참 멋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사람의 마음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준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해도, 한참이 지나 깨닫게 되는 것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애써 여행 같은 걸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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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할 땐 외쳐요 아동 범죄 예방 교과서
안도 유키 지음, 유은정.이와이 도모야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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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 가을부터 엄마의 복직을 두려워하는 딸~
아무래도 잠깐이지만 혼자 있을 시간을 무척 겁내라 한다.
그러면서도 동생 교육도 열심히 인 든든한 첫째 딸이지만...사실 세상이 무서운지라 나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텔레비전이나 학교에서도 아동 범죄의 실태나 상황, 대처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긴 하지만...차근차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눌 구체적인 것이 필요했는데...이번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사실 나도 배운 점이 많다.

사실 세상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기에 딸을 가진 부모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내가 일일이 따라다닐 수도 없고...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이런 교육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은 '아동범죄예방 교과서'라는 타이틀이 딱 맞다.
하지만 딱딱하게 소개된 교과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며, 혹시나 일어났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나와 딸이 함께 읽어가며 같이 공부를 했다.

그래서인지 불안해하던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는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차례를 보면 

1장. 주위에는 위험한 일이 가득

-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직접 설문지를 보며 생각하게 되어 있다.

2장. 가까이 가서는 안되는 장소와 위험한 장소

-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위험한 장소들이 소개되어있고 그것을 토대로 안전지도를 작성해본다.

3장. 만약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아이들의 실험에도 자주 등장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 나와있다.

구체적이라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위험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달아나면 더욱 효과적인지 나와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4장. 집에 혼자 있어요.

-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부분이었는데 방학 중에 연습도 하고 이 책을 통해 복습(?)의 효과를 보았다. 가능하면 혼자 있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5장. 인터넷 범죄로부터 나를 지켜요.

- 아직은 컴퓨터쓰기가 학교 규칙으로 허용이 안되어서 그냥 패스했던 내용이지만...요즘들어 인터넷 범죄에 성인들까지 걸려들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6장. 터놓고 말해요.

- 피해를 입었다면 터놓고 말하지 못해 계속 피해를 당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데 꼭 엄마와 이야기 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나지 않기를...

7장. 부모님과 보호자 여러분께

- 사실 아이가 조금 컸다는 이유로 혼자 화장실을 보낼 때도 있고 택배를 받으러 보낼 때도 있었다. 잠깐의 편안함이 우리 가족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만들어줄 수 있으니 나 부터가 조심해야겠다.

 

부록으로는 가족이 함께 만드는 우리 동네의 안전 지도와 역할 놀이용 가면이 있어서 가면을 쓰고 동생과 연습하기도 했다.
동생은 가끔 아이스크림에 유혹되는 실수를 보이기도 하지만...

 서진이는 가끔 묻는다.
"엄마, 옆집 아줌마는 괜찮아? 교회 권사님은 괜찮아? 친구 엄마는 괜찮아?"

나도 어느 선까지 안전하다고 말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가족 외에는 엄마 허락 없인 안돼! 이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답이다.

아동 범죄는 매년 늘어나고 있고 성폭력 피해 아동의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있다.

나도 이 책에 나온대로 "우리 애는 괜찮겠지. 설마 우리 아이에게...."라고 넘긴 부분이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이야기하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 지킬 수 있는 힘을 스스로 키우는데 구체적인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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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안녕하세요! - 말을 배워 가는 우리 아이 첫 기도
새라 툴민 지음, 크리스티나 스티븐슨 그림 / 해와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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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순간에 기도를 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때는 아마도 무언가를 꼭 이루고 싶은 마음에 매달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일상의 감사기도는 자주 이루어지지 않는다.

꼭 기도문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나 학교에서 밥 먹기 전 외치는 음식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많은 사람의 수고가 들어갔다는 감사의 말을 외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반복적인 구호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는 입에 밴 것이 실천으로 될 때가 있는 것처럼 나도 일상에서의 감사기도를 하고 싶다.

그런데 독실한 기독교인이 아니기에...아니 오히려 친정에 갈 때만 잠시 들르는 교회이기에... 그런 감사기도보다는 구원의 기도를 요청할 때가 많다.
아이 둘을 할머니가 키워주셨다보니 잠잘때나 아플때나 가끔씩 일상에서 기도를 받고 자란 아이들에게 사실 잠자리에 들기전 기도문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찾아서 하는데는 게으름과 무지라는 한계가 있는데 이번에 만난 책은 그런 나의 갈증과 아이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딱 좋았다. 
 

말을 배워가는 우리 아이의 첫 기도 - 하나님 안녕하세요! 

책 표지와 소개글을 보고 만난 이 책, 생각보다 글밥이 많았기에 첫째와 둘째를 함께 읽어주기 좋았다.
잠자리에 들어서 책을 몇권씩 읽어주다가 이 책의 한두 챕터를 읽어주면 참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이제 일상처럼 며칠동안의 습관이 고정된 듯 하다.
그만큼 기도에 목말라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나에게 습관이 안된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종교가 없다면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하루의 시작, 바쁜 하루의 일상, 밖에서 놀때, 잠자는 시간의 축복까지... 일상에서의 기도문을 편안하게 묶어 놓았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도 좋지만 나에게도 하루를 마감하며 기쁨의 감사 기도를 드릴 수 있음에 행복해지는 책이다.

그 중 한 구절만 소개해본다. 

하나님,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게 생명을 주시고
가족과 친구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는 자라서 넓은 세상을 다니며
멋진 일을 많이 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면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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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혁신학교에 간다 - 대한민국 희망교육
경태영 지음 / 맘에드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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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처음으로 1년이라는 시간의 휴직을 어렵게 선택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친정에서 독립하여 이사를 했기에 안그래도 살림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 적응할 시간도 필요했다.
그리고 둘째는 이사 후에 어린이집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내가 휴직을 하면서 둘째를 키우고 유치원에 비해 일찍 하교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의 아이를 돌보는 이유로 우리 나름대로의 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러기에 10여년을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나에게도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일년의 변화는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내가 근무하는 전문계 고등학교는 특성화 바람이 불면서 교육과정이 변화하였고 일부 과는 폐과가 되면서 교사의 인원감축이 필요하고 전혀 교사의 전문성과 관계없는 부전공이 내려오는가 하면...

내가 살고 있는 고양시에도 혁신학교가 몇 곳이 지정되면서 그 주위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만나는 지역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야기되곤 했다.

교사로서 사실 교육계의 새바람을 결코 믿지 않았다.

전문계고가 특성화된다고 해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먼저임을 알고 있고, 아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은 교육청의 지원이 있을 때 반짝하는 현상이 대부분이고,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한 여러가지 일들이 하나의 사업이 되면서부터는 공문처리부터 시작해서 하지 않아도 될 소모적인 일들이 부가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을 내가 먼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단 하나의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제발 이번만은...성공하고 안착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특히 혁신학교는 작은 학교, 발전이 꼭 필요한 학교를 먼저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4가지 원칙 중에서 자발성과 공공성이 뒷받침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발목을 잡는 잡무를 담당할 인력이 파견된다고 하니 온전히 아이들과 수업을 위해서라면 조금 늦게 퇴근하고 몸이 피곤하더라도 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우리나라의 공교육 교사들도 많다는 믿음이 있었다.
혁신학교 발표 이전 남한산초등학교의 성공적인 모습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만큼 경기도의 혁신학교가 꼭 성공해서 일반화되길 너무나 바랬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입시라는 거대한 목표 아래 모두다 똑같은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구조 속에서 아무리 열린학습, 탐구학습, 모듬학습이 생겨난다 해도 변화의 틀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의 성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7개의 학교 소개에서 나왔듯이 아이들이 즐겁고 교사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가 생겨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이 혁신의 바람이 계속 성공적으로 불어 굳이 똑같이 sky를 목표로 삼지 않아도 자기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기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분명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남한산초등학교 성공에 가려진 부작용이 나타난 것처럼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고, 악용하는 사례도 생겨날 수 있겠지만...
공교육안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의 7개 학교가 소개되었다.
각각의 학교의 상황이 다르기에 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달랐고, 구체적인 목표도 달랐음을 알게 되어 나도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힌트를 얻게 되었고 혁신학교의 갯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꼭 지금의 성공적인 모델처럼 안착할 수 있는 학교가 여러군데 생겨나길 바래본다.
나 또한 내가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의 변화를 다시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부모들이 교사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학교를 만들어가는 교장과 교사의 열정이 부럽기만 하다. 

 * 조현교육과정 9형태는 '조현 수업만들기'로 연결된다. 이 교장과 교사들은 수업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삶에 의미 있게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배움과 나눔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를 놓고 교사 전체가 모여 함께 수업계획을 짜고, 또 끝난 뒤 함께 평가하는 것이다. 

* 학생 모두의 수월성을 추구하면서 수월성보다 중요한 것은 뒤처진 학생이 없는 학교입니다. 기본 학습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에게 학교는 무의미한 공간이 되기 쉽습니다. 배움은 자존감이며, 인성이며, 성취감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배움의 길로 들어서도록 하는 첫 단계가 기본 학습능력을 갖춰주는 길입니다. 

* 정광필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받으면서까지 사교육을 금지하기로 한 이유를 "사교육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빼앗아간다고 보았기 때문이고, 사교육을 받으면 아이들이 주체가 되는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특성화교과, 체험활동 등을 충실히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교육을 금지하는 것은 사교육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무도 소외됨 없이 모든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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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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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설 연휴 마지막 주말...잠은 안오고 뭐 읽을꺼리가 친정에 없나 살펴보니 서진이 읽으라고 배다리 헌책방에서 사다놓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눈에 띄었다.
작년엔가 짱뚱이 도서관에서 사랑방 모임에 참가해서 어른들은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들은 이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자막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꽤나 집중해서 보길래 구입했던 책이었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로알드 달의 책 <멋진 여우씨>를 먼저 읽었다. 그 책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며 어른들에게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어 이 책을 읽어야지 했는데... 그 기회가 바로 또 찾아왔다.

멋진 여우씨의 서평은 http://blog.naver.com/ying93/20121246020

그러고 보니 친정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몇권을 갖다 놔야겠다. 나에게 이렇게 책을 읽을 낮의 자유가 주어지는 곳이기도 하니까...

로알드 달을 유명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책이라서 그런지 정말 흥미있게 읽었다.

영화 속에 제작된 윙카의 초콜릿 공장의 영상이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닐정도로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시공주니어의 레벨 3은 어린이를 위한 책, 권장연령이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지만...어른들도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의 메시지처럼 버릇없고, 못되고, 사치스러운 아이들은 그냥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를 하나둘 나서 과보호로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에게 좋은 것을 준다는 이유에서, 혹은 절망감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에서 너무나 풍족하게 키운다.

부족함이 없이 자란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모른다. 오히려 나누려는 마음도 부족하다.

그런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돌아보고 내가 우리 아이에게 못마땅한 부분을 만든 자신이 아닌지를 뒤돌아봐야겠다. 

 
책의 내용은 참으로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세계 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콜릿을 만들어내는 윌리 윙카씨, 그러나 스파이때문에 윙카씨의 공장은 베일에 가려져있다. 일꾼들의 출입도 본적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그런 윙카씨가 황금빛 초대장을 초콜릿에 넣어 5명의 아이들을 초대한다.

"황금빛 초대장을 가진 아이들은 공장의 제조비법과 신기한 기술을 보여주는 견학과 동시에 평생 머긍ㄹ 수 있는 초콜릿과 사탕을 기념품으로 제공하기까지 한다."

전세계는 황금빛 초대장을 손에 넣으려고 초콜릿을 사재기하는 사람이 생기고 초대장이 발견될 때마다 아이는 영웅이 된다. 아이를 위해 휴교에 들어가는 학교, 가두행진을 들어가는 시청... 

5명의 아이로 선정된 행운의 아이는
엄청나게 마구 먹어대는 아우구스투스 굴룹, 세상에서 제일 버릇없는 버루카 솔트, 늘 짝짝 껌만 씹어대는 바이올렛 뷰리가드, 온종일 TV 앞에만 붙어 사는 마이크 티비, 말라깽이 가난한 주인공 찰리이다.

가족들과 함께 윙카의 공장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험을 한다.
한번쯤 꿈꿔봄직한 것들도 있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 그것이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지만...

초콜릿이 흐르는 강과 폭포, 아무리 빨아도 절대 줄어들지 않는 영원한 왕사탕, 다른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되는 정식코스 요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껌, 초코우유를 짜는 젖소, 따끈한 아이스크림....

그러나 공장을 돌때마다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지 못해 하나둘 사고를 당한다. 그때마다 공장의 일꾼들은 독설이 담긴 노래를 하는데...
그중 텔레비전에 중독된 마이크 티비가 사라져갈 때 나오는 노래가 가장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는 귀중한 교훈을 배웠네. 결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을 텔레비전 가까이 내버려두지 말라는걸.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아예 그 바보 같은 것을 집에 두지 않는 거지.

집집마다 아이들이 입을 헤 벌리고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봐.

빈둥빈둥, 어슬렁어슬렁, 어영부영 눈이 툭 튀어나올 때까지.

지난 주, 어느 집에 가보니 마루에 열두개도 넘는 눈알이 굴러다니더군.

하긴, 텔레비전을 볼 때는 얌전해지더군.

유리창 문턱에 올라서지도 않고 발길질도 안 하고 주먹질도 안하지.

그러니 방해받지 않고 한가하게 점심준비도 할 수 있겠지. 조용히 설거지도 할 수 있겠지.

이건 생각해 보았나?

도대체 이 괴물이 자네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해를 미치고 있는지를.

머릿속의 모든 것을 망치네!

상상력은 생명을 잃어 더 이상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생각은 꽉 막혀 혼탁해지네!

아이들은 멍청이가 되어가지! 동화의 세계도 몰라, 환상의 세계도 몰라.

할 줄 아는 것은 그저 멍하니 쳐다보는 것뿐!

자네들은 이렇게 말할걸세. '알았다고! 알았어! 알았다니까!

하지만 텔레비전을 치워버리면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해 줄 것이 무엇이겠나?

말해보게! 가르쳐 달라고!'

우리 대답은 이걸세. 옛날 그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뭘 하며 놀았나? 어떻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지?

이런 괴물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자넨 까맣게 잊었나? 전혀 모르겠어?

옛날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았나! 책을 열심히 읽지 않았나! 하루의 반은 책을 읽으며 보냈지!

제발, 부탁이니 이렇게 무릎 꿇고 간절히 비니, 텔레비전은 갖다 없애고 그 자리에 근사한 책장을 짜 넣게.

그리고 책으로 가득 채우게. "

결국 찰리만 그 모험을 끝까지 통과하고 윙카의 공장을 운영하는 기적이 주어진다.


그가 이 책을 언제 썼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가 사망한 것이 1990년이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속편같은 책이 또 나온 걸로 보아서는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읽어도 그 상상력을 뛰어넘기 힘들다.

또한 그의 메시지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는 것 같다.

그것이 아마 고전의 힘이 가지는 것이겠지. 로알드 달의 다른 작품도 너무나 기대된다. 그리고 영화도 봐야겠다.

아이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2011년의 다섯번째 책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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