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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좋은 엄마의 필독서
문은희 지음 / 예담Friend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받은지 꽤 되었는데 왜 이리 더디게 읽히는지...
한달 넘게 침대 옆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보았다. 아마도 아이를 아프게 한 내 마음이 불편해서 책에 손이 잘 안간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이 불편해도 아이의 마음이 아픈 것보다는 낫겠지.
중요한 것은 아직도 난 사랑이라는 포장지를 둘러싸면서 잘못을 저지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 문은희 박사는 문재린 박사의 딸이며 문익환 목사님의 여동생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표지가 돌아가신 문익환 목사님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우리 세대의 어머니들에게 부족한 것은, 아이를 위해 넘치게 해주고 희생했지만, 정작 아이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아이와 느낌을 공유하고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헛수고한 것이다. 사랑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지, 손발로 돌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엄마를 공격하려 쓴 것이 아니라 모를 수 밖에 없고, 체험하지 못했던 엄마가 아이를 진짜 사랑할 수 있게 되길 원해서 이 책을 쓰셨다고 했지만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 행동이 들킨 것 같기 때문일 것이다.
중간까지는 내 행동이 왜 이렇게 잘못되었는지, 비단 내 잘못만은 아니지만 그렇게 키워지고 교육받아왔던 문제의 원인과 그런 행동으로 인해 아픈 아이들을 소개한다.
거기서 끝났다면 정말 읽고 싶지 않았겠지만 다행이 느낌을 되찾은 건강한 엄마들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나 또한 희망을 느끼기 위해 책을 끝까지 읽어야했다.
얼마전 EBS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중에 두명의 엄마를 변화하면서 겪는 가족, 아이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녹화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그 엄마도 문제점이라고 느끼지 못하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벼랑 끝까지 내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가 자신의 노력을 몰라주는 것만 원망하겠지. 나도 가끔 내가 이렇게 희생하면서 너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내몰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교수님의 눈물나는 충고를 들으면서 서서히 작은 변화가 생긴다. 엄마의 표정, 옷차림의 변화는 물론이고 아이의 행동까지 건강하게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이 책과 겹쳐지는 면이 많았다.
아이에 대한 불만은 내가 건강하지 못한 어떤 면이 아이에게 투사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그럼에도 자꾸 불평의 화살은 아이에게 돌리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엄마들 만을 위한 책은 아닌 것 같다. 아빠도 엄마의 마음을, 아이의 마음을 읽으며 함께 동참하게 될 때 더욱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이 책의 감동적인 핵심으로 책의 느낌을 정리하려 한다.
엄마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