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 - 권력은 지우려 했고, 세상은 간직하려 했던 사람들
김만선 지음 / 갤리온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그들의 자취를 하나 하나 찾아 다니며 역사의 이야기를 드라마처럼 서술한 저자 김만선 작가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는듯 했다.

'유배'... 지금은 없어진 형벌이지만 과거에 우리의 선조들이 죄를 지었을때 받았던 형벌중 하나였다. 유배는 죄인을 멀리 귀양 보내는 것으로 TV 역사 드라마에서 종종 보았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에 대해 읽으면서 내가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수 있었다.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그들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고 핑계를 대어본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것에 뿌듯한 마음도 가져본다.

이 책은 문학과 기행형식의 글이라 읽기에 지루함이 없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가 유배 당한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썼다고 하는데...  읽는 동안 나도 그들의 고민에 조금은 공유한 듯 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추사 김정희편에서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자들은 그것이 다하면 교제 또한 성글어진다"고 하였다. 그리고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한 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이글을 읽으며 지금의 정치인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서로의 잇속을 좇으며 서로를 헐뜯고 싸우는 지금의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서 씁씁할뿐였다.

충암 김정의 시<가월>에서 그가 나라와 임금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느껴졌다.
그리고 정암 조광조... 38세의 젊은 나이에 나라를 걱정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에 관련해 '조광조 신화'로 전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사실들도 알려준다.

천연두 예방법을 전파한 송촌 지석영의 이야기에서 그가 유배지에서도 종두법 연구를 계속하였다고 한다. 당시의 천연두 예방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글을 읽는 나도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몇가지 예방법을 보면 환자의 환부 고름을 솜에 묻혀 콧구멍에 넣는 장묘법, 환부의 딱지를 때어 그 가루를 은으로 만든 관이나 거위 깃털로 만든 관에 넣고 코로 들이마시게 하는 한묘법, 환부의 딱지를 물에 녹인 다음 솜에 적셔 콧구멍에 넣는 수묘법, 환부에서 고름을 채취하여 대상자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발라주는 인두법 등이 있었다. 그런 그는 천연두 예방과 치료는 더불어 한글의 보급에서 힘썼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제자들에게 첫째, 둘째, 셋째도 부지런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근면함을 강조했다. 이런 그의 가르침을 받든다면 지금의 우리들도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으리라.

원교 이광사, 정헌 조정철, 유와 김이익,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삼봉 정도전, 조광조와 더불어 개혁을 꿈꾸었던 신재 최산두, 면암 최익현, 우봉 조희룡, 시대와 타협하지 않았던 동계 정온, 서재 임징하, 고산 윤선도, 손암 정약전, 한훤당 김굉필, 심재 이도재, 마리아 정난주, 소재 노수신... 이 글을 통해 만난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고 아꼈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잊혀진 이야기들과 자취를 찾아 보여주는 저자의 노력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역사 속으로 그들을 찾아갔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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