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질주하는 용기가 있다면...

빗속을 질주하는 법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조금은 색다르게 와 닿은 책이였다.

우리가 우스갯 소리로 개나 고양이를 보고 "자기가 사람인줄 아나봐"라는 말을 간혹 하거나 듣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그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도 생겼다.

이 책은 엔조라는 개가 내레이터로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어가 주는데, 잔잔하니 맘이 짠~ 하기도 했다.

어느 시골농장에서 태어나 데니의 손에 이끌려 그와 가족이 된 엔조는 그의 사랑을 받으며 가족처럼 함께 생활한다.

엔조는 카레이서인 데니와 함께 자동차경기 비디오와 TV 보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브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데니... 처음 그녀를 집에 데려 왔을때 부터 엔조는 묘한 경계심을 가지고...

우리가 말하는 질투라는 것을 경험한다.

그렇게 데니와 이브는 결혼을 하고 엔조와 가족이 된다.

카레이서인 데니는 여러 나라를 다니며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 남겨진 이브와 엔조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 간다.

이브가 임신을 했을때도 조위를 낳을때도 항상 이브 옆에는 엔조가 있어 줬다.

데니의 직업상 항상 옆에 있어주지 못했지만 그들은 서로를 믿으며 의지했다.

엔조는 자신이 인간이기를 바랬고, 인간처럼 말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할때가 많았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면 꼭 사람으로 태어날꺼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이브가 아프기 시작했고, 엔조는 동물적 본능으로 벌써 알고 있었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브는 뇌종양이라는 판정으로 받고 병과 싸운다. 자신의 아프고 초취한 모습을 사랑하는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이브는 친정에 가서 투병생활을 하게 되고,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엄마와의 추억을 만들기 바랬던 데니는 조위도 처가집에 머물게 하면서 자신과 엔조가 주말마다 찾아가 만나는 생활을 하게된다.

엔조는 그녀가 떠났다는 것을 알았고, 이브는 세상을 떠난다. 데니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수 있을까?...

그런 그에게 처가 부모는 병원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고 데니를 원망하며 조위의 양육권을 달라고 한다. 이브를 잃은 슬픔도 잠시... 데니는 그들과 맞서 법정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들은 조위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 수단과 벙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말 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불가능 했을지 모를 양육권 싸움... 당연히 친부가 살아있고, 능력도 있었지만 그들의 이기심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손녀의 양육권을 고집했다. 그런 싸움 속에서 데니는 상처 받으며 지쳐갔지만 항상 옆에 있어주는 엔조와 친구들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린다.

책을 읽으며 알수 있듯이 데니의 사랑과 판단력과 선함이 있었기에 하늘이 돕는다. 힘들었던 법정 싸움에서도 이겨 양육권도 되찾고, 멘토도 만나 다시 일어선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함께 행복한 생활을 꿈꾸던 엔조는 기형인 엉덩이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아파하다 세상을 떠난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시간이 흘러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데니는 경기에서 우승을 하게된다. 그런 그의 팬이라고 찾아와 다시 만나게 되는 꼬마 엔조...

자동차 경주와 빗대어 이야기를 엮어 가는 부분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데니와 엔조처럼 인생을 하나의 경기인것 처럼 생각한다면, 그리고 빗속을 질주하는 법을 안다면 우리의 인생에서 힘든 시간들도 무사히 보낼수 있으리라.


힘들어 하는 데니를 보며 엔조가 되내이는 말...

 - P.275

'이건 위기에 불과해요. 위기는 곧 지나가요! 세월의ㅣ 무자비한 어둠 속에 한번 처박힌것 뿐이에요!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쳐존 사람이 바로 당신 아니었나요?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각오가 된 사람들에게는 늘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나게 된다고 가르쳐 줬잖아요. 그러면 자기 자신도 믿어야죠!'


자신이 다시 태어날 것을 알기라도 한듯...

-P.328

지평선 위로 서서히 동이 트면서 땅 위에 빛을 뿌린다. 내 삶은 너무 길게 느껴지는 동시에 너무 짧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살려는 의지에 대해 말한다. 그들은 죽으려는 의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다. 죽음은 어두운 미지의 세계이고, 겁이 난다. 하지만 난 다르다. 그게 끝이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