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정 작가의 소설집 <한 방울의 내가>를 읽었다. 현호정 작가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2020년 제1회 박지리문학상으로 등단했다는 이력을 보고 끌렸다. 박지리 소설가의 책을 읽고 적잖이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각난다.이번에 소설집에 묶인 7편의 작품을 읽으며 참 신기했다. 약간 낯설게 느껴지는 지점이 많았다. 아마도 내가 이런 종류의 글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점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싫지 않았다. 아주 작은 것에 시선을 둔 작가의 관찰력이 돋보인다. (솔직히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호정 작가만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특히 살아있는 것들과 우리가 지키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이런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아무나 이런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다.아주 세심하게 우리의 신체를 말하다가 또 자연으로 이어진다. 작품 하나하나의 줄거리를 말하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단편 하나씩을 읽다보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깨달을 수 있다. 처음에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글도 천천히 곱씹게 된다. 특히 <한 방울의 내가>가 희곡으로 탄생되었다고 해서 놀랐고, 그 상상력을 무대 위에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하다. 뒤에 희곡집도 수록되었는데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좋았던 부분이 있어서 올리고 싶다.248쪽나: 메이! 메이! 내가 너에게 갈게! 사람들이 도망치고 바람이 달려왔어. 사람들은 왜 도망치는 거지? 이렇게 금세 붙잡혀 넘어지거나 다 젖어버릴 거면서.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바람이 물었고 정말 몰라서 물어? 나는 되물었어. 메이에게 가야지. 메이한테. 지금 넌 바다야. 내가 말했지. 그리고 이제 메이의 눈물은 해일을 일으킬 거야. 내가 예언했어. 내가 그렇게 만들 거였어. 내가 해낼 거였어. 메이 너를 위해서이렇게 대사가 이어지고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멈추려는데 몸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실토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기의 몸이 너무 커지고 강해졌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제발 멈추어달라고 절규한다. 휘몰아치는 감정이 느껴진다. 어떻게 배우의 연기와 무대 분위기, 음악으로 표현될지 정말 궁금하다.다음에 또 이 책을 읽으면 다른 감정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때 내가 지닌 생각에 따라 유기적으로 다른 감정이 휩쓸고 갈 듯하다.다양한 책을 읽어서 느낄 수 있는 이런 낯선 감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읽기 잘했다고 생각된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