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삼인방 - 지키지 못한 약속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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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정명섭 작가의 신작 <광화문 삼인방 - 지키지 못한 약속>을 읽었다.
신뢰하는 작가이기에 무조건 읽고 싶었다.

시인 백석과 두 친구가 같이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34년부터 1939년을 조명한 작품이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한계와 어려움이 많이 있을 시기이지만, 책 속의 분위기는 위트가 넘치고 따뜻하다. 로맨스도 나오는데 예상치 못한 갈등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배우들이 열연하면 어울릴까 상상하며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실제 있었던 배경을 바탕으로 허구를 덧붙여 이야기를 끌어낸 작가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런 글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최대한 과거의 사실과 가깝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작가의 말’에서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토대로 글을 썼을까 상상해 본다.

책의 앞부분에서 백석이 허준과 신현중을 만나게 되는 빠른 전개 덕에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중간중간 실제 그러지 못했지만 희망을 담은 구절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시절의 문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손꼽아 기다렸을 총독부가 무너지고 세 주인공이 광복을 함께 맞이하는 순간을  읽으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여러 장면 중에서 책의 제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그 부분을 조금 옮겨 본다.

58-59쪽

“두 사람의 글이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되면 되잖아.”

“저런 가짜 빛 말고 말이야.”
신현중의 얘기에 백석이 말없이 총독부 청사 쪽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원래 광화문이 있었지?”
….
“원래는 아예 허물려고 했었지. 그런데 반대 여론이 심하니까 건춘문 쪽으로 치워버렸잖아. 사실상 조선의 빛을 없앤 거지. ‘광화’라는 빛 말이야.”
…..
“이제 우리가 그 빛이 되어야지. 펜으로 말이야.”
“우리가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
….
“우리 셋이라면 못할 것도 없지. 아예 이름도 정할까? 광화문 삼인방 어때?”


세 주인공이 서로 총독부를 바라보며 의지를 다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후에 서로 반드시 괴물 같은 조선총독부가 무너지는 날, 같이 와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영원히 사라질 것 같지 않은 커다란 건물이지만 허준의 말에 희망과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까짓것, 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다고. 저거 무너지는 날 여기서 다시 만나서 축배를 들자고.”

이 부분을 읽으며 이러한 역사의 한 장면이 아니더라도,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대처하며 정신 승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다.

뜻하지 않게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내게 주문할 것이다.
‘까짓것, 이 어려움이 이제 곧 끝날 거야.’라고 여기며 어려움에만 매몰되지 않는 자세를 취하고 싶다.

‘백석’ 시인의 작품을 더 많이 읽고 싶고, 이제 내가 자주 가는 광화문을 새롭게 기억할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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