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손글씨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같은 메시지라도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 담기면 더 오래 기억된다. 정성을 들여야 하고 글씨를 잘 쓰는 일이 쉽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나의 글씨를 생각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글씨를 잘 써서 상도 받고 친구들의 연애편지를 참 많이도 써 주었었다. 꾸미기가 필요한 크고 작은 일에 거의 내 글씨가 쓰였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악필이다. 가끔은 마음먹고 손글씨로 필사를 해보려 야심 차게 도전했다가 내 글씨에 기분이 확 나빠졌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잊고 있던 글씨를 예쁘게 쓰려는 마음을 갖고 싶었고, 속담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었을까 궁금해서 서평단의 도서로 <글씨 바로 쓰기 - 속담편 저학년1>을 신청하게 되었다.가나다순의 여러 속담이 담겼다. 가장 먼저 만나는 속담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이다.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들이 이 책을 보며 속담도 익히고 글씨를 천천히 칸에 써 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가끔 어떤 아이들은 띄어쓰기를 무시한 채 글씨를 쓰는데 속담 공부를 하는 동안 띄어쓰기도 덤으로 익힐 수 있을 것 같아 유익하다고 느껴진다.하지만 속담을 내용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그냥 가나다순으로 주르륵 늘어놓아서 약간 아쉬웠다. 글씨도 잘 쓰게 하면서 속담 공부만 해도 좋은데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르치는 학생 중 배움에 대한 열망이 높은 초등학교 2학년 귀염둥이에게 이 책을 선물할 것이다. 그 아이는 글씨를 아주 잘 쓴다. 하지만 속담을 재미있게 익혔으면 하는 마음에 주려고 한다. 그 귀염둥이와 이 책에 담긴 여러 속담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벌써 미소가 새어 나온다.출판사에서 책을 증정 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