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그늘 1
박종휘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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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푹~ 빠지는 소설을 읽게 됐다.

<태양의 그늘.>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작가 소개글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첫번째 작품이란 말을 듣고,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스토리가 흥미진진 할지라도, 첫작품은 어설프고, 미흡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깐...근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선, '이게 정말 첫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완성도가 좋은 작품이였다

 

 

주인공 채봉이는 부잣집에서 곱게 자란 막내딸이였다.

평우와 결혼을 하고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마 시대가 그들을 흔들어놓지 않았다면, 별탈없이 한평생 백년해로하며,

이게 행복이겠거니~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는 그렇게 완만히 흘러가지 않았다. 소용돌이가 일더니 몇차례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해방, 혼돈, 6.25, 휴전...

 

광복절을 기쁜날, 좋은날이라고만 여겼는데,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겐 혼란의 시작이였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시절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하기 싫어진다.

 

해방 후, 미국과 소련의 이권 다툼과 한 몫 잡아보고 싶은 정치인들의 야욕이 합쳐진 결과, 남한/북한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6.25라는 민족의 전쟁이 시작된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답답했던 건, 내가 살고있는 이 곳이 북한이 점령하면 인민이 되어야 하고, 남한이 점령하게 되면 빨갱이가 되서 즉각 처형을 당해야 하는 사실이였다. 특별히 인민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이, 북한군이 주둔하니 살.겠.다.는 마음으로 인민이 되었을 뿐인데, 다시 탈환하니, 북한에 가담한 빨갱이라며 총살을 한다는게, 정말 너무 어처구니 없고 무서웠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혼돈의 시대...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았을까??

아닌걸 아니라고 얘기해도 귀 닫고 들어주지 않는 그 시대.

그 시대는 어떻게 살아야 살 수 있는 시대였을까??

 

아이 넷을 데리고, 산으로 도망친 채봉이를 보며, 엄마는 정말 강하구나!란 생각을 했다.혼자 살겠다고 도망치기에도 힘든 그 때에도, 아이 넷을 돌보며 도망가는 채봉이를 보니 가슴이 먹먹했다.왜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언젠가 내가 엄마에게 물었었던 적이 있다. "그럼 전쟁 때 태어난 사람들은 다 운이 없는거네??" 했을 때, 엄마는 '시대의 업'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 난리통 속에서도 살 길을 찾고,  아이를 낳으며 희망을 준비하는 사람들...사람은 그래서 강하고, 그래서 무서운 존재란 생각이 든다.

 

소설을 처음 쓴다는 사람이, 가뜩이나 어려운 역사소설을, 이렇게 가슴 매이게 담아낼 수 있다니...소설을 읽었는데, 머리에는 영화필름이 돌아가는, 표현도,감정도 인상깊었던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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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꿈이 이루어졌어!
마이크 둘리 지음, 이경희 옮김, 버지니아 앨린 그림 / 레디셋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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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셋고 출판사에서 신간이 나왔다.

동화책이길래, 아무 생각없이 우리 꿀이를 업고 책을 읽어주는데...

어맛!! 어쩜 이리, 내가 해주고픈 말들이 담겨있는지...^^

읽어주면서 나도 신났다.


돌고래를 좋아하는 나에겐 돌고래 그림이 그려진 것도 좋았다.

마치 돌고래가 진짜로 꿈이 이루어졌다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면서,

초딩때 봤던 비디오 프리윌리가 잠깐 생각났다.

(프리윌리 아시는 분....!!ㅎㅎㅎ)


"이 세상은 너의 것이란다.

그리고 인생은 바다와 같지.

파도가 움직일 수 있게 너의 꿈을 키우렴."

 

파도가 움직일 수 있게 너의 꿈을 키우렴... 참 멋진 말 아닌가?!!

파도가 움직일 수 있게 내 그릇을 크게 크게 키우라는 말의 뜻 그 자체도,

그 것을 표현하는 은유도 너무 멋있다.


아이에게 해주고싶은 이야기가 들어있어

우리 꿀이에게 여러번 읽어줬다.

책을 읽을 때마다 꿀이의 바다만 키울 것이 아니라

엄마의 바다= 나의 바다도 키워야겠다고 다짐한다.

 

내용이 길지 않아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에도,

나처럼 아이를 업고 읽기에도,

태교동화로도 너무 좋은 [진짜로 꿈이 이루어졌어]이다.

 

요즘 꿀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면서,

오히려 내가 더 성장하고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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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저기까지만, - 혼자 여행하기 누군가와 여행하기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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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공감툰을 그리고 있잖아요.

지금까지의 만화 에세이를 보면서 '아~ 맞아 맞아','나만 그런게 아니였구나??'하면서 공감받고, 위로받는 기분이였어요.

자연히 마스마 미리의 팬이 되었죠.

 

이번 책도 다른 걸 다 떠나서 <<마스다 미리>>라는 이름만으로도 무조건 읽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죠ㅎㅎ

 

근데, 어라???

이번엔 만화가 아니예요.

만화가 빠진, 그녀의 여행에세이... 처음엔, '에이...brown_and_cony-22'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또!! 대박 공감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네요.

 

마스다미리와 수다떠는 기분,

초반부엔, 아무래도 마스다 미리가 일본여자다 보니, 지역명도, 여행지도, 문화도 달라서... 살짝 겉도는 느낌이였는데요,

읽다보니 여행지나 여행정보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여행하면서 느낀 그녀의 기분, 취향, 에피소드 등에 어느새 동화되어 있더라구요.

 

특히 딸램들은 엄마를 대하는 마음이, 좀 애틋하잖아요.

(물론 아빠도 사랑해요..^^)

그녀가 엄마와 여행하면서 나눈 대화를 보면서 좀 뭉클했어요.

 

"나도 올해 일흔 살이구나."

전철 안에서 엄마가 해맑게 웃었다.

설날에 5일, 추석에 5일, 함께 여행을 한다고 해도 일 년에 만나는 날수는 15일정도.

나는 엄마와 앞으로 며칠을 더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았다.

 

엄마는 담담히, 웃으면서 했을 한마디, "나도 올해 일흔 살이구나."

별거 아닌 한마디에도 딸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죠.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지만 엄마가 입을 댄 빨대는 입에 대기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도

묘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엄마가 돋보기를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돋보기를 사는 날도 오겠지... 하며

자신의 미래를 보기도 합니다.

비슷한 상황, 비슷한 마음을 느껴본 적이 있던지라 또 대박 공감!!ㅎㅎㅎ

 

혼자 외국에 가서 잘 못하는 영어로 자신이 가고싶은 곳, 하고싶은 일을 하나씩 해보면서 느꼈을 성취감도

뭔지 알겠어...ㅎㅎㅎ

그냥 포기하고 갈까..?/ 아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저사람한테 물어볼까??/ 저 사람들 따라가면 나오지 않을까??

영어 못하는 채로 외국에 나가면, 밥 사먹는 것조차 <도전>이예요.

그리고 본인이 원했던 데로 일이 풀리면,

뭔가 우쭐한... 기분이 들고..ㅎㅎ

 

책을 덮고나니, 아.. 역시 마스다 미리였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른이 되니 좀 자유로워지고,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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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스파이가 되다 탐 철학 소설 11
윤지산 지음 / 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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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고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렵게만 느껴지는 동양철학이고,

그 중 법가를 다룬 한비자이기에 더 엄한 인물일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책 표지의 한비자는 선글라스에 카메라를 들고 당장 힙합춤을 출 것 같은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서있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거기다 스파이라니...?? 너무 재미난 설정 아닌가요??

 

이 책은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허구도 있지만,

소설을 다 읽고난 후, 부록을 보며 뭐가 맞는 말이고, 논란이 되는 부분이 어떤건지 짚어주기 때문에

진짜 공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식으로 한비자의 생애를 연대표로 정리해주어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눈으로 쉽게 볼 수도 있구요~

 

(이 연대표 보고났더니 앞에 읽은 내용이 더 확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더라구요.)

 

책 읽으며 보니, 이 책은 청소년을 겨냥해서 나온 책이더라구요.

근데 어른인 제가 읽어도 너무 재밌었어요.

고딩 때, 윤리가 어려웠던 이유가 사상 정리가 어려워서였는데,

이 책을 그 시절에 읽었다면 좀 더 쉽게 이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답니다.

(그런 의미로 중고딩들~ 이 책, 이 시리즈 꼭 읽어보길 바래요.)

 

 

읽고풀기를 통해서 수능의 감각도 키울수 있어서 진짜 고딩들한테 도움이 될만한 책이였어요.

 

저처럼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도

어렵고, 양도 많아서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구요.

 

거기다 상식이 풍부해지더라구요.

 

음.. 예를 들자면, 저는 <상인>이란 뜻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상인은 망한 상나라 백성을 가리키는 말이였대요.

주나라 무왕이 상나라를 멸망시키자 삶의 터전을 잃은 백성은 날품을 팔거나

 땔감을 팔아 겨우 연명했다네요.

옛날엔 상인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었잖아요.

'왜 상인을 천대했을까?? 돈도 많이 벌고 좋은데..' 학창시절에도 좀 궁금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아!! 그래서 상인을 천대했구나..' 싶더라구요.

 

법가-한비자 이렇게만 외웠었는데,

한비자가 실제로는 인간적이고, 전쟁을 끝내고 싶어했던 착한 사람인걸 알고나니

더 친숙하고, 호감이 가네요.

 

이를 계기로 고전철학을 좀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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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호기심
존 헨드릭스 지음, 이지연 옮김 / 레디셋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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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과 호기심이라... 제목부터 내 관심을 자극했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다.  호기심 하나로 글로벌 미디어 제국을 만든 존 헨드릭스 라는데.. 사실 난 존 헨드릭스를 잘 몰랐다. 근데 책을 읽다보니,'아!! 그 디스커버리 미디어의 존 헨드릭스!!' 라는 걸 알고 "우와~"하며 반가운 마음에 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디스커버리는 내가 캘리포니아에 있을 때 자주 시청하던 프로였다.

 

식탁 앞에서 넌지시, 방금 떠오른 생각처럼 "여보, 훌륭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만 방영해 주는 케이블 채널이 새로 생기면 어떨 것 같아?"하고 물었다고 했지만, 아마 그 내면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결제받는 회사원의 마음처럼 떨리고, 조금은 설레었을 것이다. 다행히 아내의 긍정적인 답변에 힘을 얻어 그 아이디어는 마침내 사업이 되었고, 지금은 제법 영향력이 큰 미디어 주체가 되었다.

 

그의 추진력도 대단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를 묵살하지 않고 기를 살려주는 아내의 모습도 참 인상적이였다. 결혼을 해서보니 큰 사업을 일궈낸 사람들은 부부가 합심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이끌어주는 공통점이 있다.

 

초반부에는 그의 어린시절이 나오길래, 인생을 한 번 되짚어보고 싶은 마음에 쓴 자서전인가?? 싶었다. 요즘 나오는 자서전들은 자기 잘났다고 쓰는 경향이 많아서, 인상을 찡그리며 읽었는데 금새 인상이 펴졌다. 왜냐? 자기 어린시절 이야기이였지만, 그의 주변을 둘러싸고 일어난, 그 당시의 미국 역사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케트를 만들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그 당시의 상황을 어린 존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그리고 진짜 묘미는 역시 사업을 키워가고, 도전해가는 중후반부이다. 작은 아이디어를 사업화 시키는 법,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긴 일들,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들이 왠만한 소설보다 저 재미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기 속에서 뭔가를 하나 배우고 일어선다는 점이 말이다. 존 역시 이사회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의 지배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

 

다소 두꺼운 책이였지만, 사업이나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힐 것이다. 심지어 나처럼 흥미롭게 읽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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