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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는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했을까? - 불량한 유대인 엄마의 유쾌한 엄마 노릇
질 스모클러 지음, 김현수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 왜 엄마는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했을까? >
아직 미혼인 내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친구에게 서운했던 일 한가지.
재채기를 하는 나에게 아기가 감기
옮을 수 있으니
아기를 보러오는 것을 미뤄달라는 것.
재채기가 뭐 어쨌다고 옮는다는 것인지.
그러면서 아기를 낳는 순간 여자들은
달라지는구나 했던 기억이 스쳤다.
아이를 낳는 순간 세상이 달라진더니
20년 우정에 쩍하는 금가는 경험이였다.
당연시했던 아기를 낳은 엄마의 육아는
어땠길래
꼭 엄마들은 너같은 딸을 낳아봐야
한다고 말을 하시곤 했는지.
이 책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엄마의
시간과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우리 엄마)의
상황을 느끼게 된다.
저자 질 스모클러는 첫아이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릴리로 낙찰)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워가며 여자에서
엄마가 되는 본능적으로 행해지는 행동들,
둘째(벤) 셋째(에반)를 연이어
낳으면서 아기들에 갖는 애정과
안달복달거리던 육아에서 절대 안정기에
접어들 수 없는 현실들을
적나라한 표현과 상황으로 웃음과
공감을 얻어내었다.
출산후 5주동안 바깥출입을 않았던
첫아이와 다르게
셋째는 열흘만에 바깥을 나갔지만,
"애는 죽지 않았다"는 말이 확 와닿는다.
초보엄마에서 경험을 겸비한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그 속에서 나만 그런 것인가 하는
자책어린 걱정들도 유쾌하게 날려버린다.
엄마들은 다 같은 과정을 겪게되는
일반적인 일이라고.
또 육아에 있어서 경쟁적이지 않는
등의 자신의 육아원칙이
얼마나 안타까운지에 대해서도
일설한다.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변수와
계획변경이 삶을 바꿔놓는지에 대해서도.
형제가 여럿인 집에서 경험적으로
자신의 사랑과 몫을 사수했던 경험들은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닌, 신경과
시간이 나뉘는 것이니
차별이라 내내 불평했던 부분들이
엄마에게는
단지 채워줄 수 없었던 인간적인
면모라는 것도 알게 되고.
애정사이클이라는 것에 더더욱 공감하게
되고.
논리가 통하지 않는 엄마의 세계가
이러하구나 하는 간접경험이 적절한 책이다.
육아서이기도 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책이기도 하다.
웃음코드로 읽어내린 이 책에는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전형적인 모습과 고민들이 이해되며
과연 지나가는 엄마들을 왜 아줌마들은
저러한가의 의문이 저절로 사라진다.
그럼에도 가게에서 떠드는 아이들을
향한 시선들과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는 불량엄마들을 향한
이해와 알량한 동정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게 될 듯하다.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