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밤에 쓴 인생론
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 밤에 쓴 인생론 >
시인의 에세이집을 읽기 시작했다.
이제 철이 드는건지 아웅다웅하던 사람들과의 관계, 반목의 책임을
타인에게로 돌리던 나에게 나름 좋은 변화의 방법같아
찾아서라도 읽어보려던 노력이 이제는 눈에 띄면 꼭
읽어버릇했더니
요즘은 시로 만났던 시인들의 소소한 일상과 에세이에 푹
빠져서
그네들을 마주보는 기분으로 글들을 읽곤 한다.
너무 예쁜 동화적 느낌의 책 <밤에 쓴
인생론>.
표지도 표제도 맘에 들었는데, 저자가 더 눈에 띄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박목월 시인님의 책!!
이렇게 예쁜 책이 새로 나왔나 했는데
실제로는 1975년 간행물을 재정리해서 재발간한
책이라고.
어쩐지 책의 첫느낌의 발랄함 보다 조금 무게감있는 이야기들이라
했다.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으로 등단하신 박목월
시인님.
박두진, 조지훈과의 합동발간한 시집 <청록집>으로 청록파로
불리우셨다.
개인적으로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를 좋아했는데
연이어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싯구들이 떠오른다.
(학창시절 기억이 새록하니, 내가 마냥 놀고먹기만 했던 건
아닌가봐)
많은 책들이 저자의 가치관을 드러내듯이 이 책 역시
박목월님의 기독교적인 인생관이 잘 드러난 책이 아닐까
싶다.
많은 부분에서, 어쩌면 무신론이면 조금 거북하다 싶을
글들,
그럼에도 삶의 여정 속에서 들려줄 수 있는 글들이
종합세트처럼 빠짐없이 들어있는 이 책.
부부와 가정, 자녀들의 이야기, 사랑과 고독, 행복의 의미를
찾아낸
일상 속의 이야기들.
무엇보다 시인의 시에 닮긴 에피소드가
꼭 참고서적이라도 보듯이 풀이되어 재미있다.
조지훈 시인의 이야기, 릴케에 대한 이야기, 기독교적인
이야기들.
타인의 안부를 통한 삶의 흔적에 대한 짧은 글도 인상적이였다.
재정리되어 발간된 책이라더니 역시 현대적 느낌보다는
어둡던 시절감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고
가벼움보다는 정갈한 느낌이 강해
한구절 한구절마다 그 의미를 곱씹게 되니,
이르게 다가온 가을에 명상하는 기분으로
삶의 길을 닦는 한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된
<밤에 쓴 인생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