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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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명실공히 식집사이다보니, 집에 식물관련 책이 조금 있다. 그 연장선으로 이 책을 구입했는데, 와!! 정말 내가 생각지도 못한 식물의 조상부터 시작해서,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정말 각 챕터마다 탄성이 흘러나온다. 진짜 식집사에게 식물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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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 여행하는 테마중 하나가 사찰여행이다. 워낙 역사를 좋아하고, 유적지 답사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긴 여행취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사찰여행과 관련된 책을 여러권 읽기도 했었다. 그 중에서도 상상출판에서 출간된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내 마음에 콕 들어서, 지금도 가끔 펼쳐보곤 한다.



그러다가 얼마전 이웃님 블로그에서 또다른 사찰여행 책인 『절집의 미학』이라는 책 리뷰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구입했다.

이 책은 다른 사찰여행 책들과는 달리, 책의 목차를 ‘절’로 구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경내에 피는 그 꽃, 매화’ 라던가, ‘최고의 배롱나무를 찾아서’ 등의 챕터로 나눈다. 그러니까 한 챕터에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는 화엄사 부속 암자 길상암, 역시나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는 선암사, 홍매가 아름다운 화엄사 등의 이야기가 한 두페이지에 같이 등장한다. 뭐랄까? 이 책은 절에 대한 역사보다는 절에서 풍기는 이미지라던가 풍광, 머리속에 떠오르는 감동, 그 속에서 받는 위로 등이 주가 되는 책이다.

고로 이 책은 사찰여행 및 지식정보를 안내하는 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사찰을 보고난 뒤 느껴지는 감동을 쓴 여행에세이다. 뭐, 그렇다고 사찰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주가 되는건 ‘에세이’다. 여행에세이로써의 이 책은, 팍팍한 삶을 살던 나에게 꽤나 위로가 되었다. 심지어 저자가 다닌 사찰들 중 일부는 분명 나도 가보았던 절임에도 불구하고, 나로서는 생각치도 못한 깨달음을 얻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사찰, 특히 산속에 있는 산사는 그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늑함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위안을 준다. 그래서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무언가 마음이 편해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난 이런 마음속의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가람배치의 이유라던가, 어느 시기에 창건되었는지, 창건설화와 실제 역사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는지 등 지식탐구(?)를 위해 사찰을 바라보는 경향이 더 많았다. 굳이 속세와 단절된, 조용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굳이 속세에 찌든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이럴거면 차라리 책상머리에 앉아서 인터넷 검색하는게 낫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음번에 사찰여행을 가게 된다면, 모든 생각을 버리고 가만히 서있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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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의학의 세계사 - 웃기고 때로는 속이 뒤집히는 질병들
데이비드 하빌랜드 지음, 이현정 옮김 / 베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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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미있는 세계사 책을 읽었다. 역시 세계사책은 통사보다는 이런 미시사가 훨 흥미롭고 재미지다. 아주 완전 내타입이야 내타입!! 더군다나 이 책의 주제가 ‘의학의 역사’인데, 때마침 요 몇년간 코로나19에 맞닥뜨리면서 많은 매체에서 의학의 역사에 대해 보고 들었단 말이지(말이 의학의 역사지, 고대중세근세로 가면 크...의학이 아니라 환자들 운의 역사일지도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아는 내용도 꽤 나오고, 진짜 상상을 초월한 의술(?)도 나오고, 정말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무엇보다 세계사는 한 편의 이야기가 길면 이상하게 눈이 안가는데, 요건 1편당 길어야 몇 페이지정도. 짧게짧게 읽기에도 넘나 편한 것! 근데 실려있는 이야기 편수는 무려 118편. 아니 대체 현대의학이 들어오기전까지 이렇게나 많은, 기상천외한 의술(?)이 있을 거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 ㅋㅋ


한편한편 읽다보면, 진짜 흑사병 유행당시 저승사자같은 까마귀복장(?)으로 유명한 의사들은 암것도 아니었구나 싶고. 분명 118편이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다보면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넘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권 후딱 읽게 된다. 뭐랄까, 킬링타임용으로도 제격인 역사책, 세계사책 이랄까?





읽으면서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 중 일부만 아주 짤막하게 옮겨와본다.


▶ 손수레에 자신의 불알을 올려놓았던 사내들?


환부가 부풀어 오르고 딱딱해져 코끼리 피부처럼 변한다는 상피병. 놀랍게도 일부 상피병 환자들은 실제로 자신의 불알을 외바퀴 손수레로 옮겨야만 했다. 음낭이 너무도 크게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신체 형태의 변질을 불러오는 불쾌한 상피병은 아프리카 곳곳과 인도, 남아시아 등에서 발견된다. p 032



▶ 왜 빅토리아 여왕의 탈장은 진단받지 못했을까?


제임스 리드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주치의가 된 것은 1881년이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62세로 조금 과체중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민감해서 리드와 빅토리아 여왕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생략)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1901년에 사망하고 리드가 그녀의 시체를 검사했더니, 여왕이 탈장을 겪고 있었으며 자궁탈출증도 심한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이 두가지 병은 모두 진단된 적도 없었다. 왕실의 예의범절 상 여왕이 옷을 벗은 상태로 진찰받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왕이 사망하기 6일 전까지 리드는 여왕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 조차 볼 수 없었다. p 073



▶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뭘까?


간단하게 말해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IQ25점’ 만큼이다. 적어도 예전에는 이게 정답이었다. 미국의 첫 IQ 검사에서는 바보나 등신이나 천치 따위는 비하가 아닌, 중립적인 용어로 쓰였다. 우선, 바보는 IQ가 51~70 사이의 성인을 일컫는다. 또 등신은 좀 더 낮은 IQ 26~50 사이의 성인이다. 마지막으로 천치는 셋 중에서 가장 지능이 낮은 IQ 0~25 사이의 성인을 의미한다. p 075



▶ 전쟁터에서 생긴 상처를 소변으로 씻어냈다고?


소변은 수 세기 동안 전쟁터에서 발생한 상처를 씻어내는 소독약 역할을 해왔다. 깨끗한 물이나 다른 소독약이 없었을 때의 이야기다. 물론 지저분하게 들리겠지만, 소변을 본 사람이 요로감염증만 아니라면 소변은 대게 살균된 상태다. 따라서 소변을 소독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나름 효과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소변은 전쟁의 와중에서 얻을 법한 다른 연고들보다는 더 선호됐다. p 091



▶ 소독약은 누가 발명했을까?


영 괴과의 조셉 리스터는 ‘소독 수술’이라는 개념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수술실에 석탄산 용액을 뿌리고, 같은 용액으로 수술 도구와 붕대, 심지어 환자의 상처까지 소독하는 것이었다. 리스터의 위생개혁 덕분에 수술 후의 감염과 사망률은 극적으로 감소했고, 그의 주장은 널리 수용되었다. (생략) 리스터는 수술대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수술실 전체는 병원의 다른 시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리스터 자신도 매일 같은 수술용 앞치마를 썼다. 앞치마에는 피가 두껍게 굳어있어 반짝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오늘날의 수술은 ‘방부나 소독’보다는 ‘무균’의 원리를 따른다. 그러니까 단순히 수술과정에서 세균을 없애는 개념이 아니라, 미리 수술실과 도구들에 세균이 완벽하게 없도록 준비하자는 이야기다. p 150



▶ 실수로 환자의 불알을 자른 유명한 외과의?


로버트 리스턴은 19세기의 유명한 외과의사였다. 그는 복잡한 수술도 뛰어난 기술과 속도로 소화하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했따. 마취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수술 속도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데, 리스턴은 다리를 절단하고 절단 부위를 봉합하는 데 단 90초면 충문했다고 한다. (생략) 하지만 속도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수술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이 가끔 생겼다. 한 번은 리스턴이 환자의 다리를 겨우 2분 30초만에 절단했는데, 그만 그의 왼쪽 고환까지 잘라버리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또 절단 수술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그가 조수의 손가락 두 개와 어떤 유명한 참관인의 코트 자락까지 한꺼번에 잘라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저명한 관객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 뒤로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와 손가락이 잘린 조수도 상처에 생긴 괴저로 사망하고 말았다. 후일 위대한 의학 사가인 리처드 고든은 이 사건을 ‘역사상 치사율이 300%에 이른 유일한 수술’이라고 묘사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p 149~150



▶ 아기들은 엎드려 자야할까, 아니면 똑바로 누워 자야할까?


미국 소아과 의사 벤저민 스폭 박사의 <유아와 육아의 상식>은 육아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의 하나다. 책에서 스폭 박사는 아기를 엎드려 재우라고 권유했다. 그의 논리는 아기들이 똑바로 누워서 자면 밤에 구토 할 때 토사물에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거였다. 스폭의 책 덕분에 이 충고는 그야말로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 충고에 오류가 있음이 드러났다. 소위 ‘요람사’라 불리는 유아 돌연사 증후군 연구에 따르면 엎드려 자는 것은 요람사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명쾌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지만, 추측성 이론들은 많다. 엎드려 자는 아기는 ‘반복 순환’되는 공기를 들이마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가지 이론이다. 이런 공기에는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축적될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아기가 엎드려 자면 스스로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이 또 다른 이론이다. 세번째 이론은 엎드려 자는 아기는 침대 매트리스에 있을지 모를 독성이나 곰팡이를 들이마실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p 167~168



이 외에도 이 역사책에서는 딸국질은 왜 하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껌을 소화하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보름달이 뜨면, 정말로 사람들이 미치는지 등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가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나온다. 만약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작가가 이 책을 본다면.... 서프라이즈 안끝나겠는데ㅋㅋ?



일단 확실한 건 과거의 의사는.....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사’는 확실히 아닌 너낌적인 너낌^_^. 그냥 환자들이 ‘병으로 빨리 죽느냐, 치료로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느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어떻게 죽고 싶은지를 고르는 듯한 선택지를 주는게 과거의 의사가 하는 의료인것 같달까. 하하하하ㅏ하하ㅏㅏ. 진짜 의료사고라고 칭하기도 어려울정도로 ‘의료인..가?’하는 것도 많고! 정말 내가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하는 생각이 미친듯이 몰려온다. 하하하하.



진짜 불과 백년 전까만해도, 조금만 심하게 아팠으면 바로 저세상 행이었다는게! 그마저도 아파서 죽는것보다 기상천외한 치료받다가 죽는다는게!!! 넘 무서운 사실인것이다..........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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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2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옮겨 주신 에피소드만 봐도 이 책 재미있겠어요.
피로님^^
 



이쁜 보드리와 벚꽃구경을 하고 싶었던 대발이. 하지만 보드리 눈에는 왜인지 모르게 대발이의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특히 발!!!!! 그래도 대발이는 보드리를 너무 죠아해.....흑흑 아, 우리 대발이.... 이렇게 짠한 캐릭터였니? 엄마는 슬프구나T_T.



뭐랄까, 성인인 엄마의 눈으로 본 이 그림책은 모든 친구들이 나를 좋아할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고, 친구들과 같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지만 보드리처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는 그런 너낌적인 너낌의 그림책이다.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잔혹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건 사실이니까T_T.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내가 나빠서 ‘거절’당했다고 생각하고 상처를 받아버리니, 그전에 이렇게 그림책으로 미리 이런 상황을 대리경험하면서, 모든 친구들이 나와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인 것 같다. 




아, 뎡말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조금 슬픈이야기네. 우리 뿡뿡이는 친구를 너무 좋아하지도, 너무 싫어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딱 적당할 정도로만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으면. 여튼 그래서 난 우리 뿡뿡이가 기관에 입소하거나, 단지 내 친구들이 생긴다면 친구에게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으니, 그 친구들에게 잘보이려 하지도 말라고 꼭 이야기하고 싶다. 흑흑.



아? 문득 내가 자주 뿡뿡이에게 하는 말이 떠오른네?



“뿡뿡아, 착한 호구처럼 살면안되고, ㅅ년으로 살아야 잘 살아!! 네 것은 네가 챙겨야해!! 엄마랑 아빠는 뿡뿡이꺼니까, 엄마아빠는 챙기는거 잊지 말고?!”



이제 뒤집을 준비하는 어리디 어린 뿡뿡이에게 엄마가 하는 말이 이런거라는게 넘나 슬픈것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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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설일본


꽤 오래전에 짧은 서평으로 올렸던 『에도 일본』 후속편이다. 음 후속편이라고 하는게 맞나..? 저자인 모로 미야는 『에도 일본』, 『전설 일본』, 『헤이안 일본』, 『이야기 일본』 총 4권의 책을 출간했다. 다만 이 책들은 현재...당연히 절판이다. 하지만 내 책장에는 4권 모두 있다는 것! 이럴땐 묘하게 뿌듯뿌듯.



일본은 팔백만신의 나라답게, 그만큼 많은 전설을 가지있다(도시전설 제외!!). 예컨데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모모타로 이야기라던가, 카구야 공주 이야기도 일본의 오래된 전설 중 하나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전설들이 일본의 요괴문화의 시작이었으며, 현재 일본 문화의 토대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쉽다. 우리나라로 치면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까지는 아니고, 쉽게쉽게 읽힌다고 해야할까? 거기다가 역사적 근거 또는 전설이 전승된 지역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된 유적지도 알려준다. 친절하게 사진까지 포함해서! 책을 읽다보면 내가 가본 곳도 있고, 가보고 싶은 곳도 있고 그렇다. 특히 가본 곳은....당시 그 곳을 갔을 땐 이런 전설이 있는지 몰랐던지라, 왜 진작에 이 책을 읽지 않았나 후회했을 정도T_T. 모르고 가서 보는 거랑, 알고 가서 보는 거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



2) 일본신화 코지키(고사기)


음.... 이 책은 오늘 서평하는 3권중 제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다. 아마 1n년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뭐 당시에는 책은 읽기만 할뿐, 서평따위는 쓸 생각조차 없었으니까. 흠흠.



일본에서 제일 유명하고 오래된 역사서로 《고사기》, 《일본서기》 2개가 있다(뭐, 《신찬성씨록》도 있긴 한데, 음). 개인적으로는 이 책들을 다 읽고 싶었었다. 한일고대사나 도래인에 대한 내용을 알려면 《고사기》, 《일본서기》, 《신찬성씨록》 을 전부 읽어봐야하니 말이다. 다만 이 책을 살 당시에는 해당 책들의 완역본이 국내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모르고. 그때 내 눈에 띄었던게 이 책 『일본신화 코지키』다. 


아! 물론 지금은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위 책들 완역본을 출간했다. 사야지사야지 하고 있는데, 서...섣불리 손이 안가는게 함정;; 



뭐 여튼, 이 책은 《고사기》 상,중,하편을 읽기 쉽게 엮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상권의 이야기는 일본의 창세신화, 중권과 하권은 초대 천황을 시작으로 역대 천황들의 영토 정복과 이런 저런 이야기다. 온전히 《고사기》에 대한 내용이다. 근데 굳이 우리가 일본 신화를 읽을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 고대사를 추적하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역사서인 《고사기》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고대사, 그러니까 당대에 쓴 역사서가 남아있는게 없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는 당대의 역사서가 남아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고대사 추적을 위해 중국과 일본의 역사서를 봐야한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역사서를 말이다. 유독 ‘일본’을 강조하는건, 《고사기》, 《일본서기》, 《신찬성씨록》에 고대 한반도의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당대 한반도 도래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당시 우수했던 한반도의 청동기, 철기문화를 비롯하여 수 많은 서적을 전래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당대 천황가를 주름잡던 실세들은 한반도 출신 도래인들이 많았다.



특히 《고사기》 편찬자인 오오노 야스마로(기원 후 723년 사망)를 비롯하여 그의 가족들도 백제계 도래인이었다. 백제 멸망 당시 왕자 풍장을 호위단 중 한명이 오오노 야스마로의 조부였다. 야마토 정권 당시 대표적 실세였던 소가씨도 백제계 노래인이었고, 소가씨를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모노노베씨도 도래인이었다. 당연스레 백제계 도래인 여성들이 천황 조모, 모친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고사기》에는 백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아무리 당대의 역사서인 《고사기》라고 할지라도, 이 책은 천황가 주도로 편찬이 되었다는 점이다. 황실 주도라는 건, 황실을 띄우기 위해 편찬했다는 점을 뜻한다. 그래서 책 전반적으로 천황가의 정통성이라던가, 신의 자손이라는 점을 부각한다던가 뭐 이런 과장과 허구가 즐비하다. 그래서 보통, 아니 나같은 경우는 《고사기》를 비롯한 일본의 고서3종을 ‘5%의 진실과 95%의 과장’이 섞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속에서 5%의 진실을 찾아내는게 우리 고대사를 추적하는 길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렇다.



3) 정창원, 역사와 보물


일본 나라시에 위치한 도다이지(동대사). 도다이지는 아스카데라와 함께 나라시대를 대표한 사찰이다. 참고로 도다이지를 건립한 행기 스님은 백제 도래인이다(혹은 백제 도래인의 후손). 뭐, 이때는 이미 귀족, 기술자 각종 계층에 백제계 도래인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도다이지 뿐만 아니라 아스카데라, 교토의 기요미즈데라, 교토의 아사카데라 및 아사카신사, 교토의 후시미이나리신사 기타등등. 유명한 대부분의 사찰과 신사의 건립자는 대게 한반도 도래인 또는 도래인 후손이다. 뭐, TMI는 여기까지하고.



이 책은 도다이지의 쇼소인(정창원)에 대한 전문서적이다. 지금이야 도다이지의 쇼소인(정창원)이 워낙에 유명하여 고유명사처럼 되었지만, 실제로 ‘쇼소’, 즉 ‘정창’이라는 말은 중요한 물건이 보관된 창고를 의미한다. 고로 쇼소인은 도다이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찰에 쇼소인이 있다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유물이 발굴된 대표적인 쇼소인으로는 규슈의 니시노 쇼쇼인, 규슈 우미노 쇼쇼인이 있다. 어라 생각해보니 이것도 TMI22.



흠흠.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2002년 당시 정창원 사무소장으로 재직하던 일본인이 쓴 저서다(지금도 재직중인지 모르므로). 이 저서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완역하여 출판한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한일관계사를 좋아하다보니, 동북아역사재단의 책도 꽤 읽어본 편이다. 해서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을 읽었다. 물론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한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난 도다이지 쇼소인에서 나온 한반도계 유물들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으나, 이 책은 정창원 자체에 대한 소개와 정창원의 역사 및 정창원 보물 분류 및 보관 등등 오롯이 ‘정창원’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내 기대와는 달랐지만, 이 책은 도다이지 쇼소인을 이해하는데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가 숲에 있는 나무 한그루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은 그 나무를 포함한 숲 전체를 보여준 느낌이랄까?


정창원 보물은 다양한 원류를 가진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정창원 보물들의 핵심이며 구심력이 되는 것으로 ‘정창원이라는 장소’를 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창원이라는 장소’에서 이루어졌떤 행위 그 자체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보물 보전’의 내용이며 ‘정창원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동대사 정창원은 역사상 많은 중요한 인물들이 오고간 장소다. 후지와라 미치나가, 고시라카와 법황, 다이라노 키요모리, 아시카가 요시미쓰, 아시카가 요시마사, 오다 노부나가, 메이지 천황 등 역사상 많은 중요한 인물들이, 고요황후가 쇼무 천황의 행복을 빌기 위해 대불에 바친 쇼무천황의 애장품을 보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쿠가와 쓰나요시는 보고의 수리를 명하였고, 보물 보존을 위한 용기를 기증하였다. 오쿠보 도시미치는 식산흥업을 위해 보고에 보관된 직물을 배포하여 활용할 것을 제언하였고, 이토 히로부미는 보물의 공개와 보존을 양립하기 위해 보고 안에 유리 진열장을 설치하였다. p 021(저자)



우리에게 정창원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라촌락문서를 비롯하여 신라, 백제 등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문물들이다. 일본학계에서 신라촌락문서가 소개되자 한국 고대사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후 수많은 연구 성과가 쏟아졌다. 1차 자료가 흔치 않은 한국 고대 사료의 세계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창원에는 희귀한 고대 자료들이 풍부하게 남아있다. 보통 고대 자료들은 필사된 후대의 사본들이거나 지하에서 출토된 매장유물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창원 문물들은 한 건물 안에서 온존하게 보존되어 전해졌다는 점에서 다른 고대 문물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p 022(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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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7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신화책 읽어보고 싶습니다.
축하드려요 *^^*

이하라 2022-10-07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로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