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책의 제목이 ‘정의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국가’가 되었을까요? 바로 국가 체제를 한 명의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정의로운 것인가 설명하기는 어렵잖아요. 사람은 다 상대적이니까요. 반면 정의로운 국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정의로운 국가는 이래야 한다는 절대적인 가치를 말할 수 있습니다. p 115 - P115

플라톤의 사상은 서양 사회의 중요한 줄기가 되는데요. 고대와 중시 시대 신분제의 정당성을 제시해주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왕은 왜 왕이고, 귀족은 왜 귀족이며, 농노는 왜 농노인가를 밝혀주고요, 현실에서 불만을 가지지 말고 자신의 직분을 잘 수행하면 나중에 하늘의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거든요. - P122

『리바이어던』의 전체적인 내용은 인간은 그냥 놔두면 싸우니까 서로 싸우지 않기로 약속을 하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강제하는 역할을 할 국가가 필요하고, 그 국가는 정의롭거나 정당할 필요는 없다, 국가는 이 계약을 이행할 만한 공권력만 가지면 된다는 정도로 얘기할 수 있어요. - P164

내가 기부하는 것은 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기부하는 것을 통해 혜택만 누리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성향을 알 수 있죠. 사실은 우리 모두 그러할 것입니다. 인간이니까요. - P224

진정한 민주주의는 개별성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기본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 개별성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토론과 논쟁, 그에 따른 합의와 원칙들을 필요로 합니다. 이 과정들이 귀찮다고 누군가에게 위임한다면 그것은 기껏 찾아온 권리를 다시 왕이나 신과 같은 권력을 노리는 사람에게 주는 거나 마찬가지 행위입니다. - P233

돈은 더 지불하고 합의와 원칙 위에 서는 것, ‘내 돈 내고 더 편하게 이용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고는 곧 국민주권 국가의 기본 전제인 합의와 원칙이 때에 따라 무시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 P256

『멋진 신세계』가 소름 끼치는 이유는 『멋진 신세계』에서 그려내는 미래가 실제로 멋지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1984』는 두렵고 공포스러운 미래이기 때문에 읽으면서 경계하게 되지요. 반면 『멋진 신세계』는 새로운 세계의 통제자가 이 세계의 시스템을 설멍하며 주인공에게 "이만하면 멋진 신세계 아닌가?"라고 불어보는데, 단번에 부정하기가 힘들어요. 일견 합리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 P278

애초에 직업적 필요에 의해 설계된 대로 태거나기 때문에 실업이란 있을 수 없고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죠. 애정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인간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고요, 가족간의 문제 역시 없죠. 가족이 없으니까요. 이렇게 가족도 없고 연인도 없는 세계는 외로워야 정상일 것 같지만 외로움 역시 없습니다. 오히려 ‘만인은 만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명제를 지키며 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누구와도 잠자리를 하며 외로워하지 않습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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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종은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을 거치면서 죽음까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로 진화하고 있다. - P38

사냥에 필요한 의사소통과 무리들을 엮는 데 필요한 집단이라는 개념이 ‘사회’라는 개념으로 발전하는 거죠. 150명 정도가 아니라 몇십반 몇백만을 통합하는 개념이 필요해진 겁니다. - P43

인간의 입장을 벗어나 생태계 차원에서 본다면 과연 이 지구의 빌런은 누구일까요? - P50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뉴기니인 친구 얄리의 질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문명의 발명품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하는겁니까?" - P57

환경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따라할 수 있어 노하우가 되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노하우는 그 가치를 잃습니다.(중략) 그래서 동불의 가축화와 식물의 가축화는 동서방향으로 축을 이루는(그러니까 기후적으로 비슷한) 유라시아 대륙에서는 쉽게 전파되었지만, 남북으로 축을 이루는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기후가 다르다보니 전수될 수 없었죠. 이것이 바로 유라시아 대륙이 중세 시대까지 인류 역사의 중심이었던 이유입니다. - P67

원래 진화생물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두 번째 증거로 유전학적인 비교를 내놓습니다. 고대 조몬인은 일본의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누인과 유사하지만, 현대 일본인의 조상인 야요이인은 한국 쪽 유전자와 유사하다고 말입니다. - P71

정의하자면, ‘사회’와 ‘기록’이라는 2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역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P93

역사에는 역사가의 해석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역사가 과거와 역사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가를 살펴봐야 하는데, 역사가는 개인이자 시대의 산물이므로 그의 시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을 살펴보는 방법론은 모두 과학적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지만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므로, 결국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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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 공부 - 오늘도 물건을 사버렸습니다
줄리 칼슨.마고 거럴닉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곧 새집으로 이사를 가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 최고의 인테리어를 하려면, 최고의 수납방법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이게 참. 읽으면 읽을 수록 나와 너무 안맞는 책이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모순적이라고 해야할까?



이 책의 저자는 최적의 수납을 위해서는 ①적게 사고 ②안 쓰면 버리고(기부하고) ③필요한 건 최대한 집에서 조달하고 ④정리의 달인에게 아이디어를 얻고 ⑤플라스틱은 사용하지 말고 ⑥가지고 있는 물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⑦일상을 단순화하고 ⑧느긋하고 편안한 생활을 추구하라고 한다.

완전 이해가 되는 8가지 수칙이라 “오!” 했는데, 이게 참 읽으면 읽을수록 책 내용이 너무 모순되었다.



비우는 건 분명 동의하는데, 비우고 정리를 하기 위해 굳이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이케아 바구니를 사라고 한다. 부엌에 있는 각종 조미료들은 이쁜 유리병을 사서 소분해두라고 한다. 대체 이건 뭐지? 싶었다. 분명 적게 사고 비우라고 하면서, 필요한건 최대한 집에서 조달하라고 하면서 굳이 이 제품들을 사라고 하는 것도 참 당황스럽고, 부엌에 있는 간장이나 식용유, 설탕 등을 이쁜 유리병을 사와 소분해서 두라고 한다. 한 제품에 대해 굳이 공간을 2배로 쓰라는건가. 이게 정말 수납공부가 맞는 것인가. 읽으면 읽을 수록 너무 이케아 쇼룸을 보는 것 같아서 조금 당황했다. 저자가 서양인이라, 동양인인 나랑 안맞는건지. 에휴. 난 대체 어떤 도움을 받기 위해 이 책을 읽었나. 오랜만에 실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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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양념통을 받아왔을 때는 단지 새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득템’한 기분이었다. 서랍장 형태의 통에 설탕과 소금, 고춧가루를 넣으면 되곘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짜놓았지만, 슬프게도 플라스틱 양념통 역시 상부 장에 넣어둔 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 P31

이제서야 물건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확실해 졌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 절대 나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물건이 아닌 나 자신을 스스로 기억하고, 추억해야 한다. 그러니까 물건에 너무 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내어주지 않아도 괜찮다. - P206

처음에는 쓰레기가 우리 집, 내 공간,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 할 일이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곧 내나 버린 물건들의 행선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다시 쓰이기를 바랐지만,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전락해서 매립된다는 것을 알았다.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 P95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검색해보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알게 됐다.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의 사용과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실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특히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 같이 썩지 않는 소재의 사용을 줄이려는 실천을 말한다. - P96

가방은 무거워졌고, 텀블러는 매일매일 세척해줘야 했다. 우리의 새로운 식수 생활은 생수를 사 먹는 일보다 훨씬 불편했다. 마시고 버리면 끝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확실히 귀찮다. 하지만 생수보다 보리차가 더 맛 좋다. - P111

이제는 물건을 집으로 들일 때, 내가 물건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까지 생각해본다. 방법은 간단하다. 충동적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이든, 첫눈에 마음이 뺏겨버린 물건이든 간에 우선 이성을 앞세워 이 물건과의 마지막 순간이 어떨지 예상해보는 것이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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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분신이자, 최선의 친구이자, 생의 선후배 사이인 엄마와 딸. 엄마를 온전히 끌어안고 싶은 ㅁ아므을 가득 담아 써내려간 버킷리스트. 엄마와 안경점에 가기, 스마트폰 이모티콘 선물하기, 건강 검진 같이 받기, 노래 플레이리스트 공유하기 …….

거창하지 않지만 마냥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다 ‘엄마를 업고 걸어가는 봄밤’을 거닐 수 있기를. 세상의 모든 설렘을 모아 엄마에게 스무 살 시절을 선물하고 싶은 딸만 있다면, 엄마에게 마음에 꽃이 피는 계절은 바로 지금이니까.

이모티콘을 이모콘티라고 말해서 딸의 짜증을 촉발시킨다. 그 엄마는 요즘은 컴퓨터의 컨트롤 브이와 컨트롤씨도 모른다고 또 딸에게 혼났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딸에게 가나다라를 가르쳐주려고 수백 번 설명해주고, 더하기 빼기를 알려주려고 수백 번 가르쳐주었다. 걸음마를 가르쳐주려고 수천 번 알려주고 한 걸음만 떼도 물개박수를 쳐주셨다. 세상 이치를 알려주려고 수천 번이나 얘기해주시는데 딸은 이모티콘이나 컴퓨터 설명 몇 번에 짜증을 낸다. - P88

시간이 엄마의 얼굴에서 젊음을 가져갔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속 노랫말처럼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엄마의 모습에 딸의 가슴이 무너진다. - P66

여행지는 어디든 좋다. 발 닿는 데로 가서 팔짱 끼고 걸으며 끝없이 수다를 떨면 된다. 무뚝뚝한 딸이라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하다는 고백도 해본다. 엄마는 내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고, 내가 엄마를 예쁘게 찍어주고, 이 골목 저 골목,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걷다가 식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실수 좀 하면 어떤가. 엄마인데, 딸인데 ……. - P61

딸은 사실, 엄마의 아기 캥거루이고 싶다. 딸 옆에 엄마가 없으면 행복이라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엄마가 딸에게 그러하듯 딸도 엄마에게 바라는 건 금은보화가 아니다. 엄마가 돈 걱정하지 말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옆에서 잔소리도 하고 도닥여주고 못난 딸 예쁘게 봐주면, 그러면 된다. 그러니 세상의 엄마들은, 딸을 위해서라도 건강해야 한다. - P48

저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났을까요?

엄마가 우리 엄마라는 사실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신께 감사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고통스러울 때마다 다시 힘을 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눈물이 날 때마다 차라리 웃어봅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무릎이 꺾일 때마다 주먹 쥐고 일어납니다.

엄마가 계시기에 땅을 보는 시선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내 삶의 이유, 내 삶의 힘, 내 삶의 배경인 우리 엄마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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