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사이드 클럽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막둥이들이 태어나기전에 금연을 했으니 10년정도 담배를 끊었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문득 태우고 싶더라구요, 이런저런 힘든 일도 많고 한두대 정도는 뭐 괜찮지않을까하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다시 이은 흡연의 시간이 좀 되었습니다.. 벌써 6개월 정도 되었네요, 처음에는 하루에 한대, 두대 그리고 이제는 하루에 최대 5개피까지 태우기도 합니다.. 갈수록 늘어나는거죠, 대신에 이제는 항상 계단으로 다닙니다.. 담배를 태우고 계단으로 오르는게 나은 지, 아님 이전처럼 금연하고 운동 안하는게 나은 지는 생각의 차이가 있겠죠, 근데 문제는 아빠가 담배를 태우는걸 태어나서는 보지 못했던 막둥이 넘들이 뒤늦게 아빠의 흡연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얘네들에게는 담배라는게 좋을게 하나도 없는 해악같은 것일테니까요, 처음에 한두달 하루 한대 정도 태울때에는 아이들도 인정, 그러다가 수량이 늘어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이죠, 신경에 쓰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담배를 태우고 들어오면 양치하라, 애초 약속과 틀리다, 자꾸 늘어난다, 맨날 머리아프다면서 태운다며 번갈아가면서 잔소리를 해댑니다.. 그래서 딱 일년만이라고 약속을 정하고 다시 금연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긴 합니다..


    2. 근데 어제였군요, 커피점에서 아이랑 음료를 테이크아웃해서 나와서 아이의 음료를 맛볼려고 입을 가져다대니 휙 뿌리칩니다.. 그리곤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이가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펑펑 웁니다... 왜, 갑자기, 깜짝 놀라 묻는 저에게 아이는 고개만 푸욱 숙인 체 절래절래 흔들기만 합니다.. 이유인 즉슨 담배 태운 아빠가 자기 음료를 먹으면 간접흡연이 걱정된 것이죠, 그것부터 생각이 더 깊게 들어간 모냥입니다.. 자기도 걱정이지만 담배를 태운 아빠의 건강은 더 걱정스러웠던 모냥인거죠, 맨날 하는 아이들 잔소리지만 언제나 아이들은 걱정이 한웅큼씩 쌓여만 가나봐요, 조금이라도 아빠가 어디 아프다고 하면 담배 태워서 그렇다고 하는 말들이 어제처럼 순간 터져나와 버린거죠, 근데 그런 아이와 다르게 저 개인적인 생각과 욕심만으로 생각해볼짝시면 참 애매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오히려 적은 담배를 태우면서 계단운동과 이전보다 많은 걷기등을 하는 요즘이 오히려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굳이 안달복달하면서 건강 찾고 엄살 피우는 것 보다 약간의 즐거움과 중독의 매력도 느껴보는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오래살고 삶에 집착하는 성향은 딱히 아닌 것 같아서 운명이나 어쩔 수 없는 인생의 미래는 굳이 고민하지 않고 싶은거죠,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죽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모든 것이 답답하고 두렵기 그지없을겝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어쩌겠어요, 인생이라는게 다 그런건데,


    3. 오래 살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굳이 빨리 죽을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삶을 연장하기 위해 현재의 모든 식생할의 즐거움을 버려야한다면 어떨까요, 저처럼 배나온 중년의 뚱보 아저씨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난제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근미래의 세상에서 인간은 갈수록 수명이 연장되어 신체의 일부를 교체하고 의료기술을 발전시켜 100세 시대가 아닌 300세 시대로 나아가나봅니다.. 유전자들에서 이러한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을 가진 라이프와 비라이프의 구분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흔히 말하는 좋은 유전자란 라이프로 지칭하며 수명이 연장될 수 있는 인간의 종입니다.. 비라이프는 기존 우리 삶의 생과 다름없죠, 여기에서 주인공인 레아 기리노는 라이프의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이제 갓 100세가 되어 생일이 코앞입니다.. 여전히 그녀의 외모는 30대에서 멈춰있죠, 그런 그녀가 출근하는 어느날 도로에서 88년전 헤어졌던 아버지를 만납니다.. 그리곤 쫓던 중 무단횡단으로 차에 치일뻔하죠, 그녀의 세상에서는 자살만큼 위험한 범죄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레아는 감시를 받는 입장이 되어버립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죠, 그리곤 자신을 버리고 사라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자꾸만 커져만 갑니다.. 라이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정해진 수명 연장의 룰속에서 규칙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을 지켜야되지만 아버지와의 만남 이후로 레아는 과거의 자신의 성향을 조금씩 깨우게 되죠, 그리고 안야 역시 라이프의 유전자를 가진 인물이죠, 자신의 어머니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자 라이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교환하던 중 부작용으로 현재 코마에 빠진 체 간신히 목숨만 남은 상태로 살아갑니다.. 안야는 그런 어머니를 차마 외면하지 못한 체 비루한 삶을 이어가죠, 바이올린 연주자로 성공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줄리아드 음대에 붙은 날 엄마가 쓰러진거죠, 이런 안야에게는라이프로서의 삶이 그닥 집착스러운 인생은 아닌게죠, 이렇게 레아와 안야는 영원한 삶을 한발짝 다가설 수있는 운명이지만 조금씩 그 삶의 균형이 깨어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차에 레아는 아버지로부터 죽음이라는 삶의 또다른 욕망과 인간의 유한성을 인식하게되고 이와 함께 무엇보다 영원한 삶의 우선순위인 집단에서 자살과도 같은 삶의 유한성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원하는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안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어진 삶의 영원함을 눈앞에서 놓치기는 쉬운 일은 아니죠, 이제 제3의 물결이 완성되면 원하면 불멸과도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왜 외면하겠어요, 레아에게 주어진 딜레마속에서 그녀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4. 와우, 줄거리가 짜증나게 깁니다.. 소설속에 주어진 상황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우나 이야기의 흐름을 설명하기에 주절거림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근미래를 다룬 인간의 삶과 관련된 설정에서 가장 전형적인 소재중의 하나가 불멸이라고 봐야되지 않을까요, 불멸에 가까운 인간의 삶의 집착에 대한 근원적인 본능이 주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속의 삶을 다룬 이야기는 다들 한번씩은 접해봄직한 소재인거죠, 이 작품도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향이 조금은 복합적이고 다변화적 감성으로 다루어지는 입체적 느낌이 크다는 것이죠, 레아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성향의 모습은 아주 좋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의 설정입죠,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하는 가장 큰 특성과 함께 자신이 살아온 삶과 가정 그리고 부모라는 존재의 영향과 투영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성향을 드러냅니다..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기위해 주체적으로 자신을 이끄는 모습속에 어린시절 아버지라는 존재가 보여준 삶의 이면과 엄마에게서 투영된 현실적 삶의 욕망속에서 스스로에게 대립되어가는 감성적 혼란을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레아만큼 구체적이고 두드러지진 않지만 안야의 삶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레아와 평행적 연결이 이루어지는 대상이지만 따로 똑같은 존재의 양면성을 보여줍니다.. 커리어우면으로 모든 삶의 중심에 자신을 우선하길 원하는 레아와 모든 삶의 집착이 무너지버린 아무것도 자신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없는 존재의 의미마저 흐려져버린 안야의 관계는 작가가 보여주고자한 인간의 내면과 삶의 유한적 욕망에 대한 감성에 대단히 부합하는 인물적 구도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5. 그렇다보니 이 작품에서 제목처럼 '수이사이드 클럽'이라는 개념의 주 중점적 스토리는 조금 헐거워보이는 듯 합니다.. 모든 상황의 중심과 이야기의 틀속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드러내야될 인간의 유한한 삶의 욕망을 드러낼 인간의 집단적 반발이 크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 작품은 인물론적 구성에 집중하고 레아의 심리와 삶과 의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주인공인 안야조차도 레아의 시선과 행동적 영역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그러니 레아에 기인한 이야기의 구성은 이 작품의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가야되는 것이죠, SF적 상상력과 디스토피아적 근미래의 세상의 배경적 구성은 나쁘지 않았으나 작품이 대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스릴이나 서스펜스적 재미는 그닥그닥, 그렇다는말은 제목과 소설의 의도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보다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집필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잔잔하면서도 한 여성의 삶과 과거의 인생과 앞으로 다가올 그녀의 또다른 삶의 기로에서 그녀의 선택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은 상당히 밋밋하게 이어지고 삶과 죽음의 존재적 사유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유한한 인생에 대한 사회적 통찰과 미래로 나아갈수록 감성이 메말라가는 인간의 내면적 갈증을 작가가 집중하다보니 아쉬움은 제법 많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어떤 부분에서도 작품적 긴장감이나 스릴러로서의 감성을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일종의 SF소설로서 보여주고자한 작가의 독창적 세계관을 보여줌에 있어서는 인물속에 투영된 근미래의 세상의 모습은 대단히 리얼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인간은 두종류로 나뉜다.. 라이프와 비라이프, 자기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태어나면서 유전자로 정해진 삶의 미래는 항상 그렇듯이 신분의 차별이 이루어지죠, 자신의 의도만큼 오랫동안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부류는 자신의 생명을 끊임없이 연장시키기위해 모든 것을 다 하면서 또한 세상의 중심으로 나갑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비라이프의 삶은 비루하고 여전히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모든 삶의 중심에서 벗어난 외곽으로 밀려나죠, 삶의 터전이 달라지는겁니다..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기준은 현재든 미래든 다름없이 인간을 가릅니다.. 항상 그렇죠, 이 작품의 가진 자들 중 일부는 그들 스스로 '수이사이드 클럽'이라 지칭하며 삶의 유한함과 인간의 흔한 욕망적 공감을 드러내지만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들만의 세상인거죠, 그들의 세상속에서 바라보는 흔한 인간의 내면과 삶의 이면과 현실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수이사이드 클럽"은 두 여성의 삶과 그들의 주변과 심리와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고통을 다루고 있지만 그래서 사실적이면서 현실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공감을 나눌 수는 있지만 작품적 재미와 의도와 부합되지 않은 즐거움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작품적 구성에 있어 집필과정에서 너무 고급적으로 고민한 듯 싶어서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이 막 클래식하면서 어렵고 난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대중적이고 흔한 전형적 스릴러가 많이 들어가지도 않은 어중간한 성향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작가가 이 독후감을 볼 가능성은 전무하겠지만 혹여라도 영어로 댓글 다실 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부디 작가에게 잘 설명해주심 좋겠구만요,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노동집약적 산업이 퇴락하기 전 나름 부유한 동네에서 소비문화가 정점을 이루던 곳이기도 합니다.. 내수경제의 기간산업의 주축이 되었던 수출자유지역이라는 명칭과 국가산업단지로서 계획도시로 발돋움한 지역적 기반이 나라의 중심 도시와 천길만길 떨어져있어도 그닥 서울이 부럽지 않은 동네였죠, 부산이라는 국내 두번째 도시의 영역에 속해있으면서도 메트로폴리탄이라는 울타리에 포함되지않고 나름의 지역내 주체적 역할을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명칭과 특생게 맞춰 시를 이룬 곳을 하나로 뭉쳐서 또다른 광역적 확대를 계획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젠 과거라고 할 정도로 눈에 띄게 무너져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여전히 노동이 우선적인 공장지대를 담고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노동의 요구와 그 수요가 대칭을 이루지못하고 조금씩 하향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심도시에서는 노동집약적인 공장지대와 산단의 이주를 지역과 외국으로 돌린 지 오래이니 정보화를 내세운 3차 산업혁명의 적응기와 더불어 이제는 바이오테크널리지의 관심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린 인력시장에서 간당간당한 일용직 노임에 의존하는 건설시장의 불경기를 탓하며 조선업계의 불황속에서 끊임없이 나자빠지는 지역경제에 불안을 떨고 살아갑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한 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은 구조조정을 거쳐 명퇴를 종용하고 강제 휴업을 강행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가장 철가방이라 자부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말입니다..


    2. 지역을 그렇습니다.. 사회경제의 중심지에서 벗어날 수록 더욱 심합니다.. 지역의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단지와 산업의 틀이 무너지기 시작하지만 그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터져나오는 물에 손가락부터해서 막아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실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발전하고 세상은 변하고 이 속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권력을 가진 이는 여전히 권력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살길을 찾아 자신의 이속만 챙기기에 급급하고 이렇게 기득권의 영역을 변함없이 굳건합니다.. 그러니 기득권에 기생하고 그들의 영역속에 포함되고자 또다른 누군가는 헤매고 혼란스러워하는 대다수의 대중을 바보로 만들어갑니다.. 알면서도, 바보가 될 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대중은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그들의 비밀의 울타리를 자처하기 마련인거죠, 그렇게 이들은 기득권과 사회적 권력의 호위병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에 동조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일이 여젼히 우리의 주변에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런 세상이라고, 힘이 없으면 항상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며 자조하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픈 삶속에 당신은, 혹은 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콘크리트"라는 작품도 흔한 쇠락한 지역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인간이 가진 아픔과 악랄함을 파헤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하승민 작가의 "콘크리트"입니다..


    3. 안덕은 한동안 잘나가던 지역의 산업단지들이 즐비했으나 이제는 쇠락하여 지역 경제가 무너진 곳입니다.. 여전히 과거의 기억을 잊지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지역민의 이야기속에 그들이 간직한 비밀과 인간의 내면속에 풍겨나는 악취를 만나게 됩니다.. 안덕은 좁은 동네입니다.. 장정호는 이런 안덕에서 나름 유지로 지역의 대소사에 관여하며 그를 통해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장정호를 중심으로 많은 인물들이 지역내 토호로서 기득권을 가지고 살아가죠, 윤정두도 그런 인물입니다.. 장정호와 함께 지역내에서 나름 이름값을 하는 인물로 대형마트의 사장입니다.. 하지망 이런 빌어먹을 인간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타인을 깔아뭉개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그런 인물이죠, 많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의 임금을 체불하고선 반성은 커녕 오히려 협박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노동청의 고발로 상황이 반전되면서 장정호를 찾아가 해결을 요청하죠, 장정호는 자신의 조카뻘인 조세휘라는 여성을 변호사로 마트사장 윤정두를 만나게 힙나다.. 세휘는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서울에서 검사로 있다가 남편과의 이혼소송후 고향인 안덕으로 내려와 변호사 개업을 하였으나 지역특성상 딱히 살아갈 일이 막막하던 차에 지역의 유지인 장정호의 부탁을 받게 된거죠, 심지어 장정호는 세휘를 정계에까지 진출하고자하는 의도를 내비칩니다.. 세휘는 못마땅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수민의 양육권을 보호(세휘는 알콜중독증상이 있어 양육권을 포기해야될 지도 모를 상황)하고 치매에 걸린 엄마의 치료비등을 이유로 장정호를 돕기로 합니다.. 하지만 세휘가 윤정두의 마트를 찾아가는 날 윤정두의 마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윤정두는 실종됩니다.. 그리고 화재 현장에 절단된 손가락이 발견되죠, 장정호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위해 세휘를 이용하려 합니다.. 하지만 단서는 전혀 없고, 얼마지나지않아 횟집을 하던 장정호의 또다른 동생 김영남이 실종되면서 횟집이 화재에 휩싸입니다.. 연쇄범죄가 발생하면서 세휘는 혼란에 빠져드는데.....


    4.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휘라는 여성은 전직 검사이지만 어떤 능력이나 주체적 역할이 없는 인물입니다.. 항상 자신의 박약한 의지를 보여지기나 하고 술에 의지하면서 중심으로 나서질 못하죠, 그와 다르게 장정호는 세상의 중심인물처럼 안덕의 모든 것에 자신의 손을 거치게 만든 지역의 구심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중심의 틀은 하나씩 무너져내리면서 안덕의 현모습처럼 퇴락의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휘는 여전히 비루한 모습으로 사건의 영역에서 헤어나질 못하죠, 뭐랄까요, 여느 장르소설답지는 않아요, 느와르적 측면과 함께 전형적인 서사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역적 감성을 아주 세세하게 드러내기때문에 감성적 까칠함이 읽는내내 사라지질 않습니다.. 소설의 문장이나 배경이나 상황들이 하나같이 힘이 빠져보입니다.. 악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인물들도 한순간에 나자빠져버리고 사건 수사의 주체인 주인공은 술에서 헤어나지도 못하고 심지어 사건의 중심에는 그 스스로보다는 범좌자의 의도에 의해 상황속에 밀려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반부를 거쳐 드러나는 범죄자와 관련된 상황적 연결은 무척이나 단조롭지만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집니다.. 꼬아서 반전으로 활용할 것 처럼 느껴지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의 상황속에서 대단히 자연스럽게 연결시켜버리죠, 전형적인 꼬임과 암시와 복선에 대한 에측이 오바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게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설마 야가 그랬겠어, 조금은 더 생각한 반전이 있곘지했지만 처음 느낀 그 느낌이 지금 니가 느낀 느낌 그대로야라고 하는 것만 같더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의 충격은 참나,


    5. 쇠락해가는 지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내면과 그들의 삶의 이면을 다룬 이 작품은 솔직히 다 읽고 나면 찝찝합니다.. 설정이나 내용면에서 보면 한때 유행헀던 윤태호 작가의 웹툰인 '이끼'가 연상되기도 하더라구요, 차근차근 인물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속에 챕텨별 부제 역시 지역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의 직종과 그 이야기속에 담긴 비열하고 잔인한 인간의 이중성을 그대로 담고 있죠, 서사에 있어서도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아주 전형적이고 흔한 이야기속에서 진행되지만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한 특유의 개성이 담겨 있습니다.. 인물도 그러하거니와 서사와 구성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역할론이 아주 색다릅니다.. 단순할 정도로 표면적이죠, 하지만 이 단순함속에 숨겨진 충격적 반전은 이 작품을 덮고 난 후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는 꿈에서도 나타나더군요, 소설의 서평적 관점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반전이고 상황적 미스디렉션이지만 독후감적 관점에서는 아주 찝찝하고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선은 아마 이 작품을 읽어보셔야지만 알 수 있으리라 여겨지구요, 사실 좀 단점을 논하고 싶으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모든 것이 충격적 반전과 연관이 되기에 그러려니하고 너무 많은 것은 바라지말자라고 하면서도 태풍과 함께 몰아닥치는 소용돌이의 흥분이 좀 오바이긴 했습니다.. 태풍이 주는 감성적 긴박감이 너무 길었어, 아님말고, 또한 주인공의 매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멋진 장르소설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6. 국내 장르소설 그중에서도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감성들의 대다수의 조금은 메마르고 비열한 인간의 이중성과 거치른 느와르적 감성을 드러내곤 합니다.. 물론 외국이라고 다르지는 않겠습니다만 유독 제가 읽는 국내소설에서는 이러한 감성들이 두드러지게 느껴집디다.. 일종의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봐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큰 재미를 못느껴요, 작품마다 잔재미와 그 설정이나 인물이 주는 매력정도에 만족하곤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설정도 그래, 배경도 그래, 감성도 그래, 특히 주인공은 더 그래, 전혀 색다를게 없는 작품이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매력적인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전형적 독후감의 느낌외에 이 작품속에서는 그저 그래했던 모든 부분들에 세세하고 꼼꼼하고 농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죠, 단순한 설정속에 담긴 촘촘한 구성의 묘미가 그러했고, 흔한 쇠락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메마른 배경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내면을 그려내는 것이 그러했고 모지리같이 하는 것도 없고 주체적 의지도 부족하고 입체적 묘미도 없는 세휘라는 여성의 이미지속에서도 그녀가 겪는 상황적 혼란이 주는 매력이 나쁘지않았으니까요, 희안하죠, 그리고 마지막 결론의 반전이 주는 충격은 그 의도가 옳든 그르든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여느 국내 장르소설이 주는 매력보다는 더 나은 즐거움을 가진 작품이 아닌가 싶더군요, 분명 호불호가 있을법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호거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가독성도 좋은 작품입니다..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달걀 머리가 깨져버리면 속에 든 노른자는 어떻게 되는거야, 아빠..하고 묻는 아이에게 어떤 답을 해줘야될까요, 개인적으로는 말문이 막혔더랍니다... 험프티 덤프티가 담벼락에서 떨어져 깨져버린 머리에 대한 동요를 듣고 보고 처음으로 아이가 의문을 제시한 이야기입죠, 이 에피소드는 유아용 동요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더구스의 이야기중 하나입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엄빠들에게는 공감되는 작품입니다.. 조금 돈이 되는 집은 책에 꼭하고 연필모냥나는걸로 터치를 하면 멜로디가 막 흘러나오는 책을 사기도 했을겝니다.. 여하튼 아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흔하게 기억되는 영어동요집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이 아마도 마더구스 동요집이 아닌가 싶을 정도죠, 근데 이 머더구스의 이야기가 실제로는 순수하고 밝고 희망찬 아이들의 깨끗한 마음을 빗댄 그런 동요가 아니라는 것이 뒤늦게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그래서 전 머더구스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저였지만 그럼에도 동요의 멜로디와 그 담긴 내먁의 뜻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니까요, 알고보니 마더구스가 저의 네이티버식 발음으로 머더구스라고 읽었던 것이 틀린 것이 아니었더군요, 아님 말


    2. 그러니까 이 마더구스의 전래 동요가 영미쪽에서는 거의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속에 녹아난 작품이라는거죠, 오랜기간동안 영국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이야기와 전래된 상황들은 구전처럼 전해져 멜로디가 입혀지다보니 영어권의 나라들을 비롯한 유럽의 지역들은 대체적으로 마더구스에 대한 공유가 되었다고봐야죠, 근데 이런 전래동요 자체가 오랫기간동안 전해줘오다보니 멜로디와 내용의 문장들속에 담겨진 의미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암시와 숨겨진 의미가 많다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차용한 많은 추리문학들이 마더구스의 동요를 숭배한 모냥입니다.. 그러니 이거슨 머더구스나 마다구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거겠지만 좋은 설정적 소재가 되는건 맞잖아, 그래서 우리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기시노 게이고 슨생께서도 데뷔를 하시고 바로 본격추리소설에 이러한 마더구스의 문장과 암호적 형태를 차용하신것 같습니다.. 일단 니뽄에서는 추리소설가로서 등단한다면 밀실추리 한권정도는 보여줘야지 내가 추리작가입네 하는것 같은데, 아님 역시 말구요, 그래서 게이고 슨생의 초기작중에서 가장 반전에 반전을 뽑아낸 작품중의 하나가 이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국내에서는 제법 오래전에 '백마산장 살인사건'으로 출시된 적이 있으니 이번에 재간입니다.. 초기작들이 꾸준히 재간되어 나오는 모양새가 워낙 작품이 많다보니 앞으로도 그 추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은 게이고슨상입니다..


    3. 누군가 땅을 파고 있습니다.. 뭔가를 숨기기 위해 삽으로 구덩이를 판 남자는 그 속에 어떤 상자를 숨기죠,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이로 인해 땅을 파던 남자는 추락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집니다.. 산장인듯한 곳에서 모인 손님들이 게임을 하던 중 누군가를 데리러갑니다.. 험프티 덤프티라 불리우는 방에 숙박한 청년을 데리러간거였죠, 하지만 방문은 잠겨있고 인기척은 없습니다.. 잠든 줄 알았던 청년은 밀실의 방안에서 죽은 체 발견되었죠, 그리괴 일년이 지난 시점 자신의 오빠의 자살에 대해 의심을 하던 하라 나오코는 자신의 친구인 마코토와 함께 오빠인 하라 고이치가 자살을 한 펜션으로 진실을 찾기 위해 떠납니다.. 그 산장의 이름은 하쿠바에 위치한 '마더구스 펜션'이었죠, 왜 1년이 지난 시점에 진실을 찾고자하는 지는 매년 동일한 시점에 펜션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작년 오빠의 죽음 당시 다시 모여들기 때문이죠, 그렇게 작년의 멤버들이 다시 모이는 시간에 나오코 일행도 하쿠바에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빠가 죽기전 고민하고 찾고 있던 암호의 답을 이들 역시 찾으려고 하죠, 오빠의 죽음과의 단서를 얻기 위해 말입니다.. 그렇게 머더구스의 각 방마다 지정된 이름과 의미와 동요의 뜻들에 대해서 고민하던 나오코와 마코토는 펜션의 사장에게도 과거 이 산장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마더구스의 이야기가 내포한 암호와 그 의도를 더욱 확신하게 되죠, 오빠의 죽음이 분명 연관되어 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모든 손님이 모인 날 파티를 여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언제나 미궁으로,,,,,, 늘 혼란속으로...... 줄거리의 끝은 변함없이 미로인듯, 아님 말고


    4. 이 작품은 게이고 슨생의 완전 초기작입니다... 밀실 트릭을 이용한 본격추리물입죠, 일반적인 사건에서 조금 비틀어 시작점부터 두가지의 사건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모든 사건은 마더구스 산장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오지만 이 두가지 죽음과 관련된 단서는 그렇게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사건의 단서를 찾으면서 또다른 사건이 등장하면서 총 세건의 사건이 마더구스 산장에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죠, 하지만 이 추리를 맞춰나가는 당사자는 자살로 여겨지는 나오코의 오빠의 살인사건에서 비롯됩니다.. 추리 역시 오빠의 죽음을 파헤치는 나오코와 마코토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대다수의 일본 본격추리물의 전형처럼보이는 하나의 건물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의 방법은 매우 독특합니다.. 흔한 밀실적 구성에서 확장된 암호같은 상황들이 설정에 드러납니다.. 마더구스의 동요에서 비롯된 암시와 복선의 내용들이 산장의 비밀을 감싸고 있죠, 주인공인 두명의 여성 파트너는 이러한 단서들의 답을 찾아나가며 숨겨진 산장의 비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니 대단한 추리적 묘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이나 방법들은 흔한 일본식의 본격추리의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만 이 작품이 게이고라는 작가의 성향을 덧붙이면 보다 인간적인 내면과 사회적 문제들을 작품의 의도속에 녹여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도는 작품의 후반부와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드러나는 최후의 진실속에서 확연하게 보여집니다.. 단순한 추리적 논리와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즐거움외에 그가 보여주고자하는 인간의 내면과 그 상황적 절실함은 경험할 수 있는 것이죠,


    5. 마더구스를 이용한 설정을 중심으로 하쿠바 산장에 묻어둔 비밀을 푸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영어의 의미와 마더구스라는 동요와 얽힌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를 하고 있지 않다면 상당히 고민스러운 진행이라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마더구스라는 동요가 전래되는 이야기를 대강 알고 있었던 저로서도 주인공이 풀어나가는 비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쉽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과학적인 단서와 논리적인 추론보다는 후반부에 드러나는 마더구스와 관련된 설정의 추리적 무게는 그렇게 크게 와닿진 않습니다.. 어떻게보면 주인공이 찾고자한 답에 대한 설정은 대부분의 작품의 내용에 부합되지만 큰 반전의 효과를 얻진 못하죠, 오히려 설정에서 주어진 나오코의 오빠의 죽음의 진실보다는 이와 함께 연결된 부수적인 인물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주는 반전이 더 와닿는 것은 소설에서 보여주고자 한 추리적 의도와는 다른 인간의 삶과 사회적 소외에서 비롯된 인간적 공감이 더 크게 남는 것은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본격추리로서 전반적인 흐름속에서 작가가 제시한 수많은 단서와 암시와 암호의 향연은 나오코의 추리와 오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찾기와 관련해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여지니까요, 물론 이러한 단서찾기가 개연성을 중심으로 산장의 역사와 그 내막과 관련된 부분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소설의 이야기는 나오코의 진실찾기가 중심이었으니 완전하게 즐기지는 못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드러나는 진실에 대해 중심인물이 아닌 경찰이 내놓은 진실이라는 것이 추정과 몰아가기식 방식의 해결방식이기에 허전함마저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긴 합니다.. 물론 최후의 문장까지 주는 반전의 효과때문에 그렇게 폄하할 수는 없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난 그렇더라구


    6. 사실 그렇게 긴 소설은 아님에도 읽는 동안 이런저런 단서에 대한 고민과 나름의 독자적 고찰을 하느라 읽는 속도가 느려진기도 하지만 흔한 본격추리의 맛에다 조금은 매력적인 단서찾기의 설정이 있다보니 제법 즐기면서 읽었습니다.. 여느 밀실트릭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탐정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크흠, 흠하면서 혼자서 머리속에서 답을 굴리고 오그리고 펼치고 연결시키는 것은 독자들은 뭘까하면서 호기심과 의구심을 가지면서 나름의 추리를 해나가면서 한순간에 확 펼쳐지는 답속에서 아차, 헉, 뭐래,하면서 내가 틀렸어하는 그런 전형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 작품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아무런 단서도 없는 주인공과 함께 그 단서의 의미와 답을 공유하며 찾아나가는 잔재미가 제법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어서 플롯을 중심으로 작가가 배치해놓은 장치적 설정에 즐거움을 찾을 수있습니다.. 게다가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진실에 또다른 진실이 연이서 반전처럼 훅하니 다가서는 것 또한 아무렇게나 넘길 부분은 아니겠죠, 게다가 최후의 한 문장이 주는 여운은 이 작품의 설정인 마더구스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가 작품속에 녹여놓은 인간의 상황적 절박함과 슬픔의 끝이 얼마나 많은 아픔을 남겨놓는 지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법 여운이 남죠, 수많은 게이고 슨생의 작품이 선보여졌지만 초창기 그중에서도 가장 앞선 그의 초기작인점은 이 작품 "하쿠바(백마)산장 살인사건"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40년이 다되가는 작품인데도 전혀 시대적 촌시러븜이 없는 좋은 작품이긴합니다.. 이런걸 클라식이라하드만, 하기시름 말고,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권력의 분립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4 미치 랩 시리즈 3
빈스 플린 지음, 이영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1. 입대일이 91년 10월 17일(잊지도 못합니다.ㅋ), 한달 조금 안되는 시점(9월 20일경)에 영장을 받았던 것 같아요, 막상 가야된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더군요, 무섭기도 하고 애인이랑 헤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기도 하구요, 심지어 부친에게 결혼시켜달라고 말도안되는 억지를 부린 기억도 나네요, 푸훗,  차츰 기일이 다가올수록 못먹는 술도 먹고 애인은 저를 토닥거리면서도 돌아서서 눈물을 짓는 모습에 참 마음이 아팠던 추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헤어지는 것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서로 부둥켜안고 한없이 울었던 참 순수했던 그런 시절이었죠, 물론 군대가서 깔끔하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만, 라떼는 그랬습니다.. 남들 다 가는 군대 가는 것이 무어 그렇게 서러울 일이겠습니까만 잘나가던(?!) 대학시절의 절정기를 그렇게 단절해버린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입대 전날,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무심하게 인사하고 돌아서니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아마도 부모님에 대한 생각홀로 남은 애인을 두고 가는 거였겠죠, 돌아서서 눈물짓는 어머니보다 홀로 떠나보내는 저를 보며 눈물짓는 애인에게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참 철없었죠, 게다가 그렇게 애절하게 붙잡던 손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2. 자, 그렇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던 시간을 뒤로한 체 6주간의 군사훈련후 젊은 군인으로의 생을 다시 시작하면서 진정한 군인으로의 자세로 이등평의 편지를 쓰기 시작하죠, 사격으로 날아가는 비둘기를 잡았느니, 태권도로 막사 기둥을 내려앉혔니 하면서 어설픈 특공무술의 대가로 거듭나는 허세가 시작됩니다.. 북한 침투와 UDT(우리동네똥방위)를 전문으로 하는 스페셜포스에 뽑혔는데 눈이 나빠서 최종탈락을 했니하면서 말이죠, 말이나 됩니까, 여하튼 상남자로서 군인의 캐릭터는 얄짤없는 허세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보초설때나 총 한번 잡아보는 행정병인데 회의용 차트만드는거 잘했다는 이유로 일병 포상휴가를 받고선 나와서 친구들에 사격대회 일등사수로 일주일 포상휴가 받았다는 과감한 거짓말까지,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왔다면 조금은 허세작렬의 추억이 남긴 하죠, 그렇다보니 막 밀리터리 액션이나 스릴러를 보면 상상속의 저의 설정에 힘을 보태어 현실적 이미지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뭐 여하튼 총을 만져보고 쏴보기도 했으니까요, 여성분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남성으로서 이러한 장르의 매력은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중 하나는 빈스 플린 작가의 '미치 랩'시리즈이죠, 안타깝게도 너무나 일찍 타계하신 작가님의 미치 랩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메라카 국뽕스타일의 작품이지만 재미면에서는 과히 최상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과거 최애의 미드였던 '뎀 잇 클로이'의 불사신 잭 바우어를 탄생시킨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구요, 아무생각없이 뜬금없이 지금 다시 읽게 된 이 작품은 미치 랩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임기 종료'라는 단행본에서 미치가 탄생하고선 그의 활약이 시작된 '권력의 이동'이후 '제3의 선택'에서 벌어진 상황이 본 작품 "권력의 분립"에서 해결이 됩니다..


    3. 미첼 랩이라는 인물은 기밀중의 기밀의 인간병기입죠, 나라가 만약 위태로울때 언제나 자신의 모든 것을 위기의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불태우는 인물입니다.. 끊임없이 세계의 위험속에서 자칭타칭 세계의 경찰을 자부하는 미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는 애국자중의 애국자이죠, 소설은 그냥 소설로 보시면 됩니다.. 같잖으시면 그냥 나라와 인물만 우리나라를 대입하시면 됩니다.. 주인공을 그냥 남미철로 바꾸셔도 되구요, 여하튼 그렇습니다.. 3번째 시리즈는 전작에서 미치에게 주어졌던 임무를 행함에 있어서 누군가의 배신이 있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미치가 살아나 미국으로 돌아오지만 그 배신자는 찾질 못한 체 작품이 마무리가 되었죠, 여전히 자신과 나라의 권력의 중심에 또다른 배후가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미치에게 애너와의 사랑은 더이상 그에게 과거의 기밀과 비밀스러운 임무와의 결별을 생각케 합니다.. 마침 CIA를 지키던 토마스 스탠스필드가 사망한 후 후임으로 아이린 캐너디가 발탁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이 믿어온 캐너디와의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던 중 자신을 죽이려했던 스파이인 캐머런을 살해한 인물에 대해 확인한 후 그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미치는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첩보국인 모사드에서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병원의 지하벙커에 핵무기를 제조중인 사실은 미국에 전달하죠, 미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핵무기와 관련한 상황으로 미행정부는 큰 혼란에 휩싸이는데, 동시에 이탈리아로 향했던 미치는 자신이 찾은 인물과 함께 정체모를 적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는데......


    4. 이 작품의 설정과 서사는 단순한 밀리터리 액션의 범주에 놓여있지 않습니다.. 제목의 의도에 맞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권력의 중심에서 이를 견재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벌어지는 음모와 배신과 복수와 정의를 다루고 있죠, 미치의 활약은 그렇게 수면위로 오버스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서사의 중심은 새롭게 CIA의 수장으로 발탁된 아이린 캐너디의 상황적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속도감은 아주 대단합니다.. 챕터와 시간적 구분으로 상황별 장소별 이끌어내는 이야기의 흐름은 빈스 플린이라는 작가의 소설적 재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게다가 모든 문장속에 녹아든 군사적 의미와 상황적 고증과 현실적 비유는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에 독자로서 진정한 밀리터리소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것이죠, 과거의 톰 클랜시의 모든 것과 함께 빈스 플린만의 간결함이 작품속에서 독자들에게 끝없이 드러납니다.. 어떻게 보면 두꺼운 장편의 흐름이지만 아주 짧고 한순간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히려 톰 클랜시처럼 조금은 상황이나 흐름에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추가해주었더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무엇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미치 랩이라는 인물에 대한 아주 입체적인 이미지적 묘사에 있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유니버셜 솔져인 캐릭터임에도 한없이 바보같은 남자로서 그려내는 주인공의 이미지는 대중적인 면이 부각됩니다.. 소설을 읽을수록 애너 릴리라는 여인에 대한 짜증이......


    5. 이 작품의 출시 시점은 2001년으로 9.11테러가 발생하기 전의 이야기로 보입니다.. 제가 제대로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작품의 이야기가 어떻게 그렇게 중동이라는 나라와 미국의 관계와 그 흐름을 잘 보여주는 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작품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의 미국에 대한 관점과 미국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관점이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중동내에서 가지는 입장과 그 영향력도 소설속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전체적 이야기는 미국의 내부 권력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고 봐야겠죠, 빈스 플린인 국뽕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자신들의 중심에 놓인 적을 둡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암투가 우선적으로 적용되는거죠,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속의 적들을 대척점에 두곤 있지만 이 적보다 더 문제는 내부의 적이라는 가장 소설적 합리를 내세우는겁니다.. 소설은 이러한 설정으로 수백 페이지의 이야기에 독자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입니다..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둘때까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곤 한순간에 훅하니 사건의 내막과 결과가 등장하게 되죠, 깔끔하고 순탄한 결말이긴 하지만 많이 아쉬움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상황이 주는 긴박감과 서스펜스가 인물적 활약과 상황적 액션들로 좀 더 살이 붙었더라면하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마무리적 측면에서 전반적인 긴장과 긴박감이 한순간에 털어내버리는 듯한 상황으로 끝내기에 더 감질맛이 났다고 봐야겠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다음편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제 3편째니까요,


    6. 빈스 플린은 2013년에 작고했습니다.. 여전히 미치는 그의 소설속에서 숨쉬고 있는데 그는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달리했습니다.. 아마 저도 그때쯤 그 당시의 최근작인 미치 랩의 6번째 시리즈인 "제거명령"을 읽었나봅니다.. 미치와의 만남이 들쑥날쑥하긴해도 언제나 즐겁기만 합니다.. 물론 시리즈별로 순서에 이어보시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또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빈스 플린의 미치 랩 시리즈는 7편인 "반역행위"이후로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6년이 지났습니다.. 쉽지 않아 보이네요, 더불어 미치 랩의 프리퀄인 '아메리칸 어쌔신'이 영화로 나와 선보여졌지만 폭망에 가까운 영향력을 보여준지라 국내에서 플린 작가 생전의 출간작이라도 다 볼 수 있을 지도 의문이기는 합니다.. 미국내에서는 현재 미치 랩 시리즈를 카일 밀스라는 유명 스릴러작가가 그대로 집필하고 있다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남은 플린 작가의 작품이라도 나오길 기대할 수 밖에 없을 듯 싶구요, 미치 랩 시리즈는 뛰어난 밀리터리액션스릴러소설입니다.. 뭣도 모르는 독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합니다.. 프레드릭 포사이드보다는 보다 대중적이고 톰 클랜시보다는 보다 현실적이며 수많은 현실적 정치음모를 담보한 밀리터리스릴러에 있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잭 바우어의 강렬함과 잭 라이언의 현실감이 미치를 통해 전달되는 즐거움을 독자분들도 한번 경험해보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이 시리즈가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국내에는 시리즈의 6편까지 출시되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2015년이 마지막이네요, 미치를 이대로 묻을 수는 없는데.... 땡끝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토피아 2020-05-20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90년 8월27일읗 잊지못합니다..,,ㅋㅋ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플린 베리 지음, 황금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눈은 오지않는 지독히도 추웠던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날따라 길거리에는 넘쳐나는 연인들로 가득차고 갈 곳 없는 솔로들은 끼리끼리 모여 술 한잔 걸치고 불콰하게 차오른 취기를 즐기며 술도 깰겸 걷는 길이 그렇게 나쁘지가 않았다.. 그 많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골목길 어귀 옆 누군가의 비명소리에 몇몇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만 내 일도 아니니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시린 귀를 매만지며 담배 한대를 다시 꺼내 물지만 바람에 불이 쉬이 붙지는 않고 고개를 숙여 애꿎은 라이터만 탓하는 사이 한 여성이 내가 지나쳐온 골목길에서 힘겹게 뛰어나온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나에게 도움을 청한 여성을 따라 나온 힘깨나 쓰게 생긴 남자, 얼굴도 지랄같이 무섭게 생겼다.. 젠장할, 하필이면 이럴때 사달이 날 상황이 발생하다니, 그런데 어쩌나, 난 혼자가 아니라 친구가 두명이나 함께 있는걸, 아무말 없이 쳐다보고 있는 우리를 보곤 혼자서 온갖 쌍욕을 씨부리다가 알아서 꺼져주신다.. 바닥에 주저앉은 체 멍하니 있는 여성에게 그제서야 신경이 쓰인 친구가 자기 돕바를 벗어 덮어준다.. 아, 눈치 빠른 새끼, 그렇게 난 항상 늦다... 그리곤 혹시 담배 태우시냐고 묻곤 자기 담배 한대를 입에 물려주곤 불을 붙여준다.. 역시 빠른새끼,


    2.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이야기다.. 그때는 그랬다.. 아니 난 그랬다.. 우리들은 그냥 그러려니했다.. 자주 보아왔던 일들이고 그건 상황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까지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날도 그렇게 서로 담배를 나눠 태운 후 여성분은 택시를 타고 자신의 길을 갔다.. 물론 친구는 그새 여성분의 삐삐번호를 낼름 받아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심각한 폭력이 벌어지진 않았고 그런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지금 그때 그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귀가 시릴 정도의 차가운 바람이 불던 도롯가 전봇대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던 여성에게 있어서 조금전의 폭력은 얼마나 공포스러운 상황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와달라는 비명소리에도 지나가던 어느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던 그 순간 그녀는 어쩌면 죽음의 두려움까지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지나면 잊혀지고 머리속에서 사라질 기억뿐일테지만 지금 이순간 그 여성의 떨림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건 그녀 못지않게 그 폭력적 상황을 뇌리속에서 잊지 못하는 공감이 있기 때문일게다.. 비록 당해보지 않았다손치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인간에게 있어 굴복하고 반항하지 못한체 극악한 폭력속에 놓여지는 공포는 평생동안 지워지지 않는 기억속 생채기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나는 비록 흔한 과거의 기억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지만 그런 상황을 경험한 그때 그 여성에게는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어두운 밤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3. 노라는 언니를 만나기위해 런던에서 말로행 기차를 탑니다.. 어릴적부터 언니인 레이첼과의 관계가 워낙 돈독하다보니 서로 의지하고 기대는 자매인게죠, 아버지라는 존재는 그들의 인생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입니다.. 물론 어머니는 돌아가셨구요,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런던을 벗어나 조용한 언니의 집으로 향하던 노라에게 있어 언니는 안식처와 다름없는 공간입니다.. 그런 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지내왔고 또 앞으로의 공유에 노라는 삶의 위안을 얻습니다.. 그러나 언니의 집에 도착한 노라에게 닥친 것은 언니의 죽음이죠, 누군가에게 살해된 언니를 모습과 함께 과거 무차별적 폭력에 평생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노라와 언니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누군가가 강도짓을 하고자 살해한 것이 아닌 어떤 분노와 집착과도 같은 폭행적 의도가 엿보인 언니사건에 대해 노라는 과거의 트라우마와 그로 인해 현재까지 이어진 그들의 혼란스러운 삶의 이면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니와 관련된 인물들, 특히 남성들에 대한 노라만의 상상적 추리가 이어지죠, 마지막 언니의 모습을 보았던 키스라는 남자를 중심으로 15년도 지난 폭행사건으로 죽음을 당하기전까지 그들을 폭행한 인물을 찾고 그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던 이 자매의 삶의 파편이 조금씩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노라의 진실찾기속에서도 경찰들이 보여준 신뢰는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죠, 오로지 그녀만이 언니와의 삶의 답을 찾아나길 뿐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알게되는 진실은, 헉.....


    4. 노라라는 여성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이 소설은 무척이나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고민스럽습니다.. 노라라는 인물을 실제 피해를 당한 당사자라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공감자로서의 모습이죠, 오히려 극악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사람으로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소외와 편견에 대한 이야기라고봐도 될까요, 하지만 직접적이지않다고 그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죠,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고 믿는 사람이 받는 상처와 두려움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그녀의 언니 레이첼이 당한 폭력적 트라우마는 노라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그녀의 삶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언니가 아니기때문에 자신에게 투영된 언니의 모습과 감성만 느낄 뿐이지 레이첼이 되질 못하죠, 그렇게 뒤늦게 조금씩 알아가는 레이첼이라는 존재가 안고 살아온 세상의 온갖 혼란과 두려움을 노라는 언니의 죽음으로부터 하나씩 이해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피해자입니다.. 사회적 피해자들이죠, 이들의 시선속에서 세상의 이치는 그렇게 올바르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 제대로 맞춰진 것이 없어 보이죠, 세상의 모든 남성들은 그렇게 포용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않죠, 편견과 이기심과 폭력과 분노와 특권이라는 사회적 권리속에 적응되어 차별적 시선으로 여성을 대하는 인물이 될뿐입니다.. 그들에겐 그럴지도 모를일이죠, 그들이 당한 사회적 불합리와 폭력적 범죄가 여전히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하고 그렇게 남성들은 단죄보다는 또다른 기회를 부여받기 때문일겝니다.. 그로 인해 레이첼은 불필요한 죽음을 당했을 지도 모르죠, 노라는 그렇게 생각한 모냥입니다.. 대단히 세밀하고 농밀한 여성적 관점의 심리스릴러라할 수 있겠습니다..


    5. 이렇듯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 주는 영향으로 한 여성이 심리적으로 대단히 위태로워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조금은 적응이 더딜 수도 있을테고 때로는 공감이 어려울 수도 있을겝니다.. 특히나 남성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속의 노라의 감성은 무척이나 예민하다는 인상까지 주기도 합니다.. 집착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테죠, 저도 어느 시점까지는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상황적 시각속에 놓인 노라의 시선은 무척이나 혼란스럽고 집요하기까지 하니까요, 언듯 노라의 주변에서 노라를 대하는 태도가 어느순간 변해지는 것과 다르지않게 저의 독서상의 심리적 상태로 그러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굳이 저렇게까지 끈질기고 집요하게 상황적인 예민함과 감성적 집착으로 주변에서 고립될 필요가 있을까하는 뭐 그런 생각이 듭디다.. 소설속의 노라의 추리와 단서찾기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직접적입니다.. 또한 개인적 상상력과 의도한 집착으로 보여지기까지 하죠, 그러한 노라의 심리와 압박에 대해 스스로 과거를 들추며 자신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와 합리화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그러한 문장의 이어짐은 심리스릴러의 끈끈함같은 스릴감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좀 지리해지는 경향을 어쩔 수는 없습니다.. 저같은 진득하지 못한 독자에게는 빠른 속도감과 흐름상의 단서찾기가 어느정도 드러나면서 이어지는것이 가독성에 좋거덩요, 하지만 작품은 끈기있게 노라의 심리와 시선을 중심으로 서사를 이어갑니다.. 그러다가 똭, 제가 예상하고 미스터리독자라면 한번씩 상상해보는 추리의 끄내기가 떡하니 펼쳐집니다.. 일종의 흔한 반전이죠, 하지만 이 흔한 반전의 전개와 함께 그제서야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면서 물벼락을 쏟아놓기 시작합니다..


    6. 조금은 여성적 심리스릴러로서 개인적인 심리와 여성적 관점의 폭력적 트라우마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미스터리물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면한 당사자라기보다는 그 범죄의 중심에 놓인 관계자로서의 한 여성이 보여주는 서사는 대단히 농밀하면서도 구체적인 심리적 불안과 상황적 혼란을 그려냅니다.. 오히려 이러한 인물의 객관적 주관화는 살해된 대상이 가졌던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객관화시켜 보여주면서 그와 함께 공감한 주관적 감성까지 혼합되어 나타나게 되죠, 문장이 이어질수록 독자들의 사고가 소설속 인물의 심리적 공감과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전혀 과학적이지도 추론이 구체적이지도 않은 일반적인 한 여성적 관점속에서 그녀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그 대상들의 모습들이 우리네 삶과 인생속의 흐름과 다르지않다는 것에 독자로서 동조하게 되는 것이죠,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한 여성의 죽음으로부터 밝혀지고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진실에 다가가는 가족이라는 대상의 심리와 그 아픔의 투영은 죽음을 당한 존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살아있으나 죽은 이로부터 전해받은 모든 기억의 파편들은 이제는 돌아오지 못하는 언니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와 아픔과 사랑으로 점철되어 소설속에서 끊임없이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레이첼이, 노라가 살아오고 살아가는 인생의 울타리가 얼마나 허술하고 위험하고 위태로운가를 알려줍니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모든 여성들이 감내해야할 지도 모를 삶의 위태로움을 말이죠, 어쩌면 세상의 모든 여성들은 많은 것을 얻지 못한 체 여전히 부족한 삶의 허전함과 공허한 거짓 배부름속에서 이를 감내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르죠, 그러니 남성들이여, 가진자들이여, 배려하고 베풀고 포용하고 양보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고 무엇보다 사랑하라,,, 이야 이거 내가 적고도 좀 멋있다이..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