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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도덕경 - 철학으로 다시 읽는 노자
김형효 지음 / 소나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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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해체주의 철학이 이렇게 의미 심장할 줄은 몰랐다.. 이원적 '개념'의 해체라면.. 환영할 만 한 일이다..
그런면에서 이원적 개념의 대립을 넘어선 도덕경과 만날 필연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양철학 전공 교수님이 노자를 풀어낸 것도 참신했고, 그리고 루소, 칸트, 그리고 데리다 까지 서양철학에 대한 성찰을 비롯하여 불교의 난해한 개념까지 덤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의아한 것은 어려운 도덕경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더 어려운 현대 서양철학의 사유개념들과 불교의 유식론이 꼭 필요했을까 하는 점일 것이다...
어려운 도덕경의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어려운 현대서양철학의 용어와, 그리고 유식론까지 익혀야 하는 부담에 허덕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책을 덮고 나서 도덕경과, 데리다와, 그리고 유식론을  다 이해한 듯한 뿌듯함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비평가들은 아직 문헌적 고찰을 마치지도 못한 도덕경에 대한 너무 이른 철학적 해석이란 토를 달기도 하는데  이는 본문에서 오히려 철학적 고찰 없는 문헌적 해석이야 말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일리 있는 반박에 직면한다..

암튼 인도의 샹키아, 즉 비인원론적 철학으로 도덕경을 보기 시작한 나로선 이책의 철학적 고찰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상관적, 대대적 철학임을 고집함으로써 비이원적 철학이 일원론이나, 이원론, 일방의 인과론과, 쌍방의 상관론을 모두 넘어서고 있음을 간과한 점이 아쉽다.  이를 테면,  개념이 아닌 道의 獨立不改는 만물에 영향을 받지는 않으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방적 필연이며, 그 밖의 모든 개념들은 서로 상관적이며 대대적이며  '자성이 없고', 이것이 생겨나 저것이 있고, 저것이 생겨나 또 이것이 있게되는 '연기법'에 구속되어 실체 없는 空이다...

사실 도덕경은 개념, 이름, 형상을 넘어 말로 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가르키는 노자의 손가락이다.
개념을 넘어선 '어떤 것'을 형용하는  '개념의 창조'는 성공할 것인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부파불교와 그리고 사유하는 도덕경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서양의 객관주의가 결코 '있는 그대'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상(불교 개념으로 아상에 상응하는  배타적인 무리, 집단 의식으로 인한 인식상의 오류)에 사로잡힌 부분적이며 편파적인 인식이라는 것을 밝히는 등,  '기성의 상식를 가르는 날카로운 통찰', 즉 '개념들로 파괴되는 개념의 향연'은 넉넉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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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jkydder님의 "도경만읽고 덕경은 아직 ... 못읽었땅.^"

집중해서 보고 다시 2~3년 쉬었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마 도덕경 원문이 아닐까 합니다.....
도덕경은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책이 많습니다. 도덕경 하나 제대로 봐 볼까 하고 사 들인 책들이 무려 열댓권인데, 그 중에 이 경숙의 완역도덕경이 없습니다. 노자를 웃긴 남자는 있습니다. 확인해 볼 것은 완역 도덕경이 노자를 웃긴 남자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 있는가, 아니면 더 참신 한 것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있다면 한번 사 보지요...^^.. 없을 것 같은데요. 제가 볼 때는 그것으로도 충분했지요... 안경을 썻는가 아닌가는..
사실 절학무우(학교를 끊으면 근심이 없다)불상현민리백배(더 나은 것은 떠받들지 않으면 사람들의 이익이 백배다) 사부지자불감위야라(무릇 안다고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간히 나서지 않게 한다)라 한 뜻이라면야 배운 학자 보다야 못 배운 아줌마가 날 것 같았지요.. 그런데, 배우지 못한 아줌마의 열등감을 본 것 같습니다... 그거야 서울대 열등감에 하버드까지 헤맨 도올로도 충분한 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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