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 - 대한민국 숨어 있는 맛집 90
한국여행작가협회 엮음 / 예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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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어딘가로 떠났을 때, 그곳의 어떤 풍경이 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그곳의 맛이 나를 사로잡을 수도 있다. 지친 나를 위로해주고, 여행의 추억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궁금했다. 여행이 일상일 여행작가들은 여행가서 무엇을 먹을까?

 

난 여행가서도 그곳의 맛집을 찾아가기 보단, 그냥 끼니를 떼운 기억이 더 많다. 배고프니까, 저렴하게 끼니 채울 수 있는 곳으로 가서 먹은 일이 더 많았다. 그리고 어릴때부터 식당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의 영향으로 어딘가로 여행을 가더라도 음식을 집에서 바리바리 가지고 간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런데 내일로 기차여행을 친구와 떠났을 때, 강원도 어딘가에서 먹었던 그 맛을 잊기 어려웠다. 평소 눈길도 가지 않던 음식이었는데, 먹어보았는데 너무 맛있었다. 식당의 인심도 너무 좋았다. 그 추억을 떠올리며 이 책을 찬찬히 읽어나갔다. 대한민국 숨어있는 맛집을 찾으려고.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한다면, 여행작가 27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보니, 각 메뉴마다 문장의 느낌도 다르다. 가슴 속에 머물렀던 이 음식에 대해 추억을 하는가 하면, 이 음식의 기원을 찾아가보기도 한다. 입소문에 이끌려 가기도 하고, 여행하다 지쳐 우연히 들리게 된 곳이 나의 맛집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음식을 맛보기 위해 다시 찾기도 한다.

 

아무래도 서울이 많았지만 전국 각지의 다양한 메뉴의 맛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번도 맛보지 못한, 이런 음식의 존재조차 모르는 음식들을 볼 때면 맛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유독 이 책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때론 이 음식을 먹으러 떠나고 싶기도 하도, 상상해보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배고플 때 이 책을 읽는다면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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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
마쓰오 다케시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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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넨, 지금 일을 즐기고 있는가?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이미 너무도 삶에 찌들어버렸다. 적성, 꿈, 희망, 즐거움 이런 건 내 인생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밥벌이의 지겨움만 있을 뿐이다. 너무 지겹고 지루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서 쫓기듯 아침에 만원 지하철에 출근을 하고, 지각으로 사장님께 타박받고, 눈치보고, 무기력해 보였지만, 사실 그는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한 소년이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꿈을 위해 전진하던.

 

그가 어떤 계기로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학 졸업 무렵 수많은 곳에 이력서를 내 보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연락을 오지 않고, 결국 어쩌다 찔러 넣었던 곳에 붙게 되어, 내가 그쪽 전공은 아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하는 모습.... 어쩐지 나 또한 그렇게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하루에 몇번씩은 느끼게 되는 그런 감정들, 나를 불러줄만한 곳이 있을까? 하는 걱정들.. 그렇기에 그냥 그렇게만 읽을 수만은 없었던 책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때의 소년과 성인이 된 그 소년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고, 무슨일을 결정하든 거기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무엇보다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같은 일을 해도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 이야기가 보여주고 있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이다 - 라고 꿈꿔왔지만,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더 고민되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내가 이것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번이지만, 적어도 하루의 절반이상을 보내게 될 내 직장에서 지겹다, 하고 싶지 않다 - 는 감정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것이 내 생각인데, 잘 될 수 있을지 - 헛스윙 내 인생에 홈런을 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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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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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님 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처음엔 그 색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몇권의 책을 읽어가면서, 나도 점점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까지 내가 쓴 소설 중에서 가장 위험한 작품, 이 문구가 내 눈에 가장 먼저 띄었다. 어떤 사랑이야기를 적었을까?

 

엄마인 요코는 낭만주의자, 딸인 소우코는 현실주의자. 16년간 모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장해가는 소우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며 멈춰버린 요코. 상대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이 사이에서 태어난 소우코와 함께하며, 그와 떨어져 있어도 위로를 받는 것 같았지만, 딸 소우코가 고등학교를 떨어진 곳을 가게 됨으로써 느끼는 그 혼란, 그와 딸이 등뼈가 닮았다며, 좋아하던 요코는 혼자가 되버리고 말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돌아올게'란 한마디에 주기적으로 이사하며 그리워하던 요코, 영원히 함께할 것 같았던 나의 보물 소우코도 독립하면서, 몸은 일상으로 돌아왔을지 모르지만, 영혼은 16전 그 때, 그대로였다.

 

그 사람이 없는 세계에 살고 있는게 아니야.

걸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 사람을 만난 후의 세계야. 그러니까 괜찮아. 다 괜찮아.

마치 기원 후와 기원 전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역시 그 사람은 나의 하느님인 것이다. (p.194-195)

 

 

요코가 하느님이라 칭하는 그 사람과 어떤 사랑을 나눴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지난번 꽤 불편하게 읽어내려갔던 <노벰버레인>의 희준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저 한사람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이 닮아보였달까? 요코의 사랑은 뼈마디까지 녹아버릴듯한 사랑이었다. 어쩌면 떠돌이 나그네 인생을 택한것도 의지할 수 있는 것보다 의지 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그런것이 아닐까, 그 사람 때문에 부모님과 내가 아는 지인들과 연락을 끊었다는 것은 얼마나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요코와 소우코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며, 지난간 모든 일은 '상자 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딸 소우코와 아직 그 상자 속에 머물러사는 엄마 요코의 이야기였다. 하느님의 보트를 타고 16년간 여행을 한 이야기, 어디든 흐르고 흘러, 그곳에서 잠깐의 생활을 하고, 또 다시 어디론가 흐르고 흐르는,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인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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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2 -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심야 치유 식당 2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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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느날 -. 생각지도 못한 책을 읽고 참 많은 위로를 받았었다. 그 책은 『심야 치유 식당』, 이름만으로 따뜻한 분위기가 풍기지 않은가? 이곳엔 따스함과 위로가 있었다. 요즘 많이 나온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하고, 이렇게 생각해야해요.를 딱딱하지 않게,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로하는 그 기분이 절로 느껴졌다. 그리고 2권에서 계속, 이라는 말을 보고, 궁금했었다.




다가갈까, 기다릴까, 지켜볼까,




일곱개의 이야기(그 속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중 나다, 싶은 것도 있었다. 첫번째로 나온 두진-미진 커플, 은미는 비관의 여왕이었다. 무언가 하기 전에 실패를 생각하고, 시험을 보고 나올 땐 뭔가 부족해, 못본 것 같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타입, 사랑도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긴가민가하지만, 설마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하는 마음에, 혹은 언젠가 이 사랑도 끝이 나고, 헤어질텐데... 하는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 무섭고 두렵기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 이야기 속에선 안타깝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다. 참 우수웠다. 100%의 어떤 사랑이 짠! 하니, 나타나길 바란 건 아닌지.




우리는 원하는 것을 늘 다 얻을 수도 없고, 첫사랑과 영원한 사랑을 약속 할 수도 없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데 상대방이 어느순간 배신을 때릴 수도 있고, 그 사람을 놓고 싶지 않아 나한텐 이 사람도 과분하다는 생각에 수동적이 될 수도 있다. 나와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 같지만, 어느 순간 결혼을 생각해야될 순간도 찾아올 것이다. 사랑에는 어떤 틀이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게 내 삶의 일부가 되는게 사랑이 아닐까?




1권에선 직장인의 애환, 스트레스, 강박관념에 대해 치유를 해주었다면, 2권에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었다. 연결고리도 있었다. 다른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철주에게도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었고, 자기에게도 사랑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잘 치료해주고 고민을 해결해주는게 아니라 철주 자신의 고민도 책 속에서 드러냄으로써, 말할때와 달리 잘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누구나 고민은 있고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철주의 그런 모습들을 통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소통하는 관계이고, 그것이 이곳 노사이드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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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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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시궁창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긴 하는데,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다 읽게 되었다. 현실은 시궁창, 그래서 현시창이란다. 신문기사에서도 보다보면 이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느꼈기에, 내 현실도 시궁창이라고 느꼈기에, 책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로 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것보다 더 마음이 아팠다. 이 사회는 누구를 위한 사회인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회인가? 이 사회가 이런 사회라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런 청춘이라면 버티지 못하고 살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시궁창이었고 비참하고 비겁했다. 평등한 사회라고, 이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교과서에서 배우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대기업의 횡포는 여전했고, 그 속에서 개개인의 인권은 무참히 밟혀졌다. 신문기사 한쪽에 조그맣게 나오거나 이슈가 되어도 당장 내 일 아니기에 쉽게 잊혀져간 그 이야기들이 이 속에 있었다.

 

냉방설비 제작업체에서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하던 한 대학생은 대형마트의 고객이 될 수 없었단말인가? 고객 우선이라고 외치지만 그게 전부일까? 그냥 업체측의 잘못이라고 넘기기만 하면 되는것인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자기들이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본사 리모델링에 사용할 돈 일부만이라도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사용되었다면 이들의 아까운 목숨은 잃지 않았을텐데, 점점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있고 이들에게 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시키고 있지만 받는 대우는 어떤가?!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OECD국가 중 몇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근무환경은 아직도 개발도상국에 머물러있는 것 같다. 세계 인류 기업이라고 광고하지만, 속은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인권 후진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고가 발생해도 사고 당한 사람의 건강보다, 기계의 고장 상태만 확인 가능한 사회, 현실.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건? 그런데 우리는 그런 기업에 들어가려고 지금도 매일같이 스펙을 높이려고 애쓰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니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세상은 언제나 강자의 편이었고, 약자만 비참했다. 더 안타까운건 희생당한 이들은 착했고,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업무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놈의 돈이 문제였다. 어찌보면 대학등록금이 문제이기도 했다. 현실은 점점 경쟁사회로 내몰고 있고, 사람들은 물건을 찍어내듯 컨베이터벨트에 찍어나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명문대에 가지 못해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한순간에 인생 바닥으로 내려가 부적응으로 묻지마살인까지 일으킨 일은, 성적, 명문대, 성공이 꼭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학교에서는 연결되어 있다고 가르치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무기력의 대물림, 멋진 명함보다는 돈을 쫓아 일을 택한 이, 돈 없는 자는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 대출사기, 미혼모, 탈북자의 삶, 모난 엘리트 의식, 여성의 인권, 다문화 가정 여성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사건과 함께 풀어놓았다. 읽는 내내 불편할 수 밖에 없었고 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부모님이 계시고, 부족하지 않게 살고 있기에. 요즘 복지, 복지 외치고는 있는데 목표와 성과는 철저히 숫자로만 정리 되었고 차별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지금 이렇게 현실은 시궁창이라며 고발하고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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