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에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21
강효선 지음 / 북극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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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보는 보드북인가! 표지만 봐도 너무 귀여워서 미소를 짓게 된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들은 더이상 보드북을 보지 않는데, 내가 책을 넘기며 계속 웃고 있으니 궁금했던지 와서 흘긋 보고 간다. 그리고는 자기도 이렇게 그릴 수 있겠다며 과일 그림을 몇 개 그리고 독후활동지로 주신 그림에 색칠도 한다. 그러다 갑자기 여기 나오는 과일이 먹고 싶다면서 참외랑 수박을 달란다. 이 정도면 아들은 이 책을 정말 흠뻑 느낀 셈이다.

강효선 작가의 <해님이에요>는 동시 그림책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한 귀여운 말과,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달콤함이 느껴지는 그림이 어우려져 어린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두꺼운 붓으로 슥슥 칠해진 투박하고 단순한 그림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여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제철 과일들로 채워진 이 그림책을 보면 어찌나 과일이 먹고 싶어지는지. 아들이 그림을 그리다 말고 수박과 참외를 먹고 싶어하는 게 이해가 가는 순간이다. 뜨거운 해님 덕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맛있는 과일들, 달콤한 과일들에 담긴 해님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해님에게도, 과일에게도, 두 아이의 얼굴에도 그려진 웃는 얼굴이 나에게도 옮아와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이 보드북을 더 신나고 즐겁게 읽어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해야겠다. 따사로운 해님 아래 익어가는 과일을 배우고, 책 속의 귀여운 표현을 말해보고, 과일을 직접 먹어보면서 아이들의 기억에 기분 좋은 책으로 오래 남아있길 바라며.

#보드북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해님이에요 #강효선 #북극곰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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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어떻게 나무가 될까? 북극곰 궁금해 28
롭 호지슨 지음, 김민경 옮김 / 북극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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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겨놓고 기억을 못해서 묻혀 있던 도토리가 나무가 되서 숲을 이뤘다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아이와 읽은 적이 있다. 둘 다 " 정말로 도토리가 커서 나무가 된다고?"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주변에 눈만 돌리면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지만, 그냥 원래부터 나무였던 것처럼 여겨와던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쳐 자라는 지는 나도 아이에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 알지는 못했는데, 롭 호지슨의 <나무는 어떻게 나무가 될까?>는 나의 수고를 덜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덕분에, 신비로운 나무의 성장과정을 둘이서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다. 

총 12개 장으로 이뤄져 씨앗에서부터 나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주고 사계절마다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마지막 11,12장에서는 나무에서 다시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순환의 과정을 다시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가 물러져 거기서 씨앗이 땅에 묻히고 그 씨앗이 새싹이 되고 모종이 되어 나무가 되는 과정을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친절하게 설명해놓아서 지루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하는 해와 구름, 꿀벌과 같은 곤충, 꽃과 열매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귀여운 그림을 보다보면 아이들이 이 작가의 시리즈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겠다.

독서 미션으로 우리 동네에서 제일 멋진 나무를 관찰하고 표현해보는 활동지도 같이 해보았다. 처음에는 솔직히 둘다 살짝 귀찮아하며 나갔는데 평소 그냥 지나치던 나무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다니면서 내 맘에 드는 나무를 골라 관찰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밌어서 글로 쓰는 과정까지 이어서 할 만 했다. 최근 경북지방에 큰 산불이 나서 나무가 불타는 모습, 까만 재로 덮힌 산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데 이런 경이로운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얘기 나누고 산을 보호하고 나무를 잘 가꾸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니 더 의미있는 독후 활동이 되었다. 롭 호지슨 작가와의 줌 북토크에 참여하면서 책에 나오는 구름을 같이 그려보는 활동을 참가자들 모두와 해보기도 했는데 이 귀여운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고 책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아이와 같이 읽으며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보고 그리는 활동을 함께 해도 좋고, 책 뒷면에 큐알코드를 찍으면 블로그에 들어가 책놀이 모음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가 있으니 업데이트 되는 활동지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 책으로 롭 호지슨 작가를 처음 접한 나는 책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커서 앞서 출판된 <구름은 어떻게 구름이 될까?>와 <달은 어떻게 달이 될까?>까지 구입했다.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과학적인 지식을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쉽고 재밌게 설명해놓은 과학 입문책으로 아들과 함께 나도 같이 배우고 즐겨야겠다.

#과학그림책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나무는어떻게나무가될까 #롭호지슨 #어떻게될까시리즈 #북극곰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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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20
박밀 지음 / 북극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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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와 노랑이 반반씩 나눠진 배경색에 닮은 듯 다른 두 친구의 모습, 커다란 제목.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 <나도>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어요.

둘은 줄다리기를 하다 서로 자기가 이겼다고 싸우더니 결국 너랑 안논다며 토라져서 가버립니다. 그 뒤론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먹고 즐기고 노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좋아하는 날씨며, 취미, 음식.. 참 다른 두 친구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잊고 지내다 건널목에서 큰 사고가 날 뻔 하며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서로에게 괜찮냐며 묻는 장면이 뭉클해요. 사실 혼자일 때도 서로를 많이 생각했을 거에요. 또 각자 따분한 시간을 보내던 중 너무나 놀고 싶어집니다. 이번엔 같이요! 너무나 다른 둘이지만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은 같나봅니다.

아이가 친구들을 사귀고 놀 때를 생각해보았어요. 성향이 같은 친구들과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그런 것을 가리지 않더라고요. 정 반대성향의 친구들과도 잘 사귀고 잘 놀아요. 어린 아이들은 아무래도  자기중심적인지라 내 위주로 먼저 생각하는 면은 있겠지만 커갈수록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같이' 재밌게 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엄마인 저도 친한 지인들을 보면 나와 같은, 또는 비슷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너무나 다른 사람들도 있어요. 달라서 새롭고 재밌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 서로의 감정을 잘 읽는 것, 그렇게 '우리'가 되어 같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북극곰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공감게임 활동지로, 상황에 따른 감정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게임형식이라 아이가 무척 흥미진진해하면서 잘 참여했고요. 감정카드 가짓수가 적어 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긴 했지만요. 감정을 표현하라고 했는데, 상황카드를 보면서 '괜찮다'는 말이 자꾸 나오더라고요. 괜찮다고 어물쩍 넘어가는 것보다 일단 그때 드는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종종 상황을 직접 만들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경험을 해보려 해요.

마지막 장면에, 매트 위에 앉아 햇빛을 피하고 있는 한 친구가 물이 담긴 컵을 들고서 역시 물이 최고라고 하자 다른 친구가 물에서 수영을 즐기며 '나도'라고 말하는 모습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어요. 같이 수영하자고 강요하는 게 아닌 그저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함께 하는 '우리'가 되어갑니다. 나와 다른 친구와 잘 지내는 법, 다툼과 화해의 과정에서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법을 알고 싶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한국그림책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나도 #박밀 #우정 #존중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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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9
최영아 지음 / 북극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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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그림책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여우비 #최영아작가 #민화 #북극곰제공도서

해가 쨍쨍한 마른 하늘에 갑자기 비가 내릴 때마다 엄마가,
"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네."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네"
하시는 얘기를 듣고 그게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관련 설화를 찾아읽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읽은 설화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지만, 여우비 설화를 조금 각색해 따뜻하고 부드러운 민화로 표현한 그림책을 만났다. 책을 살짝씩 움직일 때마다 여우비라는 제목과 여우신부의 댕기가 알록달록 반짝이는 표지부터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내 마음이 소리친다.
"무조건 이건 소장해야해!"

기존 설화가 스포인 이 책은 내용을 알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구름이 꽃향기가 솔솔 나는 산골마을을 발견하고 거기서 여우를 만나 마음이 설렌 순간을, 여우의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서 계속 곁에 머무는 동안의 사계절 모습을, 여우와 친구들의 안녕을 위해 온 몸을 다해 마을을 지키는 구름을, 그토록 사랑하는 여우가 호랑이와 혼례를 치르는 걸 보고 마음이 찌르르 아픈 순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자 마른 하늘에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여우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고 행복을 빌어주는 구름을 민화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입이 떡 벌어졌던 장면은 여우와 호랑이의 혼례식 그림이다.연꽃이 가득한 호수 위 전통혼례복을 입은 둘, 그 뒤로 펼쳐진 병풍, 양 옆에 걸린 청사초롱, 그 곁을 날아다니는 새와 나비. 그림책이 아니라 한편의 민화작품집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여우를 향한 구름의 애달픈 짝사랑을 보다보니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생겼던 10살의 내가 떠올랐다. 학교운동장에서도 기다려보고 그 아이 집 앞에서도 괜히 서성였던 풋풋하고도 아팠던 나의 첫사랑.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며 뛰어가서 짝이 되고 싶은 남학생을 고르라는 선생님의 미션에 제일 먼저 달려가 그 애의 뒤에 서고도, 막상 그 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같이 서자 슥 양보하고 빠졌던 때의 서글펐던 마음까지 생생하게 떠올랐다. 눈물이 고일만큼 속상했지만 좋아하던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보고 그저 좋아서 스스로 마음을 달랬던 경험이 있는 나는 그래서 구름이 너무나 아팠다. 비가 되어 내린 그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서다.

너무 순수해서 더 애달픈 구름의 짝사랑 이야기를 더없이 한국적인 그림으로 예쁘게 표현한 최영아 작가의 <여우비>는 아이들에게는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과 설화에 대해 알수 있는 기회를,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릴 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만약 주변에 한국적인 것에 관심많은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주저 없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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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날개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7
이현영 지음 / 북극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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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대단한날개 #이현영작가 #영웅그림책
#북극곰제공도서


신예작가지만 벌써 세 곳에서 상을 받으신 이야기꾼 이현영 작가의 신작 <대단한 날개>를 읽어보았어요. 이 책은 상상만발책그림전 당선작입니다.

배고픈 개구리의 눈 앞에 파리 한마리가 나타납니다. 날개 한쪽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어쩐지 범상치 않아보이는 파리입니다. 왜 다쳤냐고 묻는 개구리에게
'거미줄에 걸렸다가 여행을 가고픈 거미가 날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해서 둥지로 데려다주고, 떡 먹다 걸린 호랑이를 도와주고오다 나무에 걸려서 날개를 다쳤다'며 허풍인지 진실인지 모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에이, 말도 안돼 센 척하는 허풍쟁이 파리구만!" 내 입에서조차 이런 말이 나오게 한 파리는, 결국 푸하하 웃으면서 비웃던 개구리에게 잡혀 먹히고 맙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을까요? 세상에, 이 파리는 정말로 Amazimg한 존재였어요. 먹이사슬에서 생각해보면 개구리에게 있어 파리는 아주 하찮은 먹잇감에 불과하지요. 그 관계가 단번에 뒤집힙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들과 같이 읽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고 큭큭 웃으며 통쾌해했답니다.

또래보다 작은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이제 학교에 가게 될텐데 덩치 큰 아이들 틈에서 치이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운동을 가르쳐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작지만 자존감 높고 어떤 상황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내는 슈퍼맨 같은 주인공 파리를 보며 내 아이도 그렇게 단단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독후미션으로 우리도 파리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경험을 해보자 했더니 하루는 청소하느라 굳어있는 내 어깨를 야무진 손으로 안마해주고, 또 하루는 꽤 무거운 짐을 같이 들어주었네요. 엄마 눈에는 늘 작은 꼬맹이였는데 도움의 손길이 어찌나 든든하던지요. 작은 존재들이 품고 있는 큰 힘을 믿어보라는 책 속 메시지가 와닿던 순간이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재치있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용감무쌍한 파리이야기를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내가 누굴 도왔던 경험과 그때의 기분도 함께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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