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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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고 말하는 시인.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라고 말하는 시인.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같다는 시인 백석.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 서문 중~

 

백석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백기행이지만, 아호였던 백석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이듬해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었고, 조선일보 후원 장학생으로 도쿄 아오야마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조선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며, 조선일보 퇴사 후 함흥 영생교보의 영어 교사로 부임하였고, 1939년부터 만주에 머물다 해방 이후 고향인 정주로 돌아가 북에 정착하였다고 합니다.

 

1935년 첫 시 <정주성>을 발표하며 시작 활동을 시작하였고, 193633편의 시로 이루어진 시집 <사슴>을 출간하였는데, 이 시집은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자가 출판으로 한정판 100부만 찍었다고 합니다. 그런 탓에 백석 시인을 가장 존경한다는 윤동주 시인은 시집을 구할 수 없어 백석의 시를 직접 필사해서 읽었다고 합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첫 시집이자 유일한 시집' <사슴>, 2'그 외 해방 이전의 시', 3'해방 이후의 시'까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여 편이 넘는 시가 실려 있습니다.

 

백석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이 알려진 시입니다. 꿈오리 또한 학창 시절에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지만, 그 외 어떤 시를 썼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두 형제 초딩 시절에 동화시 <귀머거리 너구리와 백석 동화나라>를 읽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작품을 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요. 동물에 빗대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준 작품들은 금세 읽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실린 시들은 "시인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고어와 토착어, 평안도 방언"을 그대로 살려 실었기에 금세 읽히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있어서 읽을수록 빠져 들게 만듭니다. 더불어 시를 읽어 내려가며 시에 담긴 풍경을 그려보게 되는데요. 산문시 <황일>을 읽다보면 따스한 봄날의 풍경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


황일

 

한 십리 더가면 절간이 있을 듯한 마을이다 낮 기울은 볕이 장글장글하니 따사하다 흙은 젖이 커서 살같이 깨서 아지랑이 낀 속이 안타까운가 보다 뒤울안에 복사꽃 핀 집엔 아무도 없나 보다 뷔인 집에 꿩이 날어와 다니나 보다 울밖 늙은 들매나무에 튀튀새 한불 앉었다 흰구름 따러가며 딱장벌레 잡다가 연둣빛 닢새가 좋아 올라왔나 보다 밭머리에도 복사꽃 피였다 새악시도 피였다 새악시 복사꽃이다 복사꽃 새악시다 어데서 송아지 매-하고 운다 골갯논드렁에서 미나리 밟고 서서 운다 복사나무 아래 가 흙장난하며 놀지 왜 우노 자개밭둑에 엄지 어데 안 가고 누웠다 아릇동리선가 말 웃는 소리 무서운가 아릇동리 망아지 네 소리 무서울라 담모도리 바윗잔등에 다람쥐 해바라기하다 조은다 토끼잠 한잠 자고 나서 세수한다 흰구름 건넌산으로 가는 길에 복사꽃 바라노라 섰다 다람쥐 건넌산 보고 부르는 푸념이 간지럽다

저기는 그늘 그늘 여기는 챙챙-

저기는 그늘 그늘 여기는 챙챙-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에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에서~

 

가난한 화자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이루기 힘든 현실에 고뇌하다가, 나타샤와 함께 흰 당나귀를 타고 깊은 산골로 가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지만 상상 속에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떠나는 화자, 눈과 흰 당나귀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정말 낭만적인 것 같습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날에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렵니다.​​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이하 중략)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에서~

 

한 행 한 행 읽어 내려갈 때마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행복해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택시를 타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하던 그 시절, 그날따라 무리를 한 것인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집까지 걸어올라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작은 구멍가게 앞에 있던 빈 주류 상자에 앉아서 쉬다가 괜스레 서러워 펑펑 울었었는데요. 지금은 그것 또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흰 바람벽이 있어>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지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라는 문장이 더 깊이 다가오는 건, 그런 연유인 듯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서문' 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그의 시가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있지 않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을 가지고 사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기를 염원합니다. 백석 전 시집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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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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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 학력. 직업, 거주지, 건강 상태는 변하는 것이고, 이런 조건에 따라 약자로서의 정체성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현저히 부족합니다. p.6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흔히 사회적 소수자이자 약자로 부르는 아동, 노인, 저소득층,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등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순 없습니다.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때로는 불편함을 주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얼마 전 뉴스에 나오기도 했던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노인들"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존하는 소설>은 부모에게 학대받는 아동,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청년, 친절사원이 될 기회를 박탈당한 인력회사 파견 직원, 절친들에게조차 이해받기 어려운 성 소수자, 저소득층 독거노인, 명백한 피해자임에도 원인제공자가 되는 여성, 혐오의 대상이 되는 요양원의 노인들, 불법 체류 노동자 등등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 8편이 실려 있습니다.

 

어린이집 입학 당시 가족관계증명서보다 아동복지국 공문이 먼저 도착한 주승이, <밤은 내가 가질게> 속 주승이는 엄마의 지속적인 학대로 보호자가 할아버지로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끊임없는 폭력에 시달립니다. 주승이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였을까요?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에트로> '', 취업 준비를 위해 서울 생활을 시작했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던 서울에서 ''는 아직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대의 대부분을 보낸 서울, ''에게 서울은 언제 취업의 기회를 줄까요?

 

창고형 대형 마트에서 인력회사 파견 직원으로 일했던 해주, <빙하는 우유 맛> 속 해주는 이 달의 친절사원이 되어 상금을 타고 빙하를 보러 갈 생각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합니다. 하지만 파견 직원은 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력회사 파견 직원이라는 이유로 동등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 해주의 직장은 어디일까요?

 

레즈비언이라 고백한 친구 진희, 가혹한 말보다 더한 눈빛으로 진희를 바라보았던 미주, <고백> 속 미주는 시간이 한참이나 흐른 후에야 자신이 진희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알게 됩니다. 진희가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고백하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너의 편이라고, 외롭고 아프게 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깨어나지 않기를 소원하면서도 아침에 눈을 뜨지 못할까 봐 두려운 '', 법적 부양 의무자인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 생활 보호 대상자조차 되지 않는 '', 쪽방촌에서 폐지를 주워 근근이 먹고 사는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속 얼어 죽어 가는 ''의 곁에 남은 건 아내가 죽기 전에 데려온 개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법적 부양 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복지의 사각 지대에 놓인 수많은 ''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외모 때문에 종종 남자로 오해받는 <공원에서> 속 수진, 수진은 여자라는 것이 발각(?) 되면서 무차별적 폭력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엄마도 경찰도 수진이 왜 그 시간에 그 곳에 갔었는지를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마치 수진이 폭력의 빌미를 제공한 것처럼 말이죠. 수진은 그저 무차별적 폭력의 피해자일 뿐임에도...,사회가 정해놓은 여자다움, 남자다움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백은학원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경화, 백은빌딩 옆에 요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리자 근처 아파트 입주자들과 함께 반대 의견을 내며 공사 진행을 막으려 합니다.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들은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는데요.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속 경화는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게 되고 자신이 그런 엄마를 돌봐야하는 처지가 되자, 극구 반대하던 입장에서 찬성의 입장으로 돌아섭니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댄 경화, 우리는 경화의 태도를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천에 있는 전문대학 부설 한국어 학원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 수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장기 체류 하기 위해 비싼 등록금을 내고 어학원에 등록합니다. 그들의 목적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닌 돈을 버는 것이었으므로, 학생 비자를 취득하면 바로 불법 취업을 합니다. 수에게 한국어를 배우던 쓰엉도 그런 연유로 불법 취업이 발각되어 중국으로 송환되면서도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들을 하는 불법 체류자들이나 이주 노동자들, 만약 그들이 모두 강제 출국된다면, 그들이 하던 일은 누가 대신할까요?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우리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문학은 우리를 타인의 삶으로 인도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영역을 확장시킵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죠. 문학이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만들 수는 없지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향한 토론의 장은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질문하고 고민하며 스스로를 변화시킬 때입니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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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온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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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완벽이 온다>, 이 책은 그룹홈에서 독립한 세 명의 여성이 자립하고 연대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그룹홈에서 함께 자란 민서와 해서 그리고 솔, 자신만의 '완벽'을 찾으려 애쓰는 그녀들의 이야기 <완벽이 온다>, 그녀들이 꿈꾸던 '완벽'은 어쩌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올 아기 '완벽'이로 인해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너희 아버지 돌아가셨대. 지금 부산에서 장례 치르고 있다더라. 선생님도 급하게 연락받느라 경황이 없어서...... 내일이 입관이래. 갈 거면 주소 알려 주고. p.10

 

6살 때 그룹홈에 입소한 민서, 18세가 되면 무조건 시설에서 나가야 하는 규정에 따라 독립한 민서는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사회복지사에게서 아버지 장례식 소식을 듣습니다. 2살까지는 엄마도 함께 살았으며, 그 후 아빠와 6살 때까지 살았던 민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빠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그룹홈에 입소하게 되었는데요. 지인 자격으로 장례식에 잠깐 들른 민서는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자신이 죽으면 누가 찾아올까요?

 

"아빠는 술만 먹으면 할머니를 때렸어. 나는 그날 정말 할머니가 죽는 줄 알았어."

 

솔 언니는 그래서 설 언니가 아빠를 신고했다고 했다.

"우리는 맞지도 않았는데 아동 학대래. 그래서 쉼터에 가게 됐어.

p.43

 

민서보다 먼저 입소한 솔과 설 자매는 아동학대로 그룹홈에 입소했지만, 민서와 달리 돌아갈 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집에 가서 자고 오기도 했는데요. 아빠가 금주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며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만류에도 아빠를 따라 집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민서가 솔을 다시 만났을 때, 아빠는 감옥에 갔으며 할머니는 치매가 와서 요양원으로 가셨다는 것 그리고 설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 술을 마신 아빠가 폭력을 휘두를 때마다 신고를 했던 설, 또다시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린 아빠 때문에 죽고 만 설, 솔은 자신이 그때 집 밖에 있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빨리 갔더라면 설 언니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 후회하며 스스로 자신을 해합니다.

 

민해서는 그룹홈을 나간 지 삼 개월 만에 김해서가 되어 돌아왔다. 해서 언니의 친아빠는 민씨였는데 새아빠가 김씨여서 성이 바뀌었다고 했다. p.47

 

해서 역시 설과 솔 자매처럼 돌아갈 집이 있었기에 크리스마스나 명절 그리고 생일에는 집에 갔습니다. 하지만 성이 바뀐 이후 더 이상 엄마가 자신을 집에 데려 갈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소원이었던 해서, 임신 중인 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듯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기 아빠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졌습니다. 자기 엄마처럼 살기 싫었던 해서, 결혼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아기를 낳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해서 언니의 말이 나에게도 묘한 울림을 주었다. 애한테 안 된다고 하려면 엄마도 안 본다니. 해서 언니가 정말 엄마 같아 보이면서도, 그런 존재가 있는 완벽이가 부러웠다. p.202

 

예정일이 한참이나 지나 태어난 아기 완벽, 아직은 완벽이를 안는 것조차 어설픈 해서, 그리고 해서네 집에서 함께 살게 된 민서와 솔, 그들은 엄마, 아빠,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우리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가족의 범주에 들어가지는 않을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됩니다. 민서에게 해서와 솔이 있어서, 솔에게 민서와 해서가 있어서, 해서에게 민서와 솔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무엇보다 그녀들에겐 그 누구보다 사랑을 듬뿍 받을 완벽이가 있습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작가님의 글로 대신합니다.

 

삶의 어느 순간에서 누구나 민서가 될 수 있고 민서에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민서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고 살아가기를,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나기를 소망한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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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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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은 추한 것은 지우게 되어 있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지었다.

-라울 뒤피 p.15

 

화가, 삽화가, 장식 미술가, 도예가, 의상 디자이너, 가구 디자이너..,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통합 예술가 라울 뒤피,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통합 예술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한 라울 뒤피의 삶과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들려줍니다. 미술 작품에 정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꿈오리는 그의 작품 전시에 대한 광고를 본 후 알게 되었는데요. 이 책은 그가 얼마나 멋진 작가인지를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듯합니다. 그는 "생의 대부분을 경쾌하고, 아름답고, 밝고, 긍정적인 작품들 위주로 남긴 것으로 평가받으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뒤피를 '기쁨의 화가', '찬란한 색채의 화가' 등의 별명으로 부른다."고 하는데요. 추한 것은 지우고, 언제나 삶에 미소지었다는 말 그대로 작품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은 1'르아브르', 2'야수파', 3'뒤피의 친구들', 4'장식 예술', 5'마담 뒤피', 6'뒤피 스타일'까지 뒤피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으며, 부록으로 라울 뒤피의 작품 소장처에 대한 정보까지 실려 있습니다. "라울 뒤피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그가 가진 예술과 삶에 대한 철학을 사람들에게 전하는(p.19)"이야기, 제목 그대로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를 자유로이 넘나들었지만 그 어느 화파에도 속하지 않고, 속할 수 없는 경계를 넘어다녔던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삽화가, 직물 디자이너, 패턴 디자이너, 벽화가, 도예가 등으로 활동하며 모든 창작물에 자신의 다양한 정신을 담은(p.19)" 화가, 책을 읽고 나면 저자의 말처럼 "그는 미술사에서 가장 과소 평가받는 화가 중 한 명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르아브르에서 태어난 뒤피는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시절을 지나 그의 평생에 걸쳐 르아브로 풍경을 넓게, 그리고 깊게 그렸다. p.44

 

르아브르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라울 뒤피, 뒤피와 형제들이 음악가가 되고 화가가 된 것은 뒤피의 부모가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자녀들이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키웠기 때문인 듯합니다. 뒤피의 고향이자 일터였던 르아브로의 바다, 그 바다는 죽을 때까지 영감을 주었으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고 합니다. 클로드 모네가 '인상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계기가 된 <인상, 해돋이>의 배경이 르아브르라고 하니, 뒤피의 작품과 비교해서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인상파가 빛의 움직임으로 미술에서 혁명을 보여줬다면 야수파는 색으로, 입체파는 형태로 혁명을 전개했다. 뒤피는 이 세 가지 화파들을 자신의 내면에 넣고 평생을 자유자재로 그때그때 회화의 무기로 변형해 구사했다. 하지만 뒤피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투명성과 과정을 보여주는 선묘다. (중략) 색이 조금만 첨가되었을 뿐인데도 표현력이 풍부한 것이 뒤피 화풍의 장점이다.

p.229

 

"늘 변화를 추구해나간 화가, 힘든 현실 속에서도 낙관성을 잃지 않았던 화가,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예술에 있어서 아름다움에 관한 근원적인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화가", 라울 뒤피의 삶과 작품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삶에도 뤼피처럼 "희망과 행복, 낙관"을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삶은 나에게 미소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지었다", "내 눈은 추한 것은 지우게 되어 있다"라는 문장을 곱씹어 보면 그가 죽는 날까지 그림에 고통과 슬픔보다는 희망과 행복, 낙관을 담고 싶어 했음을 알 수 있다. 뤼피의 삶과 작품을 보면 세상은 끝끝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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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 시집 : 건축무한육면각체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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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땐 시나 소설, 수필 등등 그 어느 작품이든 그저 시험공부를 위한 강제적인 읽기와 점수를 얻기 위한 강제적인 정답 찾기에만 몰두하여 글에 담긴 의미까지 달달 외우고는 했었습니다. 이상 시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 <오감도><거울> 그리고 소설 <날개>인데요. 당연히 이 작품들도 자신만의 느낌과 감상이 아닌 시험공부용으로만 암기를 했었겠지요? 특히 <날개>는 가장 첫 문장과 가장 마지막 문장만 기억날 뿐, 어떤 내용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요. 아마도 그 당시 학생들에게 <날개>는 무척이나 파격적인 내용일 수도 있었기에, 전문을 수록하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보다 이상 시인의 시는 그때도 지금도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달 전인가 우연히 김상욱 교수님이 이상 시인을 괴물 시인으로 지칭하며 그의 시 <1933, 6, 1> <보통기념> <선에 관한각서1> <AU MAGASIN DE NOUVEAUTES> 등에 담긴 4차원의 개념, 상대성 이론, 행렬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듣고 나니 정말 "천재라는 수식어가 박제된 유일한 시인"이라는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축과 문학, 외국어 그림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상'이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한 김해경,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전신인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술사로 취직하여 근무했다고 하는데요. 그러한 연유로 그를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는 전체주의와 군국주의를 매우 혐오한 사람이었으며, 그가 친일행위를 한 행적도 없으며, 단순히 생계를 위해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 시집은 <이상 전집> 2권을 초판본 순서 그대로 정리한 것이며, 기존의 초판본 시집의 느낌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현대어를 따랐다고 하는데요. <오감도>부터 '미발표 유고' 시까지 이상의 시 작품 전체를 담았으며, 대표 소설인 <날개>와 수필 <권태> <슬픈 이야기> <동경>을 부록의 형식으로 실었습니다.

 

이상의 작품들은 난해하고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생전에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이상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감도> 역시 처음 조선중앙일보에 실렸을 때도 그 난해함과 추상성으로 인해 독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고 결국 15편을 끝으로 연재를 중단했다고 한다. p.6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로 시작되는 <시제1>부터 "나는거울없는실내에있다"로 시작하는 <시제15>까지 <오감도>는 기본으로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는데다가 같은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읽다보면 어느 부분을 읽고 있었는지 헷갈리기도 하고, <시제4>같은 경우에는 뒤집힌 숫자가 나열되어 있는데, 도대체 이 시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정말 너무나 알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듭니다. 여러 번 읽다보면 ''만의 느낌을 담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오감도

1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건축무한육면각제' ~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 내게 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건축무한육면각체' ~

 

이 책의 서문에 "이상의 시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걸 핑계삼아 <오감도><거울>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의미 해석 등은 슬쩍 생략하고 넘어가고, 많은 분들이 한번은 읽었거나 들었을 <날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중략)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힌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p.181~214

 

꿈오리에게 <날개>"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부터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까지라고 할 만큼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작품입니다. 이번에 <날개>의 전문을 다 읽고 나니, 교과서에 모두 수록하기에는 조금 파격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속의 화자인 '' 는 매춘부 일을 하는 아내에게 기생하여 무료하게 살아가고 있는 남편인데요. ''와 아내의 관계는 일상적인 부부의 관계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한 번지에 18가구가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서 창호가 똑같고 아궁이 모양이 똑같은, 흡사 유곽같은" 33번지에 살고 있습니다. ''는 행복하다고 생각할 필요도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저 "그날그날 펀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인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 살고 있는 방은 가운데 장지로 인해 두 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윗방인 ''의 방은 볕도 들지 않는 방입니다. ''는 아내가 외출하면 아내의 방인 '아랫방'으로 가서 돋보기로 불장난을 하기도 하고, 아내의 손잡이 거울을 가지고 놀기도 합니다.

 

왜 아내의 내객들이 아내에게 돈을 놓고 가나 하는 것이 풀 수 없는 의문인 것같이, 왜 아내는 내게 돈을 놓고 가나 하는 것도 역시 나에게는 똑같이 풀 수 없는 의문이었다. p.193

 

아내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 순 없으나, 아내는 외출도 할 뿐만 아니라 내객도 많습니다. 내객이 많은 날은 종일 볕도 들지 않는 방에서 이불을 쓰고 누워있어야만 하는데요. 그런 날 아내는 ''에게 오십 전짜리 은화를 줍니다. ''는 왜 아내가 자신에게 은화를 주는지, 내객들이 왜 아내에게 돈을 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돈을 쓸 일이 없는 ''는 아내가 준 돈을 넣어둔 저금통을 변소에 갖다 버리는데, 아내는 화를 내기는커녕 계속해서 은화를 머리맡에 두고 갑니다.

 

나는 아스피린으로 알고 그럼 한 달 동안을 두고 아달린을 먹어 온 것이다. 이것은 좀 너무 심하다. p.208

 

''에게 감기약이라며 건네 준 아스피린, 하지만 그것이 아스피린이 아닌 아달린(수면제)이라는 것을 알게 된 ''는 충격으로 집을 나가는데요. 아내와 아스피린 그리고 아달린에 대해 생각하던 ''는 가지고 나온 아달린 여섯 개를 모두 먹은 후 잠이 듭니다. 하루가 지난 후 깨어난 ''는 아내가 왜 자신에게 아달린을 먹였는지, 자신이 자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 하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 이야기는 미스꼬시 옥상에 올라간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라고 외쳐보고 싶었다며 끝이 납니다.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에게 방은 어떤 의미일까요? ''의 외출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와 아내는 어떤 관계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라는 외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질문을 하고 나니, 괜스레 시험공부를 하던 그때처럼 정답에 근접한 답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과 더불어 문학 작품에 굳이 정답을 강요하는 공부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 또한 듭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이상의 시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가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있다고 믿고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정답이 없는데 찾으려고 하니 당연히 시를 읽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의 답은 시인에게 있지 않고 독자에게 있다.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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