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치리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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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고 쫓기는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듯 한 표지 그림, '싸움닭 치리'는 싸움닭인 깜이와 치리의 모습을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 가족, 우정 그리고 삶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싸움닭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을까요? 작가님은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투계 장면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닭이 어찌되든 상관없이 오로지 투계로 돈을 벌 생각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링 위에서 싸우는 닭들은 어떤 심정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싸움닭 치리' 속 투계 장면을 보며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은 소중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치리와 깜이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입니다.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된 깜이를 치리 엄마가 데려와 아들처럼 키우게 되었는데요. 멋진 외모뿐 아니라 엄친아의 모습인 깜이 때문에 늘 치리는 비교 당하며 속상해 합니다.

 

어느 날 투계 훈련사가 치리와 깜이가 사는 곳을 찾아옵니다. 싸움닭을 사려는 것이었는데요. 깜이는 투계가 되고 싶어 따라가려는 치리를 기어코 막아선 후 자신이 투계 훈련사를 따라갑니다. 늘 치리를 생각하며 일부러 져주기도 하던 깜이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두려움이 일었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아버지 모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깃털은 핏물에 엉겨 붙어 있었고, 상처는 깊게 패인 채 드러나 있었다. 본문 중~”

 

사실 깜이의 아버지는 샤모 투계였습니다. 깜이는 엄마는 깜이에게 절대로 투계가 되지 말라고 당부를 했지만, 깜이는 투계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알고 있었기에 치리 대신에 따라 가게 된 것입니다. 깜이가 왜 그랬는지 이유를 모르는 치리는 자신의 앞길을 막은 깜이를 원망하게 되는데요. 그런 치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옵니다. 투계로 팔리게 된 것이었죠. 투계 훈련사에게 맡겨진 치리는 그곳에서 깜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깜이는 자신이 상상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그동안 깜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깜이는 자신의 낫칼 때문에 죽은 투계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 후엔 낫칼을 휘두르는 대신 상대의 낫칼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치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투계의 삶이 어떠한지를..., 승부가 나지 않을 때 투계는 발목에 낫칼을 채우고 싸워야 했습니다. 그건 싸움에 질 경우엔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지요. 치리는 그제서야 왜 깜이야 자신을 밀어내고 투계 훈련사를 따라갔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치리와 깜이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합니다. 깜이는 치리를 위해, 그리고 치리는 깜이를 위해 탈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계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투계 도박판의 돈에 환호하는 사람들, 그 와중에 깜이는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투계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 깜이, 이제 깜이는 어떻게 될까요?

 

생각해 보니 삶은 선택의 문제였다. 목숨과 자유를 담보로 닭장 안에서 편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늙은 수탉처럼 자유롭게 살되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할 것인가. 본문 중~”

 

치리는 투계판에서 탈출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늙은 수탉에게서 삶은 선택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되는데요. 치리는 엄마의 바람대로 식구들을 지켜주는 든든한 수탉이 되는 삶을 선택할까요? 아니면 늙은 수탉처럼 자유로움 삶을 선택할까요?

 

- 엄마의 바람대로 살아간다면 편하기는 할지라도 닭장 안에 갇힌 삶을 살아야 합니다만약 여러분이 치리라면 어떤 삶을 선택할 건가요?

 

- 어떤 삶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삶을 선택하든지 선택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건 각자의 몫일뿐이죠. 여러분의 아이들이 치리라면 어떤 선택을 하기를 바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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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에프 클래식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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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좌우됩니다. 시는 지적 자유에 좌우되지요. 그리고 여성은 늘 가난했는데, 지난 이백 년 동안만이 아니라 태초부터 그랬습니다. 여성은 고대 아테네 노예의 아들보다도 지적 자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를 쓸 만한 쥐꼬리만 한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나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그토록 강조했던 것입니다. 본문 중~”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는 '자기만의 방', 몇 년 전 북큐레이션 강의 들을 때 우리 팀의 주제도서와 연계하여 읽었던 책입니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남성과 여성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닌 소통과 공감 그리고 배려를 해야 한다는 주제로 여성이 차별받는 현실과 관련된 책들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그때 서점에 가서 '자기만의 방'을 추천받았는데요. 고백하자면 이 책이 읽기에 어렵지는 않다고 추천해 주셨는데, 저에겐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완독하지는 못했던 책이었는데, 이번엔 'f'에서 출간한 책으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가 192810월 여자대학인 뉴넘과 거턴에서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로 했던 강연과 1929년 같은 제목으로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를 발전시킨 것으로 그해 10월 내용을 수정하고 '자기만의 방'으로 제목을 수정하여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간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죠.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본문 중~”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 경제적인 독립과 더불어 심리적으로도 독립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의미합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옥스브리지와 퍼넘 대학, 화자인 ''는 모두 허구이고 가공의 인물인데요. 버지니아 울프를 이를 통하여 당시 사회의 여성 차별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사색에 잠긴 그녀()가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던 중 누군가 그녀를 막아 세웁니다. 대학 교직원이었던 그는 대학 연구원과 학자에게만 허용된 곳인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그녀를 제재했고 그녀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자갈길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사색의 낚싯줄이 끌어올린 작은 물고기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도서관에 들어갈 때도 제재를 받게 되는데요. 은발의 신사가 여성은 대학 연구원을 동반하거나 소개장을 갖추어야만 도서관에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 잔디밭은 꼭 남성만 다녀야 한다는 건 아니었지만 그 당시 연구원과 학자인 여성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받는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그녀는 서가에 꽂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보면서, 그 시대에 여성이 셰익스피어와 같은 작품을 쓰기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셰익스피어에게 그만큼이나 놀라운 재능을 타고난 여동생, 예를 들어 주디스라는 동생이 있다고 상상해 봅니다. 셰익스피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을 주디스도 똑같이 할 수 있었을까요? 그녀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했고 문법과 논리학도 배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건 부모님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이른 나이에 약혼을 했지만, 원치 않는 결혼을 하기는 싫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기 힘들었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없었습니다. 오로지 타고난 재능의 힘을 믿고 런던을 향해 떠난 주디스, 주디스도 오빠인 셰익스피어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주디스는 그러지 못했고, 감독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고 버스 정류장에 묻혀 있습니다. 그건 주디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여성들은 아무리 셰익스피어와 같은 재능을 타고났더라도 주디스처럼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 그럼 지금의 여성들은 어떨까요? 당연히 남성들과 똑같이 학교에 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도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도 하겠죠? 그럼 직장에서의 진급이나 결혼 후 육아나 집안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그 시대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는다는 건 부모가 엄청 부자이거나 신분이 높지 않는 이상은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거실이 하나뿐인 중류층 가정에서 여성이 글을 썼다면 당연히 가족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에서 썼을 것이고, 그렇기에 글쓰기는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나 희곡보다는 산문과 소설을 쓰는 것이 더 수월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집중력이 덜 필요했기 때문이죠. 책속 화자인 ''는 주디스와 대비되는 인물로 메리 카마이클을 등장시켜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그녀에게 백 년을 더 주자. 나는 마지막 장을 읽으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녀에게 자기만의 방과 매년 오백 파운드를 주고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게 하고 지금 쓴 것의 절반을 덜어 내게 하면, 머지않아 좋은 책을 쓸 거야. 나는 메리 카마이클이 쓴 '생의 모험'을 책장 끄트머리에 넣으며 말했습니다. 그녀는 시인이 될 거야. 백 년이라는 시간이 한 번 더 지나면. 본문 중~”

 

버지니아 울프가 태어난 지 10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은 버지니아 울프가 예견한 대로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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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춘기 사계절 동시집 19
박혜선 지음, 백두리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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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정말 예쁜 동시집 '바람의 사춘기', 싱그러운 초록색 위로 꿈을 꾸는 듯한 아이가 있습니다. 훨훨훨 날아가는 민들레 씨앗은 무엇을 표현하는 걸까요? 제목에 나오는 사춘기 아이의 꿈일까요? 아니면 수많은 생각들일까요?

 

생물학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는 사춘기,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바람의 사춘기'는 이러한 사춘기 아이들의 생각을 모두 49편의 동시에 담았습니다.

 

1'바람의 사춘기'에선 나무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문, 나를 무시하는 한 살 많은 언니에게 화내는 방법, 고장 난 문을 고치는 일을 이십 년이나 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 방문은 열지 못하고 쩔쩔 매는 열쇠 전문가 아저씨, 세상 가장 소중한 내 마음에게 전하는 사과의 말, 불쑥불쑥 마음대로 찾아오는 첫사랑, 내 마음 나도 모르는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담았어요.

 

2'태양이 진다'에선 첫 눈 내리는 날 늦은 오후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택배 아저씨와 학원 버스 기다리며 컵라면을 먹는 아이, 슈퍼 갈 땐 신이 나서 앞서 가지만 반대로 학원 갈 땐 가기 싫어 뒤쳐져 오는 그림자, 코로나로 일상이 된 줌 수업 풍경, 큰 마트에 밀려 가게를 잃게 된 철물점 아저씨, 개발에 밀려 사라진 태양 연립, 자동문에 밀려 떠난 경비 아저씨, 절대 빠지고 싶지 않는 수학의 바다 등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걸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3'돼지의 궁금증'에선 늙어서 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돼지, 옷과 이불속에 털을 유품으로 남기고 죽은 거위, 폐교된 학교에 남아 있는 책 읽는 소녀와 이순신 장군, 새로운 길에 밀려나 사람의 발길이 끊긴 버스 정류장의 낡은 의자, 일제강점기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간 강제징용 노동자,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 등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들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쓸쓸하게 남아 있는 풍경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전문가

 

우리 동네 김씨 아저씨

고장 난 문 열고 고치기를 이십 년

지금까지 고친 문짝만 수백 개

지금까지 따 준 자물쇠만 수천 개

 

그런데

사춘기 아들 방문은 아직도 못 열고 있단다

남의 집 닫힌 문엔 전문가면서

아들 방문 앞에서 쩔쩔 매고 있단다

본문 중~“

 

남의 집 문은 잘도 고치고 어렵지 않게 열면서 정작 아들 방문을 열지 못하고 방문 앞에서 쩔쩔 매는 아저씨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사춘기라는 걸 모르고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떠올려보니 저도 방문을 닫고 들어간 적이 있더라구요. 엄마한테 혼난 것이지 아니면 속상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요. 우리 집 두형제도 그랬답니다. 자기 마음이 풀릴 때 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던 큰 녀석은 그나마 방문 닫고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둘째 녀석은 폭풍같이 밀려오는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쾅쾅 소리 내어 방문을 닫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답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선 혼자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때로는 화나고 때론 억울하고 불편한 감정들을 누그러뜨리고 왔었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친구 같은 엄마와 아들로 지내고 있어요.

 

바람의 사춘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사과나무 가지에 누워 자고 싶다

"오늘은 바람이 잠잠하네."

"그러게 바람 한 점 없네."

과수원 나온 아저씨 아줌마가 하는 말까지

잔소리 같아 짜증 난다

벌떡 일어나 사과나무 한 번 흔들어 줄까 하다가 관뒀다

그냥 다 귀찮다

본문 중~“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변화를 겪는 중장년층인 사추기의 모습도 이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집 두 형제가 한참 예민한 시기를 보낼 즈음에 저도 사추기를 겪었는데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엄마도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답니다. 둘째 녀석이 한창 예민한 시기를 보낼 땐 큰 녀석이 엄마와 동생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창원 철물

 

주인아저씨

고향이 창원일까?

아들이 창원일까?

 

간판 볼 때마다

생각했는데

 

창원 건물 간판 내리고

옆 건물까지 이어 이어 큰 마트 간판 걸렸다

 

가게 잃은 창원 철물 아저씨

고향 잃은 것처럼

아들 잃은 것처럼

 

여기 지날 때마다 좀 그렇겠다

본문 중~“

 

우리 동네에서도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답니다. 어느 날엔가 오래된 간판이 사라지고 새로 인테리어를 한 깔끔하고 세련된 가게가 들어서곤 했지요. 손님들이 많이 찾던 가게도 15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던 가게도 다른 업종의 가게를 연다는 이유로 건물주에 의해 강제로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마음이 씁쓸했었답니다.

 

돼지의 궁금증

 

늙는다는 건

뭐야?

늙어서 죽는다는 건

어떤 거야?

본문 중~“

혹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한 번도 없답니다. 사육되는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겠죠? 그 동물들은 늙기 전에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니까요!~ㅜㅜ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이 뛰노는 시 놀이터 '바람의 사춘기'와 함께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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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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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지는듯한 풍경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무표정한 모습이 대비되어 보입니다. 두 사람과 똑같은 무채색의 고양이도 있는데요. 책속 고양이는 조금 특별한 존재입니다. '듣고 있니?'는 상처를 입은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여정 속에서 상처를 꺼내 마주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집이 오히려 더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아이, 열여덟 살 비는 그래서 무작정 집을 나옵니다. 자동차 정비공인 스물일곱 살 루는 늘 의지하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납니다. 둘은 우연히 주유 식당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같은 마을에 살며 안면이 있었던 둘은 그렇게 계획 없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루가 기억하는 비는 자동차를 훔치려던 아이였는데요. 사실 비는 운전을 배우지도 않았으며 자동차를 훔치려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무도 찾지 못하기를 바랐을 뿐, 그날 비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여느 또래들과 달리 운전을 배우지 않은 비, 엄마가 운전을 가르쳐 준다고 했지만 아픈 동생 곁에 있어야만 했던 엄마는 그럴 수 없었죠. 루는 비에게 운전을 가르쳐 줍니다. 그와 달리 루는 엄마에게 운전을 배웠으며 지금도 엄마랑 첫 여행을 떠났던 추억의 차를 타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면서도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겉돌다 보니 티격태격 다투기도 합니다. 먹을 것을 사러 잠깐 들른 주유소에서 고양이를 발견한 비, 고양이 목에 걸린 인식표를 보고 주인을 찾아주려 하는 비와 루, 그런 두 사람 뒤를 도로조사국 사람들이 따라가는데요. 그 사람들은 왜 비와 루를 따라가는 걸까요? 그 후 비와 루에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전부 참기만 하면 더 빨리 침울해질 뿐이야. 본문 중~”

 

잠깐 들른 고모할머니 댁, 고모할머니는 슬픔을 애써 감추는 루를 보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비는 루의 고모할머니 댁에 있던 나무를 보며 여섯 살 때 나무에서 떨어진 일을 이야기하는데요. 그때 충분히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비는 그러지 않았던 것일까요?

 

비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루, 둘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꽁꽁 숨기기만 했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 고통스럽고 충격적이었던 일, 이별의 아픔과 슬픔 등을 꺼내 마주합니다. 이제 막 치유의 길로 들어선 비와 루,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비를 뒤로 하고 루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본 건 모두 스스로가 만든 거예요.

그걸 다시 못 보는 것도 그런 이유죠.

본문 중~“

 

고양이를 돌려받은 주인은 비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신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와 주인, 고양이를 쫓는 도로조사국 사람들, 다리와 도로가 끊기는 비현실적인 현상들은 비와 루의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만들어 낸 허상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결국 고통스러운 내면의 감정들을 치유하는 것도 스스로가 하지 않는다면 힘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가요?

혹시 답을 찾고 있나요?

그럼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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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사는 골목 푸른도서관 84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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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연히 짧은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슨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요. 여러 명의 아이들이 친구 한 명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그때 경찰이 도착했지만 자신들은 촉법소년에 해당 되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드라마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죠. 요즘 아이들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어른들은 혀를 차며 말합니다. '기린이 사는 골목'의 작가님은 이런 것과 달리 순순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았습니다.

 

배화동 배화로 360번지 골목에 기린이 산다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사는 초식동물

(중략)

그저 아카시아잎이나 되새김질하면서 유유히 대초원을 가로질러

어느 날 이 골목으로 들어선 기린 한 마리 그 모가지 긴 동물

본문~“

 

기린이 사는 배화동 배화로 360번지 골목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섭다는 중2병을 앓을지도 모를 세 명의 친구도 살고 있답니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선웅이는 집에선 명랑하지만 학교에선 초고도 비만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은따입니다. 공부 1등 은형이는 한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 친구들에게 튀기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당하고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파지를 줍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기수는 선웅이와 은형이가 위험에 빠졌을 때 나타나 도움을 주는 수호천사입니다.

 

우리는 지금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있어. 여기는 행복해. 누나는 불안하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본문 중~”

 

배화로 360번지 골목에 기린이 살기 시작한 건 선웅이가 열두 살이던 어느 봄날부터입니다. 튀기라고 놀림을 당하고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은형이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몽유병에 시달립니다. 달이 너무 익어서 떨어질까 걱정인 아이, 자신의 발에 밟힌 개미에게 너무나 미안해 아는 아이, 길가에 있는 돌멩이 하나가 개미에겐 시원한 쉼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 혼자 사바나에도 가고 무인도달나라에도 가는 아이, 늘 상상하고 꿈꾸는 아이 선웅이는 자신도 모르는 꿈길을 걷고 있는 은형이를 지켜주기 위해 함께 걸어갑니다. 둘이 걷은 그 길은 아카시아잎을 되새김질하며 유유히 열대의 바람 속을 거니는 기린이 사는 사바나로 변합니다. 선웅이는 은형이를 지켜보느라 세상에서 가장 목이 긴 기린이 되었습니다.

 

갈색 달팽이들 속에 어느 날 분홍 달팽이가 태어났어. 갈색 달팽이들은 분홍 달팽이가 싫었어.

(중략)

네가 슬픔에 둘어싸여 있던 기억을 벗어 낼수록 저 달도 비늘을 벗는단다.

(중략)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네 발등을 덮은 달 비늘도 그래서 향기가 나는 거야.

본문 중~“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 꽃밭집을 운영하는 기수 할아버지, 할아버지에게 일어난 어떤 일을 계기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친구는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갑니다. 초등학교 입학 순간부터 고도 비만으로 놀림과 압박을 받아 자존감이 낮아진 선웅이, 선웅이가 느끼는 은따는 친구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관계 맺기를 두려워한 선웅이 스스로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은형이는 혼혈아인 자신을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하고 상처받은 것이 두려워 친구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왕개미의 죽음을 슬퍼하는 선웅이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 기수, 남자 아이들을 때리며 학교생활을 겉돌던 기수는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습니다.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고 아파하던 상처를 보듬어주며 친구가 된 선웅, 은형, 기수는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해 가고 있었습니다.

 

끝으로 작가님의 말을 대신하여 여러분께 전하고픈 마음을 대신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자.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자.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자. 그 골목을 혼자 건너기에 아직 단단한 영혼은 아니니까. 그 골목을 혼자 건너기에 아직 어른은 아니니까. 선웅이처럼, 고양이 삼백이처럼, 그래, 사바나 초원에서 건너온 기린처럼 누군가 하나는 분명히 그 말에 귀를 기울여 줄 테니까!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난다고 위로해 줄 테니까!

작가의 말 중~“


여러분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여러분의 마음속엔 어떤 기린이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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