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
양선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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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모든 것은 변해갑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켜켜이 쌓이고 쌓여 나날이 깊어만 가는 것, 바로 추억입니다.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드라마 대사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오늘 하루도 언젠가 추억할 특별하고도 눈부신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밥을 먹는 것, 나란히 골목길을 걸어가는 것, 동네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것...., 평범한 일상의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 특별한 추억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웃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연유이겠지요?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모두를 위한 놀이공원을 만든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노로공원'이라 불렸던 그곳엔 매일같이 아이들이 찾아왔고, 너구리와 공작새, 원숭이와 강아지도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아무도 찾지 않게 된 놀이공원, 할아버지와 함께 깊은 잠에 빠져있던 놀이공원은 외손녀인 작가에 의해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사람들을 찾아왔습니다.

 


"이가 나간 그릇, 구멍 뚫린 자전거 바퀴, 고장 난 시계, 낡은 우체통..." 주인에게 버려진 많은 물건들이 쌓이고 또 쌓여갔습니다. 할아버지는 그 물건들에 새로운 옷을 입히고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 작은 앵두나무도 심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손을 거치면서 빈터는 알록달록하고 예쁜 공간, 멋진 놀이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을 잃은 너구리,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공작새, 무리에서 떨어진 떠돌이 원숭이, 집이 없는 외로운 강아지가 할아버지 놀이공원에 찾아왔습니다. 할아버지와 네 마리 동물들은 서로에게 물들어가고 함께 추억을 쌓으며 특별한 존재가 되어갔습니다.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놀이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놀이공원이 생겼기 때문이었지요. 함께 살던 동물들도 놀이공원을 떠났습니다.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놀이공원으로 변신하기 전의 빈터처럼 쓸쓸하지는 않았을까요? 시간이 흐르고 놀이공원도 할아버지처럼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놀이공원은 할아버지와 함께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모두를 위한 놀이공원을 만든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노로공원'이라 불렸던 그곳엔 매일같이 아이들이 찾아왔고, 너구리와 공작새, 원숭이와 강아지도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아무도 찾지 않게 된 놀이공원, 할아버지와 함께 깊은 잠에 빠져있던 놀이공원은 외손녀인 작가에 의해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사람들을 찾아왔습니다. 그건 오래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버려진 물건으로 놀이공원을 만든 할아버지 사진이었지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전해준 따스하고도 특별한 추억 이야기 <할아버지의 놀이공원>, 앨범 속 사진으로만 남아 있던 놀이공원은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모든 것이 변했을지라도,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은 오래도록 남아 있을 듯합니다. 꽃을 활짝 피운 앵두나무 다섯 그루와 함께,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처럼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과 함께요.

 

꿈오리는 할아버지와 함께 나눈 추억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아기였을 때 돌아가셨기 때문이죠. 대신 엄마처럼 친구처럼 늘 함께 하던 할머니와 나눈 추억은 정말 많답니다. 왼쪽 가슴에 코수건 달고 다니던 그 시절엔 소풍을 갈 때도 운동회를 할 때도 늘 할머니와 함께 했답니다. 방도 함께 쓰는 사이였지요. 다락방 올라가는 계단엔 손주들에게 줄 간식거리가 늘 있었는데요. 굵은 설탕이 묻은 왕사탕의 그 달콤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답니다. 이웃님들은 어떠한가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나눈 따스한 추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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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한국사 - 진실을 쫓는 역사 독립군 배기성의
배기성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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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고구려, 이정기의 왕국 제나라? 임진왜란을 눈치채고 알려 준 태국 국왕이 있었다? 장희빈은 정말 희대의 악녀였을까? 영조는 왜 술을 빚지도 먹지도 못하게 했을까?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진실일까요? '역사는 승자의 편'이라는 말은 왜 하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역사는 거짓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신들이 승리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서 과오는 슬쩍 빼버리고, 패자들의 기록은 짧게 남기거나 아예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기록에만 의존하는 역사가 아닌, 그 기록을 바탕으로 하되 이면에 있는 숨겨진 역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 과정을 통해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고, 전혀 몰랐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낼지도 모르니까요.

 

<불편한 한국사>"우리가 아는 역사는 진실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승자가 자신들이 승리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과오는 슬쩍 빼버리고 영광스럽게 남겨질 것들만 기록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패자들의 기록은 짧게 남기거나 아예 없애버리고, 자신들이 한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 소개글 중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몽양 여운형 선생의 비서였던 할머니와 부산항일학생의거에서 주동자였던 할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는 것입니다. 그는 "저류에 존재하는 민중의 열망이야말로 시대적 과제를 읽어 내는 도구라고 믿고 있으며, 끊임없이 민중을 주제로 한 역사 서술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가 들려줄 "불공평하게 편집된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이 책은 1'불편한 고대사', 2'불편한 고려사', 3'불편한 조선사'까지 42가지 역사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신라 시대 성골과 진골의 진짜 차이는?' 부터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까지 우리 역사의 실제 기록을 토대로, 잘 알려져 있거나, 혹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더라도 역사적 의미가 큰 사건이나 인물을 통해 숨은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데요. 거기에 저자의 상상력을 더해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이야기는 독자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꿈오리는 어쩌면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은 '세 번째 고구려, 이정기의 왕국 제나라', '녹봉 이외의 재산을 취하지 않겠노라'고 했던 청렴의 상징적 인물 '작은 거인 오리 이원익', 지금도 여전한 부정부패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나주 기생과 신 안동 김씨가 합작한 최악의 매관매직 사태', 그리고 독도를 자꾸만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게 전하고픈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에 대한 이야기에 특히 더 관심이 갔는데요. 그건 아마도 역사공부를 했음에도 지금껏 모르고 있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시대와 세대를 거슬러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일들이라는 것, 국민들이 바라는 공직자의 모습은 무릇 이러해야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고구려는 우리가 잘 아는 동명성왕 주몽이 세운 고구려이다. 두 번째 고구려는 대조영이 세운 발해이다. 그럼 세 번째 고구려라고 주장하는 저 지도상의 제나라의 전체는 무엇인가? 제나라는 이정기에 의해 AD 765년에 건국되어 그 아들 이납, 그 아들 이사고, 이사고의 동생 이사도에 이르기까지 4대를 이어 819년까지 지속된 왕조이다. p.49~50

 

첫 번째 고구려는 동명성왕 주몽이 세운 고구려, 두 번째 고구려는 대조영이 세운 발해, 그렇다면 세 번째 고구려는 누가 세운 어떤 나라일까요? "중국 수나라 양제의 최대 치적인 대운하의 가장 중요한 물류 구간을 54년 동안 장악하고, 안녹산과 사사명의 난 이후에 더욱 중요해진 대운하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던 왕조", 바로 고구려 유민 이정기에 의해 건국되어 4대를 이어 지속된 제나라입니다. 발해와 통일신라 그리고 당나라까지 "3개국 중계 무역을 담당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었던 제 3의 고구려 제나라의 번성은 오늘날 동북공정을 주장하는 중국 학계의 입을 싹 다물어 버리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신뢰의 문제였다. 사회적 신뢰,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도 그게 지방 수령에게로 고스란히 넘어간다면 어찌 일할 맛이 나겠는가? p.95

 

황해도 안주 목사로 부임한 이원익, 안주는 툭하면 전염병인 역질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곳, 뭘 할 의욕조차 생길 수 없는 곳으로 이름과는 달리 조금도 편안한 날이 없는 고장이었습니다. 이원익은 척박한 농토에 맞게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기르고자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뽕나무를 모두 버렸다는 말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한 일이거늘, 사람들은 왜 뽕나무를 버렸을까요? 촌장은 뽕나무를 재배해 돈을 많이 벌어도 소용이 없다고, 어차피 사또가 수탈해 갈 것임을 알기에 사또만 좋은 일을 하느니, 차라리 굶어 죽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합니다. 역질에 걸려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것이었지요.

 

촌장의 말을 들은 이원익은 "다시금 농작물을 조사해서 전염병을 역학 조사하고 마을 사람들의 몸을 먼저 낫게 하겠다"는 말과 함께 "그만두는 날까지 녹봉 이외의 다른 재산을 취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원익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세가로 살면서도 녹봉 이외의 다른 재산을 단 한 번도 취하지 않은 우리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청백리"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이원익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는데요. 어쩌면 현재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공직자의 모습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대마도라는 섬은 경상도의 계림에 예속했으니, 본디 우리나라 땅이란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 있다. 다만 그 땅이 심히 작고, 또 바다 가운데 있어서, 왕래함이 막혀 백성이 살지 않는지라, 이러므로 왜인으로서 그 나라에서 쫓겨나서 갈 곳이 없는 자들이.... <세종실록>

 

<세종실록> 문헌에 대마도에 대해 딱 나와 있다. 1719(세종1) 717일 상왕 태종의 교서 내용 중 일부다. 군권을 장악하고 있던 태종은 "대마도는 원래 경상도의 계림에 속했으니, 본디 우리나라 땅이란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너무나 명백히 대마도는 우리 땅임을 증명하고 있다. p.220~222

 

일본 본토와는 뚝 떨어진 섬, 본섬에서 밀려난 왜인들이(죄수이고 역적이고 해서) 하나둘 들어와 살기 시작한 섬, 우리나라 부산과는 불과 50킬로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는 섬 대마도,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 땅임을 증명하고 있는 섬입니다.

 

해방 후인 1946년 미국 측 연합국 최고 사령관이 "쓰시마섬은 일본의 영토이고,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라고 규정했지만, 1949"국민 대다수의 염원을 받은 이승만 대통령이 대마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쓰시마섬은 원래 우리나라 땅이다. 1870년 일본이 정식으로 점령했다. 일본은 포츠담 선언에서 불법으로 점령한 땅에 대해서는 무조건 다 돌려줘야 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므로 대마도를 우리에게 돌려 달라"라고 말이지요. 이후에도 60여 차례나 쓰시마 반환 요구를 공식적으로 국제 사회에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저자의 말처럼 "일본이 명백한 근거가 있는 독도를 자기네들 땅이라고 계속 우기는 한, 우리는 대마도에 대한 우리 영유권을 계속 주장해야만 할 것"입니다.

 

<불편한 한국사>"우리가 아는 역사는 진실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승자가 자신들이 승리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과오는 슬쩍 빼버리고 영광스럽게 남겨질 것들만 기록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패자들의 기록은 짧게 남기거나 아예 없애버리고, 자신들이 한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도 있으니까요.

 

꿈오리 한줄평 : 기록 뒤편에 숨겨진 역사 이야기,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우리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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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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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삶으로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절망으로부터 ''를 구해내고 싶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곳에서 있는 힘을 다해 그 모든 것을 바꾸려 할까요? 아니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그 누구도 찾지 못할 곳으로 떠나려 할까요?

 

누구든 부러워할만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현실은 남편의 가스라이팅과 폭력 그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살아가는 여자 클레어, 버클리 대학의 화학 영재였지만 남자 친구 때문에 퇴학을 당한 후, 마약을 제조해 팔며 살아가는 여자 이바, 두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고통과 절망 그리고 자유롭지 못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그토록 바라던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라스트 플라이트>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여자 클레어와 마약 조직을 떠나 자유와 꿈을 찾고 싶은 여자 이바가 현재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푸에르토리코행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 클레어와 오클랜드행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 이바,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이 우연히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항공권을 교환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감당하기 힘든 절망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그토록 바라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게 만듭니다. 이야기는 클레어와 이바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두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들려주는데요. 클레어가 주로 항공권을 바꾼 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이바는 항공권을 바꾸기 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야기는 이바가 공항에서 클레어를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클레어는 이바를 전혀 모르지만, 이바는 클레어를 알고 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두 사람이 어떻게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만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로리는 우리 사이에 극복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었지만 섬세하고 끈기 있게 나에 대한 관심을 유지했고, <쿡재단>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예술 교육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나에게 전화해 조언을 구하거나 관련 행사에 직접 초대해 의사를 물었다. 나는 로리가 박애주의에 입각해 타인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행사를 열고, 아낌없이 후원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감동했다. p.137

 

미국 정계에서 케네디 다음으로 유명한 쿡 가문, 가난한 집안의 클레어가 명문가의 아들과 결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실상은 늘 남편의 감시와 가스라이팅 그리고 폭력에 시달리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말이죠. 결혼 전에 알고 있던 사람 중 유일하게 만나는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 페트라입니다. 남편의 감시를 벗어나 페트라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체육관에 딸린 사우나밖에 없습니다. 클레어의 몸에 난 상처를 통해 그녀가 남편에게 맞고 산다는 것을 알아챈 페트라, 다른 사람에게 처음으로 남편 이야기를 들려주는 클레어는 몰래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페트라의 동생 니코를 통해 가짜 여권과 신분증을 만들게 됩니다. 이제 클레어는 남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도망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남편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바가 버클리 대학 3학년일 때 남자 친구인 웨이드 로버트가 화학 실험실에서 마약을 만들어달라고 졸라댔다. 그때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마땅한데 한 번이라는 걸 전제로 마약을 만들어준 게 실수였다. 그 일 때문에 이바는 결국 모든 희망을 걸었던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때 일을 떠올릴 때마다 이바는 참담한 슬픔을 느꼈다. p.118

 

버클리 대학 풋볼팀 쿼드백 웨이드와 사귀면서 여학생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그것이 이바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웨이드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난 이바, 바로 그때 덱스가 접근했고, 참담한 상황에 빠져있던 이바는 덱스의 손을 잡게 됩니다. 마약 중독자였던 엄마 때문에 조부모에 의해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맡겨졌던 이바, 그런 이바가 마약을 만들어 덱스와 거래를 하게 되다니요. 나중에 드러날 일이지만, 이바에게 덱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두려움을 주는 존재로 다가오게 됩니다.

 

옆집으로 이사 온 버클리 대학 교수 리즈와의 만남은 이바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조직을 배신하면 어떤 보복을 당할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바, 하지만 이바는 더 이상 불법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마약 조직으로부터 몰래 도망치려 합니다. 이바는 마약 조직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푸에르토리코행 477편 항공기 추락.

나는 배너의 글씨를 한 번 더 읽는다. 477편 항공기는 내가 탑승하려고 했던 바로 그 항공기다. p.81

 

이바의 집에서 이바의 삶을 살고 있는 클레어, 하지만 클레어가 탔어야 할 비행기, 항공권 교환으로 이바가 탔던 항공기가 추락했다는 뉴스는 클레어의 삶에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킵니다. 탑승객들 중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쿡 가문 로리의 아내 클레어, 생존자는 없다고 했지만, 클레어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는 것은 로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의도치 않았던 사건에 휘말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야 만 클레어, 클레어의 남편 로리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클레어는 로리의 눈을 피해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클레어와 항공권을 바꾼 이바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혹시 사고가 난 그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것일까요? 아니면 사고 여파로 좌석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클레어는 엄청난 권력과 재력을 가진 남편 로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불법적인 일로부터, 마약 조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이바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막강한 힘을 가진 정치가와 재력가 그리고 마피아 조직은 마음만 먹으면 클레어와 이바처럼 힘이 없는 약자들의 삶을 유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약자들은 서로 연대하여 힘을 합쳐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겪어야만 했던 좌절과 고통의 삶을 털어놓으며 아픔과 절망의 삶을 공유하고, 권력자들이 쌓아놓은 완강한 벽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내어야만 합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언론과 여론입니다. 클레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라스트 플라이트>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여자 클레어와 마약 조직을 떠나 자유와 꿈을 찾고 싶은 여자 이바가 현재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푸에르토리코행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 클레어와 오클랜드행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 이바,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이 우연히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항공권을 교환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을 호기심을 자극하며, 감당하기 힘든 절망과 고통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기를, 그토록 바라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게 만듭니다.

 

이바가 어떻게 클레어를 알게 되었는지는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오는데요. 인간관계란 것은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깝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만듭니다. 어쩌면 거대한 권력가와 조직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찾고 싶었던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클레어와 이바는 고통과 절망 그리고 자유롭지 못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그토록 바라던 자유와 꿈을 찾을 수 있을까요?

 

꿈오리 한줄평 : 열린 결말을 기대한 독자들에게 전하는 깜짝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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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마지막 수업 - 알퐁스 도데 단편선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3
알퐁스 도데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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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프랑스 작가는 누구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 중 한 명은 <><마지막 수업> 그리고 <스갱 씨의 염소> 등으로 15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알퐁스 도데가 아닐까 합니다.

 

알퐁스 도데의 삶과 작품세계 그리고 대표적인 단편이 실려 있는 <별 마지막 수업>, 이 책에는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 '아를의 여인', '노인들', '산문으로 쓴 시', '빅시우의 손가방', '스갱 씨의 염소', '황금 뇌를 가진 남자', '마지막 수업', '당구', '소년 간첩', '어머니들', '나룻배', '마지막 책', '붉은 자고새의 놀람' 등 모두 15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는 별들이 수많은 양 떼처럼 조용하고 유순하게 계속 행진하고 있었다. 나는 그 별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p.26

 

<>은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를 향한 가난한 양치기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 한 마리와 함께 양을 치는 외로운 양치기, 사람 구경을 할 일이 없는 양치기는 농가에서 보름 치 식량을 가지고 오는 날만을 기다립니다. 어느 일요일, 보름마다 오는 농가 꼬마와 노라드 아주머니가 대신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식량을 가지고 오는데요. 양치기에게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지금껏 만난 여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답니다.

 

강이 범람해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스테파네트는 어쩌다보니 양치기와 하룻밤을 같이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며 스테파네트 아가씨에게 별 이야기를 들려주던 양치기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밤하늘이 그토록 심오하고, 별들이 그토록 반짝여 보인 적은 처음이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듯합니다.

 


선량한 스갱 씨는 자기 염소들을 도통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아연실색했어. 그래서 "이제 끝났어. 염소들은 내 집이 지루했나 봐. 나는 한 마리도 지키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지.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고 염소 여섯 마리를 같은 식으로 잃어버리고 난 뒤에도 또 한 마리를 샀지. , 이번에는 신경 써서 아주 어린 염소를 샀어. 자기 집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말이야. (중략) 그런데 스갱 씨는 잘못 생각한 거였어. 그의 염소는 지루해했거든. p.74~75

 

<스갱 씨의 염소>는 화자가 파리에 있는 서정 시인 피에르 그랭구아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랭구아르는 파리의 좋은 신문사에서 시사 평론 담당 기자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아름다운 시를 쓰며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화자는 신문사 기자가 되면 그와 반대되는 삶을 살 수 있음에도 시에 빠져 사는 그랭구아르에게 "자유롭게만 살고 싶어 하면 뭘 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거"라면서 <스갱 씨의 염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섯 마리의 염소를 키웠지만, 염소들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던 스갱 씨, 매번 실망했으면서도 또 다시 염소 한 마리를 산 스갱 씨, 이번에는 정말 잘 길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적응하는 것도 잠시일 뿐, 염소 블랑케트는 스갱 씨에게 자신을 산으로 보내달라는 말을 합니다.

 

스갱 씨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겠다면서, 산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그동안 산으로 간 염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면서, 외양간에 가둬 버립니다. 하지만 블랑케트는 미처 닫지 못한 창문으로 도망가 버립니다.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블랑케트, 하지만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블랑케트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스갱 씨의 나팔 소리가 들리는데요. 그 순간 블랑케트는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유로움을 빼앗긴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 대신 자유를 선택한 블랑케트,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 블랑케트는 늑대로부터 자기의 생명을 스스로 지켜내야만 했습니다.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늑대에게 맞선 블랑케트, 밤새도록 늑대와 싸우던 블랑케트는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살 것인가? 화자가 "자유롭게만 살고 싶어 하면 뭘 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거"라며 들려준 <스갱 씨의 염소> 이야기, 화자가 시인 그랭구아르에게 바란 것이 무엇일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지요?

 


얘들아, 이게 너희와의 마지막 수업이란다. 알자스와 로렌 지방의 학교에서는 이제 오로지 독일어만 가르치라는 명령이 베를린에서 떨어졌다. 새 선생님이 내일 오실 거야. 그러니까 오늘이 너희의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이 될 거다. 잘 집중하도록. p.96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가 알자스와 로렌 지방을 프로이센에 넘겨주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마지막 수업>은 모국어를 빼앗긴 슬픔과 고통 그리고 모국어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나라를 빼앗겨 우리말과 우리글을 쓸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더 공감하며 읽게 되는 작품인 듯합니다.

 

선생님이 내준 분사 공부도 하지 않고 지각까지 하게 된 프란츠, 서둘러 학교에 간 프란츠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평상시와 달리 너무나 조용한 학교, 교실엔 마을 사람들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마지막 수업이라는 아멜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프란츠는 그동안 공부를 게을리 한 스스로를 자책하는데요. 선생님은 "민족이 노예로 전락하더라도 그 언어를 잘 붙잡아 두고 있는 한 열쇠를 쥐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려 합니다.

 

정오가 되자 훈련에서 돌아오는 프로이센 군인들의 나팔 소리가 울리고, 아멜 선생님은 창백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온 힘을 다해 칠판에 "프랑스 만세!"라는 글씨를 쓰고는 수업이 끝났다고 말합니다.

 

증기 제분소의 등장으로 몰락해가는 풍차 방앗간, 그 와중에도 끝내 물러나지 않았던 코르니유 영감의 방앗간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연대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아를에서 만난 여인을 잊지 못해 끝내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남자 이야기 <아를의 여인>,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적국에 중요한 정보를 넘긴 간첩이 되어 버린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들려주는 <소년 간첩>, 전쟁 중임에도 적국에 충성하며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애국이라 생각하는 노인과 전쟁에 나갔다가 부상을 입은 뱃사공의 이야기를 통해 애국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뱃사공> 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광복절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게 되는 8,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맞서 싸운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에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며, <마지막 수업>의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민족이 노예로 전락하더라도 그 언어를 잘 붙잡아 두고 있는 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마지막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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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북 Wow 그래픽노블
레미 라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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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무서워하는 귀신인가요? 으스스한 느낌의 귀신과 그 귀신을 무서워하는 듯한 소년 귀신(?) 그리고 소년과 함께 있는 한 소녀, 둘은 어떻게 만났을까요? 그들은 왜 함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귀신인듯한 소년은 왜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일까요? 표지 그림만으로도 이런저런 궁금증이 폭발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고스트 북>은 귀신을 보는 소녀와 유체 이탈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떠도는 소년, 엇갈린 운명으로 엮인 두 아이가 끈끈한 우정을 쌓아가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두 아이의 아슬아슬한 모험 이야기는 무시무시한 더위를 잊게 할 만큼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무도 그들을 보지 못했다.

배 속에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품고 병원에 있던 엄마도 그들을 보지 못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입원한 남자아이도 그들을 보지 못했다.

p.1~2

 

이야기는 병원에 저승사자 우두와 마면이 찾아오며 시작합니다. 그 누구도 그들을 볼 수 없고,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염라대왕이 내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저승사자 우두와 마면이 병원을 찾아온 것은 두 사람의 혼을 데려가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데려간 혼은 하나뿐이었습니다. 배 속에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를 데리고 가는 우두와 마면, 그렇다면 배 속에 있던 여자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2년 전 엄마를 잃고 태어난 여자 아이 그리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입원한 남자 아이, 둘 중 하나는 죽었어야 했지만, 그들은 살아남았습니다. 귀신을 보는 여자 아이 줄리 첸은 아귀들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남자 아이 윌리엄 쟈오를 구해주게 되면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됩니다. 둘의 운명적인 만남은 12년 전 저승사자가 찾아와 줄리 첸의 엄마를 데려간 병원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둘 중 하나는 죽었어야 했다는데, 어째서 살 수 있었는지는 서로가 서로를 구해주려 애쓰는 과정에서 알게 된답니다.

 

윌리엄 쟈오는 자신은 죽지 않았으니 귀신이 아니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몇 번이나 넘나들고 있으며, 지금 자신은 유체 이탈한 영혼이라 말하는데요. 윌리엄의 뒤를 쫓은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저승사자 우두와 마면입니다. 그들은 왜 윌리엄을 쫓아다니는 걸까요? 혹시 12년 전 그때 데려갔어야 할 혼이 윌리엄이었던 걸까요?

 

윌리엄의 이름은 사망명부에 적혀 여덟 번이나 저승사자들을 불러들이지만, 어째서인지 매번 생사부에 적힌 이름이 자꾸만 사라집니다. 그리하여 윌리엄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체이탈의 영혼으로 떠돌고 있었던 것입니다. 줄리 첸은 윌리엄의 혼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는데요. 이때 이들 앞에 죽은 자 사이에서 질서를 유지해 주는 흑백무상이 나타나고, 둘은 소멸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아닌 자의 이름을 탄생명부에 적으면 윌리엄은 살 수 있을 거예요.

그건 아니란다, 줄리...,

아무도 아닌 자의 이름을 적으면 윌리엄은 죽는 거야.

p.244

 

탄생명부에 이름이 없는 '아무도 아닌 자', 12년 전 엄마랑 같이 죽었어야 할 사람이 자신이라 생각한 줄리, 그래서 탄생명부에 이름이 없을 거라 생각한 줄리는 탄생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려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과 윌리엄이 모두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그럼 윌리엄이 죽을 수도 있다니,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인걸까요?

 

윌리엄을 위해 탄생명부에 이름 적기를 포기한 줄리와 줄리를 위해 자신의 희생시키려는 윌리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두터운 두 친구는 어떻게 될까요? 줄리가 태어나던 날부터 시작된 두 친구의 운명적인 만남에 담긴 비밀은 무엇일까요?

 

<고스트 북>은 귀신을 보는 소녀와 유체 이탈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떠도는 소년, 엇갈린 운명으로 엮인 두 아이가 끈끈한 우정을 쌓아가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두 아이의 아슬아슬한 모험 이야기는 무시무시한 더위를 잊게 할 만큼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우리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일까요? 줄리 첸과 윌리엄 쟈오의 모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 있을지라도,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나가며 바꿀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꿈오리 한줄평 : 귀신을 보는 소녀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떠도는 소년의 우정과 모험 이야기,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닌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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