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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북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6
조셉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외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1월
평점 :

정글에 남겨진 후 늑대에 의해 길러진 인간 아이 모글리 이야기, 영화나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 바로 <정글 북>입니다. 흔히 '정글 북'하면 모글리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글 북'은 늑대 소년 모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7편의 단편을 묶은 작품집입니다. '모글리의 형제들', 카의 사냥', 호랑이! 호랑이!', '하얀 물개', '리키티키타비', '코끼리들의 투마이', '여왕 폐하의 신하들' 까지 7편의 단편 중 모글리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늑대들과 함께 살게 되는 것부터 자신을 쫓아다니던 호랑이를 잡아 다시 늑대들 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세 편뿐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하얀 물개' 코딕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4편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집니다.

1907년 42세로 역대 최연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 러디어드 키플링, '20세기 영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러디어드 키플링, 그는 인도 봄베이(뭄바이)에서 5살이 될 때까지 인도인 가정부의 보살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때 그녀가 인도의 동요와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는데, 그 경험이 <정글 북>을 집필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디어드 키플링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며 제국주의를 옹호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당시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인들을 '앵글로 인디언'이라 칭하며 식민지의 '열등한' 문화에 물들었을 것이라는 편견으로 차별대우를 했다는 것, 그 때문에 키플링이 차별의 시선을 벗어나고자 과도하게 제국주의를 옹호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기도 합니다만...,

가만히 누워 있으렴, 작은 개구리야. 그래, 널 모글리, 개구리란 뜻의 모글리로 불러야겠다. 시어 칸이 널 사냥했던 것처럼 네가 시어 칸을 사냥할 날이 분명 올 거야. p.17
'모글리의 형제들'은 모글리가 호랑이 시어 칸에게 쫓기다가 아비 늑대에게 발견되며 시작합니다. 인간의 아이를 사냥하던 시어 칸이 아이를 찾아 늑대 굴로 찾아오지만, 자신의 새끼들과 함께 어미 늑대의 품속으로 파고드는 인간의 아이를 내어줄 순 없었습니다.
어미 늑대는 아이의 이름을 개구리란 뜻을 가진 모글리라 부르며, 언젠가 시어 칸을 사냥할 날이 올 것이라며, 자신의 새끼들과 함께 키울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늑대들이 모글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기에, 정글의 법칙에 따라 적어도 두 마리가 지지를 해 주어야만 했습니다. 이때 늑대 새끼들에게 정글의 법칙을 가르치는 갈색 곰 발루와 갓 잡은 황소 한 마리를 주겠다는 흑표범 바기라의 지지로 늑대들과 함께 살아가게 됩니다.
얼른 돌아오렴! 벌거벗은 내 아들, 인간의 아이야. 난 널 내 자식들보다 사랑했단다. p.47
1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글리는 발루와 바기라로부터 정글의 법칙을 배우며 자라게 되는데요. 흑표범 바기라는 자신이 인간들 속에서 태어나 살다가 정글로 돌아왔듯, 모글리도 언젠가 인간들에게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호랑이 시어 칸은 늘 모글리 곁을 맴돌며, 젊은 늑대들을 부추겨 모글리를 잡으려 했습니다. 바기라는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붉은 꽃, 바로 불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정글의 동물들은 불을 극도로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어렵지 않게 불을 가져온 모글리는 시어 칸을 물리치고, 늑대 무리를 떠나 인간들이 사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카의 사냥'은 모글리가 세오니 늑대 무리에서 쫓겨나 호랑이 시어 칸에게 복수하기 전에 일어난 이야기, 그러니까 원숭이 반다로그 무리에게 잡혀간 모글리를 바기라와 발루 그리고 비단구렁이 카와 함께 모글리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호랑이! 호랑이!'는 늑대 무리와 싸움을 벌인 뒤, 늑대 굴을 떠나 인간들과 함께 살던 모글리가 평생 자신을 쫓아다니던 호랑이 시어 칸을 잡아 늑대 무리들에게로 다시 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사제는 늑대 소년 모글리를 보고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아들일 것이라 말합니다. 호랑이에게 잡혀간 그의 아들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렇게 모글리는 인간의 아들로 살아가게 됩니다. 엄마인 메수아는 자신의 아들 나투와 닮은 모글리를 아들로 생각하며 키우게 되고, 모글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관습을 배우며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모글리에게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늑대 무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작은 개구리야, 시어 칸이 널 죽이겠다고 이 동굴에 머리와 어깨를 들이밀었던 그날 내가 말했었지. 사냥꾼이 사냥을 당할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잘했다. p.136
모글리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호랑이 시어 칸, 모글리는 늑대 형제들과 한때는 늑대들의 우두머리였던 아켈라의 도움으로 소떼를 이용하여 호랑이 시어 칸을 잡게 됩니다. 그 일로 모글리에게 악한 마음을 품고 있었던 마을 사람들은 모글리를 인간들과 함께 살 수 없는 마법사라며 마을을 떠날 것을 요구하며 총을 쏩니다. 메수아는 절대 믿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모글리를 정글로 보내게 됩니다. 이야기는 모글리가 시어 칸의 가죽을 가지고 다시 늑대 굴로 돌아갔으며, 그 이후엔 늑대 무리를 떠나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정글에서 사냥을 하며 지냈고, 몇 년의 세월이 더 지나 어른이 된 다음 결혼을 했다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사람들에게 사냥 당하는 물개들을 위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다닌 하얀 물개 코딕 이야기 '하얀 물개', 영국군 가족과 함께 살던 몽구스 리키티키가 뱀으로부터 영국군 가족을 구하는 이야기 '리키티키타비' 등 더 많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정글 북>은 최연소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러디어드 키플링의 대표작으로 늑대 소년 모글리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7편의 단편을 묶은 작품집입니다. <정글 북>은 모글리가 늑대들과 함께 살게 된 이야기부터 인간 마을에 살다가 끝없이 자신 곁을 맴돌던 호랑이 시어 칸을 잡아 늑대들 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세 편의 단편과 사람들에게 사냥 당하는 물개들을 위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다닌 하얀 물개 코딕 이야기 '하얀 물개', 영국군 가족과 함께 살던 몽구스 리키티키가 뱀으로부터 영국군 가족을 구하는 이야기 '리키티키타비' 등 다양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4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늑대에게 길러진 인간의 아이 그리고 인간들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 재창작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동물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동물들,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존에 대해 생각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