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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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이자 작가인 싱글맘 핀레이가 킬러로 오해를 받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이 책은 핀레이 도너번을 주인공으로 한 어쩌다 킬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었는데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누가 그런 의뢰를 한 것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다음편이 무척 기다려졌는데요. 드디어 그 두 번째 이야기 <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킬러가 되었지만, 어쩌다보니 완벽하게 미션을 클리어하게 된 작가,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요?

 

크리스토퍼가 죽었다. 동틀 무렵 툭 불거진 눈을 멍하니 뜬 채 수면에 동동 뜬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내가 딱히 누구를 죽인 적은 없지만, 이 죽음만큼은 100퍼센트 내 책임임을 인정해야 했다. p.7

 

이야기는 크리스토퍼라는 존재의 죽음을 알리며 시작합니다. 시작하자마자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고? 도대체 크리스토퍼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과 더불어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설명서 글씨가 너무 작았던 걸 어쩌겠어요. 그 나이에 읽기에는...,"이라는 말에 뭔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크리스토퍼라는 존재는 어항 속 금붕어로 딸 딜리아가 아빠에게서 받아온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금붕어 죽음이 자신의 무능으로 비춰져 양육권을 빼앗기지는 않을까하는 생각까지 하는 핀레이,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편 스티븐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저리 : 그러게 말이에요. 워런턴의 그린 로드에 있는 롤링그린 잔디 나무 농장에 진짜 골 때리는 물건이 있어요. 스티븐 노너번이라고, 완전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이에요. p.41

 

"속 썩이는 남편, 직장 상사, 애인 등을 욕하는 익명의 대화 공간이자 돈깨나 있는 여자들이 그런 남자들을 없앨 방법을 찾는" 커뮤니티에 스티븐을 없애주는 사람에게 1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는 것, 도대체 누가 왜 스티븐이 죽기를 바라는 걸까요? 스티븐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이유가 100가지는 될 거"라고 말하는 진저리라는 인물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핀레이는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이자 둘도 없는 파트너인 베로와 함께 그 게시물을 누가 올렸는지 밝혀내려 합니다. 아무리 미워도 두 아이의 아빠인 스티븐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으니까요. 핀레이와 베로가 게시물을 올린 익명의 누군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스티븐이 '싹쓸이'라는 인물에게 이미 표적이 되었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스티븐을 죽일지도 모를 싹쓸이, 두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익명의 게시자 진저리와 킬러 싹쓸이가 누구인지를 찾아야만 합니다.

 

사건은 스티븐이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러 간 농장에서 발생합니다. 정체를 모를 인물에게 공격을 당한 스티븐, 핀레이는 어쩔 수 없이 진저리에게 자신이 스티븐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글을 남깁니다. 그걸 알게 된 싹쓸이는 핀레이에게 자신의 의뢰인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을 요구합니다. 그 후에도 농장에 불이 나고, 집에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스티븐의 목숨을 노리는 일은 계속 일어납니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스티븐을 죽일 동기가 강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익명의 게시자 진저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의뢰를 받아 스티븐의 목숨을 노리는 싹쓸이가 누구인지 얼른 찾아내어야만 합니다. 거기에 더해 독촉을 받고 있는 소설 원고도 얼른 보내야 합니다.

 

이 와중에 남편과 바람을 피웠던 부동산 중개인 테리사가 스티븐의 농장과 관련된 일을 몰래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 그 일은 거대 마피아 조직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언니가 경찰임에도 그 어떤 도움조차 요청할 수 없는 상황, 핀레이는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두 아이의 아빠인 전 남편 스티븐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어쩌다 킬러가 된 작가 핀레이, 어쩌다보니 완벽하게 미션을 클리어하게 되고, 어쩌다보니 익명의 인물들로부터 전 남편을 구하게 된 핀레이, 이야기는 핀레이가 마피아 보스에게서 의뢰인지 명령인지 모를 메시지를 받으며 끝이 납니다. 핀레이는 그 의뢰를 거절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는 로멘스, 코메디, 미스터리, 스릴러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외출도 미루고 꼼짝 않고 앉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던 어쩌다 킬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벌써 다음 편이 기다려집니다.

 

꿈오리 한줄평 : 어쩌다 킬러가 된 작가 어쩌다보니 전 남편을 구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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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루프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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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던 책 <고백루프>, 이 책은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등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입니다. 1'솔직한 마음, 안녕, 장수극장, 엄마만큼 좋아해', 2'보름지구, ---', 3'가시, 발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7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요. 특이한 것은 각 부마다 '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의 창작 후기와 후일담을 볼 수 있는데, 3부에 실린 '가시''발톱'은 작가가 고등학생 때 쓴 소설로 두 작품 모두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유가 있어서 사람을 사귀면 따돌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돼. p.31

 

<솔직한 마음>은 그룹 내 따돌림이 폭로되면서 학교에 돌아온 아이돌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픈 채팅방에 초대받아 온갖 험한 말을 듣게 되는데, 단체 채팅방에 초대를 한 아이가 바로 친구가 되고 싶었던 원따(원래 왕따)였음을 알게 됩니다. 미안해하면서도 "이유가 있어서 사람을 사귀면 따돌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돼"라는 원따의 말에,''는 친구가 되려했으면서도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만큼 좋아해>는 청소년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입니다. 좋아하는 밤이 오빠와 소꿉놀이를 하고 싶은 주비, 주비는 오빠가 양 갈래 머리를 한 아이에게만 엄마 역을 시킨다는 비밀을 친구 시아에게 말하는데요. 시아가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온 것을 본 주비는 배신감에 시아의 머리에 껌을 붙입니다. 다음 날 짧은 커트 머리를 하고 나타난 시아가 미안해하며, 함께 소꿉놀이를 하자고 하지만, 시아에게 미안한 마음과 좋아하는 밤이 오빠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주비는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표제작인 <--->는 타임루프에 갇힌 고등학생 현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외모, 공부, 예체능까지 빠지는 게 있을까 싶은 완벽한 아이 우지현, 현지는 그런 지현과 수행평가를 함께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지현이 학교 축제 전야제 때 자기 노래를 들으러 오라며 신신당부를 하자, 현지는 혹시 지현이 자신에게 고백을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망신을 주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피하게 되는데요. 그때부터 현지는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히게 됩니다. 현지가 타임루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내가 두려워하던 생활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와 단 둘이, 그것도 가족 관계로 살아야만 하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부조리한 생활이. p.187

 

아빠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젊은 여자, 그 여자는 ''의 새엄마입니다. 애쓰는 새엄마와 달리 ''는 아빠가 없는 세상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 둘이 한 가족으로 살아야하는 현실에 반항심만 키워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엄마가 욕조에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놀라게 되는데요. 그때 새엄마의 부푼 배를 보고 자신의 동생이 있음을 깨닫게 되고, 목욕을 마치고 나온 새엄마에게 발톱을 깎아 주겠다는 말을 건넵니다. 새엄마가 ''에게 말했던 것처럼 발톱은 불었을 때 깎아야하니까요.

 

폐업을 앞둔 극장에 얽힌 마을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 <안녕, 장수극장>, 달에 이주하여 살게 된 ''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에게 추석에 대해 소개하는 이야기 <보름지구>, 엄마가 돌아가신 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있는 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 <가시>등 더 많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친구, 추억, 우정, 사랑, 가족 그리고 짧지만 신선했던 전통(추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등 7편의 이야기는 작가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 주인공이 청소년은 아니지만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 청소년이 직접 쓴 소설"인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래서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덧붙임, 작가님이 출연했던 EBS 타큐프라임 <게임에 진심인 편>을 함께 봐도 좋습니다. 꿈오리는 작가님이 나오는 부분만 선택해서 보기는 했습니다만...,"게임이 성장 그 자체보다는 성장을 위한 연습이다."라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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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거북이 궁금해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6
사이 몽고메리 지음, 맷 패터슨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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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천만 년 전 지구엔 오늘날과 같은 모습의 거북이 공룡과 함께 번성했습니다. 거북은 65백만 년 전 지구에 대재앙을 불러온 운석이 떨어졌을 때도 살아남았으며, 빙하시대도 견뎌내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니 현생 인류보다 훨씬 더 오래 지구에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들 때문에 멸종되지 않는다면 말이죠.

 

느린 동물의 대명사, 어쩌면 그건 느리다기보다 여유로움의 대명사일지도 모를 거북, 친숙하지만 어쩌면 모르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를 거북, <궁금해 거북이 궁금해>는 거북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거북의 딱지는 갈비뼈와 등뼈를 포함해 서로 붙어 있는 60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의 손톱 성분과 같은 케라틴으로 전부 뒤덮여 있어요. 딱지가 있어 거북이 거북인 거죠. (중략) 경이로운 딱지 외에도 거북이 지닌 사랑스러운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우리는 인간의 조급함으로 가득한 세상에 위안을 주는 거북의 느린 속도를 사랑하지요.

'궁금해 거북이 궁금해' ~

 

성능 좋은 갑옷처럼 근사하고 안전한 딱지를 가진 거북, "거북이 오래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딱지"라고 합니다. 몇몇 종은 200년까지 살 수 있으며, 어떤 거북은 "140살에 아기를 가졌고, 어떤 거북은 288살에 죽었다"고 합니다. 느릿느릿 200년을 살아가는 거북에게, 늘 바쁘게 살지만 건강하게 100년을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인간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까 궁금해집니다.

 

 


딱지가 무른 거북도 있고, 동그랗게 뜬 눈을 가진 거북도 있어요. 몸보다 목이 긴 거북, 거대한 머리를 가진 거북, 물체를 꽉 붙들 수 있는 꼬리를 가진 거북도 있지요.

'궁금해 거북이 궁금해' ~

 

딱지가 2m가 넘고, 무게가 900kg이 넘는 장수바다거북, 수컷은 7cm, 암컷은 약 10cm 정도로 자라는 얼룩무늬작은육지거북, 시속 24km 이상으로 빠르게 질주할 수 있는 무른갑가시자라, 목이 긴 뱀목거북, 위협받을 때 악취 나는 사향을 내뿜는 아프리카헬멧거북, 250살이 넘게 산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알다브라코끼리육지거북..., 지구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거북이 살고 있습니다.

 

그저 느리다고만 알고 있지만, 사실 거북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놀랍도록 영리"하며, "나뭇가지 관목에 기어올라 개울"을 건너기도 합니다. 때로는 "썩은 나뭇잎인 척 속임수"를 쓰기도 합니다. 공룡은 멸종했지만 거북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경이로운 딱지와 더불어 이러한 재능과 영리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공룡과 함께 번성했지만, 지구에 대재앙을 불러온 운석이 떨어졌을 때도, 빙하시대도 견뎌내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북, 그 거북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모든 거북 종의 61%가 위험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거나 야생에서 멸종한 상태"라고 하며, 이것은 척추를 가진 모든 주요 동물 집단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바로 인간들에 의해서 말이죠. 거북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생태계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결국 인간들에게 오지 않을까요?

 

꿈오리 한줄평 : 멸종 위기의 거북을 도와주는 일은 결국 우리 인간들을 위한 일, 지금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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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야기야 I LOVE 그림책
밥 라츠카 지음, 크리스틴 하우데셸.캐빈 하우데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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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니?"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선뜻 답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궁금한 것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에서 시작한 궁금증은 바깥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스스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물어보기도 합니다. 이때 부모들은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요? <너는 이야기야>는 바로 이럴 때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너는 생명체야.

너는 숨을 쉬어.

'너는 이야기야' ~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에게 어른이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글은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합니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부터 시작합니다.


너는 누군가의 자녀란다.

부모가 한 명일 수도, 두 명일 수도 있어.

너를 돌봐 주는 친척이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입양되었을 수도 있지.

가족이 어떻든, 네게 주어지는 모든 사랑을

넌 받을 자격이 있단다.

'너는 이야기야' ~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먹고 자고 일하고 놀며, 꿈과 두려움이 있고 생각과 기억이 있는" 존재로 "누군가의 자녀"이며, "포유류 중 하나이며, 몸의 절반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라는 우주선의 승객으로 태양이라는 별 주위를 항해"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는 스펀지""매일 자라고 배우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너는 그런 존재입니다.

 


너는 이야기야.

너는 네 인생의 작가인 셈이지.

매일매일은 네가 채우기를 기다리는 빈 페이지란다.

'너는 이야기야' ~

 

아직은 "무엇이 될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살지, 자녀가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입니다. 너는 그런 존재입니다. 매일매일 주어지는 하루하루에 자신의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그런 존재입니다.

 

 

꿈오리 한줄평 : 매일매일 선물처럼 주어지는 하루,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인 ''의 이야기를 채워가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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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의 아류 네오픽션 ON시리즈 22
최윤석 지음 / 네오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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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불어 닥친 재난 앞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를 그대로 담아낸 감동 판타지소설, 만약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더 오래도록 남은 작품, 바로 최윤석 작가의 <달의 아이>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단편소설집 <셜록의 아류>는 어떨까요? 8편의 단편은 판타지, 미스터리, SF, 호러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때로는 현실 어딘가에서 있을 법한 일들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 신이 되었다고 믿는 남자, 마지막 반전이 압권인 현식 이야기 <셜록의 아류>, 각자 선호하는 눈코입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패치형 얼굴로 성형을 하는 미래 시대를 다녀온 피카소가 끔찍한 미래를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 '큐비즘'이라는 <얼굴>, 42년 동안 복역한 교도소를 출소했지만 자신의 예술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다시 교도소에 들어간 조씨 이야기 <고물 영감 이야기>, 상품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하는 것처럼 데이트 상대를 평가하고 별점과 평점을 매기는 데이팅 앱으로 남자를 만난 찬실 이야기 <루돌프에서 만나요!>, 사람처럼 말을 하는 커피 체리 커두씽의 등장, 하지만 말을 할 수 있는 커피 체리가 늘어나면서 인간들과 대립하게 되고, 그로 인해 최후의 결단을 내리게 되는 농부 디에고 이야기 <커스트랄로피테쿠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사기꾼 동업자 은영과 내균, 유튜브를 개설한 후 구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후원금을 받아 생활하던 그들이 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비극적 이야기 <불로소득>, 신에게 기도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을 믿지 않고 종교를 거부하는 믿음의 흑사병 시대, 최첨단 기술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벌을 주고 선행을 베푼 사람들에게 선물은 주는 기계 산타클로스가 등장하지만, 산타클로스마저 신격화하는 인간들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 <산타클로스>, 할머니 재산을 모두 물려받게 된 고모 하비삼, 외딴 저택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왈츠를 추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모습의 고모 하비삼을 만난 하빈 이야기 <하비삼의 왈츠>, 8편의 단편 중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불로소득>입니다.

 

찬실은 오늘도 복이 없다. 그동안 루돌프 앱을 통해서 수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괜찮은 사람 하나 만날 수 없었다. (중략) 준영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찬실은 그가 선물로 준 조 말론 향수를 팔기로 했다. p.137

 

<루돌프에서 만나요!>의 연작처럼 보이는 <불로소득>, 이야기는 <루돌프에서 만나요!>의 주인공인 찬실이 루돌프 앱을 통해 만난 남자 '차준영'이 준 조 말론 향수를 팔기로 하면서 시작됩니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오늘도 복이 없는 찬실은 중고거래 앱으로 향수를 팔려고 했으나, 은영의 연기에 속아 무료 나눔을 하게 됩니다.

 

무료로 나눔 받은 물건을 팔아 생활하는 은영은 중고거래 앱으로 사기를 치려던 남자 내균을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강점을 살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구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한 사람은 장님인 척, 한 사람은 다리를 다친 척하며,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장애인 부부의 삶"을 연기한 영상으로 구독자들의 후원금을 받게 됩니다. 그들의 정체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또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여 여론을 그들 편으로 돌리게 되고, 거액의 후원까지 받게 되는데요. 이때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등장했으니, 바로 조 말론 향수를 무료 나눔 했던 찬실이었습니다.

은영과 내균에 대한 신상 캐기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콘테츠가 가짜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려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그 일로 두 사람은 온종일 최고급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하면 되는, 손끝 하나 안 움직여도 되는 불로소득 끝판왕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일도 안 하고 땀도 안 흘리고 돈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삶"을 살게 된 것이지요.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닌...,

 

판타지, 미스터리, SF, 호러 장르를 넘나들며,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일들처럼,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셜록의 아류>, 욕망하지 않는 인간들이 있을까 싶지만,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욕망이 욕망을 부르는 삶, 그 삶의 끝은 어디일까요?

 

 

꿈오리 한줄평 :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그 끝이 비극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욕망의 끈을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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