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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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림체,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였다.

 

-

매일 아침, 자신을 둘러 싼 낱말들의 소리를 들으며 깨어나는 아이.

하지만 그 아이는 그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학교에선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맨 뒷자리에 앉는다.

혹여 선생님이 무언갈 묻는다면,

반 아이들은 내가 저희들처럼 말하지 않고 얼굴이 얼마나 이상해지고 겁에 질리는지만 본다.

오늘도 선생님이 세상에어 가장 좋아하는 곳에 대해서 물었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학교로 나를 데리러 온 아빠는 속상해하는 나를 강가로 데려갔다.

강가에서도 학교에서의일이 떠올라 슬퍼하는 나에게 아빠는 말했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 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물거품이 일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

 

 

-

이 그림책은 책을 소개하는 한 프로그램에서 김중혁 작가님이 추천하는 것을 보고 오래도록 장비구니에 담다 두었었다.

늦었지만 이제서야 나의 품으로 온 이 책을, 나는 한참동안 바라보고 읽고 또 바라보고 읽었다.

 

나도 이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무언가 부족한 아이에게 남들처럼 하지 못하냐고 보채지 않고, 이렇게 조용하고 애틋하게 바라봐주면서 기다릴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보다 무언가 부족하다며 스스로 움츠러드는 아이에게, 너는 강물처럼 말한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고 부서져도 계속해서 꾸준히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말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의 아빠처럼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 본다.

 

 

* 시드니 스미스의 일러스트가 너무 아름답다. 반짝반짝 강물에 닿은 빛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 해서, 계속 그 장면을 쳐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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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기차 여행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다니 토랑 지음, 엄지영 옮김 / 요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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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기차 여행을 떠난 클레멘티나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해 생각하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준 그림책, 거기다 아름다운 그림체 또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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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기차 여행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다니 토랑 지음, 엄지영 옮김 / 요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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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장식하는 여성은, 일등석 기차 여행길에 오른 클레멘티나이다.

클레멘티나의 아버지 델피 씨는 평생을 행정공무원으로 일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은 그런 삶을 살고 있었고,

그의 딸 클레멘티나가 좋은 신랑감을 얻기를 바라며 그녀에게 상류 사회의 매너와 에티켓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델피 씨는 사망하고, 클레멘티나는 수중에 남은 돈으로 아름다운 민트색 드레스와 커다란 모자를 사 입고 일등석 기차에 오른다.

 

일등석 기차 안에서 일 년을 보내는 사이 아름다운 클레멘티나는 은행가, 장군,왕에게 구혼의 말을 듣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며 여행을 계속한다.

 

-

일등석 기차에 오르는 클레멘티나 역시 아버지의 생전 바람처럼 부유한 신사들과 어울리며 좋은 신랑감을 찾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행을 하며 자신의 삶을 살면서, 그녀에게 구혼한 이들의 말 속에는 가장 중요한 '자신'이 빠져있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은행가, 장군, 왕은 그녀에게 세상 모든 것을 다 줄 듯이 말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지만, 정작 그들의 말 속에 그녀는 없었다.

 

일년 뒤, 그녀는 예전과 같은 우아한 모습으로 일등석 칸에 오르지 않았지만, 얼굴 가득 행복과 자유를 담고 거침없이 삼등석 칸으로 올라타고 아무나 갈 수 없는 기관실을 향해 걸어간다.

 

-

바람에 흩날리는 클레멘티나의 빨간 머리와 행복한 미소를 계속 쳐다보게 된다.

여행의 시작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이 여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용기와 힘을 얻게 되었다.

그녀의 이 자유롭고 행복한 끝없는 여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고 바란다.

 

클레멘티나의 여정을 보며, 우리의 인생에 대헤서도 생각해 본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클레멘티나가 여행의 시작에는 전혀 이런 마음이 없었다가 점차 자신의 길을 찾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삶의 어떤 순간에 의도치 않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될 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레멘티나처럼 나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바람을 느끼며 여행 자체에 대한 사랑을 가득 품은 채로 말이다.

 

 

(책 속에서)

철길 사이에 핀 야생화처럼 그녀의 가슴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싹터 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어렴풋이 안다.

그 누구에 대한 사랑이 아닌 여행 그 차제에 대한 사랑.

이 끝없는 여행을 계속하게 한 것은 풀리지 않는 갈망과 동경이었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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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서미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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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다정한 문장들이 가득한 책 <당신,지금 그대로가 좋다>를 읽었다.

 

나는 작가가 '시인'이라는 정보 하나만을 알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

하나는 시인이 남자였다는 것, 다른 하나는 시인이 아직도 젊디 젊은 학생(이자 직장인이자 시인)이라는 것이었다.

 

책을 펼친 후 초반에 접한 문장들이 너무 다정하고 고와서, 나는 시인이 당연히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예쁜 문장과 따뜻한 시선은 '그녀의 것'일 거라고 말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말 그대로 편견이었다.

그리고 그 편견은 또다시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 문장들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고, '세상을 살만큼 산' 이의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나 다정하고 따스하고 예쁜 문장을 구사한 작가는 '젊은' 남자였다.

 

 

-

사실은 나에게 매일이 특별란 날이라고요.

당신이 웃어서, 나에게 기대서,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서, 손잡고 산책해서, 보자고 보자고 졸랐던 영화를 봐서...

그런 순간들이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냈다고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 수 없어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하루였다고요.

당신이 함께해서 꼭 그랬다고요.

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꼭 그렇다고요.

당신과 한번 맺은 인연의 끈은 쉽사리 끊기지 않을 거라고요.

 

_ 43쪽

 

 

그렇게 살다가, 나중에 우리, 굽은 세월을 펴고 주름진 손가락 마디 살피며 사랑을 읽고 싶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참 많이도 사랑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고 싶다.

지금부터 약속해도 좋다.

고슬고슬한 우리 약속은 따듯하게 익어갈 거고, 가을 지나 겨울쯤엔 우릴 하얗게 배 불릴 테니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랑을 바란다.

 

_ 95쪽

 

 

많은 문장들이, 그리고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날들이 '특별한' 날이라니, 이렇게 로맨틱한 고백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세월이 흘러 주름진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살피며 사랑을 읽고 싶다니, 이렇게도 아름다운 장면이 어디 있을까.

 

우리 부부가 노년이 되어 서로를 따뜻한 미소로 바라보는 장면을 떠올렸다.

시간이 흘러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후에도 시인의 문장처럼 서로를 따스하게 바라보며 여전히 사랑하고 있기를, 소망해 보았다.

 

 

 

 

 

 

그리고, 가슴에 턱...꽂혔던 문장이 있었다.

"아름다운 청춘아, 마음껏 사랑해도 좋다."라는 문장이었다,

나는 나의 청춘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옛날의 어린 나에게 해주고픈 말이었다.

 

"삶에 정답이 없단 걸 깨달은 순간,

내 하루에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라는 문장은 또 어떠한가.

청춘을 넘어선 나조차도 여전히 삶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는데, 젊은 작가는 삶의 진실을 일찍 깨달은 것 같다.

이 문장은 현재의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가을에 어울리는 고운 에세이를 만난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다.

마음의 결이 고운 작가를 알게 된 것이 큰 행운으로 여겨진다.

 

작가의 다른 책이 나온다면,

또다시 그의 곱고 다정하고 따스한 문장들을 기대하며 책을 펼칠 것 같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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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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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많은 감동과 행복, 그리고 힘을 얻게 되는 기분좋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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