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링 룸 스토리콜렉터 80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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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코너>를 통해 뛰어난 머리와 상황 대처 능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제인 호크'가 돌아왔다.

이번 <위스퍼링 룸>은 전작에 이어 제인 호크가 나노테크 통제를 통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하는 집단의 우두머리인 '데이비드 제임스 마이클'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미네소타의 코라 건더슨은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적이 있을만큼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특수학교 교사였다. 그녀는 느닷없는 편두통으로 2주 이상 출근하지 않는 상태였는데, 불이 나오는 꿈을 연달아 꾼다. 그리고 어느 날 최근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베블렌 호텔에 자신의 차에 폭탄을 가득 싣고 돌진해 주지사와 하원 의원을 포함한 호텔이 있던 46명의 목숨을 빼앗아 간다.

마을의 루서 틸먼 보안관은 코라의 이러한 행동에 의문을 느낀다. 그는 코라를 오래 알아왔고, 그가 아는 코라는 그렇게 남의 목숨을 앗아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거기다 마을로 온 FBI요원들의 행동도 어딘가 미심쩍다. 너무나 냉정한 표정도 표정이거니와 코라의 집을 헤집어 놓는다. 마치 증거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훼손하려는 듯이 말이다.

루서 틸먼은 FBI가 다녀간 코라의 집을 방문하고 그 곳에서 그녀의 일기장과 그녀가 쓴 소설들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가 읽어본다. 그리고 그 밤, 누군가 코라의 집에 불을 지르는데, 소방관은 이 화재가 비자연적으로 사나운 불길을 가졌고 일반적인 촉매제로는 불가능한 방화라고 말한다.

코라는 폭탄 테러를 일으키기 전 집에서 일기장에 영문 모를 문장들을 남겨 두었고, 루서는 그것을 계속 검토하다 반복되는 문장 속에서 암호처럼 숨어 있는 단어들을 찾아낸다.

그 단어는 바로 '아이언 퍼니스 레이크(Iron Furnace Lake)'.

루서는 코라의 친구였던 헤이즐 시버츤으로부터 코라가 여름에 아이언 퍼니스 레이크 리조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고, 그곳을 다녀온 후 코라가 조금 달라졌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렇게 루서는 진실을 알기 위해 아이언 퍼니스로 떠난다.

 

- p. 83

베블렌 호텔의 대량학살이 정신병자의 독자적인 범행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의 시작이라는 확신이 그를 사로잡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오늘의 코라는 우리가 아는 코라가 아니었어."

 

한편, 제인은 소시오패스 집단의 일원인 변호사 랜들 라킨을 통해 들은 데이비스 제임스 마이클이 머물거나 혹은 집단의 중요 장소로 보이는 아이언 퍼니스로 향한다.

 

그리고 아이언 퍼니스에서 루서와 제인이 만나게 되고, 그들은 그 곳에서 일어나는 믿기 어려운 일을 목격하고 힘을 합쳐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구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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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호크가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은 긴장감의 연속이다. 그녀는 FBI 불량 요원이자 미국 최고의 수배자로 뉴스에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유력 인사마저 개입된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붙잡히지 않고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여러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온갖 장소에 위치한 CCTV나 전역에 걸친 교통 시스템 등은 도망자에게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거기다 거대한 세력은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 가족의 안녕까지 위협하며 그들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그녀는 남편 닉과 아들 트래비스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적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녀 역시 겁이 난다. 이 거대한 세력을 자신 혼자 감당해야 하고, 그러므로 자신 역시 언제고 죽음에 직면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잘못되면, 그래서 더이상 트래비스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이 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두렵다.

 

또 범죄의 형태가 일반 사람들은 믿기 힘들만큼 근미래적이다. 아니 초미래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참 이상하지, 소설의 설정에 대해 "말도 안돼"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 무섭고 끔찍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고, 전작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 소시오패스 집단은 약을 주입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한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약이 주입되고, 뇌를 통제당해 내 몸이지만 내가 아닌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기술이 무한정 발전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과연 이런 설정이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라고 어느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제인 호크는 여정의 종착지에 도착한다. 아니, 도착하는 듯 했다. 종착지라고 믿었던 곳에서 남자는 말한다.

 

운명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까, 제인?

속삭이는 소리 안 들려요, 제인?

속삭이는 방 안의 저 모든 속삭임이? 아직 안 들린다면, 곧 당신도 듣게 될 겁니다. (p. 540)

 

그녀가 종착지라고 믿었던 그곳에서 이 세력 뒤에는 또다른 중요 인물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그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다음 편 <The Crooked Staircase>에서는 이 거대한 세력이 박살나는 걸 볼 수 있을까. 제인 호크가 너무 좋지만,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그녀가 너무 많은 위험에 직면하고 힘들어질 것 같아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 p. 38

그들의 컴퓨터 모델은 세대별로 문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위험한 생각으로 문명을 낭떠러지로 밀어낼 수 있따고 추측되는 미국인들을 결정적인 숫자만큼 선별해요.

그들이 제시하는 결정적인 숫자는 21만 명이에요. 한 세대는 25년이고.

그러니 컴퓨터에 따라, 매년 위험인물 8천4백 명을 제거하면 모두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

세계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게 그렇게 믿기 힘든가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된 개념이에요.

 

P.S.) 참, 미국에서 제인 호크 시리즈가 TV화되는 것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제인 호크 역에는 '엠마 스톤'이 정해졌다고 하는데, 그녀가 연기하는 제인 호크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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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주영아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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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아침, 웨스트버지니아주 아로요 마을에서 교사 앤드루 반이 마을의 도로 교차로 T자 표지판에 목이 잘린 채 못 박힌 모습으로 발견된다. 피해자는 T자 모양 교차로에서 T자 모양 도로 표지판에 T자 모양의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그의 집 현관문에 T자가 휘갈겨 써 있었다.

이 사건에 흥미를 느낀 엘러리는 아로요 마을로 가서 사건을 살펴보고 재판도 방청하지만, 다리를 저는 '크로사츠'라는 인물에 대한 의심만 가질 뿐 별다른 근거를 찾지 못한 상태로 사건은 흐지부지된다.

 

6개월이 지난 후 엘러리는 대학시절 은사인 야들리 교수로부터 교수의 집 건너편 집에서 십자가에 못 막히듯 매달려 죽은 사건에 대해 전해 듣고 그 곳으로 향한다.

피해자는 백만장자인 토머스 브라드로 그가 매달린 채 발견된 굵은 기둥은 날개를 수평으로 펼친 독수리가 새겨져 있었고, 활짝 편 날개 때문에 기둥의 전체가 알파벳 T와 비슷했다. 토머스 브라드 역시 머리가 잘린 채 기둥에 묶여 있었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정자 바닥에는 T가 휘갈겨 쓰여 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던 엘러리는 앤드루 반 사건 당시 아로요 마을에 있었던 스스로를 '하라크트'라 칭하던 노인이 토머스 저택 근처의 오이스터 섬에 있다는 말을 듣고, 범행 형태나 시신의 상태 등을 근거로 앤드루 반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여긴다.

스티븐 메가라(토머스 브라드의 동업자)가 긴 항해에서 돌아왔고, 그는 앤드루 반과 토머스 브라드의 T자 모양의 기인한 죽음에 대하여 듣자, '벨라 크로사츠'가 사건의 범인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과 죽은 토머스 브라드, 앤드루 반은 형제로 형제의 성은 '트바르(Tvar)'이고, 크로사츠 집안과는 대대로 내려오는 적이라는 것. 집안 간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일삼았고 이십여 년 전 어린애였던 크로사츠와 그의 어머니를 제외한 일족 모두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크로사츠가 자신들을 상대로 복수를 펼치고 있다고 말이다.

 

- p. 318

인생이란 놈은 항상 부당한 속임수를 쓰는군요. 이십 년 전에 눈에 보이는 위험으로부터 도망을 쳤더니, 보이지 않던 위험이 이십 년 후에 그들을 따라잡았으니 말이죠.

 

자, 이제 범인이 누구인지는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범인인 그 '크로사츠'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 크로사츠의 외모를 아는 사람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크로사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로요 마을의 앤드루 반 사건 이후로 크로사츠의 행적이 없고, 반의 하인인 클링도 여전히 어디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 p. 200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크로사츠가 도대체 누구냐는 거죠.

크로사츠는 누군가?

'지금의' 크로사츠는 누군가?

어쩌면 우리 중의 누구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던 중 경찰들의 보호로 안전하다고 여겼던 스티븐 메가라 역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 전의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배 갑판에서 목이 잘린 채 T자 모양으로 말이다.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왜 이런 잔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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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에서도 등장인물이 참 많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잔인한 사건이라 의심스러운 많은 사람에 대한 추적과 조사도 있다. 등장 인물들이 다들 자기들만의 비밀이 있어 솔직하게 진술하지도 않는다.

또, '크로사츠'란 인물이 워낙 베일에 쌓였고 도무지 나타나지도 않아서 엘러리 역시 사건 해결에 계속 난항을 겪는다. 실마리가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아 힘들어 한다.

 

- p. 401

너무나 어처구니없다는 느낌만 빼면 마치 아무런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아요. 뭔가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 있잖습니까? 뭔가가 머릿속의 뒷골목으로 쫓아오라고 이끄는데, 언제나 희미하게 윤곽만 보일 뿐이란 말입니다. 지금의 제 상태가 바로 그렇습니다. 그걸 잡을 수만 있다면..., 중요한 거예요. 그게 중요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이번 사건 해결은 영화로 치자면, 스펙터클한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건 자체도 뉴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났고, 엘러리가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도 자동차, 기차, 비행기를 타며 미국의 여러 도시를 넘나든다. 한마디로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는 뜻이다.

사건 해결 후 경비 처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엘러리는 이 사건을 책으로 쓰겠다라고 한다. 독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하겠다는 것!!!

 

마지막에 밝혀진 범인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맞추지 못했다. 정말,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맞추지 못해도 조금 흐믓하달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엘러리의 사건 해결(경비 충당)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푸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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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다.

- 《로마인들의 지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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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간호사 - 가벼운 마음도, 대단한 사명감도 아니지만
간호사 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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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생계 등을 위해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다 보면, 유독 힘들어 보이는 직업들이 있다. 물론 모든 직업을 가진 사회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다 힘들다. 그래도 개인의 생명에 관련되는 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 진짜 사명감 없이는 못 해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 책의 주인공인 '간호사'도 그렇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도 그렇다.

(우선은 생각나는 직업들이 그렇다.^^)

 

이 책은, 병원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열악한 근무 환경을 버텨 낸 대형 병원 5년 차 간호사의 리얼 근무 이야기이다.

대형 병원을 생각하면 시도때도 없이 응급 환자가 들어오고, 바쁘게 움직이는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심각한 응급환자일 경우라면, 단순히 바쁘다라는 표현으로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또 24시간 불을 밝히는 응급실이 있어, 병원 근무자들은 3교대로 일하면서 낮밤이 바뀐 빡신 근무를 해 나간다.

 

작가는 밤근무를 마치고 초췌한 모습으로 퇴근하면서, 아침 출근길에 나서는 회사원들을 마주친다. 그저 보통 사람처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일반적인 근무'가 그녀에게는 너무도 부러운 일인 것이다.

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근무시간 내내 언제나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특별한 곳이기에 늘상 보게 되는 죽음에 대한 내적 부담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녀의 그림과 문장을 통해,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간호사들 사이에서 '환타'나 '떡을 먹는다'에 대한 징크스, 신규 때 업무 미숙으로 겪게 되는 상급자의 '태움' 등 간호사들만의 언어는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환자와의 라포 형성이나 공감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 한 명을 더 돌보고 살리기 위해 끊을 것은 끊는 객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사무적이고 차가운 말투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도 몇 번 있었지만, 그 때도 많은 환자를 상대하려면 어쩔 수 없겠다라고 어느 정도 이해를 했었다.

 

어느 직업이든 힘들지 않은 일은 없을 것이고, 어느 직장인이든 지금을 버텼다고 나중에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어쩌다 각자의 직업에 들어섰지만 어쨌든 이 직업으로 살고 있다.

그녀는 왜 간호사가 되려고 했는지 뚜렷하게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 '어쩌다 간호사'가 되었지만, '어쨌든 간호사'로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앞으로도 안타까운 일을 많이 겪게 될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그래서 가슴에 남는다.

"내 일을 하자." 그래, 나도 우선은 내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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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서 좋은 것들 - This is Me
최대호 지음, 최고은 그림 / 넥서스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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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예쁘고 감성적인 라이팅북을 만났다.

 

 

이 책을 펼치기 전, 표지 중간에 자리한 거울이 보인다.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다.

표지의 거울 속 얼굴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 신경쓰고 열심히 살아 내느라 가만히 내 얼굴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며 화장대의 거울을 보지만, 아무런 목적 없이 가만히 내 얼굴을 들여다본 적이 있기나 했던가. 

 

 

내가 나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가장 귀 기울이고 잘 들여다봐야 할 '나'를 놓치고 산 것은 아닐까...

 

 

 

 

이 책 《평범해서 좋은 것들》은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평범히 살고 싶어 열심히 살고 있다> 등의 책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셨던 최대호 작가의 감성 문장에 다이어리, 컬러링, 일기장, 감정분리수거 노트를 더한 에세이 라이팅북이다.

 

책은, 나의 일상을 차곡차곡 써 볼 수 있는 dailylog, 6가지 단어가 기재된 본문에 퍼즐 스티커를 활용해 나만의 문장을 완성할 수 있는 puzzle sticker, 기분 좋은 일이나 기억하고 싶은 순가들을 기재할 수 있는 drawing diary, 작은 여행지나 나만의 소확행, 내 맘에 드는 감성 글귀들을 적을 수 있는 let it go, 나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플래너 my planner, 나를 힘들게 하는 나쁜 말들과 감정들을 버릴 수 있는 your emotional trashcan 로 구성되어 있다.

dailylog의 그림들은 펜으로 라인을 그리거나 컬러링도 할 수 있도로 되어 있어, 정말 나만의 다양한 내용들이 한 권의 책에 담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 속에는 밑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마음을 살며시 건드리는 따뜻한 위로의 문장들이 가득했다.

작가의 따뜻한 문장들을 읽으면서, 나의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웠던 일을 다시금 떠올려 나만의 문장으로 기재하는 일은 또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넘기면서 찬찬히 들여다 본 나만의 생각이나 문장들을 적어 둔다면, 나조차도 몰랐던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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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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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로흐두, 해미시가 스트래스베인 경찰서로 차출되자, 로흐두 마을에서는 해미시를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범죄가 있는 것처럼 꾸미자는 의견들이 나온다. 마을 사람들을 모아 의견을 모으도록 주도한 사람은 화류계 출신으로 이 마을에 이사온 '매기 베어드'와 그녀의 조카 '앨리슨 커'였다.

그 후 로흐두 마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잘한 범죄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해미시는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해미시의 귀환을 축하하는 마을 사람들의 파티에서 매기를 처음 본 해미시는 그녀에게서 좋은 감정을 받지는 못한다.

 

- p. 32

제 생각을 말해 볼까요? 제 생각에는 그 늘어진 마을 놈들이 이 멍청이를 도로 데려가려고 범죄를 꾸며 내고 있는 것 같단 말입니다.

 

파티에서 문득 매기는 거울을 통해 현재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놀라고, 젊은 시절의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매기는 최고의 건강관리시설과 최고의 성형외과 의사의 도움으로 몰라보게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마을로 돌아온다. 그리고 젊은 시절 한때 사랑했던 남자들 중 자신에게 청혼할 가능성이 높은 남자 4명을 집으로 초대하고, 조카 앨리슨에게 유리했던 기존 유언장을 바꾸겠다라고 말한다.

곧 남자 4명이 매기의 집에 도착해 머무르던 어느날, 매기가 탄 차가 불길에 휩싸이고 차 밖으로 매기를 끌어내봤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남자 4명은 모두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으로 매기의 돈을 노리고 있었고, 앨리슨 역시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매기에게 화가 나 있었고 매기의 재산이 자신의 것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해미시는 살인범이 평소 매기가 심장이 약하다는 걸 알고 고의적으로 심장발작을 일으켜 매기를 죽게 하였다라고 생각하고, 이 건을 살인사건으로 판단한다.

이후에 앨리슨마저 차량의 브레이크가 고장나 죽을 뻔한 상황을 겪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해미시를 한껏 무시하면서도 해미시의 공을 가로채던 블레어 경감 대신 이번 편에서는 이언 도나티 경감이 살인 사건을 지휘한다. 블레어 경감보단 사건 해결에 더 적합해 보이는 질문들을 하고 해미시의 의견도 약간 경청해 주는 듯 하지만, 이상하게 해미시는 블레어 경감이 살짝 그립다.

 

또 프리실라는 해미시가 앨리슨의 운전을 도와주기 위해 그녀의 집을 매일 드나들자 약간의 질투를 보인다. 그리고 해미시는 그런 프리실라를 놀리며 자신이 프리실라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녀와의 우정이 참 소중해, 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면서도 프리실라가 런던으로 떠나는 날이 되자, 프리실라를 배웅하려고 차를 몰고 기차역이 있는 인네버스까지 가서 프리실라에게 인사를 하고 타우저의 담요까지 줘 버린다.

아니라고 애써 생각하지만, 프리실라에 대한 해미시의 마음은 유효한 것만 같다.

 

물론 여차여차해서 이번 사건 역시 해미시가 해결한다. 훌륭할 것 같았던 이언 도나티 경감 역시 해미시의 의견을 조금씩 무시하고 그의 공도 가로채 버린다. 역시나....ㅋㅋ

 

참, 다음편부터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관계에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전편에서 만난 나쁜 남자로 인해 프리실라의 집에 큰 변화가 생겼고, 프리실라가 이제는 로흐두 마을에 계속 머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살인사건도 흥미진진하고,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관계는 더 흥미진진하다.

 

- p. 241

자네한테는 살인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만약에, 이를테면 여기에 또 다른 큰 범죄가 일어난다면 말이야. 그리고 그때 자네가 스트래스베인에 나를 사건에 넣어 달라고 청한다면, 나로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 거야.

-

좋습니다. 다음번 일이 터졌을 때 경감님을 청하죠. 하지만 다음번은 있을 수 없다고 장담합니다. 그랬다가는 마을 이름을 로흐두에서 살인 마을로 바꿔야 할 테니까요!

 

안타깝게도 해미시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죽음 시리즈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말이다.

정말 조용하고 한적한 이 로흐두 마을에, 유독 살인사건이 이렇게도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말 무엇일까?

김전일처럼 해미시도 정말 살인을 끌어들이는 걸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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