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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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3)

난 널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어. 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

 

(P. 105)

아니, 남자도 여자도 상관없어. 너라서 좋아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아이는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 되었어.

아이를 만날 땎지 여자는 오히려 싫어하는 편이었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경쟁자로밖에 안 보였고 동성 친구도 거의 없어.

하지만 아이한테만큼은 모든 게 무의미해.

아이는 그냥 특별한 존재야.

 

고등학교 시절 동경했던 선배인 소우와 사귀며 행복한 연인 사이를 이어가고 있던 아이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소우의 친구 다쿠마와 사이카를 만나게 되고 같이 휴가를 보내게 된다.

배우로 활동중인 사이카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태도나 말투 때문에 아이는 그녀가 가까이 하기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아이를 만난 후 사이카는 그녀를 마음에 품었고, 그녀의 주변에 자주 나타난다.

아이는 사이카가 자신을 친한 친구도 대한다고 생각하고 함께 어울리지만, 어느날 사이카의 갑작스런 고백에 놀란다.

 

처음에는 아이에 대한 사이카의 마음이 훨씬 커 보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평범하지 않은 커플이다 보니, 그녀들이 믿고 있던 누군가에 의해 그들의 관계는 드러나게 되었고, 끝까지 아이와 함께 하고 싶었던 사이카의 마음을 외면하고 아이는 그녀와 헤어진다.

그러나 아이는 사이카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녀의 미래에 자신이 걸림돌이 될까봐 잠시 몇년 동안만 그녀의 곁을 떠나려던 것이었다.

사이카는 그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고,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전성기를 누리던 사이카가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사이카가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아이는 그녀에게 다시 찾아가 그녀를 돌보고자 한다.

 

사회적 잣대 앞에서 잠시 무너졌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아이와 사이카... 그녀들은 그저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사실 즐겨 읽거나 좋아하는 류의 소설은 아니었다.

여여커플이라니, 평소에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자고 말하고 다짐도 하지만 사실 즐겨 읽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이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마치 아이가 점점 사이카를 더 사랑하게 되었듯이 말이다.

그리고 어느새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마음이 잠시 잠깐 스며드는 그런 마음이 아니란 걸 책을 읽으며 계속 알 수 있었기에, 그녀들이 진심으로 서로를 원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아이와 사이카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생기는 감정만이 사랑으로 정의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지금 세상보다 앞으로의 세상은 더 많은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사이카의 사랑이 남들이 보기에 특이한 사랑이 아니라, 그저 보통 사람들의 사랑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랑으로 비춰지기를 기도해 본다.

더불어 그녀들이 타인의 시선에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녀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만큼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를...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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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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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 소설가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고 또 미디어를 통해서도 보았지만, 이렇게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인 듯 하다.

SF 소설집이라 나랑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잠시, 책을 읽자마자 작가의 재기발랄한 유머와 무한한 상상력에 웃고 감탄하기를 반복했다.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에는 10개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표제작인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은 짐작하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인의 시점에서 보는 사람들에 대해서 적혀 있다.

외계인의 시점에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을 말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느꼈지만 외계인의 의문처럼 정말 인간들은 알 수 없는 존재가 틀림없어 보인다.

인간들은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이들도 있으나, '헌혈' 등을 통해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들을 돕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외계인이 주목한 헌혈 후에 받는 '빵'에 대한 관점도 너무 재밌었다.

 

여러 단편들이 실려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은 '신들의 황혼이라고 마술사는 말했다'였다.

소설 속 마술사는 사람들이 창조하고 다루는 게임 속 캐릭터였지만 그저 게임 안에서조차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실하고 지혜롭게 수행하였고, 어느새 게임 밖의 사람마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마술사를 부러워한다.

 

 

(p. 92)

삶에 시달리던 사람은 그저 마술사가 이 이야기 속에서 벌이는 모헙을 점점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사람의 의지는 피폐해졌고 사람은 하루 종일 마술사의 게임을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지 재미없게 실패하기만 할 거라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다.

그저 마술사의 세상을 지켜보며 놀고 있으면 그동안은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마음만 미약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 가짜 세상에서 무엇이 아름다우며, 무엇이 추한지를 보는 일만은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로 남았다.

 

 

'이상한 녹정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상상조차 해 본적 없는 일들을 곽재식 작가의 소설을 통해 해 볼 수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뛰어난 자질의 마라톤 선수가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니, 거기다 그는 사람이 아닌 것뿐만이 아니라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어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계획과 결과도 기상천외하고 놀라웠다.

갑자기 길거리의 더러운 물을 먹으며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을 하는 비둘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하하하.

 

'슈퍼 사이버 펑크 120분'을 읽으면서 시간에 쫓겨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중에 계속 뭔가를 설치하라는 팝업이 떠서 귀찮고 짜증났었던 기억들이 문득 떠올랐고,

'판단'을 읽으면서 스스로가 꼰대임을 인정하지 않는 꼰대같은 선배들이 사소한 문제 하나로 엄청 길고 지루한 잔소리를 늘어놓는 상황이 생각나기도 했다.

아, 물론 소설 속 인물처럼 사직서를 쓰지는 못했지만... 하하하.

'지상 최후의 사람일까요'를 읽으면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재난이나 전쟁 등의 대단한 일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인구가 줄어들어 언젠가는 로봇들과 생활하는 지상 최후의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평범하게 넘어갈 수 있는 공간과 상황에서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다니, 작가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곽재식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 하하하.

어마어마한 상상력에 적재적소의 재미까지 더해져 SF소설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지고 기대치가 높아졌다.

작가의 끝없는 호기심과 유머를 또다시 만나기를 소망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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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 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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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유치원에 난입해 유치원생 3명과 교사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센가이 후히토'는 상습 마약 사범으로, 위 사건을 일으키고 도주한 후 마약을 투여했다.

그는 체포된 후 마약 복용 상태에서 사건을 일으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와타세와 고테가와는 센가이에게 형법 39조가 적용될 것을 걱정한다.

검찰에 송치된 다카사고 유치원 사건을 맡게 된 '아모 다카하루'는 용의자 센가이를 조사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 경찰과 사무관은 그가 센가이를 권총으로 살해했다고 말한다.

 

센가이를 죽인 용의자가 된 검사 '아모 다카하루', 집무실 안에는 아모와 센가이만 있었다.

만약 아모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센가이를 죽인 것일까?

 

(P. 72~74)

총소리가 들렸을 때 집무실 안에는 센가이와 검사님 밖에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주시죠.

총을 쏜 사람이 검사님 맞습니까?

하지만 모든 정황이 검사님이 총을 쏜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검사가 수사중인 용의자를 죽인 전대미문의 사건에 검찰청은 발칵 뒤집히고, 아모 사건은 미사키 교헤이가 맡게 된다.

한편, 미사키 요스케는 아모를 도와주기 위해 해외 연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해 아모 곁을 지킨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아모 검사의 변호를 꺼려하는 상황에서, 미사키 요스케는 교헤이 검사에게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상대인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를 찾아가 아모의 변호를 의뢰한다.

 

미사키 요스케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는 아모에게 불리하기만한 증거와 상황을 변화시키고, 그를 구해낼 수 있을까?

 

 

(P. 153)

방법과 기회, 동기. 그로부터 도출된 용의자, 그리고 자백.

일련의 화음에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그건 어딘가에 불협화음이 잠재돼 있다는 뜻이에요.

 

(P.156)

음악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것을 통감했다.

NO MUSIC, NO LIFE.

역시 나에게는 음악이 필요하다.

절망과 통곡이 아닌,희망과 환희의 노래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초반에 보여진 상황과 증거들이 아모 검사에게 너무도 불리해서, 반전이 있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다.

미사케 요스케와 미코시바 레이지는 명백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실날같은 희망을 건져내고, 그렇게 모두를 놀라게 한 반전과 범인을 밝혀낸다.

 

사실 범인의 정체는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지만 범행의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계속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었는데, 역시 추리소설은 보이는 대로가 전부가 아니란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는 언제나 이어져 있고, 특히 사건의 당사자들에게는 과거의 고통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과거의 일은, 언제고 현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합창 - 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은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의 어벤져스라 불릴 만 하다.

미사키 요스케 뿐만 아니라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센가이의 사건을 맡아 처음부터 출연한 와타세고테가와 형사, 관련된 과거 사건을 조사했던 이누카이 형사, 우라이 대학의 괴짜 부검의 미쓰자키 교수 등이 그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내며 등장해 우리를 즐겁게 한다.

특히 나의 최애 캐릭터인 미코시바 변호사가 나와서 너무 반가웠는데, 그 대단하고 차가운 미코시바마저 전혀 다른 성격의 미사키 요스케에게 살짝 반해버리는 모습이 보여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정말 신과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는 미사키 요스케인가... 라며 말이다^^

 

역시나 책을 펴자마자 순삭시키는 놀라운 가독성에, 매력적인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의 캐릭터들까지, 정말 선물같은 책이었다.

이번 소설로 미사키 요스케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들었다.

다음 이야기도 너무 기다려진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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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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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슬픈 반전, 그러나 죄와 처벌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는 많은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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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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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네사키시에 있는 고급호텔에서 불륜관계에 있던 남자를 식사용 나이프로 찔러 사망케 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흉기에 남아있는 지문, 피해자의 몸에 남아있는 피부 조각 등 상황증거는 모두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 뿐이었다.

사가타 변호사는 모두가 유죄를 확신하는 피고인의 재판을 맡고 변론을 준비한다.

 

(p. 19)

사가타가 사건 의뢰를 받아들이는 기준은 보수의 많고 적음도, 승산이 있고 없음도 아니다.

사건이 재미있느냐 없느냐가 기준이다.

재미있는 사건이란 무엇인가.

검찰이 쉽게 간파할 수 있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한 꺼풀 벗길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드러나는 사건이다.

예를 들면 검찰조서에 적힌 동기 말고, 털어놓기 껄적지근한 복잡한 감정과 사정이 감춰진 사건이다.

피고인을 불리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실을 규명한다.

그게 사가타의 원칙이었다.

 

-

7년 전, 다카세 부부(고지, 미쓰코)의 외동아들인 스구르가 학원을 다녀오던 길에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함께 있던 친구 나오키는 상대방 차량아 신호위반을 했고 음주운전까지 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에서는 그 진술이 신빙성과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가해 차량의 운전자인 시마즈 구니아크는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받는다.

다카세 부부는 처분 결과를 믿을 수 없었기에 가해자의 진술조서 등을 보려고 했지만 볼 수 없었고, 그들은 가해 차량의 위법 행위의 증거를 찾기 위해 여러가지로 고군분투하였으나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했고 어느덧 체념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스구르의 7주기가 다가올 즈음, 미쓰코가 치료가 어려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지는 절망에 빠진다.

그런데 7주기 다음날 우연히 간 술집에서 시마즈 구니아키를 보게 되고, 시마즈가 아무런 반성의 기미 없이 술을 마시며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느낀다. 그러던 중 시마즈를 데리러 온 아들과의 대화에서 7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고지로부터 시마즈의 이야기를 들은 미쓰코는, 자신이 그를 죽여버리겠다고 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이야기한다.

 

(p. 183)

나는 어떻게 돼도 좋아. 어떤 치욕을 뒤집어써도.

아들 원수만 갚을 수 있다면.

 

-

호텔 살인사건의 재판 진행 상황과 아이를 잃은 다카세 부부가 시마즈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흘러가는 이야기로 볼 때는 호텔 살인사건의 범인은 미쓰코이고, 피해자는 시마즈로 보였다.

이대로 미쓰코가 유죄를 받는다고 해도 시마즈에 대한 제대로 된 복수를 했다고 보여졌지만, 그대로 처벌을 받는다는 것도 조금은 서글퍼서 어떤 다른 반전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

 

물론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반성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고 있는 시마즈를 향한 다카세 부부의 상심과 고통, 분노가 너무나 공감되었다.

자신의 얼마 남지 않는 목숨과 인생을 걸고 아들의 복수를 꿈꿨던 미쓰코, 그리고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고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지키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 일일까라는 생각에 속상하고 슬펐다.

 

아... 반전을 알게 된 순간, 눈을 의심했다.

속았구나 싶었지만, 그 반전을 납득하자마자 마음속에 깊은 안타까움과 슬픔이 번졌다.

 

법정 미스터리답게 재판 진행 과정은 흥미진진했고, 반전 역시 좋았다.

내가 조금 더 센스있는 독자였다면 반전을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놀라움보다는 가슴 먹먹한 안타까움이 가득한 반전이었다.

 

-

유즈키 유코 작가의 <고독한 늑대의 피>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작가의 책은 늘 관심있게 지켜보는 편이다.

이번 사가타 사다토 변호사 시리즈는 처음 접했지만, 역시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사가타 변호사가 검사였던 시절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 <검사의 숙원>, <검사의 사명>도 출간되면 꼭 읽어봐야겠다.

 

(p. 236)

분명 죄인은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릇된 죄가 아닌, 제대로 규명된 죄가 처벌대상이 돼야 한다.

 

(p. 341)

죄를 재단할 때 중요한 것은 지금 눈앞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건 만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왜 그 죄가 저질러졌고, 왜 그 인간이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혀내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죄를 재단할 수 없습니다.

 

어떤 행동이건 거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물 위에서 치는 파도만 보는 것으론 부족합니다.

바닥까지 파고 들어가 파문을 일으킨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죄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습니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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