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2천점 당첨됐다. 뭔가 당첨되는 게 오랜만이다. 대범한 당신이 되지 못해 2천점을 눌렀는데 되다니! 되다니!

 까치에서 나온 <불안의 책>이 있지만, 아직 뒷부분을 다 읽지도 않았지만 문학동네에서 나온 <불안의 책>을 주문했당. 학생 때 이유없이 저 문제집으로 공부를 하면 더 잘 될 것 같아, 저 연필로 하면 더 잘 될 것 같아, 라는 마음으로 새 필기구와 문제집을 샀던 것과 같은 마음일까. 까치 <불안의 책>은 사무실 자리에 언제나 있는데 언제나 노란 파일들 사이에 끼어 있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새로 책이 오면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도 샀는데 미리보기로 한 두 장을 읽었을 때 그냥 꽂혀서 주문했다. 워크룸프레스 제안들 시리즈는 책도 예쁘고 텍스트도 기가 막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사서 읽은 것이라곤 나탈리 레제의 <베케트에 대하여> 뿐이었다. <이아생트>는 바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가득가득가득!!!!!!!!!!!!!!!!!!!!!!!!!!!!!!!!!!!

 손창섭의 <잉여인간>과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는 나중에 주문해야겠다. 신년에.

 <야만스러운 탐정들>도 읽고 싶은데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을 도저히 잘 못 읽겠다. 줄간격이 이상스레 좁거나 글자가 너무 크고 뭉텅이로 모여 있거나, 전에 아모스 오즈의 책은 정말 글자가 작고 간격도 좁아서 좋아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읽지 못했다. 결국 팔아버렸던 기억. <여자를 안다는 것> 다른 곳에서 나왔으면 좋겠네. 정말 좋겠네. 나오는 김에 제발 <제 5도살장>도 어디서 나왔으면 좋겠다. 학교다닐 때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그 뒤로 묘연해졌다. <제 5도살장>과 함께 떠난 친구는 어디서 무엇을 하나. 이 책이 절판인 줄 알았다면 아마 안 빌려줬을 것이다. 그런 성격.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아마 오늘도 제대로 자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매운우동을 저녁으로 먹을 거다! 그리고 더 유명한 카페에 가서 비엔나 커피도 마실 거다! 그러므로 오늘도 쉽게 잠들지 못할 거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친구와 함께 요리를 하기로 했다. 고향친구도 곧 올라와 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크리스마스는 초록과 빨강의 꼴라보데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메뉴는 닭도리탕에 매생이전이다.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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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2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갑자기 이벤트 적립금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
 

어제 점심엔 을밀대에 갔다. 추운 날엔 냉면을 먹어야한다고 부장님이 말씀하셨고 그대로 행해지리라 아멘

 

 나는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을 헛살았다고 느낄 때?

 굳은살이 배길만큼 딱딱한 운동화만 신어오다가 밑창이 말랑말랑하고 걸을 때마다 발이 떠있는 느낌을 주던 누군가의 운동화를 빌려 신었을 때. 운동화란 본디 이런 것이구나 처음 생각하게 되었을 때. 그런데 그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도 그 순간 알게 되었을 때. 뭐 엄청 슬프고 서럽고 그런 건 아닌데, 뭔가 그 어린 나이에 헛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이런 말을 하고는 소주를 마시는 사람을 힘없이 껴안고 싶었는데 앞자리에 앉아 있었으므로, 껴안기 위해 옆으로 이동하는 순간은 지나치게 길고 껴안는 행동을 어색하게 만드므로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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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이름이 음식인 경우가 꽤 있다.

호두, 초코, (누)룽지, 민트, 쿠키, 모카, 두부, 푸딩 등등. 기억나는 건 이 정도.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을 보면 음식으로 이름을 짓고 싶어지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입에 들어가는 건 귀여운 건가.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입에 들어가는 것들은 사랑스러운 건가. 

 

작가의 이름을 반려동물에게 붙여준 경우도 봤다.

단테는 강아지, 까뮈는 고양이. 까뮈의 동생으로 하루키도 들어왔다고 했다. 이야 하루키와 단테가 함께 하는 삶은 도대체 어떤 삶이냐. 궁금했지만 하루키가 들어온 집에 다시 놀러간 적이 없었다. 아쉽다.  다른 집에서 키우는 단테는 지나치게 귀여워서 심장폭행 당했다. 단테한테 심장폭행 당하다니. 기묘하도다.

 

그리고 다른 이름들.

먼지나 오후, 마누 (만우절에 데려왔기에 내가 지어줬다!). 이런 이름들은 왜 고양이한테만 붙여주나 생각해보면 빨빨거리는 먼지나 오후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의 사무실에는 겁나 멋진 토종 호랑이무늬 진돗개가 있다.(백구, 황구라고 부르듯 이 종은 호구라고 한다 흑흑 호구) 그 아이의 이름은 혜미다. 왜 혜미인지는 모르겠다. 겁나 무섭게 생겼는데 혜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선량한 눈빛을 찾으려고 했다. 이름은 역시 중요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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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사에서 뭘 보다가 메모하는 종이에 '화가 나서 접시라도 깨야할 것 같은데'라고 써두었다. 정말 화가 나서 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 써놓은 것일 수도 있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옆자리 차장님이 누가 널 화나게 했냐고 물어보았다. 민망해서 헤실헤실 웃다 자리에 앉으니 아 진짜 접시라도 깨고 싶은 마음.

 너무나 당연하게 일을 시키는 사람들을 열심히 노려보아야징.

 이 주 전에는 필립 가렐 전시&회고전을 보러 갔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월 말까지 전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관 안 영화관에서 보지는 않고 전시실 안에서 상영하는 (무려 35mm필름 영사기를 볼 수 있다능! 챠챠챠챠챠챷챹 돌아가는 소리!)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그토록 많은 시간을 보냈다>를 보고 비스듬히 바닥에 놓인 <처절한 고독>과 <폭로자>의 움직임도 보았다고 한다. 영화는 맥락을 쫒을 수 없었다. 그럴 것이라 생각은 했으나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불란서 영화를 보자니 뭐랄까 벤치에 앉아서 믿을 수 없는 풍경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찍는 사람도 찍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였으니 보는 나도 보고 싶은 것과 보게 된 것만 보았다.

 퇴근하고 집에 안 드러눕는 중이다. 카페에 가서 읽거나 쓰거나 하는데 음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물론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건 진작 알았지만. 매일 그저 드러눕고 싶은 마음. 맥주로 노곤해진 몸을 뜨뜻하게 지지고 싶은 마음이 이불처럼 나를 덮치네.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만 열심히 먹는 것 같기도 하고 먹다가 지쳐서 드러눕나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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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0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처럼 날씨 좋은 날에는 일을 제쳐두고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고 싶어요. 이번 주가 활동하기에 편안한 시기라고 하더군요. 겨울이 아닌 것 같아요. ^^;;

이름 2015-12-09 08:24   좋아요 0 | URL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큐브릭전도 하더라고요?! 날리는 눈발에 젖기 전에 보고 와야겠어용 힣힣
그래도 밤만 되면 뭔가 겨울이다 겨울이야 싶으니 몸은 따뜻하게!
 
사진의 이해
존 버거 지음, 제프 다이어 엮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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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를 마다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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