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필사 시작. 몇 년 걸릴지 알 수 없으나 재미있으니 즐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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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모 2018-03-1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가 좋은 글들이 많죠?! 필사하면 글쓰기에 도움된다고 하네요^^ 저도 기회되면 해보려구요👍

조그만 메모수첩 2018-03-19 21:45   좋아요 0 | URL
몇 년이 걸릴 진 모르겠지만, 시작해봤어요. 문장이 좋아서 쓰는 재미가 쏠쏠해요 ㅎㅎ

cyrus 2018-03-17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사는 못하더라도 죽기 전에 ‘토지 읽기‘를 시도해봐야하는데 자꾸 미루기만 하네요.. ^^;;

조그만 메모수첩 2018-03-19 21:45   좋아요 0 | URL
다른 읽으시는 책들이 많으시니 시간내기가 쉽지 않으실 거 같아요. 저는 이북이 아니었으면 못 읽었을 거 같아요 ㅎㅎ
 
페스트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
알베르 카뮈 지음, 최윤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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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편견이 있었다. 질병으로 인한 재난을 소재로 한 소설이니까, 영웅적인 주인공의 스펙터클한 이야기, 혼자 살기 위해 남을 해치는 비열한 인물들, 질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신파, 결국 질병을 이겨낸 사람들의 승리 등을 다룰 줄 알았다. 이런 편견 때문에 책 읽기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일체의 과장없이 영웅주의 없이 담담하고 건조하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그 건조한 문체 속에는 인간에 관한 통찰이 깊게 스며들어 있어 한 문장 한 문장을 주의깊게 읽지 않으면 안 된다.

알제리에 위치한 프랑스 도청소재지 오랑. 194x년 이 도시에 페스트가 돌고, 사람들은 죽어나간다. 도시는 폐쇄되고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번지며 도시는 절망에 빠진다. 그 가운데 의사 리유는 환자를 치료하며 자신의 투쟁을 전개하고, 타루를 비롯한 뜻있는 사람들은 ‘위생 보건대’를 자발적으로 조직하여 환자들을 돕는다. 까뮈는 소설적 재미를 위해서 위생 보건대를 좀 더 극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글은 쓰지 않는다. 서술자는 그들을 영웅으로 과장하지 않을 것이라 못박아 적는다. 그런데 여기서 소설의 위대함이 두드러진다. 영웅주의 소설로 갔다면 이 소설은 그저 그런 통속소설이 되어버릴 뻔 했을 것이다. 이런 과장 없음은 오히려 인간의 모습을 보다 솔직히 보여주며, 우리에게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죠, 나는 성인들보다는 패배자들에게 더 많은 연대 의식을 느낍니다. 나는 영웅주의라든가 성스러움 따위에는 취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이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신앙의 난제, 왜 신은 죄없는 사람에게 비극적 재난을 무차별로 가하는가, 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었다. 파늘루 신부의 강론 장면은 그 생각을 보여준다.

“죄 없는 자가 두 눈을 잃었을 때, 기독교 신자라면 신앙을 잃거나 혹은 두 눈을 잃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파늘루는 신앙을 잃고 싶지 않은 거고, 그는 끝까지 갈 겁니다.”

재난과 사고로 이유없이 죽는 사람들에 대한 신의 뜻. 제도로서, 과학의 발전으로서 재난을 막기 위한 인간의 선한 노력은 끝없이 추구하되 나머지는 신의 믿음에 맡겨야 한다는 것. 신의 사랑은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그 불행의 당사자는 둘 중 하나을 택해야 한다. 신을 택하거나, 버리거나.



또한 페스트는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 것 같다.
1. 오랑시에 퍼진 질병으로서의 페스트. 이걸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사람은 의사 리유.
2. 신의 경계.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도 신앙을 버리지 말아야 함. 이걸 강조하는 사람은 파늘루 신부.
3. 인간의 악한 본능. 특히 살인 본능. 이걸 이겨내려고 하는 사람이 타루.
작가는 실제 페스트든 비유적 페스트든 그것을 이겨내고 받아들이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형상화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신도, 절대적 가치도 갖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허우적 대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서로 결속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 본다.





* 역자 해설에 이런 내용이 있다.
“카뮈는 <알제리 해안에 위치한 그저 그런 프랑스의 도청 소재지에 불과한> 도시 오랑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점령하에 탄압받았던 프랑스를 상징하며, 등장인물 타루와 리유를 주축으로 하는 보건대는 레지스탕스 운동, 즉 항독 저항 운동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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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21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스트》는 《이방인》보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방인》이 워낙 유명해서 한 번 읽어봤는데 어려웠어요. 뫼르소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

조그만 메모수첩 2018-02-22 00:51   좋아요 0 | URL
전 까뮈 작품으로 처음 읽었는데 한동안 까뮈는 좀... 가을에나 읽을까요. 작품이 좋은 건 인정하는데 한 장 읽다가 자고.. 또 한 장 읽다가 자고 그랬습니다 ㅠㅗㅜ

나비종 2018-02-22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에 관한 통찰이 담겨있는 작품들은 대개 밋밋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 느낌으로요. 읽고 나면 두부처럼 담백한 여운이 길게 남는 경우 역시 많더라구요.
<페스트>는 번번이 첫 부분만 수차례 읽다 집어던져버린 책인데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3-17 03:31   좋아요 0 | URL
중간 중간 지루해서 몇 번을 책을 덮을까 하다가 저의 첫 까뮈 작품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이를 악물고 읽었어요. 인간통찰의 담백함에 동감합니다. 덧글 감사드려요.
 
[eBook] 일하는 세포 01 (특별체험판)
시미즈 아카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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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 길치지만 누구보다 책임감 뛰어난 적혈구AE3803, “죽어라 잡균!” 무시무시한 피투성이 전사지만 마음결 고운 백혈구1146, 혈소판, 매크로파지, 호산구 등 혈액관련 세포를 의인화한 만화.

권당 약 4편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고 현재 4권까지 발매되어 있다. 몸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내용인데 상당히 재미있고, 의사들의 트윗에 따르면 의학적 내용도 상당히 정확하다고 한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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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2-16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그만메모수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그만 메모수첩 2018-02-16 14:35   좋아요 1 | URL
제가 먼저 인사드려야 하는데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한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Via @dissectt ( twi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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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릭스와 골의 12보물 아스테릭스 9
르네 고시니 글, 알베르 우데르조 그림, 성기완.오영주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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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통치기의 로마. 갈리아 지방은 이미 로마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고 그 땅에 살던 골족 역시 땅과 운명을 같이 했는데 프티보눔 근처의 한 마을만은 유일하게 로마군이 정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마을엔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우는 못말리는 골족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 더군다나 그들에겐 사제 파라노믹스가 만드는 마술물약이 있어 그 물약을 먹으면 천하장사가 되기에 로마군은 이 마을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이 마을에 사는 전사 아스테릭스와 그의 친구 오벨릭스가 작품의 주인공들이다.

유머가 가득하고, 투닥투닥 싸우는 장면은 많이 나오지만 사람이 죽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강자이자 정복자인 로마군들은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되지만 그들은 그저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풍자될 뿐이다.

만화를 따라 읽다보면 자연스레 로마 제정기 프랑스 역사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1960년대에 나온 작품이다 보니 각종 패러디를 못 알아챌 수도 있는데 번역자가 정성스레 각주를 달아 깨알같은 재미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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