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정원
Dodinsky 지음, 김주연 외 옮김, 아만다 카스 그림 / 윌드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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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마디 말보다 한마디가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바쁘디 바쁜 일상에 우리는 책 한 장도 읽을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은 별로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채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과정이 존재하고 결과가 나오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도딘스키의 생각의 정원은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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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마디보다 한마디의 힘

30장도 채 되지 않는 책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책이 가진 힘은 장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는 사람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 책을 한 장을 읽던, 한 권을 읽던, 1번을 읽던 10번을 읽던, 그 사람이 책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면 그 책은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도딘스키의 생각의 정원은 그런 책이다. 짧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남겨주는 책. 그 짧은 메세지를 1분이고, 10분이고, 1시간이고, 1번이고 10번이고, 100번이고 곱씹어봐도 계속해서 가슴에 남아 의미를 전달해주는 그런 책. 한 마디의 구절만큼이나 감동을 주는 아만다 카스의 그림은 그런 도딘스키의 한마디 한마디들을 보다 의미있게 만들고 전달력을 보다 강하게 한다.


생각의 정원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부분은 '당신이 꿈을 향해 나아갈 때, 때때로 사람들은 이런 저런 말들을 던집니다. 빗발치는 여론은 무시하세요. 오직 당신의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세요. 그 길이야말로 항상 당신의 진실된 마음에 대해서 당신에게 속삭여 줄 것입니다.'라는 글이다.


우리는 무언가 도전을 할 때 앞서 지나간 사람, 혹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으려 하곤 한다. '그거 어땠어요?' 혹은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하면 되겠죠?'라고 말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라는 속담처럼 이렇게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해보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조언은 조언일 뿐, 그들의 조언으로 인해 내가 마음이 가는 일을 그만두고 접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가 있다. 정말 힘들고 지치지만 바로 무언가 위로의 한마디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힘들지? 다 잘될거야.' 우리는 이 쉬운 한마디를 생각보더 쉽게 듣지 못한다. 항상 주변에는 우려 섞인 시선, 그리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내뱉는다. 왜냐하면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심성은 두꺼워지면서 겨우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벽을 만든다.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걱정이 아니라 위로의 한마디인데도 말이다.


그럴 때 생각의 정원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누군가는 말이 두루뭉술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고 칼날같은 평가가 아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도, 누군가에게 물어봐도 누구나 그렇게 칼같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다 잘될거야.'라는 위로의 한마디는 정말로 듣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조언을 구하면 긍정적인 말을 해주려 애쓰는 편이다. 앞으로는 긍정적인 한마디와 함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위로가 되는 책인 생각의 정원을 추천해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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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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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지구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해 행동할 수 있을 지도 알고 있다. 단지 우리는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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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는 다양한 오염문제 중에서도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의 플라스티키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를 의미한다. 저자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는 금융권에서는 유명한 로스차일드가의 인물이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는 해양 오염을 걱정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12500개의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티키를 타고 모험에 나선다.


플라스티키가 항해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16,000 Km에 해당하는 긴 거리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도 플라스티키가 12,500개의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배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에서 저자는 단순히 플라스티키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 뿐만 아니라 플라스티키를 만들어나가는 과정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플라스티키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역시 쉽지 않다. 단순한 배가 아니라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의 재료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들이 플라스티키를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만 해도 쉽게 볼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플라스티키, 그리고 이 항해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면서 길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가게 된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이라 비난할 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신념을 오랜시간 이끌어나가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누군가가 이런 행동으로 아주 작은 변화라도 보인다면 그의 도전은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긴 시간, 큰 노력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티키는 항해 역시 만만치 않다. 바람에 영향을 크게 받고, 뙤약볕에 노출된 플라스티키 위에서 항해하는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1만 6000킬로미터의 항해에 성공한다. 그때만큼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는 로스차일드가의 막내아들이 아니라 플라스티키의 선원 중 한명이자 해양 오염을 걱정하는 일원이다.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는 한 편의 항해일지로도 손색이 없다. 일반적인 선박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선박에서의 항해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세부적으로 인물에 따라, 그리고 환경문제와 접목해서 전달하는 방식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무엇보다 항해일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와 테마로 전달해주는 이야기는 책의 다양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정말 사소한 계기로도 변할 수 있다고 한다.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라는 책, 아니 항해일지가 플라스틱에 대해, 해양 오염에 대해, 그리고 환경 오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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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 - 미래경제의 패권은 결국 어디로 흐르는가
제임스 데일 데이비드슨 지음, 이은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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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니 거의 상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미국은 경제대국이다. 세계최고의 나라이며, 군사면 군사, 경제면 경제, 다방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나라다. 지금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서도 미국이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말이 있다. 꿈의 나라 미국. 과연 미국은 정말 지금도 여전히 꿈의 나라일까? 적어도 이 책,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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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그 하고 많은 나라 중에 라틴아메리카 문화권에 속한 브라질을 미국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라틴아메리카 문화권, 그리고 브라질은 무척이나 가난한 나라이다. 그저 축구를 잘하는 나라. 축구화도 없이 축구 연습을 하는 아이들의 나라. 이것에는 일단 우리들에겐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주의, 그리고 문화적 차별주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브라질은 한때 가난한 나라였고, 지금도 일부 극빈층이 존재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극빈층은 모두 존재하고, 브라질역시 극빈층이 존재하는 동시에 부를 거머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에서는 단순히 이런 것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로 브라질 자체의 경제구조와 풍부한 자원에 대해서 말이다.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에서 말하는 것은 현재 미국은 위기이고, 브라질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위기에 대해 그리고 브라질의 기회에 대해 경제와 자원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포스팅을 통해서는 단면적인 부분 외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의 저자인 데일 데이비드슨의 이야기는 꽤나 구체적이다. 단순히 이래서 이렇다가 아니라 다양한 사전지식과 정보들을 제공해준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는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불필요하게 부연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핵심만 정리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고 다양한 시선, 정보에 대해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너무나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특히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를 읽다보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이론에 근거한 이야기는, 보다 지식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인문학이 인간을 위한 문학이듯이,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의 장르 자체는 경제경영도서일지 몰라도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미국인 브라질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그것을 타당하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반적인 사회 경제와 이전의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져야 한다.


애덤 스미스나 맬서스 이론,  부채주의 경제대공황, 인구통게학, 애너지, 비만,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미래를 위한 데일 데이비드슨의 방향 제시나 미국의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시선도 꽤나 독특하다. 일반적인 것 같으면서도 냉철하고, 때로는 고집스럽게 미국의 문제와 브라질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를 보다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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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슈퍼 리치의 종말과 중산층 부활을 위한 역사의 제언
샘 피지개티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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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 풍요속의 빈곤.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이 문장은 지금의 세계 경제를 표현하기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자. 하지만 열심히 일해도 사람마다 버는 돈의 차이는 천지차이고, 우리는 이 간격을 메우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지만 그럴 수록 왠지 간격이 더 커지는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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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대통령 선거의 쟁점은 경제였다.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지만,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 그리고 풍요속의 빈곤은 여전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문제라기보다는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 말하는 전세계적으로 부를 가진 슈퍼리치들의 욕망에 의한 것이니까.


버는 사람은 돈을 더 버는 시대. 우리는 자본에 의해 흘러가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어느 시대든 사상이나 체제는 결국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이 되고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는 더욱 더 견고하게 슈퍼리치들의 세를 불려주고 있다. 부자들이 흔히 말하는 이야기, 대기업들이 흔히 말하는 이야기는 대기업들이 더 크고 부자들이 성장해야 경제가 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돈을 번 대기업은 돈을 풀 생각을 하지 않거나 해외에 투자하면서 국내 경제를 침체시키는데 공조한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소위 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돈이 아무리 많이 들어가봤자, 그들이 쓰는 돈에는 한계가 있다. 돈이 많은 부자가 100억을 번다고, 50억을 밥을 먹고 옷을 사는데 쓸까? 하지만 서민들은 돈이 부족해서 오히려 아끼고 있다.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는 중산층의 부활을 이야기한다. 중산층이 부활해야만 경제가 번영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위해선 최고 소득세율 정책을 이야기 한다. 이전에 부자들에게 90% 세율을 적용하던 시절로 회귀하는 것이다. 금권정치에 대한 비판이다.


부자들이 지금 이 시대에 미국에서 호화스러운 삶을 살게 되고 모든 부를 독식하는 슈퍼리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왜 탐욕에 눈이 멀어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는 것에만 혈안이 된 것일까? 사람들은 왜 슈퍼리치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정말 슈퍼리치가 사라지고 중산층이 증가한다면 경제는 나아질 수 있을까? 다양한 질문에 대해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이야기를 한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는 더 가혹하고 더 고달파지고, 불평등한 사회의 사람들은 평등한 사회의 사람들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5배, 병적 비만에 고통받을 확률이 6배나 높다고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말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부의 불평등은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 더 좋은 문화, 더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결국 그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부의 독점은 전 세계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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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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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순간에 영웅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는 쉽게 접해볼 수 있다. 라스트 폴리스맨처럼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거대 괴수나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게 영웅의 등장이나, 혹은 위대한 인물로 묘사된 누군가의 의해 가까스로, 극적으로 해결이 되고 평화로운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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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스트 폴리스맨의 이야기는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0%에 수렴하던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은 어느샌가 100%가 되어버리고, 인류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오직 몇개월 뿐이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평소에 보이지 않던 모습을 보이게 된다. 라스트 폴리스맨의 전제는 지구에 부딪히려는 소행성이 빗겨나가거나 파괴될 수 없다는 전제에 진행된다.


사건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맥도날드의 화장실. 너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한 한 사내는 자살로 판정되지만, 한 형사는 그의 죽음에 석연치않은 구석이 있다고 믿으며 섣불리 자살로 판단하길 거부한다. 인류 종말의 시대에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은 쉽게 자살하고, 자신의 업무에서 벗어나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떠나는데 그는 왜 하필 한 사내의 죽음에 관심을 가진 것일까?


책의 제목인 라스트 폴리스맨이란, 사람들이 인류 종말에 다가오면서 자신의 업무보다는 유희와 쾌락, 일탈을 꿈꾸고 행하고 있을 때 여전히 형사로서 자신의 임무와 책임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가 그렇게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차피 몇개월 남지도 않은 삶에서 그가 그토록 열심히 범죄자를 잡고, 자살로 판정된 사건을 들쑤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에 인류 종말 영화가 영웅을 이야기했다면, 라스트 폴리스맨은 종말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자살을 하는 사람, 마약에 빠진 사람, 무언가 살아남은 사람, 그리고 미래의 인류를 위해 무언가를 남겨두고자 하는 사람, 혹은 살아남았을 때를 대비해 어떻게든 돈을 벌어 비상식량과 무기를 구비해두는 자. 과연 나는 어떤 사람에 해당될까?


라스트 폴리스맨은 소설이다. 인류종말의 우울함을 표현하는 배경 속에서 진행되지만, 하나하나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추리장르에 가까운 소설이다. 사소한, 미심쩍음으로 인해 시작된 살인사건일지도 모르는 사건에 대한 조사가 마지막 형사가 된 주인공에 의해 하나하나 파헤쳐지게 되고, 그는 사건을 진행하는 동시에 점점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두가지 흐름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라스트 폴리스맨의 이러한 신선한 배경, 그리고 스토리의 진행은 처음에는 다소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은 우울해하고 무기력해하거나 그와 아예 반대로 일탈하여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오직 주인공만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의 이런 모습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남들이 다 그렇다는 일에 왜 자기혼자 저렇게 난리일까 하는 생각.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는 아마 인류 종말이라는 배경에 의한 감히 예상할 수 없는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라스트 폴리스맨의 매력은 불안정함에 있다. 우리는 감히 종말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이 종말 앞에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 확신을 할 순 없다. 갑자기 이야기를 하던 친구가 다음날 아무 이유 없이 자살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것이 라스트 폴리스맨의 세계관이다. 라스트 폴리스맨에 영웅은 없다. 그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라스트 폴리스맨'만 존재할 뿐이다. 여담이지만 라스트 폴리스맨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각각 소행성 출돌6개월 전, 77일 전, 충돌 후(예상), 주인공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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