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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장석훈 옮김 / 판미동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때인가 윤리 책에 소크라테스, 부처님, 예수님이 세계 3대 성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표현이 맘에 들지 않았다. 예수님을 믿는 내 입장에서는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성인이라는 범주에 들어가 있다는 것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내게 분명했던 사실 중 하나는 소크라테스, 붓다, 예수님이 모두 이 땅에서 숨을 쉬면 살았던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신앙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이들의 삶과 가르침을 전달한다. 소크라테스, 붓다, 예수님을 각자 따로 생각하고 공부하고 그들이 설파한 가르침을 공부하였던 적은 있지만 이들 세 사람을 한 자리에 묶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에 세 사람을 묶어서 설명한 이 책이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부분은 역사가의 관점에서 세 사람의 전기를 각각의 소주제에 따라 설명하였고, 후반부는 5개의 주제로 나누어 이들 세 명의 스승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였다.
내 입장에서 봤을 때, 저자는 1부 1장부터 상당히 파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의 첫 질문은 과연 세 명의 스승이 실존 인물이냐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 나로선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저자는 첫 질문으로 던진 것이다. 신앙인이 아니라고 가정하여 예수님은 그렇다 치자. 소크라테스나 붓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저자의 답은 의외로 세 사람의 존재를 증명할 확실한 자료는 ‘없다’라는 것이다.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답변이었다.
의외의 질문과 의외의 답변이었기 때문일까?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왠지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속속 드러날 것 같은 생각에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파격적인 첫 질문 이후로는 나를 충격에 빠뜨릴만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 세 사람을 교차로 설명하면서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사실 예수님을 믿는 자로써 좌우로 치우침 없이 객관적으로 보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분명하게 깨달은 이들의 공통점은 세 사람의 스승은 인간에 대한 탐구, 관심, 사랑, 자비 등 무엇이라고 표현하든지 간에 그들의 시선이 인간에게 오롯이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향한 이들의 마음은 무지한 자를 깨우치고자 하는 노력으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자비로, 죄에서 깨끗함을 얻게 하는 사랑으로 드러난다.
이 책은 가볍지도 그렇다고 아주 무겁지도 않다. 1부에서는 흥미롭게 읽을 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어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만약 종교적인 생각을 배제한 채 이들 삼인의 스승이 살아온 삶과 가르침을 비교해보며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