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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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참 궁금한 게 많았다. ‘이게 뭐야, 이건 뭐야, 왜 그런데라고 하면서 끝없이 질문을 던졌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궁금한 게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아주 극소수의 것들에만 관심을 쏟을 뿐이었다. 그러다 딸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끝없는 질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도 덩달아 수많은 것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주 철학적이거나, 지적인 것들에 대한 궁금증은 아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딸아이와 함께 찾아보기 시작했을 뿐이다. 가벼운 일상에서의 궁금증이었지만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적지 않았다.

 

아마 많은 이들이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어린 시절을 지난 후 어느새 모든 것에 무덤덤하고, 무관심한 어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그런 삶.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정말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들 중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것들도 많지만 깊은 사고의 길로 우리를 이끄는 그런 궁금증도 있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하나씩 풀어나간 라디오 프로그램이 바로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문득 묻다라는 코너였고, 2011년 이후 이 코너에서 다룬 내용 중 꽃, 먹거리, 말에 대한 내용을 추려 책으로 출간한 것이 바로 <문득, 묻다 - 첫 번째 이야기>이다.

 

내용들이 상당히 재미있다.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내용들이 처음 들어본 이야기들이었고, 그 중에는 상식선에서 알고 있다 가벼운 대화의 주제로 활용해볼만한 이야기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벼운 이야기라고 진짜 그렇게 가볍게만 읽은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 속에서 문득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인문, 역사, 문학, 예술, 과학 분야를 넘나들며 다룬 이야기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다. 그 세계에서 독자들은 또 다른 지적 유희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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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책고집
최준영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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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생각을 우직하게, 꿋꿋이 밀고나가야 할 때도 있다. <최준영의 책고집>은 바로 저자의 책에 대한 고집을 보여준다. 저자가 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책 읽기가 오래된 습관이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이어야 인용이 가능하고, 책을 읽는 시간이 바로 사색과 상상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자의 책고집은 지난 1년 간 일주일마다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 그에 관련된 책을 읽는 공부로 이어졌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책 공부를 위해 읽은 300권과 각 주제에 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자신이 쓴 글을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하여 소개한다. 나를 찾는 책 읽기, 앎을 찾는 책 읽기, 일상의 책 읽기.

 

묵직하면서도 참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참 많이 공감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당연히 많이 써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해야 좋은 문장을 쓸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병행해야 한다.

 

잠재적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품인록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저자와 다르게 평가하는 인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내 생각도 저자의 생각과 비슷했다. 22인의 행보가 품인록의 평가와 다를지, 아니면 비슷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책들이 출간되는 시대라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될 때가 적지 않다. 그 때 저자가 이 책에서 주제에 맞게 권해주는 책들을 선택해서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때 저자의 말처럼 천천히 거듭해서 항상 질문을 던져보라. 나를 찾고, 앎을 찾고, 일상의 특별함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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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 유치곤 - 전설이 된 빨간 마후라
차인숙 지음 / 시간여행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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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어렸을 때 자주 불렀던 노래다. 그 당시 빨간 마후라라고 하면 비행기 조종사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빨간 마후라를 하고 비행기를 조종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러다 나중에 이 노래가 빨간 마후라라는 영화의 주제곡이었고, 영화 속 나관중 소령의 실제 모델이 한국공군 유일의 203회 출격 기록을 보유한 유치곤 장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다, 유치곤>은 바로 그의 일대기를 소설로 그려낸 작품이다.

 

유치곤 장군은 일제 강점기 하에서 그저 하늘을 날고 싶다는 마음에 소년비행병으로 입대한다. 일본이 조선인 비행사를 뽑은 이유는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이다. 바로 가미가제 특공대. 다행스럽게 유치곤은 일본의 패망으로 무사히 조국으로 돌아온다.

 

이 책은 유치곤의 장군의 일대기를 그리는 한편 일제 패망 과정과 한국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 중 하나는 치곤에게 조국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히로시 선생의 한 마디였다.

 

역사는 가만히 있는 게 아니야. 돌고 돈다네. [중략]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조선은 언젠간 부활할 거야. [중략] 국가와 국왕 그리고 부모가 지켜주지 못했다고 영혼까지 빼앗겨서야 되겠는가”(p.69)

 

아마 우리의 선조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한 목숨을 버렸던 것은 아닐까? 또한 이런 생각이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유치곤 장군의 생각에도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뿐만 아니라 이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그래야 한다고 던지는 비수와 같은 한 마디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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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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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할 때 근묵자흑이라는 4자 성어를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 4자성어가 던지는 뉘앙스는 나쁜 놈 옆에 있는 놈은 결국 나쁜 놈이 된다는 조금은 안 좋은 느낌의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미조구치와 오카다의 관계를 보면 말이다.

 

미조구치와 오카다는 한 마디로 뒷골목 하류 인생이다. 부스지마라는 보스 밑에서 이들이 하는 일이란 게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후 합의금을 뜯어내거나 불륜 현장을 덮쳐 돈을 갈취하는 등 세상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자면 그냥 동네 양아치나 할 만한 짓들이다.

 

그렇고 그런 삶을 살던 어느 날 오카다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누군가를 울게 하는 일이라며 이제는 누군가를 웃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미조구치 곁을 떠나고자 한다. 오카다의 가슴 깊이 담겨 있던 이 말은 아무렇게나 툭 던지는 말은 아니었다. 그의 내면 깊숙이 담긴 그의 본질적인 면이었다.

 

오카다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부터 반 친구들이나 담임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애쓰는 정의감이 강한 학생이었다. 그런 마음이었기에 비록 뒷골목 하류 인생을 살면서도 아버지에게 학대받는 아이를 위해 조금은 엉뚱한 일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오카다의 마음은 어느덧 파트너인 미조구치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미조구치는 한 때 자신과 오카다가 저지른 모든 일을 오카다에게 떠넘기는 인물이기도 했지만 오카다가 사라진 후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마음을 가진 인물로 조금씩 변해갔다(물론 그가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람의 선한 마음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세상. 이것은 아마 모든 사람이 꿈꾸는 세상일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남은 날은 정말 전부 휴가인 듯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일으켜 세워주는 그런 세상에서의 날들이 어찌 휴가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사카 코타로. 처음 만난 작가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이 하루 빨리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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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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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은 책을 보면서 영화를 보는 듯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이미지로 떠오르는 책이다. 글로 된 장면을 이미지로 만들어내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런 류의 소설이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이게이트에서 시신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된 기사에서 다룬 살인 사건의 내용이 긴장감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오호, 이 사건이 셜록 홈즈가 나서서 해결할 살인 사건인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라이엔바흐 폭포에서 이루어진 셜록 홈즈와 그의 맞수라는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의 대결로 두 사람이 죽었는지 혹은 실종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셜록 홈즈가 이 책의 주인공이 아니란 걸까?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은 셜록 홈즈가 아니다. 소설 곳곳에서 셜록 홈즈와 왓슨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들이 사건을 풀어헤치는 주인공이 아니다. 그렇지만 셜록 홈즈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전혀 다른 소설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 속에는 홈즈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셜록 홈즈와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 할까? 홈즈 때문에 망신을 당했지만 그 때문에 역으로 그를 추종하게 된 애설니 존스 경감. 또한 홈즈에게 왓슨이라는 친구가 있었다면 존스 경감의 옆에는 클래런스 데버루라는 미국 범죄계의 거물을 뒤쫓아 영국으로 온 프레덕릭 체이스가 있다.

 

두 사람은 영국의 범죄계를 장악하려는 클래런스 데버루를 함께 뒤쫓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 이것이 아닌가 싶다. 긴장감이 사라질만하면 다시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쫓아가다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일단 책을 펼친 사람이라면 결코 한 눈을 팔지 못하도록 끝없이 새로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거기에다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 물론 어느 정도 반전을 기대하고 예측하고 있었지만 내 생각과는 정반대되는 반전이었다. 소설 곳곳에서 이를 알려주는 단서들이 숨어 있었는데 이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너무 아쉽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분이라면 작가가 숨겨놓은 단서로 마지막 반전을 예상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셜록 홈즈의 작가로 지정된 앤터니 호로비츠. 앞으로 그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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