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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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을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사람은 외모를 가꾸고, 어떤 사람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키워 나간다. 이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방법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 글쓰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하지만 글쓰기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쩌면 가장 강력한 무기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의 삶을 통째로 뒤바꿔놓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강력한 글쓰기의 힘을 주장하는 사람이 바로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다. 그는 소심함과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서른 넘은 나이에 혹독한 훈련을 통해 지금은 칼럼, 블로그, 단행본, 논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유머를 곁들여, 때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글씨기 여정을 들려준다. 그가 들려주는 여정을 들여다보면 글쓰기를 향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가슴 깊이 느껴진다.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그렇다고 그냥 열심히 쓰세요, 그러다보면 글쓰기가 점점 나아집니다, 라는 말로 끝을 맺지는 않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글쓰기 훈련에 더해 저자가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2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세세하게 설명한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글쓰기 노하우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쓰기 방식이 유쾌하고 책 제목 그대로 서민식 글쓰기이기에 더없이 유익하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물론 책의 주제와 관련이 없지만 언뜻 비친 저자의 생각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부분도 있다. 비선조직 파문과 땅콩 사건을 빗대어 설명한 부분 말이다.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실패와 낙담 속에서 그만의 방식을 찾아낸 서민 교수처럼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들려줄 날이 올지도, 아니 분명히 그럴 것이기에. 또한 자신만의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삶을 만들 수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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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1
조지 오웰 지음, 이수정 옮김, 박경서 해설 / 코너스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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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코너스톤 출판사의 책들이 가진 여러 장점들에 대해 말씀하신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분이 말씀하신 여러 장점 중에는 손에 쏙 들어오는 책 크기,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등이 있었다. 이번에 읽은 코너스톤의 세계문학 컬렉션을 보니 그 분의 말이 얼마나 적절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도서 정가제 이후 책값이 부담스러워 외국 원서처럼 값싼 도서가 없을까 했는데,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도서여서 무척 반가웠다. 그렇다고 이 책의 번역이나 디자인 혹은 구성이 다른 책과 비교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어떤 점에서는 훨씬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번역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번역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제 출판사 이야기 말고 책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조지 오웰, 하면 떠오르는 책은 당연히 <동물농장><1984>이다. 두 책 모두 어렸을 때 읽었지만 세월이 흘러 어떤 내용인지 가물거렸다. 그래도 <동물농장>의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했던 이유는 중간 중간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본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늙은 돼지 메이저 영감은 인간의 탄압에서 벗어나 모든 동물들이 평등하게 지내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연설에 자극을 받은 동물들은 돼지들을 주축으로 농장주인 존스를 내쫓고 동물들만의 농장인 동물농장을 세운다. 혁명에 성공한 후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은 동물농장을 운영하는 일곱 계명을 세우고, 모든 동물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나폴레온의 교묘한 속임수에 넘어간 스노우볼은 동물농장에서 추방되고, 나폴레온과 그를 추종하는 돼지들은 기존의 원칙들을 바꾼 후 교묘한 선동 작업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개들을 이용해 동물들을 위협하고 억압한다. 이제 동물농장은 존스가 운영하던 장원농장과 별반 차이가 없는 곳이 되고 마는데....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을 쓴 이유는 스탈린의 독재 체제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책을 쓸 당시 연합군의 일원이었던 소련을 대놓고 공격할 수 없었던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에 빗대어 러시아 혁명, 스탈린, 스탈린 체제의 사회상을 고발하고자 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20세기 초반의 사회, 정치 문제를 다룬 정치 풍자 소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20세기 초반의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그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뒤틀어진 모습을 여전히 비꼬고 있다. 특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추방당한 스노우볼의 음모로 돌리는 나폴레온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들의 행태와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종북을 외치는 자들, 수구꼴통을 외치는 자들. 그들의 모습과 말이다.

 

뿐만 아니다. 이 작품은 정치적 문제를 넘어선 이야기를 들려준다. 복서의 모습이 그렇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된다, 나폴레온이 하는 말은 무조건 옳다, 라는 신념을 가진 그가 마지막 순간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쉼 없이 일하다가 결국은 편안한 휴식 없이 사회의 한견으로 밀려난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 책은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사람의 눈길을 끄는가 보다. 이미 지나간 이야기에 대한 풍자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의 삶을, 정치를 비꼬고 있기에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궁금증도 든다. 과연 메이저 영감이 꿈 꾼 세상이 현실로 다가올지? 그 때가 언제일지? 이에 대한 답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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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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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은 표지에 경고문처럼 보이는 글들이 담겨있다. ‘반드시 천천히 읽을 것’ ‘의심하라 생각하라 비틀어라 그리고 뛰어들라’ ‘픽션이야말로 현실의 미궁에서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등등. 왠지 모르게 소설책을 본다는 생각보다는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표지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이 우연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가 바로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직업적 특성이 표지에도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 용이 있다>라는 제목도 눈길을 끈다. 용이라고 하면 상상의 산물인데, 용이 있다는 표현이 주는 의미가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가며를 읽는데 여기 용이 있다의 의미가 고대의 미완성 지도에서 용을 사용하여 최악의 협곡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경고와 한계의 표시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좀 더 은유적으로는 지식의 끝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픽션의 세계를 가리킨다는 의미이다.

 

오호, 기대가 점점 커진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될까, 궁금해졌다. 게다가 이 책이 스페인에서 청소년과 젊은 독자층의 큰 지지를 받는 만데라체 상 2015년 수상작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113편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이 책을. 어떤 글은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고 어떤 글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생각이 그려진 에세이 같고. 여하튼 한 마디로 정의하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하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각각의 픽션들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나 동일한 이름의 남자들이 묻힌 바레아 씨의 일곱 무덤등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면을 기묘하게 묘사하는 듯한 느낌이 받기도 한다.

 

닮은꼴은 우리나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떠올리게 하였다. 왕보다 더 왕 같은 남자와 대통령보다 더 대통령다운 닮은꼴의 이야기. 유쾌하다. 제목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실리지 않은 어느 기억상실증 환자의 기억은 페이지를 보고 1-2초 뒤에야 그 의미를 깨닫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기가 막히다. 상상력의 끝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천천히 읽으라는 표지의 경고문이 결코 그냥 실린 글이 아니었다. 이 책은 천천히 읽을 때 더 깊은, 더 놀라운, 더 기묘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각각의 글에 용이 있음을 깨달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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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역사 시간 - 우리 역사를 외면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실체를 밝힌다
이주한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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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한심하다. 분노가 치솟는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느꼈던 감정이다. 어떻게 이런 왜곡의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걸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면서도 아무런 자책감도 없는 걸까?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자신들이 만든 틀, 아니 자신들이 만든 틀도 아닌 일제의 식민사관의 틀 안에서 역사를 뒤틀어버린 이들이 이 땅의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를 책임지고 검증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의 왜곡은 첫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가장 먼저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문자 유무로 구분하는 방법, 사람이 아니라 도구로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이 지닌 오류를 지적한다. 이런 분류법에 담긴 오류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방식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주었다.

 

문제는 이런 오류가 책 전반에 걸쳐 지적하는 역사 교과서의 오류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미미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고조선에 대한 왜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단군이 세운 조선의 역사를 신화로 돌리면서 고조선의 역사를 시간적으로, 기술적으로 축소시킨다. 이런 역사 왜곡이 1차 사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역사적 사료들은 오히려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과는 정반대되는 사실을 들려준다. 도대체 이런 역사 왜곡이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일까?

 

심각한 역사 왜곡은 이 땅의 주류사학들에 의한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틀에 맞지 않는 주장은 별다른 확인절차도 없이 재야사학 혹은 극단적 민족사관으로 매도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제시하는 역사적 틀은 어떤 것일까? 이들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일제 식민사관의 주창자들에 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이들은 겉으로는 식민사관을 배척하지만 그 속내에는 식민사관의 주장이 뿌리 깊이 박혀있다.

 

이들이 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역사는 우리의 역사가 아니다. 중국의 역사이고, 일본의 역사이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답답하고 또 답답하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남이 있음은 역사학계에서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올바른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국사 교육은 .....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능력을 길러주는 데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 (p.35 / 국정 <고등학교 국사> 머리말 중에서)

 

국정 교과서에 실린 이 말에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학자들이 우리 아이들의 역사를 담당하는 그 날, 진정한 한국사라고 부를만한 한국사가 기록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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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티에리 코엔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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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때때로 출판사를 보고 책을 고르곤 한다. 각 출판사마다 나름의 기준과 향취가 있어서 어떤 출판사의 작품은 내게 맞지 않지만 어떤 출판사의 작품은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작품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러 출판사 중에서 내가 주저 없이 선택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밝은세상이다. 이 회사의 작품 선정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장르 혹은 작가의 작품들이기에 그렇다. 그랬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책은 내 취향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었다. 너무 황당하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은 어린 아이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에 놀란 주인공이 자신과 같은 날 죽는다는 사람들을 찾아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를 위한 소설적 장치가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자신도 무슨 말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어린 조카의 입을 통한 말에 충격을 받은 노암의 모습도 그렇고 같은 날 죽는다는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는 예언자 사라의 존재도 그렇고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적 장치는 기대했던 것과 달랐지만 작품의 내용은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어렸을 때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트라우마를 가진 노암이기에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노암이 여러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따뜻하게 다가온다. 쥘리아를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더욱 그러하다.

 

이번 작품이 조금은 내 생각과 달랐지만 밝은 세상의 책은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서늘해지는 가을 날씨에 따뜻한 느낌을 받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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