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 (반양장) - 변함없는 8가지 핵심 자질
존 R. 스토트 지음, 김명희 옮김 / IVP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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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삶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존 스토트 목사님은 급진적 제자로서 살아가야 할 8가지 핵심 자질에 대해 설명한다.

 

<제자도>는 존 스토트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긴 고별사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우리 교회 목사님이 제자도에 대한 설교를 시작하면서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다. 책을 읽고, 또한 교회에서 8번에 걸친 설교를 들으면서 진정한 제자의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존 스토트 목사님은 제자의 핵심 자질로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 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죽음을 들고 있다. 언뜻 보면 제자도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자질도 있지만 책을 읽고 나면 존 스토트 목사님이 8가지 자질을 꼽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160페이지 분량의 많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너무나 깊어 한 번만 읽고 이 책을 덮을 수는 없다. 혼탁한 시대에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 자질 8가지를 끝없이 묵상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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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꿈결 클래식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민수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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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클래식의 5번째 작품,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꿈결 클래식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작품 해제로 구성된 이 작품도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번역, 일러스트, 작품 해제 등 모든 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작품이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먼저 번역부분. 다른 출판사의 작품들도 몇 종류 읽어보았지만 꿈결 클래식의 <변신>은 내가 읽어본 작품들 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번역이 아닌가 싶다. 부업으로 번역 일을 하기에 책을 읽을 때 번역이 어색한 책을 보면 계속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번역은 정말 자연스럽다. 작품을 읽는 내내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세심하게 고려한 옮긴이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일러스트. 사람마다 성향에 따라 작품에 일러스트를 넣는 것을 선호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나의 경우는 일러스트를 넣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일러스트가 독자의 상상력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고전을 읽을 때 삽화의 역할은 상당히 크다. 어떤 경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카프카의 <변신>에서도 일러스트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 번째 작품 해제. 50페이지 정도의 해제는 작품의 이해를 돕는 또 다른 조력자이다. 카프카의 삶과 작품 세계, <변신>과 이 책에 실린 그 밖의 단편들에 대한 설명으로 수수께끼 같으면서 섬뜩하고 위협적인, 다시 말해 지극히 카프카스러운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준다.

 

마지막으로 카프카의 <변신>에 대해 잠깐 언급해볼까 한다.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에도, 이번에 다시 작품을 읽었을 때에도 책을 읽는 첫 느낌은 기묘함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흉측한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를 보며 기묘한 느낌을 받지 않는다면 그 또한 상당히 기묘한 일일 것이다. 이런 기묘함은 바로 궁금증으로 연결된다. 도대체 그레고르는 왜 벌레로 변할 것일까? 그레고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그렇기에 독자는 작품을 읽는 내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작품 해제에서도 설명하지만 <변신>은 신학적 시각, 정신 분석적 시각, 사회학적 시각, 작가 전기적 시각 등 독자마다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번에 책을 읽을 때에는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과연 변신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소설 첫 문장에서 그레고르가 육체적으로 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니 실제로 변신한 이들은 그레고르가 아니라 그레고르를 둘러싼 가족들, 즉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레고르는 육체적인 면에서, 또한 행동적인 면에서 점차 벌레로 사는 것에 익숙해지지만 그의 본질, 즉 자신이 인간이라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변하지 않는다. 반면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여전히 아들이자 오빠로 대하던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은 어느 순간 그를 벌레로, 저것으로, 결국 그가 죽었을 때 새로운 꿈과 멋진 계획들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레고르의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일어난 이런 변화가 결국 카프카가 말하고 싶었던 변신은 아닐까?

 

다음번에 카프카의 <변신>은 또 어떻게 변신해서 나에게 다가올까? 끝없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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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과 세바스찬
니콜라 바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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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라는 동물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악연이라고 해야 할까? 개라는 동물과 악연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연히 개에게 물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어렸을 때, 아주 심하게. 여하튼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개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개를 키우는 일은 고사하고 개에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런 내게도 기억 속에 남은 좋은 개의 이미지가 있으니 바로 플란다스의 개이다.

 

어린 시절 내게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추억의 만화 플란다스의 개에 버금가는 작품이 프랑스에도 있다. 바로 벨과 세바스찬이다. 이 책은 바로 프랑스의 국민 드라마라 불리던 벨과 세바스찬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할아버지 세자르, 누나 앙젤리나와 함께 사는 세바스찬은 양 떼를 습격한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이 잡으려고 하는 미친(?) 개 베트와 우연히 마주친 후 베트가 마을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그저 상처 입은 가엾은 존재임을 알게 된다. 베트와 친해지기 시작한 세바스찬은 개의 이름을 (아름답다 또는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부르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상처 입은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치유해간다. 그러던 중 마을 사람들이 벨을 잡으려고 사냥에 나서고 결국 벨은 다리에 총상을 입게 되는데..

 

벨을 향한 세바스찬의 마음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짠했다. 외로움과 아픔을 지닌 세바스찬과 벨, 그랬기에 상대를 향한 마음이 더욱 절실해 보였다. 아마 요즘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서로를 치유하는 것도 바로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 전반에 걸쳐 세바스찬과 벨이 나누는 따뜻한 우정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또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들이 겪어야 했던 학살의 잔인함과 목숨을 걸고 이들을 구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의 선한 행동들을 엿볼 수 있다.

 

드라마 벨과 세바스찬을 보며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은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다. 개라면 악연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따뜻한 우정과 사랑을 생각하면 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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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후기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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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짧게 압축된 표현 속에 작가의 사상이 담긴 라는 장르는 항상 어렵기만 한 분야였다. 물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들을 외우며 삶을, 인생을,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였지만 어느 순간 돌이켜보니 그저 무언가를 알고 있음을 뽐내기 위한 겉치레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서서히 로부터 멀어졌다. 그런데 아주 오랫동안 멀리했던 가 슬며시 다시 마음속으로 찾아들기 시작했다. 압축된 표현 하나하나가 가슴을 후벼 파는 느낌으로, 때로는 촉촉이 스며드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시 다가온 이기에 이제는 애틋함을 가지고 한 편 한 편 곱씹어 보곤 한다.

 

그러다 만난 <릴케 후기 시집>.

 

새 시집, 새 시집 이후의 시,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후기의 시로 릴케의 작품들을 구분하여 수록한 이 시집을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릴케의 작품들은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지금도 그가 말하는 내용이 모두 다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인가. 학창 시절에 읽었던 느낌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 가슴속을 헤집고 다닌다.

 

이 책에는 릴케 중기.후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릴케의 시가 가진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시집 중간 중간에 명화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어떤 작품은 시와 상당히 잘 어울렸지만 어떤 작품들은 어떤 의도로 함께 수록한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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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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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참 오묘하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이라면 그 오묘함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되어 결혼에 골인하는가 하면 평생을 사랑하며 지낼 것 같은 이들이 어느 날 원수보다 못한 사이로 변해버리기도 한다.

 

토마스 하디의 작품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이런 사랑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하디에게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준 소설이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 10(가디언 선정),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은 밧세바 에버딘과 그녀를 둘러싼 남성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자작농인 가브리엘 오크. 둘 사이의 첫 만남에서 오크는 그녀의 모습에 반해 청혼까지 하지만 밧세바는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녀도 오크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길들일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는 것. 이런 마음은 그녀의 허영심과 은근히 드러나는 공주병적인 환상, 사람의 깊은 내면을 바라보지 못하는 그녀의 미성숙함 때문이다.

 

두 번째 만난 인물은 이웃 농자주인 윌리엄 볼드우드. 장난으로 시작한 편지가 그의 청혼으로 이어지지만 밧세바의 편지는 단순히 자신에게 무관심한 그의 모습에 자존심 상했기 때문에 보낸 것이었다. 하지만 볼드우드는 이런 밧세바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급하게 다가서려고만 한다.

 

마지막으로 군인인 프랭크 트로이. 그녀에게는 트로이야말로 그녀가 기다려오던 바로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속내를 가진 인물로,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행복한 결말에 도달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첫 눈에 반한다든지, 운명의 여인 혹은 남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 그려진 오크의 사랑을 보면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사람은 어떤 대상을 정면에서 또렷하게 관찰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내면의 바람에 따라 대상에 색깔을 입히고 형체를 만들어낸다.(p.35)

 

상대방의 모습이 사람의 내면에 담긴 이미지와 합쳐지면서 바라던 형체를 가지게 되고, 이것이 결국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 그렇기에 첫 눈에 반하다는 혹은 상대방의 모습에 후광이 비친다는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오크의 사랑은 이별을 통해 더욱 커지고, 더욱 잔잔하게 가슴 속으로 스며든다.

 

이별은 밧세바가 사라지면서 운명이 오크에게 부여한 기회로, [중략] 어떤 사람에게는 사라진 대상을 이상화하는 계기가 된다.(p.64)

 

이별이 대상을 더 아련하게 만든다는 것, 이런 감정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다가갈 수 없음이 얼마나 그리움을 크게 만드는지. 물론, 오크의 사랑은 긴 세월에 걸친 또 다른 형태이지만 말이다.

 

사랑은 어렵다. 하지만 누구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열정적이면서 달콤한 솜사탕을 먹는 듯한 행복한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다. 그렇기에 지금도 누군가는 그런 사랑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랑에 아파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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