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문득, 정말이지 맹세코 아무런 계시나 암시도 없었는데 불현듯,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 P8
사람들이 때때로 어떤 거래나 협상의 자리에서 아주 진지한 얼굴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을 나는 절대 믿지 않는다. 그런 말은 기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이라는사실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 P13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 P19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 P68
아버지는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부드럽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술에 취하면 실패한 탈옥수의 저항을 유감없이 보여 주며 사는 길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그해 유월 이후로 거침없이 접시를 날렸고, 나중에는 텔레비전같이 무거운 것도 날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러다 술이 깨면 새 접시를 사기 위해 어머니를 달래서 백화점으로 달려갔으며, 박살이난 19인치 텔레비전 대신 다시는 날아다닐 수 없는 묵직한 대형텔레비전을 들여 놓았다. - P78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P116
가족 중 누구 하나의 불행이 너무깊어 버리면 어떤 행복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법이었다. - P121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솔직함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없다. 솔직함은 때로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 P144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 . . - P158
작가노트: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모순』의 창작 노트 곳곳에는 이런 종류의 복합어들이 아주 많이 발견된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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