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와 이모가 레나와의 교류를 통해 나와 해나의 독일어 실력이 향상되길 바랐던 것처럼. 하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는 그런 계산 같은 건 없었다.
그 아이들과 있을 때면 나는 들어본 적 없는 낯선 나라에서 이주해온 이방인도, 언니를 사고로 잃은 아이도 아니었으니까.
그곳에서 나는 그저 온전한 나였고, 레나는 온전한 레나였으며, 우리는 온전한 우리였다.
그런 시간은 이모가 시장에서 떨이로 사온 무른 산딸기나 살구로 만들어주던 잼처럼 은은하고 달콤해서, 나는 너무 큰 행복은 옅은 슬픔과 닮았다는 걸 배웠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하렴.
그러다 힘들면 꼭 이모한테 말해야 한다.
혼자 짊어지려고 하면 안 돼. 아무리 네가 의젓하고 씩씩한 아이라도 세상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슬픔 같은 건 없으니까. 알았지?"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아침 문득, 정말이지 맹세코 아무런 계시나 암시도 없었는데 불현듯,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 P8

사람들이 때때로 어떤 거래나 협상의 자리에서 아주 진지한 얼굴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을 나는 절대 믿지 않는다. 그런 말은 기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이라는사실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 P13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 P19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 P68

아버지는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부드럽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술에 취하면 실패한 탈옥수의 저항을 유감없이 보여 주며 사는 길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그해 유월 이후로 거침없이 접시를 날렸고, 나중에는 텔레비전같이 무거운 것도 날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러다 술이 깨면 새 접시를 사기 위해 어머니를 달래서 백화점으로 달려갔으며, 박살이난 19인치 텔레비전 대신 다시는 날아다닐 수 없는 묵직한 대형텔레비전을 들여 놓았다. - P78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P116

가족 중 누구 하나의 불행이 너무깊어 버리면 어떤 행복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법이었다. - P121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솔직함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없다.
솔직함은 때로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 P144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 . . - P158

작가노트: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모순』의 창작 노트 곳곳에는 이런 종류의 복합어들이 아주 많이
발견된다. - P2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의 외침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
최다혜.이준수 지음, 구희 그림 / 미래의창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 생태계는 이어져있다.
하나가 아프기 시작하면 모두가 아프게 된다. 아마존이 가축 사료 재배를 위한 밭으로 개간되면, 그리스와 스페인의 여름에 산불이 빈번해진다. 지구에 사는 이상, 지구와 지구 공동체의 건강인 ‘One health‘는 숙명이다. 자본주의 시대의 과잉 소비는 지구 공동체를병들게 한다. 대량 생산, 대량 폐기, 대량 소비의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One health를 지키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여야 한다. 소비를 줄이면 종잣돈‘이 모인다. 티끌 모아 태산이듯, 개인의 전체적인 부도 결국 사소하게 반복되는 과잉 소비를 경계하는 가운데 형성되는 것이다. 이것이 환경 보호를 위한 절약으로 쌓이는 자산인 ‘One wealth‘
개념이다. One health와 One wealth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 P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