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의 기본입장은 정치체제는 억압적이고 경제체제는 포용적이라는 것이다. 즉 생산을 발생시키는 경제는 민주주의를 통해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면 번영하는 거고, 독재, 군주제 등의 억압적 정치구조라면 부의 독점을 하기 때문에 어렵단다. 예를 든 곳이 이집트와 영국/프랑스이다.
일견 그럴듯한 말이지만 일단 경제가 그 자체로 원래 꼭 포용적인지 동의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경제구조는 자본가가 부를 축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 등은 엄청난 자본 투자와 기술집약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집중된 자본가의 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본가가 선의를 베풀어 공공적 역할을 하는 선에서만 부의 분배든 기술의 대중화가 가능하지 현재 정치체제로 그것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비교를 한 이집트와 영국의 정치체제에 대해 보자면, 이집트 같은 나라들이 오랜 독재를 해 온 것은 그들이 산업혁명과 근대경제체제 확장기에 식민통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영국 등 서구 강대국이 오랜 투쟁끝에 민주주의를 이룰수 있었던건 그걸 받쳐주는 경제생산구조와 부를 쌓았기 때문인데 그건 이집트 등을 식민지로 착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거 아닌가? 이집트가 나중에 외세를 몰아냈지만, 지금껏 수탈당했으므로 민주제를 뒷받침할 경제적, 정치적 힘이 부족했고 결국 군주 독재가 들어설수 밖에 없는거 아닌가?
서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의 수많은 분쟁과 전쟁들이 민주제로 경제의 부를 잘 번영시켰다고 칭찬받는 서구열강들의 식민수탈과 내정간섭, 전후 국가 획정 등에서 비롯된거 아닌가?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했다는 이 유명 학자들이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본다고 생각된다.
한국어판 서문은 더 이들의 관점이 옳은가에 갸웃 거리게 한다. 저자들이 한국에 참 무지하다는 생각만 든다. 북한은 말도 안되는 세습 독재에 폐쇄적 억압적 정치체제인건 맞지만 그 이유는 소련의 몰락과 미국의 봉쇄정책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승리를,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승리를 전세계에 광고하기 위해 북한을 고립시킨게 미국 아닌가?
한국의 경제구조가 포용적인가? 한국은 독재와 매판 자본의 폭압을 민중이 스스로 떨쳐 일어난 결과이고, 미국 등의 강대국의 용인하에 가능했던 것 뿐이다. 남한과 북한은 일면적으로 분석할수 없는 지형인데, 한국어판 서문은 참 수준이하다.
소모임 세미나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