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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열심히 살다가 갑자기 허무해질때
다양한 가치들 사이에서 고민할 때
그때가 바로 철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디앨런의 말을 인용하며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을 찾아보자며 강의를 시작한다
인용된 우디 앨런의 말은 이렇다
저는 삶이 의미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렇다고 그게 잘못됐다는 건 아닙니다. 의미가 없으니 그냥 자살하는게 낫다고 말하는 것도 이니에요.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세요....여러분을 심란하게 만드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저 이런 과정이 특별한 목적도 이유도 없이 계속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입니다.-p6
그리고 철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가 함께 전공한 심리학은 자아를 알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쓸모 있다며 많은 인기를 누리며, 철학은 쓸모가 없다며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심리학의 발전이 인간을 알아가는 데에 유용하게 쓰여 인간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든 것은 아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른 행동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라는 의문을 가져 도구화에 대해 알아보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펴낸 것이다.
도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기계발서에서 자꾸 자기를 계발하라고 하는데, 무엇을 위해 자기를 찾고 계발하고 자아를 실현하라는 것인가?
노력하여 찾아낸 자아가 항상 추구할만한 가치를 지니게 될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10명의 철학자를 소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키르케고르, 한나아렌트, 로이스트루프, 머독, 데리다, 카뮈, 몽테뉴를 통해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그 자체만으로 의미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도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보여준다.
말하고 설명하지 않고 철학자를 보여주는 방식을 활용해서
그의 뜻이 직설적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보여준다.
열명의 철학자들과 만나며 저마다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려워보이지만, 펜으로 그린 초상화로 시작하는 각각의 철학은 20여쪽의 짧은 내용으로 담겨 금방 읽히고, 고민하며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어려운 부분은 주석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인다
이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은 칸트의 장이다
목적의 왕국에서 모든 것은 가격응 갖거나 존엄성을 가진다. 가격을 가지는 것은 무엇이든 동등한 가격을 지닌 다느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 반면에 모든 가격을 뛰어넘어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존엄성을 지닌다. -p80
목적의 왕국을 꿈꾸고 이성을 중시한 철학자로만 알았던 칸트의 이론이 어떤 예화들과 설명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며 다양한 재화나 서비스에 가격을 붙이고 이를 교환할 때, 돈이라는 수단으로 모든 가치를 평가할 때는 가격만 있고 존엄성이 사라진다는 설명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글이 책의 초반인 2장에 실려있어 작가의 문제의식에 동의하고 책을 좀더 열심히 읽게 되었다.
7강에 나온 머독의
우리는 자신을 계발하는 일에만 몰두하느라 우리가 속한 더 큰 구조나 그 구조의 발전 자체를 위협하는 더 큰 사회적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p174
라며 현대의 마음챙김, 자기계발을 비판하는 것도
8강에서 데리다의 용서를 설명하며 무언가 선한 것을 돌려받으리라는 기댜로 선한일을 해서는 안되며, 오직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기에 선한 일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책의 주제, 작가의 의도와 이어져 실제로 이 책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된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핵심은 맨앞과 맨 끝의 작가의 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 10명의 철학자에 대한 설명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일 뿐이다.
시작하며의 '어떻게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가'
마치며의 '불안과 허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를 고민하도록 만들기 위해 10명의 철학자의 도움을 받아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든 작가.
이제 이 다음 내용은 독자 스스로 살을 살아가며 채워가야할 일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