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날개 달린 것 2021. 02. 20.]

왜 하필 까마귀일까?
슬픔이 눈에 보이는 어떤 존재라면
슬픔은 (이 책에 나오는) 까마귀처럼 생겼으며 까마귀처럼 말하고 행동할까?

아내가 죽은후 남자는 까마귀를 만난다. (까마귀가 남자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찾아왔다) 까마귀가 내뱉는 말은 거칠고 직설적이다. 초중반까지도 까마귀가 하는 말의 거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까마귀가 쏟아내는 말들과는 달리 아이들과 아빠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글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아내가 너무 그리워서, 나는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맨손으로 100피트 높이의 기념비를 세우고 싶을 지경이었다. 나는 하이드파크의 거대한 돌의자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p77


몇년 뒤 다시 읽어봐야겠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왠지 모르게 강한 여운이 남는다. 사랑하는 아내, 엄마를 잃고 방황하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가상의 존재 까마귀. 정말 이상하고 기괴했던 소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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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양장) 2021. 01. 28.]

말 많은 앤이 쉴새없이 쏟아내는 말들 중 대부분은 한편의 시처럼 아름답다. 기쁨으로 넘쳐나는 앤의 삶은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비참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기쁨을 찾아내는 앤. 불 같은 성격으로 사고를 칠 때도 많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느끼며 언제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앤. 앤처럼 사는건 어떤 기분일까. 책을 읽는 내내 앤을 떠올리며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 수 있었다. 🤠🤠

˝아, 마릴라 아주머니, 뭔가를 기대하는 건 그 자체로 즐겁잖아요.어쩌면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할 때의 즐거움은 아무도 못 막을걸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않는 자 복 받을지어다. 왜냐하면 결코 실망할 일도 없으니‘라고 말씀하시지만, 전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쁜거 같아요.˝ p174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길모퉁이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아주머니. 모퉁이 너머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떤 초록빛 영광과 다채로운 빛과 그림자가 기다릴지, 어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지, 어떤 새로운 아름다움과 마주칠지, 어떤 굽잇길과 언덕과 계곡들이 나타날지 말이에요.˝ p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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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느낌의 시간 / 우리가 서로 알지 못했던 시간 2021. 01. 19.]

코니쉬니히는 살인자가 되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그는 모든게 달라져야한다고 느끼지만 모든 것은 변함없이 그대로이고, 자기자신 역시 발각되지 않기 위해 그대로인척 하며 살아간다. 그 꿈을 꾼 뒤로 그는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감정들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그 안에서 편안함을 찾기도 한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 역겹게 느껴졌다가 금세 지금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한 것 처럼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코니쉬니히는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고 그것들은 이상하고 기괴한 것들을 포함한다. 그가 하는 행동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집안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물건들을 버리기 위해 집어들었다가 잠시 후 다시 그것들을 제자리에 놓았다. 그는 집 안에서 걷다가 멈추었으며 몸을 돌리기도 하면서 갑자기 자신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언짢아하면서도 일종의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제 집 안에 있는 어떤 거울도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지 않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는 한 거울에서 혐오감을 느끼고 얼른 몸을 돌려 다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는 자신이‘정말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어두운 방들을 거쳐 자기 집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p147)

코니쉬니히가 느끼는 ‘진정한 느낌‘과 그 ‘시간‘들이 무엇인지 어떤것인지 또렷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이 흐릿하게 짐작해볼 수는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진정한 느낌의 시간은 있기 마련이다. 그 시간을 알아차리고 잠시라도 만족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대로인척 ‘하며 살아가는 대신 인생을 좀 더 ‘새롭게‘ 살아갈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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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늑대, 그리고 하느님 2020. 12. 30.]

사랑하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가 우연히 만난 늑대들과 함께 ‘달의 산‘을 찾아가는 이야기. 주인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개는 달의 산으로 가는 험난한 과정에서 진정한 자유와 독립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더 생각하지 마. 우린 배부르게 먹었고 옆에는 강물이 흐르고 사방의 공기는 시원해. 오늘도 존재의 문제는 해결되었잖니.˝ p99

˝우리는 계속 달리고 있지만 가끔은 멈춰서 명상을 하는게 좋아. 내 말은 지금이 최고의 기회라는 거야.˝ p103

˝믿음이 있는 존재는 곧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렴. 너도 믿음이 있으면 네 목표를 이룰 수 있어.˝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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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 이야기 2020. 11. 30.]

음울하고 침울한 분위기의 소설.
10대 소녀(나디아)의 임신과 낙태, 그리고 그 사건 이후 그녀가 살아가는 인생 아야기.
망설임없이 낙태를 결정한 나디아와는 달리 그녀의 남자친구인 루크는 아이를 낳으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나디아와 뱃속 아기의 미래를 위해 그녀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루크는 나디아의 임신중절 수술 후에도 끊임없이 아이를 떠올리며 혼란을 겪는다.
몇 년후 나디아의 가장 친한 친구 오브리와 루크가 결혼하지만, 나디아와 루크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임신중절 수술을 선택한 뒤 수년간 고통받는 나디아와 루크,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친구이자 아내인 오브리. 이 세 사람의 이야기.

이 소설은 ‘임신 중절 수술을 놓고 내린 선택이 얼마만큼의 무게로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우리 삶과 그 주변풍경에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보여준다.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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