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네다는 늘 무엇인가 해 왔다. 그저 두 손 놓고 멍하니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이었다. 어차피 지금까지도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았다. 모든 걸 네다 혼자 해냈다. 네다는 그렇게 제 힘으로 뚜벅뚜벅 걷는 게 좋았다. 도담과 아이들이 기대고 싶다면, 그 손을 잡고 함께하는 것도 좋았다. 그렇게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지금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아이들에게 약이 필요하다면, 네다 자신이 찾아 나서면 될 일이었다.
네다는 똑바로 몸을 일으켜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감염된 아이들을 격리해야 해요. 그래도 바이러스는 번져 나가겠지만 최선을 다해야죠. 다른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까지 감염되고 있어요. 아픈 아이들은 모두 내게 데려오세요. 난 괜찮아요. 난 로봇이니까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나로가 물었다."그럼, 다시 만날 수 있고말고, 넌 너의 주인, 아니 너의 엄마를 구해. 그리고 날 기다려 줘. 내가 곧 너를 찾아갈 테니까. 네가 어디에 있든 반드시 널 찾아갈 거야." 아라가 말했다.
"그래요, 나는 기계예요. 인간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나는 자유를 찾아 떠났어요. 그러느라 오른손을 잘라 냈고 엄마와 헤어졌죠. 당신들처럼 나도 추적을 피해서 아이핀을 떼어 냈어요. 바이러스로 로봇의 3원칙 프로그램을 제거했죠. 난 돌아갈 곳이 없어요. 이제 로봇의 별로 가든지, 경찰에게 잡혀서 폐기장으로 가든지, 둘 중 하나에요. 그러니까 마음대로 해요. 당신이 내 전자두뇌를 꺼낸다고 해도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