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듣는 귀를 트여주는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나는 클래식을 좋아한다. 기회가 닿으면 예술의 전당과 같은 넓은 홀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는 희열을 느끼고, 여건이 안 될 때는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나 음악가의 곡을 찾아 듣곤 한다. 하지만 클래식에 깊은 조예가 있거나 음악적 지식이 있진 않은 초보 클래식 애호가 정도이다. 라디오에서 kbs 라디오 클래식 교양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들으면서 해설과 곡을 같이 들으니 참으로 좋구나를 느꼈는데, kbs 클래식FM에서 종종 들었던 음악평론가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두 배로 반가웠다. 라디오에서 감탄하며 들었던 해설을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니! 풍부한 클래식 지식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책을 읽었다. 

책은 400페이지가 훌쩍 넘어 두툼한 두께가 주는 무게감이 있지만, 거의 매 페이지마다 책 설명에 적혀있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가 들어가 있다. 때문에 긴 호흡의 클래식을 한 번에 들으며 이해하는 형태가 아니라, 각 악장 별로, 악장에서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주제별로 음악을 감상하며 글을 읽을 수 있다. 놀라울 정도의 음악편집이다. 저자의 꼼꼼함과 한 곡을 쪼개서 잘 설명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음악을 듣다 보면 악장 별 분위기가 다르고, 또 그 속에 표현한 내용이 다른데 그 점을 설명과 함께 바로 이해할 수 있다. 클래식을 배우며 수업받는 기분이랄까? 또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tip 부분은 음악적 지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클래식을 찾아서 들을 때 의문을 가졌던 부분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고, 평소 알고 싶었던 음악적 표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혹은 이제 막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딱 한 권의 클래식 관련 책을 추천할 수 있다면,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클래식에 관한 다양한 책을 접해봤지만,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음악가, 시대의 음악 배경 외에 클래식의 분류와 특징뿐만 아니라 곡에 대한 세부적인 해설까지 볼 수 있는 책을 만나지 못했었다. 곡에 대한 재미있는 해설이 가미된 책을 읽다 보면, 클래식의 듣는 귀가 조금씩 트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