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비의 시간 - 생명 사랑으로 이어진 17년의 기록
김성호 지음 / 지성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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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비의 시간

김성호/지성사

먼저 번에 동고비와 80일간의 기록 이란 같은 선상의 생물 관찰기를 써오셨고 생물관련 에세이나 생물들을 통한 재밌고 유익한 교육서적들을 다수 집필해오신 저자 김성호님은 현직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님이다. 학교가 지리산 인근에 있기에 더욱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도 할 수 있었다. 본인또한 그 학교를 얼마간 다녔기에 또 지리산도 가봤기에 눈을 크게 뜨고 공감하며 옛 대학생활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도 되었었다.

저자인 교수님은 새들을 밀착해서 관찰하셔야 했기에 수업과 병행을 잘 해야했지만 도저히 체력의 한계도 그렇고 충분한 휴식 시간이 확보될 수도 없어서 수업준비나 현장에서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책임감을 느끼고 휴직신청까지 하게 된다. 그 덕에 마음껏 관찰과 연구를 통해 동고비와 함께한 시간들을 엮어 책이 나올 수가 있었다.

사실 동고비라는 새는 윈도우에서 폴더생성할 때 봤던 이름이라는 것 말고는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서 이렇게 귀엽고 부지런하고 생명력이 강한 새인 줄 처음 알게 됐다. 사실 다른 새도 잘 모르기는 하지만. 동고비를 통해서 새의 생태를 잘 느끼고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수많은 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통해서 충분히.

동고비는 직접 나무에 구멍을 낼 수도 없을 뿐더러 둥지를 손수 짓는 것도 아니어서 딱따구리가 나무에 구멍을 낸 곳 중 빈 집을 들어가 보금자리로 리모델링한다. 하지만 동고비 외에도 이 집들을 틈틈이 노리는 다른 개체들도 많다. 예컨대 다람쥐나 청솔모같은 설치류나 동고비와 같은 크기의 새들 박새같은 개체들 심지어는 꿀벌들까지 합세한다. 자연을 관찰하면서 동고비 외에도 소쩍새나 주변에 다른 조류들이나 동물들도 함께 화보로 실어 주고 있어서 재미를 더해 주셨다.

새끼들을 위해서 보금자리를 진흙과 이끼와 나뭇가지들을 종일 날라서 흙투성이가 되는 모성애, 먹이를 잡아오는 부성애 등 동물과 사람은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삶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모습만 다를 뿐 마음은 하나같으니 이것은 태초부터 주어지는 동물의 본성이고 자연의 순리인 것 같다.
독자들은 작은 새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다 같은 생각을 할 터이다. 스스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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