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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
사라 게이 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3월
평점 :
책 표지부터 그 화려함이 대단한 책이다. 빨강, 노랑, 검은색 조합의 화려함이 구찌와 완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현재 레이디 가가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고 있을 만큼 그 이야기가 어느 한 집안의 이야기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소설 같은 내용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찌 가문과 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1921년 구찌 오 구찌가 세운 가죽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가족기업에서 그 아들들과 손자들에게 기업이 이어져가면서 성장하여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가족들의 경영으로 버티기에는 너무도 커진 규모와 경영의 전문성 등이 필요하게 되어 가족들은 모두 물러나고 상장까지 하게 되는 기업의 일대기이다.
구찌오 구찌는 파산한 집안에서 도피하듯 고향을 떠나 호텔에서 일을 한다. 호텔 투숙객들이 입고 있던 고급 실크 의류와 보석, 짐 가방을 보고 4년 동안 돈을 모은 후 피렌체로 돌아와 1921년 아치엔다 인디비두알레 구찌오구찌라는 개인 기업을 열었다. 수입제품을 보완할 가죽제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해 그의 상점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할 뿐 아니라 훌륭한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평판을 쌓았다.
성인이 된 구찌오의 자녀들도 가업에 속속 뛰어들었다. 큰 아들인 알도는 사업적 감각이 가장 뛰어났다. 배우 출신의 로돌프도 배우를 그만두고 합류했다. 다양한 가방 외에 다른 제품도 생산했고, 1951년 밀라노에 새 매장을 열었고, 알도는 뉴욕과 런던, 파리 등 해외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1953년 구찌오가 심장마비로 죽고 그가 세운 회사는 두 대륙에서 유명해졌고 아들들은 아버지가 건설한 제국을 성공적으로 이어갔다. 알도는 미국에서 로돌포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그들의 기업을 키워갔다. 알도의 아들들인 파올로, 로베르트와 로돌포의 아들인 마우리치오도 당연하게 가업을 이어나가는데 함께 했다.
로돌포가 죽음으로써 마우리치오의 지분이 50%가 되면서 문제가 되었다. 알도와 그 아들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나누어져 있었던 탓에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마우리치오는 다른 가족들의 지분을 모두 가져오게 되지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인베스트코프라는 기업 덕분이었다. 그 후 구찌는 예전의 명성을 잃게 되고 그 명성을 회복하기 전에 마우리치오는 대표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기업을 가족들이 경영하고자 하는데 어려움은 그들 간의 지분 싸움과 또한 그들이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경영은 어려워진다. 마지막까지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았던 마우리치오는 그의 부인 파트리치아 덕분에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했다. 결국 마우리치오를 죽인 사람도 파트리치아였다. 그 과정에서의 이야기가 정말 현실을 뛰어넘는 버라이어티하고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하면 멋진 성당들과 명품들, 그리고 마피아의 거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이탈리아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같이 따라다녔다. 첫 장면이 마우리지오가 총을 맞아 죽는 것으로 시작되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영화로도 2021년 올해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그 영화도 기대가 된다. 파트리차아 역의 레이디가가가 과연 구찌 집안의 화려함과 복수심을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