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읽음 - 삶을 비추는 빛에 관하여
김민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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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씨읽음 #김민 #이곳 #도서협찬

❝책을 읽는다는 건, 삶을 살아낸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건 단지 활자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구나, 김민 작가의 『오늘 날씨, 읽음』은 책을 통해 바라본 삶의 조각들을 정성스럽게 엮어낸 기록은 단순히 ‘읽었다’가 아닌, ‘살아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문장들, 감정과 생각이 어떻게 이토록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과 부러움, 감탄이 동시에 밀려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으며 삶을 생각하고, 글을 쓰며 살기로 결심했다는 저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으며 살아낸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야기로 타인의 삶을 경애하는 태도, 그것이 글 속에 깊이 배어 있어 더 마음이 갔다. 저자가 느낀 삶에 대한 애정과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은 송곳처럼 날카롭지만 동시에 따뜻하다.

저자가 언급한 책의 내용과 인물을 내가 조금 더 알고 있었다면 그 감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아쉬움은 새로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동기가 되었다. 사유하고 공감하는 힘은 결국 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저자의 문장이 말해주었다.

책을 통해 사유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결국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세상의 중심이 아닌 ‘생의 중심’에서 나답게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이 생겨난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책을 통해 얻은 통찰과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은 문장들이 더 깊이 남는다.
출간은 알수 없지만 쓰고 계신다는『낭만사전』이 꼭 세상밖으로 나오길 바란다.

덧)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다 담을 수가 없네요🥰🥰

#에세이추천 #독서기록 #책스타그램 #책읽는삶 #사유하는시간 #낭만사전기다리는중 #인생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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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몽실 몽상구름 -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
최애니 지음 / 아빠토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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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몽실몽상구름 #최애니 #아빠토끼

2023년 세계 행복지수 52위였던 한국은 2025년 58위로 더 떨어졌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최근 뉴스에서는 정신과 진료를 받은 직후 옥상에서 투신한 한 사람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보도되었다.
경제는 성장하고, 국가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개인의 삶에서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경쟁 사회 속에서 뒤처졌다는 좌절감, 외로움과 고립, 자존감 상실, 트라우마가 쌓이면서 사람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잘해보려는’ 모든 노력이 오히려 자신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반복 속에서 결국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고통의 시간을 백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내고 있다.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직접 자신을 지켜내는 일', “나를 살리는 일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였다.

괴로움과 고통이 뒤엉킨 인간관계, 끝없는 자기비하와 연민, 우울과 불안의 나락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몽실몽실한 구름을 보면서 자신만의 보호구역인 ‘몽상구름’을 만들었다.

『몽실몽실 몽상구름』은 저자가 어떻게 자신만의 안식처를 만들고 삶의 가능성을 다시 발견했는지를 풀어낸 책이다. 정답 없는 인생 속에서, ‘내가 정한 행복의 기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조금 더 유연한 사고로 자신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전해진다.

그가 말하는 ❛몽상구름❜은 바로 그런 시간과 공간이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마음을 푹신하게 감싸 안아주는 나만의 구름. 그것은 글쓰기일 수도 있고, 책 읽기, 영화 보기, 운동하기, 잠자기일 수도 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흔들릴 때, 추락하려는 순간 나를 받아주는 푹신한 구름 하나를 품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숨 쉴 수 있을테니까.

죽음과 마주한 사람이 삶을 다시 끌어안기까지의 기록인 이 책이 지금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위로의 손길, 누군가의 ‘몽상구름’이 되어주기를, 그 구름이 작은 불씨가 되어 다시 살아갈 힘을 전해주기를 바란다.

❝이것 먼저 확실하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인식하는 나보다, 나라는 존재는 분명 아주 큰 존재일 거란 사실이다.❞p97

❝삶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신이 그보다 큰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을 바라보는 자시의 시선을 명확히 하고 나를 이루는 살의 요소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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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공감 - 나답게 살기 위한 관계 연습
이민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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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공감 #이민호 #행성B
#도서협찬

나에게 관계 맺기는 늘 어렵고 버거운 일이었다. 친밀감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했던 걸까.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 말을 건네고 대답을 주고받는 것조차 생각이 많아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늘 내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비칠지 지나치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거리에서 편안한지', '상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만 더 깊었더라면, 관계의 순간들이 조금은 덜 불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상대가 자주 꺼내는 단어가 그 사람과의 관계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안내 표시판이 된다.”

상대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신호를 읽는 일, 그것은 결국 ‘적정한 거리’에 서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이였다.

저자는 명상원에서 열흘 동안 머물며 괴로운 생각들과 씨름했고 결국,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단순하지만 뼈아픈 진실을 배웠느나 명상은 여전히 쉽지 않아 그곳을 다시 찾지 않기위해 내 마음과 생각을 자주 들여다본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순간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나와 아이, 나와 타인, 나와 나 사이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이 너무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에 찔끔 놀라랐지만 ‘삶의 방향’과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라는 단단한 기준을 세워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나를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적정한 거리’를 찾아가는 법도 배웠다.

📌전부였던 것도 언젠가 진부해진다.
나 역시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냈고,
인연은 끊기고, 잊힌다.
연락해볼까 싶다가도 망설여진다.
바쁘겠지? 갑자기 연락하면 의아하겠지?
카톡 하나 보내는 것에도
전화 한 통에도 생각이 많아진다.
삶의 사소한 용기를 잃어가는 느낌이 든다.
(p78)

이 구절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자주 후회했다.
성격이라 치부했지만, 조금만 더 적극적이었다면, 사소한 용기 하나만 냈더라면 이어졌을 인연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지금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용기를 조금 더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틈을 막지 않아야 빛이 들어온다.
틈을 열어만 둔다면,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 삶에 들어와 빛을 비춘다.
우연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 같지만,
틈을 다 막지 않은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우연을 허락하는 사람에게, 우연은 힘이 세다.(p109)

나는 지금 그 우연의 힘을 느끼는 중이다.

📌내려놓지 않은 시간에는 마법이 있다....
굳은살을 판매하는 곳은 없다.
좀 걱정되고, 두려워도
삶이라는 연주를 멈추지 않을 때,
시간은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선물로 준다.(p163)

이 구절을 읽으며,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걱정도 되고 두렵지만,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긍정으로 용기를 채워본다. (잘 채워지는것 같진않지만...😅)
그리고 문득,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에게도 ‘관계’에 대해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명상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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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내면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정이든 지음 / 세네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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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장내면의지성을깨우는필사노트 #정이든
#도서협찬

책을 읽다 좋은 문장이 나오면 자동으로 블래그를 붙이게 된다. 수많은 플래그가 붙은 책을 어느 날 다시 펼치면 '내가 왜 여기에 붙였는지?' 별로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들도 있고 '이건 지금 읽어도 역시나 좋네.' 하는 문장들이 있다. 이렇게 표시된 문장들에서 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얻었을까?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도 고심했을 작가, 원하는 표현이 글로 나타났을 때의 희열들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필사를 통해 내가 작가가 되어 보고 더 나아가 나의 생각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부에서 감정과 소통에 대한 글들로 2부에는 장르가 다양한 작품으로 3부는 문장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어휘력과 문장력이 좋은 글들을 담아낸 이 책에서 그 계기를 만날 수 있다.

매일 만나는 문장들에 잠시 머물다 열흘쯤 지나면 저자는 우리에게 열흘간의 주제에 대해 나의 경험, 생각 등을 묻는다. 그럼 좀 더 깊게 머물며 나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이렇게 차곡히 읽고 써내려간 문장들이 내가 쓰는 글에 언젠가 투영되겠지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남은 문장들도 천천히 재워가려 한다


#세네카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쓰담쓰다 와 #주간심송 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필사모임 #필사책추천 #필사노트 #문장나눔
#주간심송필사챌린지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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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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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늦은시간 #클레어키건 #도서협찬

짧은 이야기로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작가,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로 깊은 울림을 전했던 그녀는, 단편집 『너무 늦은 시간』에서는 강렬한 고요를 전한다.

✔️너무 늦은 시간
카헐과 사비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그러나 결혼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적인 문제들, 서로의 생각 차이, 그리고 사비를 이해하지 못하는 카헐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금전적인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와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언행은 그가 미성숙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의도치 않게 튀어나오는 말과 행동이 아버지의 영향이라 여기며, 결국엔 여자들을 탓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찌질함의 끝을 보게 된다. 그에게 결혼이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일 것이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뵐 하우스' 작가 레지던스에 글을 쓰고 책을 읽기 위해 온 그녀는 체호프 단편집을 읽으며, “여자에게 땅은 절대 줄 수 없다”고 말했던 전 남자친구를 떠올린다. 그 공간에 느닷없이 나타난 독일인 교수는 이유 없이 당당했고, 점점 무례해졌다. 그녀는 받아주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조심스럽게 그를 내보낸다. 그가 그녀에게 쏟아내는 말들은 폭력적 스토커에 가까웠지만, 그녀는 이 경험을 남자 주인공이 길고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한 편의 소설을 써내려가며 작고 단단한 복수를 실행한다.


✔️남극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여인은 한 번의 일탈을 꿈꾼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남자의 친절과 따스한 돌봄에 자신을 맡겼다. 한 번에 유희라 여겼으나 낯선 남자는 그녀를 완전히 지배하고 소유했고, 그녀는 차갑고 시린 눈과 바람 속 침대에 묶인 채 지옥과 끝없는 영원을 생각해야 했다.
결말은 충격적이며 틈새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불러온 비극은 공포스러웠다.


『남극』을 시작으로 약 10년에 걸쳐 쓰인 이 단편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상황 속 남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여성혐오, 남성들의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 그리고 힘의 불균형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여성의 위치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클레어 키건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명료하며, 여백을 남기는 문장들은 오히려 독자의 상상과 감정을 더 깊이 자극한다. 『맡겨진 소녀』에서 받은 인상과는 또 다른 결의 감정이 느껴졌고,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들이라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산책방 @dasanbooks 에서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 감사합니다.


#남겨진찌질함 #무례한 #낯선사람조심
#단편집 #영미소설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정림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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