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 - 포니 픽업 야채 장수에서 물류 기업 CEO까지
이강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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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숨 쉬는 거 하나도 언젠가 다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수 있으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생각하고 살면 손해' 라는 말을 해주었다. ❞(p209)

25세, 포니 픽업 차량 한 대로 야채 장사를 시작한 한 젊은 여성.
그녀는 세월이 흘러 국내 출판 물류 1위 기업 ‘날개물류’의 창업주가 되었다.
이강미 작가의 『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버텨온 마음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 속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좌절을 ‘끝’이 아닌 ‘시작’의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저자의 태도와 위기와 기회의 순간마다 중심을 잡아준 것은 사업 수완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흔들림 없는 초심’이었다.

새로운 일 앞에서 두려움보다 설렘을, 망설임보다 변화를 선택하는 용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몸에 밴 습관은 그녀의 경영 철학 속 깊이 뿌리내려 있었다.

경제적 손실이 막대했던 순간에도 포기보다 해결책을 찾는 길을 택했던 모습은,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많은 시련과 도전을 통과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추구하는 경영의 핵심은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념과 책임으로 다져진 단단한 내면의 힘,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날개를 펼친 날개물류가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한 건 어쩌면 필연이었다.

『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는 성공 공식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닌 간절함이 어떻게 날개가 되고, 그 날개가 어떻게 사람과 함께 더 높이 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심 어린 안내서다.


@dasanbooks @ekida_library 감사합니다.
책과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창업스토리 #경영철학 #성공마인드 #리더십 #위기극복 #초심 #함께성장 #인생태도 #자기계발서 #책스타그램 #북리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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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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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일을멈추고바닷속으로 #조니선 #비채


현대인은 ‘쉰다’는 것마저도 계획하고, 잘 쉬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간다. 조니선 작가도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체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산적인 휴식’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를 글과 그림으로 엮어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건넨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는 번아웃과 무기력 속에서 잠시라도 머물 공간을 찾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작가.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마다 짧고 밀도 있는 단편들이 실려 있다. 작가는 여전히 불안하고, 쉬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생각하며, 틈을 주지 않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 모습은 오히려 ‘쉬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진짜 쉼일까? 아니면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어떤 행위에 몰입하는 것이 진짜 휴식일까?
작가의 휴식은 후자에 가깝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은 선택 하나조차도 깊이 고민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세계를 해석한다. 예를 들어, 종이 타월 하나를 고르면서도 그 선택이 가져올 영향들을 상상하는 그의 모습은 ‘사소한 일’이라는 말의 가벼움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런 과도한 사유가 때로는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한다.

또한 책 속에 담긴 다양한 계란 레시피나 가족과의 추억 이야기들은 나도 아이들과 만들어 먹어보고 추억도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식물과 자연에 대한 감성적인 묘사들은 나도 잠시 식집사가 되어볼까 생각했지만 오래, 잘 키울 자신이 없어 결국 마음을 접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는 누군가의 '휴식기록'임과 동시에 우리 모두의 ‘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에세이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방식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만의 진짜 휴식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자기만의 쉼’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힌트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한다. 삶에 지치고, 쉼마저 피곤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아마도 잠깐이라도 ‘바닷속’ 같은 고요함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궁리 끝에 정말로 뭔가 제대로 찾아냈을 때 말이다. 역시 나는 일을 통해 가끔 행복해지는 사람인가 보다. 잠에서 깰때보다, 잠들 때보다 꿈꿀 때보다 그럴 때 더 행복하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이 영 찜찜하다. (p55)

외로움이란 어딘가에 도착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지 이동중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아나라고, 속으로 되뇌어본다. (p103)


나의 일부를 담아 넣고 그 일부를 내게서 덜어냄으로써 내 안의 공간을 비울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뭔가 새로운 모습, 원가 바뀐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p266)

#휴식 #쉼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에세이추천 #번아웃 #마음휴식 #생산적인휴식 #책리뷰 #비채서포터지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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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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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나라 #허버트조지웰스 #내로라

세상의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 짧지만 깊은 고전 문학을 소개하는 『내노라한전집』 시리즈


"눈 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다." 이 유명한 전설을 들은 주인공 누네즈는 조난 끝에 바로 그 전설 속 장소, 시력을 잃은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로 들어선다. 시각을 잃은 자들이 만든 세계에서 시력을 가진 ‘다른 존재’로 등장한 누네즈는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믿지만, 그의 ‘시각’은 오히려 그 사회에서 낯설고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이야기의 중심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다수의 기준과 다른 감각 사이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누네즈는 눈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맹인들의 세계를 쉽게 이해하거나 지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곳의 사람들은 하늘이 둥글고 딱딱하다고 여기며, 하늘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천사들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눈’, ‘하늘’, ‘빛’, ‘노을’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에 아무리 설명해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누네즈가 이야기하는 것중 무엇 하나도 믿지 않았고 이해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누네즈가 사용한 단어의 상당수를 알아듣지조차 못했다.'(p45)

'생각이 기반이 완전히 다른 사람과는 싸울 수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p63)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으나 실패한 누네즈는 생존을 위해 그들의 삶을 받아들이고, 메디나 사로테와 사랑에 빠지며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가 결혼을 위해 감내해야 할 조건은 그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이 본다는 ‘눈’이라 것이기에 그것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오랜 생각 끝에 그는 떨어졌던 절벽을 다시 오른다.
이는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과 존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본다는 건 제 모든 것이에요." (p87)

사랑했다면 더 깊은 이해가 있어야 했다. 메디나 사로테가 수술을 원했다는 것은 누네즈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누네즈 또한 자신이 가진 우월감으로 맹인들의 세계를 지배하려 했을 뿐 진심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이 이야기는 단순히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정상’이라 믿는 것이 얼마나 협소한 기준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한 사람이 보는 진실은, 다수가 외면한다면 진실로 인정받기 어렵다. 우리는 모두 어떤 부분에서는 맹인일 수밖에 없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하는 순간, 우리는 ‘시각 중심의 사회’가 만든 또 다른 맹인이 되는 것이다. 『눈 먼 자들의 나라』는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 사랑, 다수를 기준 삼는 사회의 편견, 그리고 공존을 위한 감각 너머의 이해에 대해 묻는다. 결국 진정한 ‘본다는 것’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는, 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수용이 아닐까.



@naerorabooks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jugansimsong 에서 함께 읽고 씁니다
@attistory 감사합니다.

#영미소설 #세계문학 #주간심송 #주간심송필사
#북스타그램 #신간소개 #원서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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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는 핑계고 인생을 배웁니다 - 공부가 인생에 태클이 되지 않는 삶을 위한 안내서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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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된다. 진로를 위한 첫 선택의 시작점에 서 있다. 그러나 날마다 바뀌는 입시제도 앞에 부모로서 갈피를 잡기 어렵고, 나름 열심히 해온 아이에게도 “어떤 최선을 다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말문이 막히기 일쑤다. 나 역시 흔들리고 있는데, 아이에게 흔들리지 말라고 말할 수 있을까.

30년간 서울에서 제주까지, 초등부터 고등, 꼴찌에서 영재까지 수많은 아이의 교육과 방향성을 제시해 준 작가의 이야기에 펼치는 순간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한 공부법이 아닌, 아이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깊이 와닿았다. 부모로서, 먼저 인생을 살아본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지 되돌아보게 했다. 아이의 꿈을 응원하고, 기대와 실망은 내 안에서 감당하며, 아이 앞에서는 담담히 비춰주는 성숙함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교육은 과연 아이들을 잘 이끌고 있는가? 사교육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부모, 교사, 교육자는 얼마나 될까. 변화 없는 교육 현실 속에서 상처받고 있을 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그려져 마음이 아프다. 그 길을 내 아이 역시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더 아프다.

성적 때문에 좌절하고, 자신의 자리를 잃었다고 느끼는 아이,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배신했다’라는 절망에 빠진 아이, 방향도 방법도 모른 채 흔들리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이해하며, 변화의 지점을 함께 만들어간 한 어른(저자)의 이야기.

'공부’는 잘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힘이다. 수학을 포기하고, 국어를 어려워하고, 영어는 뒷전인 아이도 결국 인생의 무게 앞에서 다시 배우고, 다시 성장한다. 나 역시 무엇이 되었든 배우는것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그 진짜 공부의 과정을, 흔들리는 아이들과 끝까지 함께 한 저자의 진심을 통해 보여준다.

모든 학부모와 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좋은 대학, 상위 1%가 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이에게 재미도 있다고 말하며 건넸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함께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도서협찬 #국영수는핑계고인생을배웁니다
#조이엘 #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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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보이즈 창비청소년문학 138
정보훈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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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업으로 삼으려는 청소년들은 한 번쯤은 큰 벽을 마주한다. 돈, 기록, 재능, 슬럼프 등등. 아주 많고 다양한 벽들을 마주하게 되지만,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다.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결국 자신의 전부였던 것들을 포기하는 많은 청소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엔 즐거워서 시작했는데, 더 이상 즐겁지 않아요.". 자신이 상상하던 즐거운 운동과는 달리, 결과에만 매달리는 차가운 현실을 몸소 느낀 결과였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면, 반대로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뚜렷한 목표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꿋꿋이 꿈을 이루는 이들도 있다. 차디찬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달리기를 사랑하는 소년, 희재. 그의 이야기가 결과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소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설렘으로 뛰게 해줬으면 한다.
18살 이란 어린 나이에 희재는 육상 선수였던 아버지마저 여의고 혼자 세상에 남게 되었다. 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도철을 따라 서울로 상경한 희재는 그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육상부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주 작은 대회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일진 무리들에게서 운동장을 되찾고, 하나가 될 육상부 부원들을 모으고. 희재는 달리기를 향한 자신의 애정 하나만으로 결국 도철의 반대를 꺾고 무너져가던 육상부, "시티 보이즈"를 일으켜 세웠다. 그런 희재의 굳센 의지가 전해지기라도 했는지, 육상부의 부원인 진우, 정민, 효진, 그리고 코치인 도철까지 하나둘 진심으로 육상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또 누군가는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육상이 단체 종목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주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있는 각자의 사연을 안고서, 끈끈하게 하나로 뭉친 그들의 크나큰 첫 번째 목표는 전국체전 고등부 400미터 계주 서울 대표 선발전 1등이 되었다. 울고 웃고, 가끔씩 크게 사고도 치며 우당탕탕 시간은 흘렀고, 어느새 선발전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두가 목숨을 걸고 훈련해온 그 첫 번째 결과, 1차 라운드의 등수는 2초, 그 근사한 차이로 2등이었다. 실력이 부족했던 부원, 정민이 유력한 1등 후보 학교인 한북고 선수들과 큰 격차를 벌린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육상부들에게 있어 정민은 하나의 팀원이었고, 희재에게 육상은 단체종목이었다. 혼자 강한 팀이 아닌, 모두가 함께 강한 팀. 희재가 무엇보다 바라는 팀이었다. 결국 도철과 희재의 노련한 분석으로 무진고의 남자 육상부, "시티 보이즈"는 각자의 장단점 보완하고 살리며 유력한 1등 후보였던 한북고를 재치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본경기인 전국체전 고등부 400미터 계주 서울 대표로 출전하게 된 희재의 머릿속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과연 아버지가 말한 좋은 선수가, 육상이 단체종목이라는 그 주장의 증명이 과연 1등뿐이었을까. 희재는 그 의문에 답이라도 알고 있다는 듯 씩 웃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이야기 속에서 희재는 자신과 팀의 노력으로 결국 1등이란 달콤한 승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1등을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스포츠에선, 아니 거의 모든 것에선 결과가 아주 중요하게 여겨진다. 결과보단 과정이라느니,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느니 말들은 하지만, 결국 그들은 결과를 볼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을 걸쳐오며 사회적으로 자리 잡은 시스템을 그저 무시하기에는 그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혹은 흥미가 있음에도 충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무진고의 육상부, 시티 보이즈는 1등을 하지 못했다고 포기했을까? 난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들이 혼자서 육상을 이어나갔다면, 머지않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 함께 합을 맞추고 열심히 훈련했던 그 기억이 육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스포츠에 있어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하지만 난 아까 현실은 과정보단 결과를 중시한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난 지금 모순된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과정 그 자체보단, 그 과정을 즐기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당사자가 즐기지 않는다면 그건 시간 낭비에 불가하다. 사회는 결과를 요구하더라도, 자신 스스로는 자신의 피, 땀, 눈물로 얼룩진 노력의 순간들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현실이란 벽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과정을 즐기는 마음이, 이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위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이 있다. 서울에 희재 아버지의 납골당 마련하기 위해서, 고향 사람들이 아버지의 물건과 함께 돈을 모아 택배로 보내주는 장면이다. 희재는 덕분에 서울의 납골당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게 됐다. 감동적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육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육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육상을 하는 당사자, 희재에게는 큰 연관이 있다.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성취한 것들이 전부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오만한 생각이다. 실제로 성공에는 그들의 노력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 운과 같은 많은 외부의 요인까지 최종적으로 결합하여 성공이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희재의 경우도 예선전 통과라는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희재의 노력과 팀원들의 노력, 그리고 고향 사람들의 마음이 함께 시너지를 일으켰을 것이다. 고향 사람들의 마음은 육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라도, 희재의 마음속 든든한 기둥이 되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개인의 성공은 모두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책에선 육상을 주로 다뤘지만, 책의 전체적인 주제는 육상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도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동화와는 달리 가혹하고 매몰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현실 속에서 계속 나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마음이다. 즐기는 자를 이길 사람은 없다고. 목표까지 나아가는 모든 과정을 사랑한다면, 결국 현실은 꼬리를 내리고 우리에게 달콤한 성취감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차가운 현실이 힘겹고 미래가 두렵다면, 직접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가독성이 좋아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고, 중간중간 드라마 대본 형식으로 상황을 서술하니 질리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 수 있다. 그럴 땐, 내 주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자. 그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마음을 받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이 모든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했었음을 깨닫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이건 어디나 넣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인상 깊은 장면에서 "결과는 혼자의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다." 이랬잖아. 이게 육상이 단체종목이라는 이유인 것 같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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